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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이, 좋은 자녀, 좋은 학생을 만드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좋은 어른이 되고 좋은 부모가 되면 좋은 학생, 좋은 아이, 좋은 자녀가 됩니다. 세상 정말 단순합니다. 남에게 뭔가가 되길 바란다면 내가 솔선수범해서 보여주면 됩니다. 게다가 그 남이 내 가족이라면 더 빨기 깊숙이 닮게 됩니다. 

나쁜 어른들이 사는 스카이 캐슬에서 자라는 나쁜 아이

대한민국 상위 1%가 사는 스카이캐슬에는 나쁜 어른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대표적인 나쁜 어른은 병원장 자리를 노리는 기회주의자이자 마마보이인 강준상(정준호 분)과 강준상의 아바타이자 자신의 아바타인 예서를 서울대 의대를 보내기 위해서 영혼까지 팔아버린 한서진(염정아 분)입니다. 

이 부부는 하나 뿐인 딸 예서(김혜윤 분)를 자신들의 욕망인 서울대 의대를 보내기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는 부모입니다. 특히 예서의 엄마인 한서진은 예서를 서울대 의대로 보내고 싶은 자신의 욕망을 딸에게 이식하는데 성공을 합니다. 이는 마치 예서 할머니가 예서 아빠인 마마보이 강준상에게 서울대 의대 합격이 자신의 꿈이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모습과 다르지 않습니다.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조차 모르는 예서를 만드는 데 성공한 한서진은 예서를 서울대 의대에 보내기 위해 수십억 원을 써서 서울대 의대라는 욕망을 실현할 수 있는 마법사이자 스카이 캐슬의 욕망을 그대로 비추어주는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김서형 분)를 구매해서 자신들의 욕망을 거액에 삽니다. 


이런 나쁜 어른은 또 있습니다. 차민혁 교수(김병철 분)는 세상을 계급사회라고 인식하는 전형적인 꼰대입니다. 친구들은 경쟁자이자 밟고 올라서야 하는 존재로 생각합니다. 여기에 자신이 경험한 것만 옳고 바르고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차민혁 교수는 꼰대 그 자체입니다. 자신이 고시생 시절 먹었던 소머리 국밥을 극찬을 하며 아들 둘에게 먹으라는 것 자체가 강요이자 폭력입니다. 아들 둘은 차민혁 교수가 아니기에 소머리 국밥을 좋아할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자신의 취향을 강요합니다. 아니 자신의 경험한 모든 것을 강요합니다. 그래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녀는 자신의 소유물이자 내 경험을 그대로 따를 아바타라고 생각하니까요. 


출세욕에 찌들어서 불법도 편법도 서슴치않게 행하는 한서진 밑에서 자라는 중학생 강예빈은 이런 엄마의 행동에 크게 분노합니다. 선지국집 딸인 한서진의 정체가 들통이 나자 강예서는 엄마의 더러운 DNA가 나에게도 흐른다고 화를 냅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정말 인생도 유전이 될까?라는 생각을 잠시 해봤습니다. 당연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앞에서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을 하지만 뒤로 돌아서는 그럴 수도 있지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부자 아빠 밑에 부자 아들이 되기 쉽지 가난한 아빠 밑에 부자 아들이 나오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출세욕에 찌든 강준상 집안에서도 강예빈(이지원 분)과 같은 바른 아이가 나오는 걸 보면 인생도 인성도 유전이 아닌 학습과 경험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인성 바른 아이들을 보면 부모의 인격이 바로 보입니다 바른 인격을 가진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가 좋은 아이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좋은 부모가 좋은 아이를 만든다

빛수임이라고 불리는 이수임(이태란 분)과 의사 황치영(최원영 분)은 바른 인격을 가진 부모입니다. 그래서 황우주(찬희 분)같은 바른 아이가 나올 수 있었습니다. 찬희는 이수임이 친엄마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수임의 뛰어난 도덕성과 바른 인격으로 찬희를 품어서 바른 아이로 만들어냅니다. 

우리는 공부 잘하는 아이들만 잘 만들지 바른일 잘하고 바른말 잘 하는 아이를 만들어내는 사회가 아닙니다. 그런면에서 이수임 가족은 스카이캐슬이라는 출세욕이 가득한 단지에서 유일하게 희망의 빛이 되고 이수임으로부터 퍼진 온기는 스카이캐슬을 녹입니다. 지상파 제외 최고의 시청률을 올린 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은 어떤 부모가 될 것이냐고 묻습니다. 


어제 방영한 최종회에서는 김주영을 통해서 어떤 행동이 악마도 눈물을 흘리게 하는 지를 잘 보여줬습니다. 자신의 가족을 파멸시키려고 했던 교도소에 있는 김주영을 찾아간 한서진은 자신의 가족을 파멸하려고 했냐고 묻습니다. 이에 김주영은 당신도 나랑 똑같다며 분노의 찬 말을 합니다. 반면 이수임은 김주영이 유일한 가족이자 지탱하는 힘인 딸 K를 데리고 와서 K가 보육원에서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합니다. 

어떻게 보면 한서진보다 이수임 가족이 김주영 코디를 더 미워해야 하지만 이수임은 맞받아치지 않고 포용력으로 김주영 코디를 녹입니다. 마치 햇볕으로 코트를 벗게 한 모습으로 느껴집니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 아닌 넓게 감싸고 안아주는 포용력과 이해력이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판타지 같았던 스카이캐슬 최종회의 아쉬움 그러나 메시지는 잘 담았다

어제 방영한 <스카이캐슬> 최종회는 많은 사람들이 어이없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좀 무리한 결말이었죠. 나이 들수록 이 생각은 점점 확고해지는 데 나이 든 사람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제가 살면서 사람이 변한 것을 딱 1번 봤습니다. 사람은 변하지 않고 그래서 요즘 유행어로 '사람 고쳐 쓰는 것 아니다'라는 말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사람은 변하기 쉬운 동물이 아닙니다. 특히 30살 넘어간 사람은 삶이 지문처럼 박혀 있고 자신의 삶을 통해서 자신의 인격이 견고하게 자리잡고 있기에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변하다고 해도 갑자기는 안 변합니다. 서서히 느리게 변합니다. <스카이캐슬>의 한서진, 강준상이 변했습니다. 아무리 숨겨진 딸인 혜나의 존재로 강준상이 변했다고 해도 이렇게 급격하게 변화하지는 않습니다. 

여기에 꼰대 차민혁도 변하는 모습에 뜬금없다는 생각까지 들게 합니다. 네 맞습니다. 억지 해피엔딩입니다. 19화까지의 드라마의 결과 너무 다른 결에 사람들은 당혹해 했습니다. 이는 시나리오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치열한 입시 경쟁으로 치닫다가 혜나의 죽음으로 미스테리 스릴러물로 전환한 것은 큰 패착으로 느껴집니다. 물론 혜나의 등장과 죽음으로 인해 시청률은 더 크게 올랐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범인 찾기가 아닌 사교육으로 매몰되어가는 인간성과 고통받는 아이들입니다. 그러나 혜나가 등장하면서 느닷없이 스릴러물이 되어버렸네요. 사람들은 혜나를 죽인 범인과 범행 과정을 보고 싶어하게 되었고 20화에 그 장면이 나올 줄 알았지만 예상과 다르게 그 장면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러다 보니 <스카이캐슬>의 최종화에 대한 비난이 거셉니다. 그럼에도 전 20화가 그나마 다시 제 궤도로 돌아온 것을 좋게 봅니다. 비록 연착륙이 아닌 경착륙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20회에서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런대로 잘 담은 듯하네요. 물론 몇몇 가정은 파탄이 난 상태로 끝나야 인과응보라고 할 수 있지만 파괴보다 봉합이 덜 상처 주는 결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게다가 몇몇 장면은 이 <스카이캐슬>이 지향하는 점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라서 좋았습니다. 쌍둥이가 선생님의 발언에 반기를 드는 장면은 사교육을 비판한 영화이자 이수임과 한서진이 함께 봤다는 <죽은 시인의 사회>의 명장면을 오마쥬한 장면입니다.

이 영화를 보고 정말 많은 고등학생들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당시 전교조 사태로 전국에서 수천 명의 선생님이 학교에서 교편을 내려 놓아야 했습니다. 사교육 명문 고등학교에 부임한 국어 선생님인 키팅 선생님은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아이들에게 가르치다가 학교의 눈 밖에 나서 학교를 떠나게 됩니다. 그 떠나는 키팅 선생님을 위해 아이들은 책상 위에 올라서 키팅 선생님을 지지합니다. 

전 다를 줄 알았습니다. 87년 17살, 18살,19살이었던 그 학생들이 기성세대가 되고 학부모가 되면 사교육 없는 맑은 교육이 흐르는 세상을 만들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더 탁해졌습니다. 오히려 사교육이 심하지 않았던 87년이 더 좋았습니다. 최소 87년에는 초등학생, 중학생이 보습 학원을 가지 않고 밖에서 뛰어 놀던 시절이었습니다. 


87년 그 다짐을 지키는 유일한 인물은 이수임과 황치영입니다. 우리 기성세대는 아이들을 더 압박하고 새장에 가두고 회초리를 들어서 공부만 하라고 다그치고 있습니다. 


김주영 코디라는 욕망을 들이고 싶다는 사람이 꽤 많다. 

김주영 코디는 실제 인물이라기보다는 남들보다 더 부자가 되고 싶고 출세가 되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 그 자체입니다. 욕망 그 자체는 문제가 될 건 없습니다. 욕망이라는 에너지를 잘 조절하면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나를 만드는 원동력이자 엔진이 되니까요. 문제는 시험지를 빼돌리는 등의 불법과 편법을 행할 때 문제가 됩니다.

또한 내 욕망 때문에 다른 사람이 고통받는다면 그 욕망은 욕심이 됩니다. 부모의 욕망, 부모가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라고 하는 우리네 부모들의 욕심이 빚어낸 괴물이 김주영 코디입니다. 전 이 드라마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작가의 의도처럼 사교육으로 고통 받는 아이가 1명이라도 줄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이 드라마를 통해서 사교육 보다는 아이의 행복이 우선이라고 느끼는 시청자들이 늘었다고 합니다. 그게 이 드라마가 바라는 점이자 원하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 <스카이캐슬>을 보고 2백만원이 넘는 예서 책상을 구매하고 코디를 구하고 관심 가지고 또는 한서진을 비판한 드라마를 오히려 한서진이 되겠다는 부모도 많습니다. 뭐 연출과 작가의 의도와 달리 곡해를 하건 달리 해석을 하건 그건 각자의 판단이기에 크게 비판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한서진이 되어서 예서를 서울 의대에 꼭 보내야겠다는 그 욕심 때문에 자녀가 고통받는 모습은 안타깝네요. 

좋은 드라마였습니다. 마지막회가 극의 긴장감이 없어서 비난을 받을지언정 이 드라마가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은 간결합니다. 
"사교육 지옥에서 아이들을 구해주세요"

우리는 지향하는 세상은 무엇일까요? 소설 <꽃들에게 희망을>은 세상엔 결승점이 있는 것도 한 방향으로 난 길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한 방향으로만 달리라고 하고 있습니다. 최종회에서 좋았던 점은 자녀가 태어났을 때 건강하게만 자라다오라고 바랬던 그 욕망을 다시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자녀는 태어날 때 부모에게 행복을 다 전해줬습니다. 그 이후의 자녀로부터 오는 행복은 덤이지 강요하진 말아야 합니다. 관여는 하되 간섭을 하지 않는 부모들이 많아졌으면 하네요

푹TV에서 스카이캐슬 20화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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