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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새로운 이야기는 좋으나 액션은 무뎌진 제이슨 본. 그래도 반갑다

by 썬도그 2016.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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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분들은 80년대 중반에 TV 시리즈로 본 시리즈를 먼저 봤습니다. '로버트 러들럼'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4부작 미국 드라마는 큰 화제가 될 정도로 놀라운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기억이 삭제된 첩보원이 자신을 죽이려는 동료나 국가 세력으로부터 도망치면서 자신을 왜 죽이려고 하는 지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중고를 아주 잘 그린 드라마였습니다.

워낙 스토리가 강렬하다 보니 아직도 그 드라마가 떠오르네요. 그 드라마의 이름은 원작 소설의 이름인 '본 아이덴티티'였습니다. 이 '본 아이덴티티'가 2002년 맷 데이먼 주연의 3부작 영화로 재탄생합니다. 그렇게 본 시리즈는 2002년 본 아이덴티티, 2004년 본 슈프리머시, 2007년 본 얼티메이텀을 끝으로 종결이 됩니다. 

이 본 시리즈는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각인된 액션 영화입니다. 다른 영화의 액션에도 큰 영향을 줄 정도로 근접 액션과 흔들어 찍기라는 새로운 영상을 접목 시켜서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아주 잘 담았습니다. 그렇게 본 시리즈는 봉인되는 줄 알았는데 40대가 된 '맷 데이먼'이 다시 본으로 돌아왔습니다


빅 브라더 세상에 대한 경각심을 담은 새로운 스토리

원작 소설을 본 시리즈 3부작으로 다 소진했기에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했습니다. 새로운 이야기는 이전 시리즈와 동일하게 아버지에 대한 복수와 함께 빅 브라더 이야기를 녹입니다. 먼저 빅 브라더 이야기부터 하면, 로버트 드웨인(토리 리 존슨 분) CIA 국장은 거대 SNS왕국을 만든 IT업계의 거물인 애런을 통해서 모든 사람들을 인터넷과 SNS로 감시하는 빅 브라더 왕국을 꿈꿉니다. 명분은 강력합니다. 좀 더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개인 사생활을 엿보고 있다가 위험한 행동이나 언어나 테러의 조짐이 보이면 검거를 하기 위해서죠. 

이는 표면적인 명분이고 그렇게 모든 사람들의 사생활을 엿볼 수 있게 되면 정적이나 야당 또는 반체제 인사들을 감시하는 감청 도구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명백한 위법행위이자 개인 사생활 침해입니다. 모든 국민을 예비 범법자로 설정해 놓고 관리 감독하려는 반민주주의적인 행동입니다. 

이런 아이디어는 영화에서도 거론되는 '스노든' 때문입니다. 2013년 '스노든'은 미국의 국정원이라고 할 수 있는 NSA가 국민들을 사찰했다는 것을 폭로합니다. 영화 <제이슨 본>은 스노든 이후의 빅 브라더를 지향하는 CIA를 그리고 있습니다. 


한편, 제이슨 본은 길거리 싸움을 하면서 근근히 돈을 벌면서 조용히 살고 있습니다. 그런 그에게 예전 동료인 니키 접선을 합니다. 니키는 CIA본부를 해킹해서 본을 탄생하게한 트레드스톤 프로젝트 파일을 USB에 담습니다. 그 안에는 제이슨 본이 탄생하는 과정과 아버지의 죽음에 관한 내용까지 있습니다.

이에 본은 다시 복수의 칼을 갈고 아버지를 죽인 놈을 찾아서 전 세계를 누빕니다. 
새로운 내용이고 시의성이 무척 좋습니다. 특히, 영화 첫 액션 장면인 그리스 시위는 불안정한 세상을 잘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빅 브라더 이야기와 제이슨 본의 복수가 서로 엉키지 않고 따로 달립니다. 제이슨 본은 빅 브라더고 국민 사찰 따위 관심이 없고 오로지 자신의 아버지가 죽은 이유와 죽인 놈만 쫒습니다. 이렇게 2개의 이야기가 따로 진행되다 보니 이야기의 집중도는 후반으로 갈수록 더 떨어집니다. 

차라리 이전 시리즈처럼 본의 복수, 본의 기억찾기만 담지 2개의 이야기를 동시에 출발 시키니 산만하기만 합니다. 
사실, 이 본 시리즈는 본의 기억찾기와 복수라는 2가지만 있어서 집중하기 좋았는데 괜히 빅 브라더 이야기까지 건드렸네요. 물론, 빅 브라더에 대한 이야기는 시의성이 무척 좋고 우리가 한 번 생각해봐야 할 사안이긴 합니다만 본 시리즈와 어울리지 않습니다. 


비슷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전 시리즈처럼 CIA 안에서도 본을 지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설정은 비슷합니다. 이 점은 본 시리즈의 향수를 다시 느끼게 하네요. 그러나 갑자기 창조한 듯한 느낌의 스토리는 구멍이 많이 보입니다. 



시종일관 흔들리는 핸드 핼드 촬영이 오히려 식상하고 방해만 된다

본 시리즈가 액션 영화계에서 큰 영향을 준 이유는 2가지입니다. 하나는 근접 액션시에 가장 효율적인 무술을 하는 것과 또 하나는 시종일관 핸드 핼드로 액션의 긴박감을 담았습니다. 본 시리즈 이후 많은 액션 영화들이 고정된 카메라가 아닌 어깨에 매고 카메라를 사정없이 흔들어서 액션을 보다 크고 강력하게 보이게 했습니다. 

이 흔들어 찍기는 액션 장면에서만 사용했는데 <제이슨 본>에서는 액션이 없는 장면에서도 흔들어서 찍습니다. 
영화 전체가 그냥 다 흔들어 찍은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과도한 줌인과 줌아웃, 흔들기 그리고 익스트림 클로즈업까지 과장된 카메라 워크가 영화 보는데 가장 큰 방해 요소가 됩니다. 

제가 놀란 것 중 하나는 예고편에 나온 멋진 액션 장면을 어떻게 편집을 했는지 한 방에 넉다운 시키는 그 장면도 다른 각도로 담기고 라스베이가스에서 차량 수십대를 밀고 나가는 강력한 액션 장면도 흔들어 찍어서 무슨 액션인지 감도 안 오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는 감독의 연출에 큰 문제가 있습니다. 이렇게 모든 액션과 모든 장면을 흔들어 찍으면 액션의 정밀도나 세세함은 다 흔들어서 날려 버리게 됩니다. 적당히 써야죠. 아무리 흔들어서 찍기로 유명한 본 시리즈지만 너무 과했습니다. 

또한, 액션도 많지 않습니다. 초반, 그리스에서 액션과 후반 라스베이가스 액션이 있는데 둘 다 밤에 촬영한 액션이라서 그런지 색이 예쁘지가 않습니다. 또한, 큰 긴장감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근접 액션의 화려함도 많이 떨어지네요. '맷 데이먼'이라는 배우 무척 좋아합니다. 그래서 동네 아는 형이 나온 영화 본다는 심정으로 봤는데 기대에 미치지는 못하네요. 오히려 예고편에 나온 액션 장면이 더 보기 좋네요. 예고편과 실제 영화가 이렇게 다른 영화도 참 오랜만에 보네요. 

창의적인 액션과 앵글이 사라지고 전작을 그대로 따라하는 선에서 그치는 점도 아쉽네요


다만, 여전히 해킹과정과 그걸 방어하는 과정의 정밀하고 흥미로운 묘사와 추격을 따돌리는 제이슨 본의 임기응변 액션과 명석한 두뇌와 액션을 통한 침투 및 CIA조직을 들었다 놓았다하는 파괴력은 좋네요. 

<제이슨 본>은 본 시리즈에 먹칠을 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냥 밍밍합니다. 여러모로 40대 중후반이 된 '맷 데이먼'의 적어진 액션이 안타까우면서도 아쉽습니다. 그러고 보면 '톰 크루즈' 아저씨가 특이한 배우입니다. 꼭 보라고 말하긴 힘드네요. 그래도 그런대로 시간 때우기용으로는 괜찮긴 합니다. 그래도 제이슨 본을 다시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별 반개는 더 줍니다. 


별점 : ★★★
40자평 : 중간간부가 오랜만에 필드에서 헉헉거리면서 영업을 뛰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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