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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다큐 트윈스터즈, 믿기지 않는 이야기와 찬란한 슬픔이 가득한 감동 다큐

by 썬도그 2016.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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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만다 푸터먼(애칭 샘)은 '게이샤의 추억'과 '21 앤드 오버'에 출연했던 배우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친구로부터 트위터로 쪽지가 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자신과 너무 닮은 여자가 페이스북 친구 요청을 해옵니다. 이름은 아나이스이고 프랑스 예술대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그렇게 자신과 닮은 여자를 친구로 추가하자 샘과 아나이스는 채팅을 합니다.


서로 한국 입양아라는 사실과 입양 시기가 비슷하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똑같이 생겼다는 점에 두 사람은 깜짝 놀랍니다. 이는 샘과 아나이스만 놀란 게 아닙니다. 샘과 아나이스 친구들과 양부모님들까지 다 놀랍니다. 그리고 눈치를 챕니다. 아마? 우리 쌍둥이가 아닐까?

전 이 사실에 전율이 일면서 동시에 슬펐습니다. 아세요? 한국은 50년대부터 2004녀까지 무려 15만 명의 해외입양아를 만든 나라입니다. 시쳇말로 아기 수출국이 한국입니다. 그것도 세계에서 4 손가락 안에 드는 나라입니다. 

제가 감히 불행의 씨앗이라고 한 이유는 해외입양아들은 필연적으로 버림 받았다는 고통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래서 전 해외입양아를 다룬 다큐나 영화나 애니를 보면 눈가에 눈물이 촉촉한 채로 봅니다. 저 사람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저런 고통을 받아야 하나? 왜 국가에서 입양아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해외로 보내야 할까? 이는 국가와 우리에 대한 분노이기도 합니다. 그들이 왜 해외로 갔겠어요? 한국에서는 얼마나 배척정신이 강한지 조금만 나와 다르면 배척을 하잖아요. 

고(古) 최진실이 주연한 <수잔브링크의 아리랑>이나 <피부색깔 꿀색>, <여행자> 같은 영화들을 보면서 눈물을 훔치던 기억이 나네요. 특히나 <피부색깔 꿀색>이나 <여행자>는 해외입양아였던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라서 더 슬펐습니다.


<맑고 밝은 해외입양 이야기 트윈스터즈>

해외입양을 다룬 영화나 다큐의 정형성이 있습니다. 해외입양아들이 한국을 찾아서 생모를 찾으러 왔다가 생모와 만나거나 만나지 못하는 그 과정을 다룹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사진이 해외입양아로 어떻게 살아 왔는 지를 보여주죠. 

그 모습에 눈물이 그렁거리게 됩니다. 그런데 이 다큐 <트윈스터즈>는 다릅니다. 무엇보다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샘이 출연한 유튜브 동영상을 본 아나이스의 친구가 아나이스에게 너와 똑같이 생긴 여자가 있다고 알려주죠. 아나이스는 깜짝 놀랍니다. 정말 나와 닮음을 넘어서 너무나 닮았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해외입양아라는 공통점과 동일한 나이 등등을 따져서 우리 쌍둥이가 아닐까?라는 의문을 가집니다.

어떻게 쌍둥이를 다른 집에 입양할 수 있을까?라는 불쾌함도 있지만 무엇보다 피붙이가 없다는 외로움을 느끼던 두 해외입양아가 쌍둥이일 수 있는 사실에 두 사람은 흥분합니다. 모르고 살았던 내 반쪽을 찾은 느낌이랄까요? 25년 평생 서로 존재를 모르고 살다가 쌍둥이 자매를 발견한 기쁨이 <트윈스터즈>에 자박자박 깔려 있습니다. 


그렇게 페이스북 채팅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 보고 싶어 하던 샘과 아나이스는 샘의 가족들이 아나이스가 있는 런던으로 찾아오면서 드디어 두 사람의 만남이 이루어집니다. 너무나 닮아서 누가 봐도 쌍둥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두 사람은 귀여운 표정도 pop이라고 하는 행동도 똑같이 따라합니다. 



시종일관 밝고 맑습니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 두 사람이 그냥 닮은 것이 아닌 쌍둥이임을 확인하게 되자 두 사람의 확신은 믿음이 되고 그렇게 믿기지 않는 스토리의 주인공이 됩니다. 다큐 <트윈스터즈>는 작은 소제목으로 이들의 변화되는 과정을 아주 자연스럽고 사랑스럽고 상냥하게 담습니다. 샘이 있는 미국으로 놀러 온 아나이스를 지나서 두 사람은 생모를 찾기 위해서 한국까지 찾게 됩니다. 



<모든 능력이 동일하지만 성격이 다른 샘과 아나이스>

너무나 닮아서 서로가 거울을 보는 것 같다노 말하는 두 주인공, 그러나 다큐를 보는 저도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닮아서 저 분이 샘인가? 저 분이 아나이스인가 자꾸 헛깔리더군요. 흥미롭게도 다큐를 계속 보면 두 사람의 차이점을 알게 됩니다.

모든 능력이 비슷한 두 사람이 다른 점이 있는데 그건 바로 성격입니다. 샘은 배우를 할 정도로 외향적인 성격이고 아주 밝습니다. 반면 아나이스는 좀 더 조용하고 감정 기복이 있습니다. 이런 차이는 개인 기질의 차이라고 할 수 있지만 환경의 차이일 수도 있습니다. 샘은 해외입양아라는 손가락질이나 따돌림이 없는 지역에서 살았고 아나이스는 해외입양아라는 따돌림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아나이스는 외동딸입니다. 반면 샘은 오빠가 2명이나 있습니다. 

이렇게 성격이 다른 점도 무척 흥미롭네요. 다큐가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자라온 환경이 이래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른 점은 또 있습니다. 샘은 2012년에 모국인 한국을 방문해서 친모를 찾아 봤고 아나이스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찾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런 아나이스에게 모국 방문을 추천한 샘, 드디어 두 사람은 세계한인입양아협회가 한국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에 도착합니다.  



<보는 내내 한국이 부끄러웠던 다큐 트윈스터즈>

그렇게 서울에서 생모를 찾지만 생모는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는지 이 두 딸을 거부합니다. 이해는 합니다. 죄책감에 쉽게 문을 열기 힘들었겠죠. 샘과 아나이스는 위탁모를 만나고 많은 도움을 준 한국 사람들을 통해서 큰 위안을 얻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입양되어서 공항에 도착한 이후의 삶만 삶으로 인정하던 샘과 아나이스가 공항에 도착하기 이전의 삶에서도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주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 따뜻함에 마음에 있던 불안감을 서서히 지워갑니다. 그리고 생모에게 그 따뜻함을 나눠주는 장면은 너무나도 아름다웠습니다. 

이 다큐 정말 맑고 아름답습니다. 아름답다고 한 이유는 또 있는데 다큐 전문 감독이 아닌 샘(사만다 푸터먼)이 직접 자신을 기록함을 넘어서 뛰어나면서 아름답고 다채로운 영상을 담았다는 것이빈다. 라이언 미야모토가 공동 연출하고 촬영을 했다고 하는데 다큐가 성기지 않고 꽉 차 있습니다. 



맑고 밝은 다큐 사랑스러운 다큐지만 보는 내내 우울했습니다. 혹시나 하고 검색을 해보니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인 한국은 여전히 해외로 많은 입양아들을 보냅니다. 2015년 미국으로 가장 입양이 많이 된 국가별 순위를 보면  중국, 에디오피아에 이어서 318명으로 한국이 3위입니다. 

중국, 에디오피아, 우크라이나, 우간다 등등은 모두 저개발국가들입니다. 그런데 세계경제규모 11위인 한국이 여전히 해외로 입양을 보낸다는 자체가 시쳇말로 "쪽팔립니다" 왜 우리는 먹고 살만한 나라임에도 해외로 입양아를 많이 보낼까요? 이는 국내에서 입양아를 소화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죠. 저출산이다 뭐다 해도 입양에 대한 강력한 거부감이 있습니다. 

특히, 미혼모의 자녀들이 대부분 해외로 입양됩니다. 부모에게 버림 받고 국가로 버림 받은 2번의 버림을 평생의 상처로 갖고 사는 해외입양아들, 이 다큐에서는 그마나 좋은 양부모님 만나서 반듯하고 바르고 열정적이게 사는 두 주인공이 나오지만 많은 해외입양아들은 자신의 정체성 때문에 고민을 하다가 마약을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등의 고통 속에 살고 있습니다.  

어디 우리가 해외입양아에 대한 시선만 그러겠습니까? 재일교포(자이니치)에 대한 우리의 시선도 비슷하죠. 그들은 우리 동포지만 한국인으로 인정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유일하게 해외동포를 인정하는 것은 성공한 동포입니다. 한국 입양아 출신 2명이 프랑스 장관직에 오른 것을 국내 언론은 대서특필하는 모습이 아주 역겹더군요. 국가가 버린 사람들인데 성공이라는 단어만 추켜세우는 모습에서 한국의 성숙되지 못한 사회임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네요. 


샘과 아나이스는 두 손을 꼭 잡고 다녔습니다. 저는 이 두 사람을 감싼 양부모님들과 가족들이 너무나도 성품이 따뜻하고 아름다운 사람임을 느낍니다. 나는 나 혼자가 아닌 주변 사람들과 가족으로 이루어졌으니까요.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샘과 아나이스를 버린 한국이지만 이 두 사람을 따뜻하게 품은 사람들 중에는 한국의 위탁모와 가이드 분도 있습니다. 

샘과 아나이스는 한국을 증오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자신과 같은 해외입양아들과 교류하면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도 아름답더군요. 요즘은 한국 정부가 해외입양아를 위한 사업을 많이 한다고 하니 그나만 좀 나은 편입니다. 그러나 애초에 이런 불행의 씨앗을 키우지 말아야죠. 그럼에도 이 불행이 엄청난 행운으로 돌아왔네요. 다큐 <트윈스터즈>는 그 행운을 가득 담고 있습니다. 


눈은 웃고 있지만 마음은 보는 내내 슬펐습니다. 저출산인 나라가 여전히 해외입양아를 만드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이 절 아프게 하네요. 샘과 아나이스에게 축복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매일 매일 행운이 가득 내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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