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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자라는 슬픔을 스스로 가위질해서 자르는 밀양

by 썬도그 2007.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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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말도 안되는 버거운 슬픔을 지켜 보고 있으면 입에 욕을 한움큼 쥐게 됩니다.
세상의 바다는  사람들의 슬픔의 눈물로 채워진듯 합니다.

영화 밀양을 봤습니다. 개봉하고  칸느에서 상 받을때도 먼발치로   영화 대단한갑디에~~ 라고 바라만
보다 오늘  철지난 해수욕장에가 지난 여름 깨진 병조각이 듬성듬성 박힌듯한 해변가  파라솔밑에서
본 느낌입니다.


정말 슬픔을 곱배기로 시켜놓고   한사발 들이키다가   욕한바가지 뱉어낸 느낌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런 사랑이 있다라는 포스터의 문구가  더 욕 나오게 하나에요


이런 사랑이요?  어떤 사랑이요?  송강호씨가  전도연에게 펼치는  인간의 사랑이 아닌 신적인 사랑이요?
영화 밀양엔 사랑 같은거 안보입니다.

네 사랑을 베풀긴 하지요    유괴범에게 신의 사랑을 전달하러 어머니가 배풀지만  거부당하지요.
나랑 계약한 신이  이중계약을 해 버린것입니다.   아니 나에게 각서쓰고 믿게 해놓고  다른 사람에게
이중 각서를 쓰다니요.   나에게  슬픔과 고통을 준 사람에게도 사랑을  자기 명의도 없이 줘 버리다니요.

이게 말이 되나요?


남편의 바람도 무시하고 인정 안하는 여자입니다.  그냥 세상은 그래도 아름답고   적어도 자식앞에서는
아름답다고 말해야 하는 어머니입니다.    어느 어머니가 어린 자식에게 더 살아봐야 세상 지랄 같은곳이니까
그냥  니 알아서 살라는것이 아니라  그래도  세상은 아름다우니까  살아보자고 한 어머니입니다.

우리 준~~~ 준을 위해서라면 자기 몸뚱이 헤어져도  괜찮은게 어머니인데  감히 신따위가 이중각서를 쓰다니요.

영화 밀양을 보면서 기분이 참 드러웠습니다.

이창동 감독을 욕했습니다.

이창동 감독의 전작인  초록물고기를 봤을때도  박하사탕을 봤으때도  슬픔을 쏟아냈지만  이런 슬픔은
정말 거북살 스럽네요.


현실이란게 그런것 같습니다.  그곳에 사는 사람은 모르지만 외지인은  그 도시의 뜻을 헤아리면서
의미를 가지고 찾아왔는데  그곳에  현실에 너무 쩌든  사람이 하나 있습니다.  송강호..  그는 너무
현실에 쩌든 사람입니다. 뭐든 두리둥실하지요.  하지만 신애(전도연분)의 슬픔엔 현실을 넘어 신의 사랑을
배풉니다.  그런 사랑도  신애는 거북해 합니다.

남편의 죽음이란 현실을 피하기 위해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도피적인 삶을 사는 곳으로 밀양을 찾아 왔는데
 그곳에서 또 다른 악연을 만듭니다.  그 악연을 무서워 합니다. 살해범을 봤을때 신애는 먼저 고개를 돌립니다.
오히려 당당한 살해범.    내가 피해자인지만  먼저 외면합니다.  신애는 자기 아들이 죽은 사실조차도 외면
할려고 합니다. 한숨 자고나면 개운해 질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건 꿈이지요.  현실엔  남편과 자식을 잃은 어미의 울분을 등에 달고 지냅니다.



영화 밀양의 마지막 장면이 없었다면 욕만 하다가 끝났을 뻔 했습니다.
신애는  자르다 만 머리를   자기 스스로 자릅니다.  슬픔은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안하면 스스로 자라는
생명체 입니다.   슬픔이 자라면 자라는 만큼  스스로 잘라 내야 합니다. 남이 잘라주지 않습니다.


영화 밀양   슬픔만 한가득 흘러가는 강물에 뿌리는군요.   마지만 씨퀀스에   신애가 머리 자르는 장면이
없었다면  이 영화  다른 누군가에게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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