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뚜둥 뚱뚱 만나면 좋은 친구 MBC 문화방송" 별셋 트리오가 부르던 MBC 로고송을 부르던 시절부터 MBC를 좋아했고 가장 애청하는 TV채널이자 라디오 채널이었습니다. 80,90년대 MBC는 드라마 왕국, 코미디 왕국 그리고 라디오 왕국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드라마 왕국도, 예능 왕국도 아닙니다.
아니 왕국이라고 해도 이제 MBC 방송은 무한도전과 라디오 스타만 보는 방송사입니다. 모든 것을 거부할 정도로 MBC가 싫습니다. MBC가 싫은 이유는 정권 호위무사 방송으로 변질되었기 때문입니다.
MBC 사장이 바뀌고 정권이 바뀌면 다시 찾을 지 몰라도 지금은 KBS와 함께 가장 싫어하는 방송사입니다. 그럼에도 음악을 주로 트는 FM 라디오는 MBC를 주로 들었습니다. 전현무 방송도 좋고 오후의 김현철 방송도 좋았습니다. 저녁 6시가 되면 알람과 같은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점점 MBC FM을 안 듣게 됩니다. MBC FM 대신 TBS나 CBS 또는 SBS FM라디오를 듣게 되네요. 라디오는 정치적 성향과 무관하게 듣게 되는데 점점 안 듣게 되는 이유가 뭘까요?
FM은 SBS, AM은 MBC가 꽉 잡고 있는 라디오 청취율
<2015년 라디오 청취율 순위>
표준FM(AM)과 FM 포함한 라디오 청취율 순위를 보시면 두시탈출 컬투쇼가 앞도적으로 1위입니다. 2위와 무려 2배 차이가 나네요. 2,3,4위는 MBC 표준FM(AM)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라디오 왕국이라는 말이 여전히 유효한 듯 보입니다.
5위 전현무의 굿모닝 FM이 청취율 6%인 게 놀랍네요. 전현무의 굿모닝 FM은 전현무의 입담과 순발력으로 인기 라디오로 만들었습니다. 저도 가끔 듣지만 정말 재미있는 라디오에요. 그런데 지금은 노홍철이 하고 있네요. 노홍철도 잘하긴 하지만 솔직히 발음도 그렇고 재미는 전현무보다는 못합니다. 특히, 굿모닝 FM은 출근길에 시사, 상식, 이슈를 조리있게 잘 전달해 줘야 하는데 노홍철은 이게 좀 약합니다.
그런데 위 순위를 자세히 보시면 특이한 게 있습니다. AM(표준 FM)은 MBC가 꽉잡고 있고 FM은 SBS가 꽉 잡고 있습니다. SBS FM을 보면 라디오 청취율 25위 안에 오전 김창완의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 '공형진의 씨네타운(지금은 DJ가 박선영 아나운서로 바뀌었어요', '최화정의 파워타임', '컬투쇼', '김창렬의 올드스쿨', '박소연의 러브게임'까지 들어가 있습니다.
이는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동시간대 FM라디오 청취율 1위입니다. 즉 사람들이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가장 활동이 많은 시간에 SBS FM을 주로 듣는다는 소리입니다. 그럼 예전부터 SBS FM이 인기 있었냐? 그건 아닙니다. 제 기억으로는 2000년대 초반의 MBC FM라인이 아주 화려했습니다.
이문세, 윤정신, 타블로, 이소라, 성시경, 배철수 그리고 이주연 아나운서까지 꽤 인기가 높은 DJ들이 포진해서 MBC FM의 인기를 끌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SBS FM에 비교 자체가 안됩니다.
2014년 한길 리서치가 서울과 수도권 라디오 청취자 중 13~69세 사이의 청취자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습니다. (자료 : http://www.skywk.co.kr/UploadImage/1401328762-1.pdf) 이 자료에 따르면 가장 인기 높은 FM 방송사는 SBS의 파워 FM으로 청취율 점유량이 24.3%였습니다. 그 다음이 KBS 2FM으로 12.2%, 그 다음이 11%인 MBC FM4U였습니다. 방송 3사 중에 꼴찌입니다. KBS와 MBC는 CBS 음악FM의 14.1%보다 낮았습니다.
지상파 FM보다 CBS FM이 더 인기 있는 이유
원래 라디오는 AM과 FM이 있었습니다. AM는 멀리 까지 전파되고 수신율이 높지만 음질이 좋지 못해서 주로 뉴스나, 대화나 지식 전달용 방송을 많이 했습니다. 음질이 좋지 못해서 주로 DJ가 편지 사연을 소개하거나 보도 방송 등 음질에 영향을 덜 받는 방송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표준 FM(AM에서 FM으로 바뀜)은 음악 소개보다 대화를 더 많이 하는 만담 프로그램이 많습니다.
반면 FM은 음악 방송입니다. AM보다 음질이 좋아서 전문 음악 채널로 그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80년대 청소년들은 FM라디오에서 나오는 팝송과 가요를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하기 위해서 귀를 쫑긋 세우고 기다렸습니다. 라디오 DJ가 노래가 나오는데 멘트를 치면 청취자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할 정도로 음악 전문 방송이었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FM이 점점 AM처럼 게스트 초대해서 수다 떠는 방송이 되어버렸습니다. 지금 공중파 라디오 중에 음악을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방송이 몇 개나 있을까요? 거의 다 사라졌습니다. 그냥 인기 좋은 게스트 불러서 수다 떠는 방송으로 바뀌었죠.
그럼에도 FM방송 본연을 그대로 지키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이 바로 CBS 음악FM입니다.
지인이 추천해줘서 듣기 시작했는데 처음 들었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라디오 DJ 목소리에서 꿀이 흐릅니다. 여기에 게스트는 한 명도 없고 라디오 사연 소개와 노래를 주로 틉니다. 노래 선곡도 아주 좋습니다.
라디오 청취율 25위 중에 CBS 음악FM이 '박승화의 가요속으로', '한동준의 FM POPS', '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김필원의 12시에 만납시다', '김석훈의 아름다운 당신에게'가 올라와 있습니다. 여기에 저녁 10~12시 시간대에 청취율 1위는 '허윤희의 꿈과 음악 사이에'입니다. CBS 음악FM이 인기 높은 이유는 별거 없습니다. 잡소리 안 넣고 음악 많이 틀어주는 것이 장점입니다.
MBC FM라디오가 재미도 인기도 없는 이유
SBS 파워 FM이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꽉 잡고 있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김창완,최화정, 컬투, 김창렬, 박소연까지 모두 장수 DJ들입니다. 최화정 같은 경우는 KBS에서 SBS로 옮긴 개국공신이라고 할 정도로 장기간 DJ를 하고 있습니다.
라디오는 TV와 달리 10년 넘게 라디오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스타 라디오 DJ들은 대부분 장수 DJ입니다.
그런데 MBC FM4U를 보죠. 오전 7시에 노홍철이 지난 봄 개편에 투입되었습니다. 정지영 DJ도 몇년 되지 않았습니다. 김신영이 그나마 좀 오래하고 있습니다. 이번 가을 개편에 '두시의 데이트의 박경림'이 하차를 합니다. 쭉 살펴보면 배철수 DJ와 심야 시간대인 새벽 2시의 '이주연의 영화음악'을 진행하는 이주연 아나운서 말고 10년 이상 진행한 라디오 DJ가 없습니다. 10년이 뭡니까? 5년 이상 진행한 DJ가 1,2명 밖에 없습니다.
라디오는 TV와 달리 한 번 정을 주면 끊기 어렵습니다. 또한, 새로운 라디오 DJ가 오면 적응하는데 긴 시간이 걸립니다.
이게 라디오의 특성입니다. 단골 빵집이 있는데 빵집 주인이 2년에 한 번씩 바뀌면 그 빵집에 대한 신뢰가 생길까요? 근처에 있는 10년 이상 운영하고 있는 빵집을 가죠. MBC FM라디오가 인기 없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라디오스타를 키울줄 모릅니다. 청취율에 일비일희하는지 라디오 DJ가 너무 자주 바뀝니다. 특히 10대 청소년들이 자주 듣는 오후 8시~10시 시간대는 1년에 1명씩 바뀌는 것 같네요. 그것도 청소년에게 인기 높은 아이돌을 배치합니다. 이는 KBS FM도 마찬가지입니다. KBS FM은 관심조차 없고 기대치도 낮아서 어쩌다 89.1를 돌렸다가 1시간도 안 되어서 다른 쪽으로 이동을 해버립니다.
KBS, MBC FM 방송이 재미 없는 이유는 진득하게 방송하는 라디오스타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니 채널 이리저리 돌리다 아는 사람이 나오는 라디오를 듣는 10대들에게 인기 높은 MBC FM이 되었습니다.
한길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MBC FM의 주요 청취 연령대는 10대라고 하네요. 그런데 10대는 다른 20대 이상 연령대에 비해서 일 평균 라디오 청취 시간이 50분으로 다른 연령층의 반 밖에 되지 않습니다.
MBC가 라디오스타를 대하는 괘씸한 태도
MBC FM에서 5년 이상 라디오DJ를 하고 있는 사람은 딱 2명입니다. 배철수와 이주연 아나운서입니다. 이주연 아나운서는 회수로는 5년이 안되지만 무려 3번이나 같은 방송을 진행할 정도로 '정은임의 영화음악'이후 가장 인기 높은 FM 영화음악 DJ입니다. 3번의 기간을 모두 합치면 5년은 훌쩍 넘습니다. 몇 안되는 장기 라디오 DJ죠.
그런데 이 '이주연의 영화음악이 없어진다는 소리가 있었습니다. 새벽 2시에 하기에 당연히 높은 청취율을 기대할 수 없지난 열혈 청취자들이 많아서 '이주연의 영화음악' 게시판과 미니메시지로 어떻게 된 것이냐는 문의가 빗발쳤습니다. 새벽 라디오들이 다 그렇듯 바람 앞에 촛불처럼 존재를 지탱해야 했습니다. 특히나 라디오 청취 인구가 많이 떨어진 요즘 광고도 많지 않은 라디오 프로그램은 쉽게 사라질 수 있죠.
그럼에도 '이주연의 영화음악'은 사라지면 안되는 역사가 아주 깊은 MBC 라디오 프로그램입니다. 조일수 아나운서부터 따지면 30년도 더 되었을 듯합니다. 장수 프로그램이죠. 그런데 지난 월요일 뉴스 기사에 새벽 2시에 미스라가 힙합 라디오 방송을 한다는 소리에 '이주연의 영화음악'이 폐지냐는 문의가 많았습니다.
이에 이주연 아나운서는 지난 수요일 새벽 3시에 방송을 한다고 안심을 시켰습니다. '이주연의 영화음악'이 폐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새벽 3시라는 생방 듣기를 포기하는 시간에 방송을 하네요. 라디오 방송 시간 중에 가장 취약한 시간대가 새벽 3시부터 6시까지입니다. 이 시간대는 시쳇말로 시간을 때우는 방송이 많고 주로 아나운서들이 진행을 합니다. 그런데 역사 깊은 라디오를 새벽 3시에 배치를 하네요.
처음이 아니긴 합니다. 이전에도 새벽 3시에 방송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때도 화가 많이 나긴 했지만 대신 1시간에서 2시간을 배치해줬습니다. 게다가 AM으로 이동하기도 했죠. 한편으로는 영화음악의 인기가 떨어진 것도 한 몫하고 흐름이라서 어쩔 수 없다고 느끼지만 그나마 영화음악을 들을 수 있는 몇 안되는 라디오 프로그램입니다.
SBS가 오전 11시 황금 시간에 영화음악 프로그램을 배치하는 것을 보면 MBC의 영화음악 천대는 좀 심한 느낌입니다. 특히 영화음악은 다른 라디오에서 듣기 어려운 음악을 틀어주기 때문에 생방송으로 들어야 합니다. 팟캐스트로는 저작권 때문에 노래가 30초 밖에 안 나옵니다. 이런 MBC의 라디오 운영 행태에서는 라디오스타와 높은 청취율은 나올 수가 없습니다. 시쳇말로 어중이 떠중이 인기 좀 있다고 라디오 DJ마이크 잡게 하는 그 행태 자체가 촌스럽고 천박스럽습니다.
딱 MBC라디오 수준이 패스트푸드점입니다. 라디오는 장기 전속 DJ를 키워야 하는데 MBC는 그런 마음이 없습니다.
이런 MBC라디오를 더 들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서 배철수 형님에게만 조금 미안하지만 MBC의 모든 라디오를 생방송으로 듣지 않고 있습니다. 라디오 국장이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식으로 운영하면 KBS FM에도 밀릴 것입니다.
라디오스타를 키우지 못하는 MBC FM라디오. 앞으로도 10대 청취율 1위만 유지하는 방송사가 될 듯하네요. 반면 SBS 파워 FM은 20,30대가 주요 청취자입니다. 이 20,30대들은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면서 인기 DJ 라디오를 주로 듣습니다. MBC는 이제 뭐든 다 싫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