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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TV비평

드라마 <눈이 부시게>는 물리는 타임리프 소재지만 웃음과 감동이 찐한 드라마

by 썬도그 2019.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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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지민이 참 좋습니다. 맑은 이미지를 가진 한지민. 연기도 곧 잘 합니다만 이상하게 2018년 이전에는 주연을 한 장편 영화는 1편 밖에 없었습니다. 그냥 얼굴 예쁜 흔한 배우 중 한 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한 대기업이 만든 단편 영화 <두개의 빛: 릴루미노>를 보고 놀랬습니다. 이 배우가 이렇게 연기를 잘 했나? 한지민이 이렇게 연기를 잘했어? 놀라운 연기에 깜짝 놀랐습니다. 시각 장애인 연기를 너무 자연스럽게 하는 모습에 화들짝 놀랐습니다. 

놀람을 넘어서 팬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세상도 한지민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작년 청룡영화상에서 영화 <미쓰백>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한지민'을 보면서 큰 박수를 쳤습니다. 한지민은 연기 잘하는 배우입니다. 그 연기 잘함을 또 한 번 느끼게 하는 드라마가 JTBC의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입니다. 


또 시간여행물이야?

JTBC <눈이 부시게>는 시간 여행물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애니 <시간을 달리는 소녀>처럼 방금 일어난 일을 과거에서 다시 시작하는 타임리프가 소재입니다.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를 보셨으면 금방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좀 물리긴 합니다. 워낙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영화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이러다 보니 또 시간 여행물이야?라는 거부감이 먼저 듭니다. 아무리 한지민이 주연을 한 드라마라고 해도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드라마라는 소리에 눈쌀이 살짝 지푸려지더군요. 그러나 흔한 소재라고 해도 어떤 이야기로 풀어가느냐에 따라 맛은 달라질 겁니다. 매일 먹는 김치도 누가 담그느냐에 따라서 맛이 달라지듯 소재의 흔함을 인지하고도 1회만 보고 판단하자하고 1회를 봤습니다.


흔한 소재지만 유쾌한 드라마 <눈이 부시게>

1화가 시작되자마자 1인 방송 화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한 할머니가 다가오더니 방송을 알아 봅니다. 그리고 채팅창을 읽어봅니다. 오~~ 세련된 할머니다라고 생각했는데 누군가가 묻습니다. 몇 살이세요? 이에 할머니는 25살이라는 말을 합니다. 응? 25살? 장난하나?


화면은 바뀌고 오빠인 영수(손호준 분)이 회와 함께 나오는 플라스틱 대나무를 진짜 대나무 잎이라면서 질겅질겅 씹습니다. 팬다가 이 대나무 잎을 좋아하는 이유를 알겠다면서 맛잇게 씹자 그걸 보던 동생 김혜자(한지민 분)은 반신반의 하면서 플라스틱 대나무를 씹으려고 할 때 엄마와 아빠가 와서 뭘 씹냐고 다그칩니다. 

또 속은 혜자는 불 같이 화를 냅니다. 이 가족 정말 웃깁니다. 아나운서 지망생인 혜자는 자신의 한계를 아주 잘 알고 있는 25살 여자사람입니다. 장난만 가득한 오빠 영수에게 항상 당하고 살고 있죠. 아버지는 택시 운전사이고 엄마는 미장원을 운영합니다. 부자는 아니지만 오손도손 잘 살고 있는 가족입니다. 


생각보다 꽤 유쾌한 드라마입니다. 전체적으로 톤이 코미디입니다. 찌질하고 장난 가득한 오빠와 함께 사는 혜자 자체도 참 많이 웃깁니다. 2부 시작하자마자 자신이 흠모하던 동네 청년인 준하(남주혁 분)과 신세한탄을 하면서 술을 마시다가 술에 취해서 휘엉청 하다가 테이블에 머리를 박습니다. 테이블 위에 있던 스뎅으로 된 냉면 그릇이 하늘로 오르고 스댕 그릇에 머리를 박은 혜자는 이래서 스댕이구나! 스댕~~~이라면 기절합니다. 

이 장면을 보고 급하게 웃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웃음 도발에 머뭇거리다 웃음을 뿜듯 뱉었네요. 한지민 연기에 물이 올랐습니다. 허스키한 목소리로 스댕하는 모습은 일주일 내내 절 즐겁게 했습니다. 그렇다고 본격 코믹 드라마는 아니고 간간히 웃음을 주는 생활 웃음 드라마입니다. 


아버지의 죽음을 막기 위해서 시간을 돌리는 혜자

1화는 마냥 웃겼지만 2화는 마냥 웃기지만은 않습니다. 기자 지망생이지만 아버지와의 사이가 좋지 않아서 할머니와 둘이 사는 준하 집에 반찬을 전해주고 집으로 오던 길에 오빠와 엄마가 황급하게 뛰어가는 걸 봅니다. 아버지가 브레이크가 고장난 트럭과 충돌해서 사망을 합니다. 

혜자에게는 남들이 모르는 비밀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 바닷가에서 주운 시계를 돌리면 과거로 돌아가는 타임리프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작용이 있습니다. 사용한 시간만큼 늙어버립니다. 여러번 도움을 받긴 했지만 더 이상 썼다간 남들보다 노안이 될 수 있기에 장롱 속에 넣고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버지가 죽게 되자 시계를 이용해서 시간을 되돌렸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 사고가 나기 바로 전까지만 시간이 되돌려집니다. 마치 <엣지 오브 투모로우>처럼 특정 시간 이전으로는 되돌려지지 않습니다. 


혜자는 시계를 돌려서 아버지의 사고를 막으려고 시도하지만 좀 처럼 성공하지 못합니다. 수백 번을 시도하다가 포기를 할까 생각하던 중 동네 친구인 준하에게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합니다. 준하는 소중한 사람이라면 그래도 구해야 한다고 다독입니다. 구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몇억 번을 시도해도 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혜자는 쓰러지고 쓰려지면서 결국 아버지의 사고를 막아냅니다. 


하지만 타임리프의 대가는 혹독했습니다. 25살 혜자는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드라마 <눈이 부시게>는 타임리프를 소재로 한 드라마입니다. 소재는 흔하고 타임리프에 대한 세세한 설명을 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타임리프를 할 수 있는 시계를 구했고 그걸 사용하면 빨리 늙는다는 설정만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따라서 시간 여행을 하게 된 계기나 이유에 대한 당위를 정밀하게 소개하는 드라마는 아닙니다. 다만 그 시간 여행이라는 장치를 이용해서 감동을 주는 드라마입니다.

25살 혜자는 아버지를 죽음에서 구한 대가로 한창 젊은 나이에 할머니가 되어 버렸습니다. 2화는 국민 배우 김혜자가 등장하면서 마무리 됩니다.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참 궁금하네요. 노 배우 김혜자의 연기도 궁금하지만 한지민의 연기도 궁금합니다. <응답하라 1988>의 손호준을 보는 듯한 오빠 역할을 하는 손호준과 부모로 나오는 안내상과 이정은의 연기도 아주 좋습니다. 

이 드라마 <눈이 부시게>는 배우들의 연기들이 아주 좋습니다. 한지민만 칭찬했지만 조연 배우까지 모두 연기들을 대단히 맛깔스럽게 합니다. 연출자 이력이 흥미롭네요. 연출은 김석윤 PD가 연출을 합니다. 이분은 영화 감독이기도 한데 조선명탐정 시리즈를 연출한 분이네요.

드라마는 <청담동 살아요>와 <송곳>을 연출한 분입니다. <송곳>하면 믿을만 하죠. 어쩐지 내공이 있습니다. 뭐 2화까지는 특별히 연출력을 요하는 내용은 없었지만 혜자가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서 계속 시도하는 장면은 꽤 인상 깊고 창의적인 모습도 보입니다. 한지민 보려고 봤는데 재미도 있고 아픔과 감동도 있는 드라마를 만났네요. 추천하는 드라마입니다. 자극적인 장면이 없으면서도 재미있는 가족 드라마네요. 3화가 기다려집니다.

<눈이 부시게 1화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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