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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고객의 시간을 잡은 교보문고와 스타벅스의 영리한 전략

by 썬도그 2016.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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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의 상대는 아이다스가 아닌 닌텐도라는 발칙한 주장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궤변인가 했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게 맞는 말입니다. 나이키 상대가 닌텐도인 이유는 고객의 시간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닌텐도DS 게임기 때문에 밖에서 뛰어 놀지 않으니 운동화를 덜 사게 된다는 주장입니다.

따라서 나이키의 상대는 닌텐도가 맞습니다. 세상이 크게 변하고 있습니다. 경쟁 회사가 아닌 회사가 경쟁 회사가 되고 있습니다. 온라인 게임 회사와 출판사가 경쟁 상대가 되고 영화관과 여행사가 경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전혀 상관 없는 듯한 두 산업이 경쟁을 하는 이유는 고객의 시간 때문입니다. 우리 인간은 물질의 풍요를 이룩했지만 시간의 풍요는 이루지는 못했습니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오히려 시간이 모자르는 시대가 되고 있네요.


고객의 시간을 잡은 교보문고

종로에 나가면 자주 들리는 두 서점이 있습니다. 한 곳은 영풍문고이고 또 한 곳은 교보문고입니다. 두 대형서점은 비슷비슷해서 지나가는 길에 걸리는 곳을 주로 갑니다. 

그런데 최근에 전 주로 교보문고만 갑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편안함을 제공하는 교보문고와 어서 나가길 바라는 영풍문고 시선 때문입니다. 영풍문고는 큰 잘못을 했다기 보다는 교보문고가 대변신을 했기 때문입니다. 


교보문고는 최근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통해서 큰 변신을 했습니다. 리모델링한 후에 찾아간 교보문고는 서점이 아닌 거대한 도서관이었습니다. 한 가운데요 거대한 원목을 잘라서 만든 초대형 테이블이 있고 누구나 쉽게 여기서 책을 읽을 수 있게 했습니다. 

이에 반대 여론도 꽤 있었습니다. 저렇게 도서관 식으로 변신을 하면 누가 책을 사냐고 하죠?
하지만 자주 가는 곳에서 책을 사지 한 번도 안 가는 곳에 가서 책을 사지 않습니다. 따라서, 책을 구매하지 않고 테이블에서 책을 읽는 경험을 한 사람은 또 다시 교보문고에 가서 책을 읽으러 갑니다. 그렇게 계속 읽기만 하면 분명 교보문고에게는 손해겠지요. 그러나 책을 읽다가 이 책은 집에 가서 읽어야겠다라고 생각되면 자연스럽게 구매를 합니다.

물론, 서점 입장에서는 하루 종일 테이블에 앉아서 책만 읽으면서 사지 않는 악성 고객이 있긴 하지만 그런 악성 고객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 악성 고객 잡겠다고 다른 고객 내쫒는 행동은 더 안 좋은 행동이죠. 

이런 교보문고의 대변신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타임 마케팅'입니다. 즉 고객의 시간을 소유하는 기업이 성공한다는 생각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입니다. 실제로 해외 몇몇 서점들이 카페식으로 개조한 후에 오히려 매출이 더 올랐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교보문고는 책 구매하기 편하게가 아닌 책 읽기 편하게 하기 위해서 조명 조도도 낮추고 각 책장마다 작은 테이블을 만들어서 책을 편하게 서서 읽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편의를 제공 받은 저는 교보문고만 가지 영풍문고를 가지 않습니다.

당연히 책도 교보문고에서 구매를 하죠. 



노트북 유저들을 잡은 스타벅스

흔한 스타벅스 풍경입니다. 노트북으로 공부하고 작업하는 모습입니다. 저도 블로깅을 외부에서 급하게 할 때 찾는 곳은 스타벅스입니다. 스타벅스는 노트북 유저들의 천국입니다. 무료 와이파이와 전기 콘센트가 무료로 제공됩니다. 

문제는 1인 노트북 유저들이 많아지면 회전율이 낮아서 스타벅스 수익이 뚝 떨어집니다. 이에 스타벅스는 창가라는 풍경이 좋은 자리에 1인석을 배치해서 수익율 저하를 막아내고 있습니다. 그럼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예 1인석을 다 없애서 노트북 사용자를 모두 물리치는 게 더 낫지 않나?"
그러나 저 같이 노트북 사용하기 위해서 카페에 들리는 사람들은 가까운 스타벅스를 찾지 노트북 사용할 수 없는 커피빈 같은 곳 가지 않습니다. 따라서, 노트북 유저들도 끌어 들여서 수익을 내는 것이 스타벅스 수익에 더 도움이 됩니다. 


노트북 유저를 배척하는 곳이 커피빈입니다. 커피빈은 대부분의 매장에서 와이파이가 터지지 않습니다. 여기까지는 이해가 가지만 전원콘센트도 없어서 휴대폰 충전도 못합니다. 



노트북 유저들의 천국인 스타벅스와 노트북 유저들이 가지 않는 커피빈을 비교해보면 매출이나 고객 만족도에서 스타벅스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스타벅스는 커피 파는 커피숍이지만 최근에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를 하고 있습니다. 커피를 파는 곳이 아닌 커피도 파는 곳으로 변신을 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이 쉽게 찾아서 휴대폰 충전도 하고 노트북 사용도 쉽게 할 수 있게 해서 커피 마시러 가는 곳을 지나서 노트북도 하고 스마트폰 충전도 하는 공간으로 변신을 하고 있습니다.

즉, 너와 내가 만나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고객의 시간은 한정 되어 있습니다. 그 시간을 잡기 위해서 교보문고와 스타벅스는 고객이 좀 더 머무를 수 있도록 자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반면 영풍문고와 커피빈은 구매를 끝냈으면 어서 나가라는 모습으로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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