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시리즈 영화가 영화관을 점령했습니다. 비싸진 영화관람료 덕분에 영화 관람을 확 줄인 저이지만 마블 영화는 그냥 넘기긴 어려웠습니다. 항상 기대 이상의 재미를 주는 마블 영화들. 이번에도 그 마법이 통했을까요?
마블 영화 중 가장 유쾌하고 밝은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앤트맨은 마블 히어로 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히어로입니다. 몸의 크기를 늘리고 줄여서 악당을 소탕하는 모습이 참 신기하고 진귀했습니다. 액션 자체의 재미 보다는 우리 눈에 익숙한 일상재들이 크기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모습 자체가 무척 재미있습니다. 일상재를 크게 만들어서 도심 한복판에 놓으면 사람들이 얼마나 좋아하고 즐겨 보는데요. 이렇게 크기의 변화만으로도 큰 재미를 줍니다. 특히 아이들이 거대한 토마스 기관차를 보고 박장대소를 할 정도로 앤트맨 액션은 아이들에게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물론 저 같은 어른도 좋아할만한 장면들이 많습니다. 다만 비슷한 액션을 오래 보면 좀 질리긴 합니다. 그러나 2편까지 봐도 여전히 질리지 않네요. 1편에서 양자역학자인 행크 핌 박사(마이클 더글라스 분) 연구실을 침투했다가 걸린 좀 도둑인 스캇 랭(폴 러드 분)은 행크 핌 박사가 2대 앤트맨으로 지명을 받습니다. 딸바보인 스캇 랭은 앤트맨 슈트를 입고 날 개미를 타고 날아서 적진을 유린하는 잠입 침투 액션의 진가를 보여줍니다.
앤트맨의 2편인 <앤트맨과 와스프>는 1편에서 잠깐 나온 행크 핌 박사의 딸이자 2대 와스프인 호프 반 다인(에반젤린 릴리 분)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활약을 펼칩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행크 핌 박사가 딸에게 어머니 이야기를 합니다. 출장 간다고 말하고 떠나서 30년 째 돌아오지 않은 어머니. 사실 어머니는 1대 와스프였고 날아가는 핵무기를 막으려다가 양자 영역(퀀텀렐름) 세계에 갖혔습니다. 이 양자 영역은 미시 세계로 우리가 사는 거시 세계와 물리 문법이 다릅니다. 그렇게 어머니가 사라진 줄 알았는데 앤트맨인 스캇이 어머니인 '재닛 반 다인(미쎌 파이퍼)'의 환영을 봅니다.
스캇은 이 사실을 핌 박사에게 알립니다. 이 현상을 심상치 않게 본 핌 박사는 딸을 보내서 스캇을 연구실로 데리고 옵니다. 스캇이 본 건은 환영이 아닌 양자 얽힘입니다. 양자의 세계는 우리가 사는 세상과 물리법칙이 다릅니다. 대표적인 것이 양자 얽힘입니다. 양자 얽힘은 멀리 떨어져 있는 2개의 양자가 한 몸인 것처럼 움직이는 독특한 현상으로 양자 컴퓨터의 기본 물리 법칙입니다.
1대 와스프이자 아내이자 어머니인 재닛이 살아 있는 것을 확신하게 되자 스캇과 함께 어머니를 현실 세계로 데리고 올 양자 터널을 만듭니다. 양자 터널을 만드려면 중요 부품이 필요한데 이 거래 과정에서 다툼이 일어납니다. 이 양자 터널을 노리는 세력과 함께 악당이지만 악당 같지 않은 고스트가 이 양자 터널이 있는 핌 박사의 연구소이자 사무실인 빌딩을 놓고 서로 쫓고 쫓기는 추격이 일어납니다.
마블 영화들이 대체적으로 유쾌합니다. 그 마블 영화 중에서도 단연코 가장 밝고 명랑합니다. 이는 스토리와 액션 2개의 조합에서 나옵니다. 먼저 스토리입니다. 다른 슈퍼히어로물과 달리 강력한 빌런이 나오지 않습니다. 2그룹의 빌런이 등장하지만 1그룹은 그냥 유머러스한 갱스터이고 또 1그룹은 슬픈 과거가 있는 빌런입니다. 특히 물체를 통과하는 고스퍼는 뼈속까지 악당인 빌런은 아니고 살기 위해서 악당의 길을 걷는 존재입니다. 이렇게 강력한 악당이 없다 보니 영화의 밝고 어두움이 짙지 않아서 긴장감은 좀 떨어지지만 대신 디즈니 애니처럼 시종일관 맑고 밝습니다.
액션도 마찬가지입니다. 거대하고 화려한 규모의 액션 대신 몸을 줄였다 커졌다 하는 신체 크기 액션을 통해서 신기하고 재미있는 액션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장면이 트럭을 스케이트 보드 삼아서 도로를 질주하는 앤트맨 액션이죠. 딱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앤트맨이고 실제로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슈퍼히어로 중 한 명이죠.
예고편에 나온 액션이 대부분인 <앤트맨과 와스프>
앤트맨 1편은 액션이 그렇게 많지도 화려하지도 않았습니다. 장난감을 크게 만들거나 개미를 탈고 나는 잠입 액션이 대부분이었죠. 따라서 액션이 주는 재미는 아주 크지 않지만 다른 마블 영화에서 볼 수 없는 귀여운 액션들이 가득합니다. 2편인 <앤트맨과 와스프>는 이 크기 조절 액션이 더 진화되었습니다. 핌 박사의 빌딩을 축소해서 가지고 다니고 카 체이싱에서 차를 축소해서 쫓아오는 악당의 차 밑으로 들어갔다가 차 크기를 키워서 날려 버리거나 키티 막대 사탕을 크게 만들어서 적의 추격을 따 돌리거나 거대한 크기로 확대해서 유람선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등 색다른 액션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액션 장면이 예고편에서 보여준 액션이 대부분입니다. 예고편에서 보지 못한 액션을 많이 기대했는데 거의 안 보이네요. 따라서 앤트맨2 예고편을 1개도 안 본 분이 아니라면 액션에 대한 반응성은 높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액션 장면의 유머러스함은 아주 좋네요.
구강 액션이 좋은 <앤트맨과 와스프>
빈약하지는 않지만 예고편으로 미리 학습해서 액션에 대한 재미는 아주 높지는 않았습니다. 이 공허함을 달래주는 것이 마이클 페나의 구강 액션입니다. 요즘 뜨는 할리우드 명 조연배우인 마이클 페나는 스캇의 동료로 나와서 시종일관 수다를 떨면서 관객들을 웃깁니다. 여기에 스캇 랭의 딸바보 아빠 유머와 긍정적인 태도도 영화 전체를 화사하게 만드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생각보다 유머러스한 장면들이 많고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유머가 넘실 거립니다. 특히 영화 상영이 끝나고 나오는 스크롤 장면에서 영화의 주요 장면을 미니어처로 재현한 모습은 무척 신선하네요. 마블은 항상 영화 만듦새가 좋습니다.
마블과 디즈니의 재미가 섞인 앤트맨과 와스프
영화의 시점은 시빌워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독일 공항에서 캡틴 아메리카 편에서 아이언맨 그룹과 싸운 후 앤트맨은 FBI에 체포되어서 2년 간 가택연금 상태가 됩니다. 앤트맨은 장난감 같은 재미가 넘칩니다. 축소 확대 액션으로 아이들이 참 좋아합니다. 이걸 보면 마치 디즈니 애니 같습니다. 여기에 유머러스한 대사들의 향연으로 마블의 위기와 유머 양동 작전도 잘 녹여져 있습니다.
어른들도 좋아할만하고 아이들도 좋아할 가족 영화입니다. 특히 딸바보 스캇의 아빠 미소가 보기 좋네요. 여기에 왕년의 청춘 스타였던 '미셸 파이퍼'가 곱고 품위있는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정말 곱게 늙었더군요. '미셸 파이퍼' 만나는 재미도 있습니다.
쿠키는 2개입니다. 영화가 끝나고 3분 정도 후에 나오는 쿠키는 아주 중요한 쿠키로 내년에 개봉할 어벤져스4와 연결이 됩니다. 제작팀이 나오는 5분 동안의 긴 스크롤이 나온 후 나오는 쿠키는 안 보셔도 됩니다. 심지어 두 번째 쿠키는 영화 예고편에 나온 장면입니다. 쿠키 장면이 예고편에 나온 장면인 것은 좀 실망스럽네요. 쿠키를 억제로 굽다가 실패한 것 같네요. 첫 번째 쿠키 영상만 보시고 벌떡 일어나서 나가는 게 시간 버는 행동입니다.
온 가족이 함께 볼 만한 가족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입니다.
별점 : ★★★☆
40자 평 : 크기를 줄이고 늘려도 이렇게 재미있다니. 마블과 디즈니의 짬짜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