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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짧지만 많은 사유를 던지는 단편영화 그와 그녀의 카메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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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많은 사유를 던지는 단편영화 그와 그녀의 카메라

썬도그 2016. 2. 17. 17:28

사진에 대한 영화들을 언제 싹 정리해서 소개하고 싶을 정도로 사진에 관한 영화를 즐겨 찾아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본 사진에 대한 영화 중 재미와 사진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은 영화는 '연애사진'입니다. 그런데 이와 비슷하지만 다른 단편 영화가 눈길을 끄네요. 일단 이 영화에 대한 제 생각이나 의견 없이 감상해 보세요. 10분 짜리 단편 영화인데 재미도 좋고 의미도 좋고 영상도 좋습니다. 



이 단편영화는 최승현 감독이 만들었습니다. 내용은 담백하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네요. 그럼 제 생각을 펼쳐보겠습니다.



사진을 성공하려고 찍나?

사진은 하나의 도구이자 결과물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걸 마치 삶의 최종 목적물로 여기는 꼰대들을 주변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와 다른 사진 또는 남들과 다른 사진을 찍으면 왜 그래?라는 놀란 눈으로 쳐다 보죠. 쨍하고 아름다움만 추구해야 한다는 무슨 당의성이 있는지 사진 촬영 하는 방법을 메뉴얼처럼 정해놓고 이렇게 저렇게 찍어야 한다고 충고를 합니다.

사진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이렇게 저렇게 찍어야 한다고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그건 자기 생각을 강제 주입하려는 꼰대들이나 하는 짓이죠. 카메라 작동법과 안정적인 구도나 표현법을 가르쳐주는 것으로 그쳐야 합니다. 미술 학원에서 그림 그리는 방법을 알려주지 뭘 그리고 이렇 것 그리고 저런 것은 그리지 말라고 하지 않습니다. 아니 그런 미술 학원이 있습니다. 그런 미술 학원은 바로 '입시 미술 학원'입니다. 

사진학과를 목표로 한다면 뭘 찍고 안 찍고를 가르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취미로 사진 찍는 사람에게 이런 거 찍고 이런 건 찍지마 하는 것 자체가 폭력입니다. 그런데 우리 주변엔 자기가 폭력을 행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그와 그녀의 카메라'에서 그녀는 작은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피사체를 찾고 일상에서 흥미거리를 찾습니다. 그러나 남자 친구는 욕심이 없다면서 비난을 합니다. 저런 남자 친구 같은 사람들이 카메라는 필름 카메라가 좋다느니 디지털 카메라가 좋고 어떤 브랜드가 좋다느니 하는 말을 많이 자주합니다. 다 각자 자기가 알아서 사는 것이고 각자 추구하는 성향에 따라 카메라를 구매합니다. 그리고 사진 욕심에 유명 출사지에 가서 야! 비켜라고 막말을 하죠. 

남이 뭘 찍건 무슨 카메라를 쓰건 어떤 사진 스타일을 추구하건 제발 좀 냅두고 당신 사진이 왜 그리 맘에 안드는지나 깊이 생각했으면 합니다.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에 대한 예찬

"디지털 카메라는 지우기 위해 찍지만 필름 카메라는 채우기 위해 찍는다"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에 대한 예찬이 참 많습니다. 예찬을 하는 것은 공감하는데 예찬을 넘어서 디지털 카메라를 폄하하는 사람들은 싫습니다. 그냥 내 것이 좋다라고 하면 될 것을 내 것이 좋은데 니것은 후졌어라는 식은 반감만 일으킵니다. 필름 카메라가 너무나도 좋았으면 세상 사람들이 필름 카메라를 쓰지 디지털 카메라를 쓰지 않죠. 필름 카메라의 효용성 보다 디지털 카메라가 주는 효용성이 더 좋기에 사람들이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합니다.

다만, 필름 카메라의 장점도 꽤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즉시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필름을 촬영한 후 현상, 인화라는 과정을 거쳐야 내가 촬영한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바로 바로 내 사진을 볼 수 없고 필름 가격 때문에 한 장을 촬영해도 좀 더 집중하고 많은 생각 끝에 셔터를 누릅니다. 디카의 연사는 사진기자 아니면 꿈도 꾸기 힘들죠. 

여자 주인공은 필름 카메라는 채우기 위해 찍는다고 예찬을 합니다. 공감 가는 대사입니다. 디지털 카메라는 지우기 위해 찍는다는 말은 디지털카메라는 0으로 수렴하는 비용이 들기 때문에 사진을 남발합니다. 그리고 그중에서 몇 장의 사진만 남기고 지우죠. 저같이 흔들린 사진 아니면 몽땅 저장하는 수집벽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필요 없는 사진은 쉽게 지웁니다. 쉽게 지울 수 있기에 쉽게 찍는 것도 있습니다. 잘못 찍으면 지우고 다시 찍으면 되지라는 느슨한 생각이 사진 실력을 더디게 올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살짝 드네요. 그렇다고 전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디지털 카메라를 필름 카메라처럼 사용하면 되니까요. 물론 이 생각은 쉽게 지켜지기 어렵습니다.

이 단편 영화 <그와 그녀의 카메라>에서 그와 그녀와 연인 관계였던 남자와 여자는 디지털 카메라처럼  쉽게 사랑을 지워버립니다. delete키를 누르는 간편함처럼 쉽게 헤어짐을 전송합니다. 이 단편 영화는 그 점을 두 남녀 주인공을 통해서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이 호흡으로 좀 더 긴 중편을 넘어 장편 영화도 도전해봤으면 합니다. 메시지 전달력이 무척 좋은 감독님이시네요


1과 1/2

90년대 히트곡인 1과 1/2은 남녀의 심리 차이를 잘 묘사한 노래입니다. 자고로 여자는 헤어지면 전 남친에게 줬던 자신의 반쪽을 다 찾아서 다른 남자를 찾으러 떠나지만 남자는 전 여자친구에 준 내 반쪽을 찾아오기 힘들어 합니다. 대체적으로 여자들이 맺고 끊는 것을 아주 잘합니다. 그래서 헤어지면 잘 정리하죠. 반면, 남자는 이전 여자친구에 대한 미련과 집착이 강합니다. 

그래서 남자들이 첫 사랑을 여자들 보다 더 못 잊는다고 하잖아요.
<그와 그녀의 카메라>에서 여자는 남자 친구와 헤어지자 과감없이 카메라를 팔아 버립니다. 사진을 포기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필름 카메라 촬영을 그만 두는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남자는 여자 친구가 떠나자 그제서야 여자 친구가 권한 필름 카메라를 구매합니다. 

두 사람은 그렇게 거리에서 만나게 되는데 이 부분은 사실적보다는 환타지 가루를 많이 뿌렸네요. 따지고 보면 사진도 환상이죠. 우리가 셀카를 찍고 가장 맘에 드는 포즈만 남기는 그 자체가 환타지죠. 남들이 보는 실제의 나는 내 셀카 사진보다 반 정도로 못생겼거든요. 

아무튼 카메라를 매개체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좋은 단편 영화네요. 즐겁게 감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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