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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TV비평

별 1개도 아까운 졸작 MBC 예능 <토크노마드 아낌없이 주도록>

by 썬도그 2018.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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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를 정신적으로 지지하고 같은 값이면 더 값어치를 쳐주고 싶은 방송사입니다. MBC의 긴 파업 후에 예전의 영민하고 날카롭고 방송계의 트랜드를 이끄는 스마트함을 다시 보여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제 기대와 달리 최승호 사장으로 교체된 지 1년이 다 되어 가지만 여전히 MBC는 지상파 3사 중에 가장 인기 없고 신뢰도가 낮으며 여전히 재미없는 방송을 만드는 방송사 이마에 찍힌 낙인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거의 모든 MBC 드라마가 인기가 없고 예능도 '나 혼자 산다'와 '전지적 참견 시점'을 빼고는 딱히 기억나는 예능도 보고 싶은 예능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MBC 뉴스가 신뢰도를 회복한 것도 아닙니다. 'MBC FM 라디오'는 또 어떤가요? 후속 DJ도 선정하기 않고 어느날 갑자기 '푸른밤' 라디오 DJ인 영화평론가 이동진을 내쫓아버렸습니다. 

총체적 난국입니다. 뭐 이런 방송사가 있나 할 정도로 방송 전체가 위기입니다. 그럼에도 기다려 볼 생각입니다. MBC가 다시 드라마 왕국, 예능 왕국, 라디오 왕국으로 복귀하길 기다리겠습니다. 그러나 무한정 기다릴 수 없습니다. 부디 제발 분발을 해줬으며 하네요.


명장면 속으로 떠나는 여행기 <토크 노마드 아낌없이 주도록>

비판적으로 보자면 <토크 노마드 : 아낌없이 주도록>은 tvN의 <알쓸신잡>의 아류입니다. 여행을 가서 그 여행지에 대한 역사, 문화와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의 아류입니다. 종편 예능을 지상파에서 배끼는 일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따라서 따라한다는 것 자체를 크게 지적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따라해도 더 재미있게 만들면 그 비판은 수그러드니까요. 그런 행동을 가장 잘하는 방송사가 KBS입니다. 다른 방송사에서 먼저 시작한 포멧을 더 잘 만들어서 높은 시청률을 뽑아 냅니다. 

반면 MBC는 아류 예능도 참 못 만듭니다. <알쓸신잡>의 아류인 <선을 넘는 녀석들>도 인기를 끌긴 했지만 인기강사 '설민석' 혼자 모든 것을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알쓸신잡>은 출연자 모두 각 분야의 권위와 지식과 교양이 많아서 정해진 주제 없이 다양한 이야기를 마구 마구 쏟아내고 서로에게 질문을 하면서 더 깊은 지식과 통찰을 이끌어냅니다. 그러나 <선을 넘는 녀석들>은 설민석 혼자 설명하고 끝나는 것이 마치 여행 가이드 프로그램 같은 느낌입니다. 

<토크 노마드 아낌없이 주도록>은 <선을 넘는 녀석들>의 변형물입니다. 설민석에서 영화평론가(언제부터 평론가가 된거지?) 이동진으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김구라가 또 출연합니다. 김구라야 워낙 교양력이 좋아서 큰 무리가 없긴 하지만 그렇다고 최적의 진행자라고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초반부터 웃겼던 것은 이동진이 MBC FM 푸른밤 이동진입니다를 진행한다고 소개를 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지난 21일 금요일 방송으로 라디오에서 하차했습니다. 스스로 내려온 것이 아닌 MBC에서 나가라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아낌없이 주도록 첫 방영일에 라디오에서 하차한 이동진. 참 아이러니 합니다. 요즘 MBC 상태를 제대로 보여주는 단막극 같은 풍경이네요.


출연진끼리 캐미도 없고 서먹서먹해 보이는 관계가 여실히 보인 '아낌없이 주도록'

이 <아낌없이 주도록>은 8회가 마지막 방송으로 예정된 여행 토크 예능입니다. MBC가 예능 시즌제를 정착하기 위해서 부던히 노력하고 있고 이는 좋은 방식이라고 봅니다. 다만 이 마저도 <알쓸신잡>의 따라하기입니다. 8회까지 방영하고 시즌제로 돌입한다면 먼저 출연진끼리의 캐미가 1회부터 폭발해야 합니다.

그런데 없습니다. 캐미가 전혀 없습니다. 이동진과 카피라이터 정철, 개그맨 남창희와 김구라는 어떤 친분 관계도 없는지 지면으로 봤다고 인사하고 처음 본다는 말을 강릉 가는 기차 안에서 합니다. 이 4명의 진행자가 참 서먹서먹하게 지내는 모습이 여실히 드러나고 1회 끝날 때까지도 그 간극은 좁혀지지 않아 보입니다. 서로에게 질문을 주고 받고 하는 끊임 없는 수다가 나와도 모자랄 판에 뚝뚝 끊기는 대화의 연속에서 어떤 캐미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너무 단편적인 지식만 제공해서 집중할 수가 없다. 

 <토크노마드 아낌없이 주도록>는 영화, 드라마, 문학, 음악의 정보를 제공하는 여행 프로그램입니다. 문제는 이동진이 영화, 문학에 대한 교양은 풍부하고 식견이 넓지만 드라마와 음악 쪽은 약합니다. 이러다 보니 주로 영화와 드라마 위주 정보가 제공됩니다. 문제는 정보가 다른 이야기와 연관이 전혀 없고 그냥 툭툭 던지는 지엽적인 정보만 살짝 던지고 끝입니다. 


게다가 월정사 전나무 숲에서 인기 드라마 '도깨비'의 불멸을 이야기를 하다가 'TS 엘리옷'의 '황무지' 초입 부분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문제는 소개만 하고 끝입니다. 출연진끼리 불멸에 대해서 서로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다름과 같음과 차이를 알아가는 과정이 없습니다. 마치 백과사전에서 궁금한 것을 펼쳐보고 덮는 식입니다. 이런 단편적인 상식 수준의 정보는 검색하면 다 나옵니다. 우리가 이런 지식 여행 예능을 보는 목적은 출연진만의 시선과 그들이 보는 세상 이야기를 듣고 싶은 것이지 네이버 지식 검색을 보기 위함이 아닙니다. 


도깨비 홍보만 하다 끝난  <토크노마드 아낌없이 주도록> 1회

전 tvN의 인기 드라마 <도깨비>를 1편도 보지 못했습니다. 별로 보고 싶은 마음도 없지만 인기 드라마인 것은 잘 압니다.  <토크노마드 아낌없이 주도록>는 1편 전반부에서 <도깨비> 명장면을 소개합니다. 요즘 타 방송사 인기 예능과 드라마를 소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대체 가능하다면 자사의 프로그램을 소개하려고 하죠. 

 <토크노마드 아낌없이 주도록>는 tvN의 도깨비를 열심히 홍보합니다. 쭉 살펴 봤는데 MBC 드라마는 1개도 소개하지 못하고 KBS 등 다른 방송사 드라마만 가득 소개하네요. 워낙 MBC가 인기 드라마나 예능을 만들지 못한 대가라고 하지만 많이 씁쓸하네요. 도깨비 홍보를 MBC가 하는 모양새가 좀 웃기더군요. 차라리 소속이 없는 영화를 소개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요?

월정사 잣나무 숲길은 많은 영화에서 소개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가을로>가 있습니다. 그러나 도깨비를 적극적으로 소개하기 위해서 월정사를 소개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게다가 오글거리는 인증샷 놀이는 어색하고 오글거림의 그 자체였습니다. 출연진도 하기 싫은 티가 역력한 표정이 보일 정도입니다. 게다가 형식도 어색합니다. 전나무를 걷다가 갑자기 의자를 펴더니 갑자기 이야기를 나눕니다. 길바닥 토크를 지향하나 본데 토크라는 건 자연스럽게 해야지 돗자리를 깔아주고 하는 건 강의가 되기 쉽습니다. 



아무 관련이 없는 배우 구혜선의 출연

오대산 월정사에는 배우이자 감독인 구혜선이 출연합니다. 월정사와 관련이 깊은 배우인가? 했는데 별 연관은 없습니다. 자신이 연출한 영화 배경이 강원도 였다고 하지만 별 연관은 없습니다. 4명의 고정 출연진과 1명의 게스트로 구성된 프로그램으로 1명의 게스트에 따라서 재미가 크게 출렁일 듯 합니다. 1회에서는 게스트 구혜선은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아무 역할을 못하고 흥미도 재미도 자시만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지도 못합니다. 

2회에서는 한예리가 자신이 출연한 영화 <최악의 하루>를 소개하는 것 같은데 차라리 그런 식으로 진행해야지 아무런 관련 없는 배우를 왜 출연 시켰는지 모르겠네요. 


이동진 혼자 하드캐리하는 아낌없이 주도록

이동진은 말 참 많이 하고 잘 합니다. 특히 친한 사람과 함께하면 더 많이 하죠. 이동진은 김중혁 소설가와 친하고 캐미도 잘 맞고 농담도 주고 받습니다. 이미 두 사람은 한 몸처럼 세트로 방송에 출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아낌없이 주도록'에서는 혼자 출연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받아주는 사람이 없다 보니 혼자 말하는 느낌입니다. 그 어떤 출연진과 섞이지 못합니다. 

게다가 혼자 문학, 영화 이야기를 도 맡아서 하다 보니 1명의 강사와 4명의 학생을 보는 느낌입니다. 카피라이터 정철은 왜 섭외했는지 이해가 안 가고 별 이야기도 안 합니다. 남창희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재미가 하나도 없습니다. 리뷰를 써야 하기에 꾸역 꾸역 봤지. 보다가 너무 재미가 없어서 화가 치밀어 오르더군요.


아낌없이 중구난방 정보 말고 선택과 집중이 필요로 한  <토크노마드 아낌없이 주도록>

 금요일 오후 9시라는 황금 시간대에 방영하는  <토크노마드 아낌없이 주도록>는 무슨 프로그램인지 감이 안 잡히는 프로그램입니다. 말로는 영화, 드라마, 문학의 명장면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 토크쇼 같은데 토크도 재미없고 여행의 재미도 끌어내지 못합니다. 패널들은 서로 융화되지 못하고 설익은 밥알처럼 따로 놉니다. 

그마나 흔한 먹방이 없어서 좋았다고 생각할 즈음 마지막에 먹방을 시전합니다. 아 별 반개 주려고 했던 마음까지 철수 시켜서 별 반개도 못주겠네요. 이동진 평론가가 잘 주는 별점 5개 만점에 별점을 주면 1개도 반개도 아닌 0개입니다 이런 조악스럽고 조잡한 예능은 오랜만에 봅니다. 

봉평에서 '메밀 꽃 필 무렵' 속 명장면을 소개를 하면 최소한 '메일 꽃 필 무렵'의 전체적인 줄거리를 소개를 해주면 좋으련만 시청자들이 소설을 다 읽고 줄거리를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지 제대로 소개도 안 합니다. 도깨비도 마찬가지고요. 

같은 시간대에 방영하는 tvN의 <알쓸신잡>과 너무나도 차이가 나네요. 지난 1회 시청률은 1.5%로 전작인 <선을 넘는 녀석들>의 3~4% 보다 확 떨어진 시청률입니다. 이는 <알쓸신잡> 시즌 3의 영향으로 보입니다. 혹시나 호기심에 보려는 마음이 생긴 분들에게 하는 말이지만 시간 낭비이니 <알쓸신잡> 보시길 더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2회에서는 한예리가 자신이 출연한 영화 <최악의 하루>의 촬영 장소인 서촌과 남산 자락길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할 듯 하네요. 출연진 조합도 꽝이고 재미도 꽝인  <토크노마드 아낌없이 주도록>. 중구난방 정보 꾸러미를 풀지 말고 영화면 영화, 드라마면 드라마 1개에 집중하고 그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한 배우나 감독과 함께 드라마나 영화 뒷이야기와 영화와 관련된 문학 작품과 음악 등응을 반찬으로 깔아주는 것이 어떨까 하네요.  <토크노마드 아낌없이 주도록>는 맛없는 잡탕찌개 같았습니다. 먹지 마시길 추천합니다. 

2회부터는 좀 더 맛이 좋아지길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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