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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중국 경호원 폭행의 피해자인 기자를 기레기로 부르는 강한 혐오

by 썬도그 2017.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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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기간 중에 중국측 경호원이 한국 사진 기자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은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중에 여러 행사보다 더 크게 부각될 정도로 반향이 컸습니다. 


이 중국측 경호원의 한국 사진기자 폭행은 한중 양국에서 심각하게 보고 있고 아직 조사중입니다. 어떠한 과정에서 일어났는지는 지금 조사중이라서 뭐라고 하긴 어렵지만 확실한 것은 중국측 경호원의 폭행은 사실입니다. 따라서 중국측 경호원이 확실하고 정중하게 사과를 해야 하고 사과를 받아야 합니다.

제가 놀란 것은 이번 중국측 경호원의 기자 폭행에 대한 여론입니다. 기자 폭행 기사가 떴을 때 댓글을 읽다가 놀랬습니다. 피해자이고 미우나 고우나 한국 사람이 폭행을 당했는데 대부분의 댓글이 기레기는 맞아도 싸다라는 댓글이었습니다. 한 두명의 의견이 아닌 대다수가 기자를 비난하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피해자에게 더 심한 비판을 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사람들의 분노의 기자 비판 댓글의 이유를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기자들에 대한 혐오가 피해자인 기자를 비판하는 원인이더군요.


기자 대신 기레기가 이름이 된 한국 기자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후 많은 적폐 세력을 제거하고 있습니다. 이중에는 기자분들에게는 안타깝겠지만 언론 적폐에 대한 원성이 아주 높습니다. 노무현 정권 때는 한경오라고 하는 한겨레, 경향, 오마이뉴스 같은 진보성향 언론을 옹호했지만 지금은 조중동과 동급으로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한겨레는 문재인 대통령 부인인 김정숙 여사를 김정숙씨라고 했다가 온갖 질타와 불매 운동 끝에 김정숙 여사로 표기를 바꿨습니다. 노무현 정권과 달라진 것은 문재인 정권 지지자들의 행동입니다. 모든 언론들을 적으로 간주하고 비난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집단 행동은 전에 없던 행동으로 문슬람이라는 비난조의 단어도 생겼습니다.

분명 무분별하고 비이성적인 현 정권 감싸기가 있습니다. 저도 이런 모습은 좋아 보이지도 동조하지도 않지만 어느 정도 공감은 갑니다. 이번 중국 방문 기사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박근혜 정권 당시에도 있었던 기자 폭행 사건은 어느 언론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넘어갔지만 비슷한 일이 일어났음에도 문재인 정권에서는 모든 언론이 합심해서 대서특필을 넘어서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성과를 희석시킴을 넘어서 창피하다는 식의 논조로 기사를 썼습니다. 

이렇게 정권에 대한 합리적 비판이 아닌 악의적인 기사가 나오니 많은 문재인 지지자들이 피해자인 한국기자를 더 많이 비난을 합니다. 폭행을 당한 사진기자는 피해자지만 기자 및 언론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다 보니 피해자에게 손가락질을 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우리나라 뉴스 신뢰도 세계 36개국 중 '꼴찌' 기사보기

위 기사에서 알 수 있듯이 36개국 중에서 뉴스 신뢰도가 한국이 꼴찌를 차지했습니다. 기자 선생님이라는 존경은 다 사라지고 기레기라는 혐오의 단어만 남은 것이 요즘 한국인들이 언론과 기자들을 대하는 시선입니다. 실제로 이번 방중 기사 중에 호의적인 기사 보다는 악의적인 폄하의 기사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반면 일본 아베 총리에게 고개를 숙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에 대한 기사는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기류에서 폭행 당한 기자 사건에서 피해자를 더 비판하는 댓글들이 많았습니다. 위 댓글이 대부분의 사람들의 심정일 것입니다. 기자 폭행은 잘못된 일이고 사과를 받아야 하지만 그렇다고 기자 편을 들어주지 못하겠다는 저 댓글이 눈에 박히네요. 


사진기자들의 무리한 취재 관행도 바뀌어야 한다

일반인들은 기자와 사진기자와 만날일이 거의 없습니다. 저 또한 사진기자를 만날일이 거의 없죠. 하지만 사건 사고 현장에서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위 사진은 2008년 광우병 사태 당시 가두 행진을 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한 사진기자가 촬영하는 모습입니다. 

기자 무리가 트럭 위에 올라가서 촬영을 합니다. 아무래도 조금이라도 높은 곳에 올라서 부감샷을 촬영해야 좀 더 좋은 그림이 나오는 것을 사진을 좋아하는 저는 잘 압니다. 그래서 트럭 위에 올라간 것까지는 그냥 넘길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허락 받고 올라간걸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놀란 것은 트럭 짐칸이 아닌 트럭 운전석 위에 올라간 기자입니다. 트럭을 잘 모르지만 저기에 올라가면 트럭이 우그러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주가 저걸 봤다면 당장 내려오라고 했을 것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한국은행 앞에 있는 분수대 조형물은 평소에는 사람이 올라가서는 안되는 곳입니다. 올라가지 말라고 써 있지도 않지만 올라가지 말아야 하는 곳임을 상식을 가진 사람들은 다 압니다. 그러나 사진기자들은 올라가서 촬영을 하더군요. 

이외에도 이벤트 행사장이나 여러 사건 현장에서 사진기자들을 유심히 보면 무리한 행동을 하는 모습을 자주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네 물론 사진기자의 생리를 잘 알기에 왜 저런 무리한 행동을 하는지 잘 압니다. 그 놈의 특종 경쟁 때문이죠. 조금이라도 더 예쁜 그림을 따내기 위해서 저런 행동을 합니다. 그나마 이런 행동은 사실을 왜곡하지 않아서 낫지 한 중앙 일간지 기자는 연출 사진을 실제처럼 촬영했다가 욕을 먹기도 했습니다. 

전 사진기자들이 촬영한 세상을 환기 시키는 다큐 보도 사진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사진기자 분들에게 고마움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몰상식한 관습적인 무리한 취재 관행은 사라져야 합니다. 중국 경호원에게 폭행당한 사진기자 사건의 명확한 인과 관계는 모르겠지만 첫 번째 사진을 보면 사진기자가 무리하게 진입을 시도하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물론, 사건 과정은 나중에 밝혀질테고 한국 기자의 잘못이 전혀 없었다는 결과가 나오고 그걸 기사화 해서 내보내도 언론에 대한 강한 혐오가 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 기사를 믿을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기레기가 기자가 될 수 있을까?

한국 언론들의 기사를 보수나 진보 성향의 국민 모두 믿지 못하는 촌극이 일어난 상황에서는 기자들이 콩으로 메주를 쓴다고 해도 그걸 믿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까지 언론에 대한 혐오감이 깊은 줄 몰랐습니다. 제 생각 이상으로 강한 언론에 대한 거부감과 혐오는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위 기사 같은 쓰레기 같은 기사는 사라져야 합니다. 아무 관계도 없는 사안을 억지로 역었다가 여론에 뭇매를 맞고 6시간 정도 지난 후 기자 제목을 수정했습니다. 이런 기사를 볼 때마다 사람들은 역시 기레기 언론이라고 혀를 찰 것입니다. 정말 궁금한 것은 이런 험악해진 여론을 기자와 언론은 알까요? 모른다면 기자를 기레기로 불리는 기간은 더 길어질 것입니다. 

언론이 자기 입맛에 맞게 팩트를 왜곡하는 행태를 수십 년동안 보아온 국민들은 이제 더 이상 언론을 믿지 않습니다. 오히려 SNS에 올라온 기사를 더 신뢰하고 있을 정도로 언론에 대한 신뢰는 지하로 내려가 혐오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피해자인 사진기자에 대한 비난이 일어나는 일까지 일어났네요. 그렇다고 중국측 경호원에 대한 옹호를 말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피해자가 손가락질을 받는 이 현상을 이해하려면 뿌리 깊은 언론에 대한 불신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불신은 현재진행형입니다. 물론 여론의 무식과 무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건 계몽의 문제라고 치부하고 낮춰보는 기자들의 시선이 계속된다면 기자라는 이름 대신 기레기라는 단어가 더 많이 불리울 수 있습니다. 

이번 계기로 기자들도 여론을 제대로 파악해보는 노력을 해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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