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을 영화에서 소비하는 방식은 적 아니면 친구입니다. 아마도 9할은 외계인을 적으로 간주해서 외계인의 침공에 맞서서 승리한다는 뻔하지만 화려한 액션의 달콤함에 반해 버리는 영화들이 대부분입니다. 또한, 도착, 의사소통 앤 전쟁 후 외계인 퇴치라는 룰을 따릅니다. 이런 패턴은 10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가장 통속적이지만 가장 이해하기 쉽고 짜릿한 맛을 많이 주니까요.
영화 <컨택트>는 다릅니다. 이 영화는 외계인이 등장하지만 흔한 외계인 영화가 아닙니다. 외계인이 등장 할 뿐 우리 속의 문제를 드러내게 하는 아주 영민한 영화입니다.
외계인의 급작스런 도착 그리고 대화
어느 날 갑자기 전 세계 12곳에 거대한 타원 모양의 우주선이 도착합니다. 도착된 우주선에 전 세계는 공황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각국의 정부는 정보를 차단하고 외계인이 타고온 우주선 주변을 통제하고 시위를 다스립니다. 외계인들은 18시간 마다 우주선 문을 열어서 인간들과 소통 창구를 열어줍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언어 전문가인 뱅크시(에이미 아담스 분)와 과학자인 이안(제레미 레너 분)를 데리고 요원들과 함께 외계인 우주선인 셀 안으로 들어갑니다.
잠시 동안 열리는 셀에서 지구인들은 외계인이 지구에 온 목적과 무엇을 바라는 지를 알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전혀 다른 언어를 쓰는 지구인과 외계인 사이에는 소통의 문제가 발생하고 이에 뱅크시와 이안 박사를 통해서 외계인의 언어를 해독하고 반대로 영어를 외계인들에게 알려줍니다.
영화는 초반에 이 서로의 언어를 해독하고 전하고 가르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 언어의 해독과 소통 과정에서 전문적인 용어도 살짝 나오고 언어학자 적인 내용도 있어서 약간 어렵고 이해가 여러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초반은 좀 지루한 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 언어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그런지 외계인의 표의문자와 영어의 표음문자를 서로 주고 받는 과정이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언어에 궁극적인 목적은 소통
영화 <컨택트>는 외계인 영화라기 보다는 언어와 소통에 대한 영화입니다. 우리 인간은 언어를 통해서 상대방과 자신의 다양한 느낌과 경험 등을 전달합니다. 그러나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과는 소통을 할 수 없죠. 둘 중 한 명이 상대방 언어를 알고 있거나 아니면 영어 같이 국제 공통어를 서로 알아야 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영화 <컨택트>는 영어를 모르는 중국인(외계인)과 중국어를 모르는 미국인(지구인)의 관계를 보여주면서 언어가 결국은 소통의 문제라는 것을 서서히 부각시킵니다. 또한, 가장 뛰어난 언어는 문자 형태가 아닌 서로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접촉이라는 것도 보여줍니다.
외계인과 지구인간의 소통이 점점 무르익을 무렵 중국군을 통치하는 최고 사령관이 외계인을 적대시하고 이에 주변 국가와 몇몇 국가들이 동조를 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언어학자 뱅크스가 외계인의 언어를 해독 했는데 "무기를 주다"라는 해석이 나오자 많은 국가들이 동요하기 시작하고 미국 정부도 소통 보다는 전쟁 대비 태세를 갖춥니다. 이에 뱅크스와 이안 박사는 언어라는 것이 같은 단어도 2개의 의미도 있고 부정확한 단어일 수 있다고 주장을 하지만 이 말이 먹히지 않습니다.
점점 일촉측발의 위기에서 전 세계의 강경파들은 외계인과의 결전을 준비합니다. 뱅크스 박사는 미군들 몰래 기지를 빠져 나와서 단독으로 외계인과 접촉을 하고 외계인들과의 마지막 소통을 하게 됩니다.
이 과정을 보면서 우리 안의 공포가 어떤 흉측한 결말 또는 파국으로 이어졌는 지가 떠올랐습니다. 우리 인간의 감정 중 가장 강렬한 감정이 2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공포심 또 하나는 사랑입니다. 공포에 사로 잡힌 사람은 상대방과 의사 소통을 하려고 하지 않거나 시도 해도 오해 또는 곡해를 합니다. 반대로 사랑이 충만한 사람은 끝까지 의사 소통을 시도하고 타협을 시도합니다. 영화 <컨택트>는 공포에 사로 잡힌 사람과 사랑이 충만한 사람을 보여주면서 소통을 하려면 넓은 이해심이 필요하다고 역설합니다.
후반의 놀라운 반전과 삶에 대한 묵시적인 가르침
영화 <컨택트>는 후반에 놀라운 이야기를 펼칩니다. 외계인과의 소통을 통해서 뱅크스 박사 개인의 경험을 통해서 삶에 대한 큰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전 이 후반의 이야기에 큰 충격과 격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흐르는 눈물을 연신 훔치면서 삶에 대한 큰 깨달음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삶이구나! 라는 생각까지 들게 하네요.
고통의 가시밭 길이 펼쳐진 것을 알면서도 가야 하는 것이 삶이라는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오기 시작하자 후반 장면 하나 하나 대사 하나 하나에 크게 반응하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또한,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 거시적인 목소리가 계속 들려왔습니다. 마치 우주인이 우주선에 지구를 내려다 보는 경험이라고 할까요? 너무나도 큰 울림을 안고 극장을 나왔습니다. 영화관에서 나온 후 이 충격에 벗어나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다만, 후반 이야기는 개인의 호오가 아주 극명합니다. 같은 언어를 써도 사람마다 주로 사용하는 단어와 언어가 다르듯 감수성이 많은 분들에게는 강력 추천하는 영화입니다만 폭력과 액션에 길들여진 분들에게는 영화 전체가 지루하고 잔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분들에게 꼭 보라고 추천하기는 어렵고 삶의 큰 고통이나 불안한 미래 때문에 자주 흔들리는 분들에게 큰 느낌을 줄 것입니다.
강력 추천하는 영화이자 영화가 새로운 세상을 느끼게 해주는 도구라는 것을 깨닫게 하는 영화입니다. 아마 한 2~3주 동안 이 <컨택트>의 후폭풍에 시달릴 것으로 보입니다. 추천하고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당당히 별 다섯 개를 주고 싶은 영화입니다. 제이미 아담스의 연기가 너무나도 좋았고 서슬퍼런 영화만 잘 만드는 줄 알았던 '드니 블뇌브'감독이 이런 따뜻한 영화도 만들 줄 아는 것에 놀란 영화이기도 합니다.
별점 ; ★★★★★
40자 평 : 사랑이 충만한 논제로섬 세상을 그리는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