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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일몰 감상하기 좋은 촬영 뷰포인트 세운상가

by 썬도그 2018.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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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빌딩이 많고 아파트가 많아서 아름다운 일몰을 보기 쉽지 않습니다. 그나마 일몰 감상하기 좋은 곳은 산 꼭대기나 산 능선 아니면 이화벽화마을이 있는 낙산 공원 정도가 일몰 감상하기 좋습니다. 뭐 고층 아파트나 고층 빌딩에 거주하는 분이면 멋진 일몰을 볼 수 있겠지만 고층 아파트에 살지 않거나 관광객들은 멋진 일몰 보기 쉽지 않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서울 일몰 명소는 세운상가입니다. 


국내 최초 주상복합상가인 세운상가

세운상가는 1968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불도저라고 불리던 김현욱 전 서울시장이 야심차게 만든 건물입니다. 당시 가장 유명했던 건축가인 김수근의 설계로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주상복합건물입니다. 지금은 하층부는 상가로 상층부는 아파트로 만드는 주거와 상가가 한 빌딩에 공존하는 주상복합건물이 많아지고 있지만 1968년에는 아주 새로운 개념이었습니다.


 

80년대 세운상가 하층부는 각종 전자제품과 전자부품과 컴퓨터를 팔았습니다. 또한 지금의 40대 이상 분들을 잘 아는 야한 동영상을 파는 곳도 있었죠. 고등학교 때 친구와 아세아 극장에 가려고 무심결에 세운상가 계단을 걸어 올라갔습니다. 

 

< 2008년 세운상가 모습>

계단을 다 오르자 여기저기서 야한 동영상을 판다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친구와 저는 모든 소리를 무시하고 뚜벅뚜벅 걸었습니다. 반응이 없자 뒤에서 욕이 날아오더군요. 정말 무서웠습니다. 그냥 지나가는 건데 자기들의 물건을 안 산다고 욕하다니 정말 못되고 못난 어른들이었습니다. 이런 풍경을 10년 후에 용산 전자상가에서 또 경험을 했습니다 

세운상가는 90년대 용산전자상가가 생기면서 쇠퇴하기 시작합니다. 워낙 다양한 상인들이 있다 보니 악덕 상인이 있다고 해도 세운상가와 용산전자상가에 대한 이미지는 참 좋지 못합니다. 지금은 두 곳 모두 온라인 쇼핑몰이 발달하면서 거의 붕괴되었습니다. 


< 2008년 세운상가 모습>

그렇게 쇠퇴하던 세운상가는 2008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의해서 철거가 될 예정이었습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종묘에서 시작해서 남산까지 이어지는 도심 녹지대를 만들기 위해서 종로 3가에 있는 세운상가로 시작해서 충무로에 있는 진양상가로 끝나는 주상복합건물을 모두 철거하려고 했습니다. 


< 2008년 세운상가 모습>

이 거대한 개발 계획에 의해 세운상가 맨 앞 아파트가 철거 되었습니다.  


그러나 2009년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부동산 경기가 확 꺾입니다. 부동산 광풍으로 큰 돈을 벌었던 서울시는 부동산 거품이 잦아들고 세운상가에서 시작하는 주상복합건물을 모두 철거하는데 엄청난 돈과 주거민과 상인들의 반대로 철거 계획은 사라지게 됩니다. 가장 앞에 있던 현대 상가와 아파트 건물만 철거했는데 이주비 포함해서 든 돈이 무려 1400억 원입니다. 

서울시는 이 사라진 공간에 초록띠 공원을 만들었는데 1평당 가장 비싼 공원이라는 조롱을 받았습니다. 


박원순 현 서울 시장은 이 세운상가의 버려진 공간인 초록띠 공원을 지우고 세운상가 전체를 리모델링 합니다. 

세운상가와 데칼코마니 같은 대림상가와 연결하는 공중데크를 만들어서 걸어서 이동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렇게 건널목을 건너지 않고 양쪽에 놓여진 보도데크를 이용해서 세운상가에서 바로 뒤에 있는 대림상가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이 공중보도데크에서 점심 시간에 공연도 한다고 하네요. 


그러나 과잉 투자의 느낌도 많이 듭니다. 먼저 이용객도 많지 않은데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했습니다. 


에스컬레이트에 오르면 이런 보도데크가 있습니다. 이 보도데크 중간에는 화장실이 있고 사무실 같은 공간이 있습니다. 이 보도데크를 좀 걷다가 걸음을 멈췄습니다. 1층에서 올라온 자동차 매연이 가득해서 숨을 쉬기 힘들 정도입니다. 이런 공간은 왜 만들었을까요? 예산 낭비 같네요. 


보도데크에서 바라본 을지로입니다. 을지로는 이런 골목이 참 많아요. 냄새가 나고 불편하지만 골목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간입니다. 

계단을 올라가니 야한 동영상 팔던 곳은 싹 정비되어서 사라졌습니다. 세운상가는 리모델링을 한 후 여러 전시 공간으로 변신했습니다. 이 공간 중에 <세운테트북라운지>가 있습니다. 기술 서적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도서관 같은 곳인데 그냥 지나쳐서 들려 보지 못했습니다. 다음에는 다시 들려봐야겠습니다. 


<세운 전자 박물관 >

이곳은 세운 전자 박물관입니다. 세운 전자상가의 전성기 시절을 재현했네요.


전자 부품이나 수리할 때 필요한 도구 등 다양하고 오래된 전시품들이 있습니다. 금성라디오, 삼보 컴퓨터 같은 것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무서운 아저씨들이 가득했던 공간들은 싹 정비되고 다양하고 예쁜 음식점과 카페 상가들이 들어섰습니다. 이멜다 분식집도 있고 

호랑이라는 카페도 있습니다. 여기는 핫플레이스로 인스타갬성 충만한 분들이 많이 찾더라고요. 공간은 작고 협소합니다. 

앞에 분식집과 카페 이용자들을 위한 공간이 있습니다. 왜 이름이 호랑이인지는 모르곘습니다. 이름 덕도 많이 볼 듯 하네요.


서울시가 시 예산을 투입한 후 세운상가가 좀 더 젊어졌습니다. 임대료 싼 전자 관련 상가들만 많은 곳에서 20,30대들도 찾을만한 공간들이 늘었습니다.


젊은이들의 공감간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전식당이나 솔 커피숍 같은 곳도 있습니다. 계란 동동 상화차도 판다고 하네요

이발소 그림이라고 할 수 있는 각종 액자도 판매하네요. 90년대 초 영화 포스터 액자가 한창 유행을 했었습니다. 아직도 기억아네요. 세가지 색 시리즈 중에 <레드> 영화 포스터가 들어가 있는 액자를 사서 선물했던 기억이요. 가격도 무척 저렴한 6,000원 내외였습니다. 정말 예쁜 영화 포스터들 많았는데 요즘 영화들은 포스터들이 그렇게 예쁘지 않아요. 



세운상가 주변은 고층빌딩이 없습니다. 정확하게 왜 고층빌딩이 없는지 모르겠지만 종묘와 같은 고궁 주변에는 위압감을 주는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없다고 하네요.  서울시는 이 낡고 낡은 공간인 을지로 상가 지역을 개발하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이게 쉽지 않습니다. 저층 건물이 많지만 생태계가 워낙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고 상인들도 참 많습니다. 

개발을 좋아하지 않지만 을지로 공장이나 상가들은 워낙 오래된 건물에 낡은 건물이 많습니다. 낡아서 좋은 점도 있지만 안전이 걱정될 정도인 곳이 많네요. 


세운상가는 리모델링 된 후에 옥상이 개방되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세운상가 옥상은 아름다운 저녁하늘을 품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세운상가에 과한 투자를 한 것은 아쉽지만 이렇게 만인이 쉽게 즐기고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것은 무척 잘했습니다. 


세운상가 옥상에 오르면 종묘를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옥상 개방 전에는 몰래 올라가야 했는데 이제는 당당히 누구나 올라갈 수 있습니다. 고궁의 다양한 나무들이 노을처럼 단풍으로 물들어가고 있네요.


종로 1가 쪽을 바라보면 고층 빌딩을 볼 수 있고 이 뒤로 해가 지는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그 뒤로 을지로의 낡은 상가들과 점포들이 가득합니다. 낡아서 안 좋은 점도 있지만 오래된 맛집과 노포들이 참 많습니다. 유명한 한 맛컬럼리스트는 을지로 상가 사이사이에 보석처럼 박혀 있는 음식점 중에 맛집들이 많다고 합니다. 

맛컬럼리스트 말이 아니더라도 나이드신 분들은 을지로 뒷골목에 맛 좋은 음식점들이 많다는 걸 잘 아시죠. 


세운상가 옥상은 노을이 참 예뻐요. 해가 진 후에는 빌딩에 별처럼 불이 들어와서 별이 내려온 듯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남산 타워도 한 눈에 볼 수 있고 달도 볼 수 있습니다. 세운상가 옥상은 오전 9시에서 오후 8시까지 개방을 합니다. 요즘 오후 5시 전후로 해가 지니 해질녘에 가서 노을 풍경 바라보는 재미가 좋습니다. 겨울이 거의 도착했으니 좀 따뜻하게 입고 가셔야 합니다. 옥상이다 보니 바람이 많이 불어요. 


다시 엘레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셔도 되지만 세운상가 속살을 구경할 수 있는 팁을 알려드릴께요. 세운상가 옥상에서 남산 쪽을 정면으로 보면 집 형태의 구조물이 있죠. 이 집 모양의 구조물 왼쪽 끝에 가면 세운상가 내부로 들어갈 수 있는 쪽문이 있습니다.


이게 세운상가 내부 모습입니다. 지붕이 오래된 플라스틱 지붕인 것이 60년대 건물인 것을 보여주고 있지만 건물 자체는 꽤 예쁘고 잘 만들어진 건물입니다. 가운데 중정을 두고 자연 채광이 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실내지만 마당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 독특한 중정 공간은 영화의 배경 장소가 되기도 합니다. 강동원 고수 주연의 영화 <초능력자>와 <피에타> 등의 배경이 된 곳입니다. 서울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은 세운상가는 꼭 들려보세요. 특히 해질녘에는 세운상가 옥상에서 지는 해를 충분히 감상하시고 사진도 충분히 찍으신 후에 을지로 골목에 숨어 있는 맛집에서 저녁을 해결하면 딱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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