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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많지 않았던 영화 어스

by 썬도그 2019.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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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 박스오피스를 씹어먹고 있다는 영화 <어스>에 대한 칭송이 대단합니다. 신뢰성 높은 로튼토마토에서 신선지수 95%를 자랑하는 영화입니다. 많은 영화를 즐겨 보지만 유일하게 보지 않는 영화 장르가 공포 영화인데 워낙 화제성이 높아서 문화가 있는 날에 <어스>를 봤습니다. 

미리 말하지만 영화 <어스>는 스릴러 또는 공포 영화의 형식을 띄고 있지만 잔혹한 장면이나 괴이하거나 섬뜩한 장면은 거의 없습니다. 보통의 스릴러 영화 보다도 충격적인 장면은 약합니다. 따라서 공포 영화 못 보는 분들도 그냥저냥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영화 <곡성>을 본 분들이라면 영화 <어스>는 팝콘 야무지게 씹으면서 실눈 뜨지 않고 볼 수 있습니다. 

은유를 쌓아 올리면서 의문이 커지는 영화 <어스>

영화 <겟아웃>으로 많은 인기를 받았던 감독 '조던 필'의 신작 <어스>는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한 영화입니다. 저는 <겟 아웃>을 보지 못했지만 명성은 많이 들어서 큰 기대를 하고 봤습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감독이 자신감에 넘쳐서 은유를 영화 곳곳에 설치했는데 그 은유가 깊이 있는 맛이 아닌 너무나 어설프고 유치했습니다. 그럼에도 명성이 있기에 내가 모르고 넘어간 장면, 제대로 알지 못해서 이해 못하는 장면이 있나 하고 다른 분들의 리뷰와 해석을 많이 찾아봤습니다만 무슨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장면들이 별 의미 없는 장면들이 대부분이었네요.

영화가 시작되면 TV에서 1986년에 기아와 빈곤퇴치를 위해서 미국인들이 손에 손을 잡은 거대한 행사인 '핸드 어크로스 아메리카' 행사 장면이 나오면서 시작됩니다. 이후 한 흑인 가족이 산타모니카 해변 놀이공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중 어린 딸이 해변가를 돌아 다니다가 유령의 집 같은 곳에 혼자 들어갑니다. 그곳에서 자신하고 똑같이 생긴 아이를 발견하고 기겁을 합니다.

시간이 흘러 현재가 됩니다. 한 중산층 흑인 가정이 휴가를 맞아 산타모니카 해변 근처의 별장에서 휴가를 보냅니다. 그런데 갑자기 별장의 불이 나가고 창 밖에 빨간 죄수복 같은 옷을 입은 한 가족이 손을 잡고 서 있습니다. 

이 이상한 가족을 아빠인 게이브(윈스턴 듀크 분)은 말이 통하지 않자 야구방망이를 들고 이 이상한 가족을 위협합니다. 그러나 이 이상한 가족은 야구방망이를 빼앗고 거실을 차지합니다. 

그런데 이 이상한 가족을 자세히 보니 자신들입니다. 외모가 동일한 도플갱어일까요? 그렇다면 왜 이들은 이 가족과 닮았고 왜 가족을 위협함을 넘어서 죽이려고 할까요? 환상인가? 관객들은 어리둥절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탈출한 가족들은 같이 휴가를 온 친한 중산층 백인 가족 별장으로 이동했지만 거기도 빨간 옷을 입은 도플갱어가 백인 일가족을 모두 죽이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도플갱어가 하나의 현상임을 알게 된 가족은 차를 몰고 도망칩니다.

다소 황당한 서사를 음습한 음악이 매꾸다

영화 <어스>는 전체적인 톤은 스릴러 형식입니다. 영화 초반부터 중반까지 스릴러적인 요소를 잔뜩 넣었습니다. 의뭉스러운 도플갱어의 등장과 주인공 가족을 살해하려는 위협을 스릴러 형식으로 진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잔혹한 장면이나 충격적인 장면이 있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시종일관 마음 졸이면서 보게 된 이유는 음악입니다. 

음악이 상당히 음습하고 기이하고 날카롭습니다. 이 배경 음악이 없었다면 그냥 그런 장면인데 워낙 음악이 음습하다 보니 마음 졸이면서 보게 됩니다. 그러나 영화가 점점 의문점이 풀리고 적응이 되면서 나중에는 음악으로도 스릴이 더 깊어지지 않고 시큰둥하게 보게 됩니다. 

영화 후반 이 도플갱어 현상에 대한 비밀이 밝혀지는데 이 내용이 다소 황당합니다. 이럴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계속되자 영화에 대한 흥미가 점점 떨어집니다. 또한, 서사의 구멍이 여기저기서 발견되고 결정적으로 영화 후반의 반전이 어느 정도 예상이 되고 그 예상대로 흘러가자 가장 섬뜩한 장면마저도 피식하고 말게 되네요.

왜 이 영화가 인기가 높은지 왜 칭송을 받는지 이해를 하지 못하겠네요. 제가 놓친 은유들이 있어서 그럴까 하고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다른 리뷰와 해석을 찾아봐도 명작의 깊은 은유보다는 너무 표피적이고 직설적인 은유가 많네요. 

 

작위적인 은유가 많은 영화 <어스>

영화 <어스>의 키워드는 복제입니다. 이는 토끼를 통해서 잘 보여줍니다. 토끼는 복제에 성공한 몇 안 되는 동물입니다. 복제에 대한 경각심을 알려주는 영화일 수 있지만 그게 주제는 아닙니다. 그냥 미국이라는 현상을 은유로 비판하는 영화입니다.

예를 들어 영화 초반 나오는 1986년 '핸드 어크로스 아메리카'는 당시 레이거노믹스라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대하는 현상으로 보여줍니다. 당시 미국은 자본에 자유를 줘서 정부 간섭을 최소화 하는 정책을 펼쳤습니다. 돈을 많이 벌게 하는 것이 복지라는 이 신자유주의는 보수정권의 단골 경제정책입니다. 이 정책으로 인해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가 극대화되자, 가난과 빈곤을 퇴치하기 위해서 인종, 성별, 출신, 학력 불문하고 하나의 미국의 되자고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손을 잡습니다.

영화는 이 손에 손잡고를 통해서 하나 된 미국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인간 장벽은 멕시코 국경을 철문으로 막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입니다. 또한 제목 어스(US)는 미국(United States)을 상징하는 등 곳곳에 은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은유들이 자연스럽게 알아내 지게 하는 것이 아닌 영화를 다 보고 나서 검색을 하거나 알게 되더라도 은유의 깊이가 없습니다. 또한 몇몇 은유는 미국 내 사회 문제에 대한 은유라서 크게 와 닿지도 흥미롭지도 않습니다.

물론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되새김질하면서 해석을 하는 재미가 있지만 이건 영화관에서의 재미가 아니라서 영화 <어스>를 볼 때는 큰 재미가 없습니다. 잔뜩 기대하고 봐서 그런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영화라고 판단이 들자 서서히 재미가 뚝뚝 떨어집니다. 영화 후반의 도플갱어 현상의 비밀이 열리지만 충격이라기보다는 황당함으로 다가오네요.

대중적인 재미도 높지 않았습니다. 관객 대부분은 자리를 일어나면서 실망 섞인 목소리들이 많이 들리네요. 

별점 : ★

40자 평 : 메시지를 많이 담으려다 터져버린 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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