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영화를 참 좋아합니다. 인간의 상상력을 녹여서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을 가능케 하기 때문에 좋아합니다. 여기에 예측 불허의 놀라운 이야기가 녹여져 있어서 좋은 것도 있습니다. 또한, 미래에서만 가능한 도구나 기술들을 미리 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런데 SF영화를 보다 보면 모니터 스크린에는 파란색이 많이 보입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이에 대해서 99% Invisible이 SF영화에서 스크린이 왜 파란색인지를 분석한 글을 소개했습니다.
원문 : http://99percentinvisible.org/episode/future-screens-are-mostly-blue/
SF 매니아이자 디자이너인 Chris Noesse씨와 Nathan Shedroff씨는 몇 년에 걸쳐 현대의 디자인과 SF 영화의 디자인을 공부하고 SF 영화의 디자인을 참고로 성공하는 디자인을 안내하는 책 'Make it so : Interaction Design Lessons from Science Fiction'을 출간했습니다.
위 이미지는 1968년부터 2011년까지의 SF 영화에 등장하는 인터페이스의 색상을 측정하고 평균 색상을 추출하여 도식화한 이미지입니다. 1977년이나 1989년 1991년 등만 빼면 대부분은 파란색 인터페이스가 많네요. 인터페이스란 우주선의 계기판 같은 것들이죠.
위위 이미지가 대표적인 인터페이스입니다.
SF 영화에서 파란색이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서 Noesse씨는 '자연계에서 존재하지 않는 푸른 빛은 자연스럽지 않고 신비롭기 때문에 인공의 인상을 주기 위해서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실제 미래에 인터페이스가 대부분 파란색이 사용된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허구죠. 그러나 허구가 아닌 것도 있습니다.
Noesse씨에 따르면 SF영화의 디자인은 현대 디자인의 상호 작용에 의해서 탄생되기 때문에 현대 제품을 디자인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영화를 보면 그 당시의 전자공학 기술이 발전하면 SF영화 속 기술도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근미래를 다룬 영화 브라질에서 LCD모니터가 아닌 CRT모니터 앞에서 작업을 하는 모습 등은 어울리는 모습이 아니지만 당시는 CRT 기술이 대세여서 CRT가 나옵니다.
스타트랙 1968(왼쪽), 스타트랙 1987년(오른쪽)
<모토로라 MicroTAC>
스타트랙도 대표적입니다. 수십 년간 시리즈로 이어가다 보니 현대 기술에 따라서 영화속 우주선의 인터페이스가 변합니다. 터치스크린도 LCD디스플레이 개념이 없었던 60년대는 버튼식 인터페이스였다가 1987년에는 스마트폰처럼 터치스크린식으로 변경됩니다.
그러나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현대 기술을 선도하는 SF영화들도 있습니다. 허공에 손을 움직여서 화면을 키우고 줄이고 분석하는 기술은 2002년 개봉 당시에는 꿈과 같은 기술이었지만 지금은 몇몇 기술은 실현되었습니다. 이런 것이 또 있습니다.
이에 모토로라 디자인팀은 아르곤 국립 연구소에 조언을 구합니다. 이에 연구소는 영화 스타트랙에서 승무원들이 쓰는 단말기처럼 단말기를 아래로 여는 플립 방식이 아닌 위로 여는 폴더 방식을 제안합니다. 그리고 이 위로 여는 방식을 최초로 재현한 스타텍(StarTAC)을 선보입니다.
<모토로라 스타텍>
이 스타텍은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대박이 납니다. 제 기억으로는 1998년 전후에 이 스타텍은 있어빌리티의 대명사였습니다. 작고 얇고 위로 여는 방식은 혁신 그 자체였죠. 이후 삼성전자 등이 폴더폰을 내놓았지만 같은 폴더폰일 뿐 스텍의 아우라를 따라잡지는 못했습니다.
이후 세상은 플립폰이 아닌 폴더폰으로 흐름이 바뀌었고 슬라이드폰이 나오기 전까지 거의 대부분의 휴대폰이 폴더폰이었습니다. 이렇게 SF 영화는 근 미래에서 먼 미래를 그리고 있지만 그 세상이 현재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서 우리의 삶에 영향을 주거나 우리의 삶이 SF영화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