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걷고 싶은 거리는 많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걷고 싶은 거리가 몇 곳이 있습니다. 이 거리는 대부분 종로에 있습니다. 종로에는 아파트 단지가 많지 않고 골목길이 많아서 골목길을 걷는 재미가 아주 솔솔합니다. 이 골목을 돌면 어디가 나올까하는 호기심으로 걷는 초행길도 좋지만 자주 가도 골목길이 주는 생기와 정취는 아파트 단지가 많고 자동차가 길의 주인공인 서울의 다른 동네에서 느낄 수 없습니다.
종묘를 정면으로 보고 왼쪽 길인 서순라길은 제가 인정하는 서울의 아름다운 골목길 TOP3 안에 듭니다. 특히 가을에는 꼭 걸어봐야 합니다. 종묘의 오래된 고목의 단풍과 서순라길 가로수의 단풍이 어우러져 노란 빛을 가득 피웁니다.
그래서 가을에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길가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습니다. 이 서순라길은 봄에서 가을까지 걷기 참 좋습니다. 겨울에도 물론 좋지만 눈이 안오고 춥기만 해서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습니다. 길이 있는데 차량이 많이 다니지는 않습니다. 아예 못 다니게 했으면 좋겠지만 가끔 지나다니더라고요.
지난 가을 세운상가 옥상에서 종로의 마천루를 배경으로 지는 노을을 보고 내려왔습니다. 날 좋은 날은 세운상가 옥상 꼭 올라보세요. 정말 사진 찍기 좋고 보기 좋습니다.
세운상가에서 나와서 종로대로 건널목을 건너 종묘를 지나서 서순라길을 걸었습니다. 조선시대에 조선 궁궐을 순찰하던 순라꾼들이 다니던 길입니다. 이 서순라길에는 최근 카페들이 생겼습니다. 이중 유난이 밝은 카페를 봤습니다. 마치 1등성 별 같았습니다.
1,2층으로 되어 있는 플라워 카페더군요. 너무 예뻐서 스마트폰으로 담았습니다. 낙엽 때문인지 숲속 카페 같았습니다.
지난 주말 조카에게 미러리스 카메라 선물하고 첫 출사를 갔습니다. 습득력이 너무 빨라서 놀랐습니다. 하루 만에 노출에 관여하는 3요소인 조리개 + 셔터스피드 + ISO에 대해서 거의 다 파악하더군요. 종로 출사를 끝낸 후에 익선동을 구경시켜 주러 갔습니다.
그런데 놀랬습니다. 익선동이 핫플레이스인 건 이미 잘 알고 있고 주말에 바글바글 한 것 잘 압니다. 그러나 지난 주말에는 미어 터진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많았습니다. 마치 콩나물 시루 같더군요. 그럼에도 인스타그램 성지인 최근 오픈한 '카페 세느장'에 갔습니다. 그러나 불편하고 사람도 많아서 그냥 나왔습니다.
서순라길 플라워카페 마당 2호점
잡자기 계획이 틀어졌습니다. 그냥 프랜차이즈 카페를 갈까 하다가 서순라길의 카페가 생각났습니다. 익선동에서 약 10분만 걸어가면 되기에 익선동을 빠져 나와서 빠르게 걸었습니다. 그리고 그 1등성 같은 카페에 들어섰습니다.
메뉴판을 보고 주문을 하려고 하는데 메뉴판이 안 보입니다. 보통 카페들은 주문대 뒤에 주문 음료 가격과 메뉴가 적힌 벽걸이 메뉴판이 있잖아요. 없어서 좀 당황해서 메뉴판이 어딨냐고 물으니 앞에 있다고 하네요.
그라인더 앞에 가방 같이 생긴 것이 메뉴판이네요. 커피, 차, 주스 등이 있습니다. 가격은 싸지는 않고 아메리카노가 5,000원, 녹차라떼가 7,500원 정도합니다. 이 가격은 스타벅스보다 살짝 더 비싼 가격입니다만 테마 카페들은 이 정도 가격을 하더라고요.
겨울이라서 야외 테이블에서는 활용을 못하고 1층에도 테이블은 없습니다. 한쪽 끝에는 맥주를 따를 수 있네요. 맥주도 팝니다.
플라워카페 마당은 플라워카페라서 꽃이 엄청 많습니다.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소품도 참 많습니다.
좁은 계단을 지나서 2층에 오르니 다락방 같은 공간이 있네요. 조용하고 은은한 음악이 들리고 말린 꽃들이 많네요. 공간은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락방 느낌이 나네요. 창가 쪽 2인석 테이블이 3개가 있고 2인 테이블이 3개 정도 있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손님이 4분이 계셨는데 조카에게 카메라 설명을 하다가 보니 다 나갔습니다. 순간 떠들어서 그런가 했지만 뭐 조카랑 둘 밖에 없으니 아늑한 다락방 향이 더 나네요.
눈올 때 창밖 풍경 보기에도 좋네요.
카메라 조작법을 더 설명하면서 카페 구석구석을 살펴봤습니다.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정말 잘 꾸며 놓았네요.
그런데 검색을 해보니 플라워 카페 마당이 또 있더군요. 검색하면 온통 익선동 플라워카페 마당이 검색이 됩니다. 여긴 서순라길이라서 익선동이 아닌 것으로 아는데요.
여기가 익선동 '플라워카페 마당' 입니다. 여기 아주 유명하죠. 우산과 꽃이 가득해서 사진 찍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촬영을 합니다. 익선동 지나갈 때 사진 찍는 분들 때문에 정체구간이 될 정도입니다. 알고보니 제가 온 곳은 '플라워카페 마당' 2호점 서순라점이네요. 1호점과 연동이 되나 봅니다.
마른 안개꽃들이 가득해서 아늑하네요.
천장에도 화분이 걸려 있고요. 일반 카페보다 식물이 많다 보니 손이 참 많이 가는데 잘 관리를 하시네요
끝쪽에 보니 다육이들이 많이 있네요. 다육이 키워본 적이 있는데 겨울에 물을 줬다가 다 죽더라고요. 물을 너무 많이 줬나 봐요.
천장을 보니 철로 된 인테리어 소품들이 가득하네요. 아늑한 공간 분위기 연출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낮에 오면 인물 사진 찍기에도 좋을 듯 합니다.
녹차라떼를 잔 가득히 채워주시네요. 양이 너무 많아서 이거 들고 1층에서 2층 올라가다가 좀 흘렸습니다. 양은 엄청 많네요
커피맛도 괜찮았습니다. 사실 이런 테마 카페들은 맛 보다는 분위기 때문에 오죠. 커피잔도 예쁩니다.
조카가 졸려해서 1시간 정도 있다가 나왔습니다. 계단에 보니 아기자기한 피사체들이 많네요.
천연이끼도 파네요. 물, 햇빛 없이도 30년 이상 생존가능하다네요. 그런데 노란, 보라색 이끼는 색을 칠한 것 같습니다.
이런 소품들도 판매하는 걸까요? 몇몇 개는 구매하고 싶네요.
1층에 내려와서 보니 천장에 색색깔의 안개꽃이 가득하네요
안개꽃 무지개입니다. 나가려다가 인스타그램 이벤트를 하네요. 인스타그램에 플라워카페 마당 서순라점을 소개하면 꽃병과 꽃을 준다기에 참여했습니다.
전 그냥 장미꽃이나 꽃 한 송이 주는 줄 알고 기다렸는데 카페 주인분이 한참을 만드십니다. 5분 이상 걸리기에 왜 오래 걸리지 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꽃병에 꽃을 다듬어서 주시네요. 우와~~ 너무 좋은 걸 주셔서 좀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작년 여름에 오픈해서 오픈 이벤트로 주신다고 하네요.
지금 집에서 매일 보고 있습니다. 물을 주면 오래 산다고 하니 물만 잘 주면 꽤 오래 살 것 같습니다. 계획없이 찾았는데 괜찮은 카페를 발견했네요. 다음에 또 들리고 싶은 '플라워카페 마당' 서순라점입니다.
눈 올 때 가면 더 운치 있을 듯 합니다. 위치는 종묘 돌담길인 서순라길 중간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