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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돈 먹은 오락기계 같은 영화 픽셀

by 썬도그 2015.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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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볼거리, 먹을거리, 놀거리가 천지삐까리지만 80년대 청소년의 유희는 거의 없었습니다. 롤러장이 있긴 하지만 양아스런 아해들의 전유공간이었습니다. 유일한 청소년들의 해방구는 전자오락실이었습니다. 학교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몽땅 푸는 곳이 바로 전자오락실이었습니다.

갤러그, 인베이더, 제비우스, 방구차, 팩맨, 보글보글, 동킹콩 등등 하교 시간을 1시간 이상 늦춘 전자오락실에 대한 추억은 현재의 3,40대 분들에게 아주 많을 것입니다. 특히 보글보글과 테트리스가 나오기 전까지는 전자오락실은 10대 소년들의 전유 공간이었기 때문에 현대의 3,40대 남자들의 추억의 공간입니다. 이 전자오락실의 클래식 아케이드 게임을 소재로 한 영화가 픽셀입니다. 


소재는 와우! 영화는 에휴!

하늘에 뜬 일명 똥파리라고 불리는 거대한 갤러그에서 수많은 80년대 클래식 아케이드 게임 주인공들이 쏟아져 나와서 지구를 정복한다는 기가 막힌 소재에 쾌재를 불렀습니다. 추억팔이라고 약 올려도 상관 안 합니다. 내 10대 추억의 2할 이상을 차지하는 오락실 친구들이 스크린을 종횡무진 누비는 그 광경만 봐도 기분이 좋습니다. 

영화가 시작하면 1982년 아케이드 게임 대회 장면이 나옵니다. 주인공인 샘 브레너(아담 샌들러 분)와 불꽃 싸다구라는 애칭을 스스로 만든 에디 플랜트(피터 딘클리지 분)가 게임 대회 결승에 맞붙습니다. 결승 게임 종목은 동킹콩, 이 동킹콩 게임 대결에서 샘 브레너는 안타깝게도 에디에게 집니다.  이 1982년 게임 결승 장면은 나사에서 지구인의 일상을 담은 영상에 담아서 우주로 쏘아 올립니다. 


그렇게 게임 잘하던 샘 브레너는 나이 들어서 전자제품 설치기사가 되어서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샘 브래너의 친구인 월 쿠퍼(케빈 제임스 분)는 평범하지 않은 대통령이 됩니다. 이런 설정은 무리수라고 할 수 있지만 이 영화의 후반의 무리수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입니다. 

그렇게 우주로 쏘아 올린 게임 대회 영상을 외계인들이 받아보게 되고 외계인들은 자신들에 대한 협박 영상으로 오해해서 게임 영상 속의 게임 캐릭터를 이용해서 지구를 침공합니다. 이런 다소 황당한 줄거리는 용인할 준비가 충분히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그럴싸하게 포장을 해줘야 몰입도가 높을 텐데 이 영화 조악한 스토리는 한숨과 함께 고개를 흔들게 되네요. 


80년대 인기 게임을 영화로 만든 픽셀, 스토리도 80년대 

많은 분들, 특히 3,40대 아저씨들의 추억인 오락실 친구들을 영화로 만난다는 자체가 아주 기발한 영화입니다. 예고편에서 팩맨이 뉴욕 거리를 질주하면서 소방차를 먹어 치우는 장면은 짜릿할 정도입니다. 영화 픽셀은 예고편에 나온 장면이 액션의 대부분입니다.

외계인이 귀여운 게임 캐릭터로 변신해서 침공을 하면 가장 먼저 미 공군과 육군이 출동해서 대결을 하는 것이 수순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 제작비가 많지 않은 지 기본적으로 외계인들의 파괴력을 보여주는 탱크나 전투기 출격 장면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보여주는 것은 타지마할 파괴 정도만 보여주고 시작합니다.

외계인들은 아케이드 게임처럼 50원을 넣고 3번의 생명을 주는 아케이드 게임 룰을 적용해서 3번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면 지구를 파괴하겠다는 메시지를 80년대 익숙한 TV 속 스타를 통해서 말해줍니다. 초반의 기세는 아주 좋았습니다. 80년대 히트송을 배경음으로 깔면서 80년대 추억팔이를 제대로 하는 듯합니다. 또 하나의 '갤럭시 오브 가디언즈'가 도착한 듯했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 단언컨대. 액션 영화라고 하기에는 액션이 너무 적습니다. 지네들과 싸우는 액션, 팩맨과 싸우는 액션, 동킹콩과 싸우는 액션과 소소한 캐릭터들과 싸우는 액션이 전부입니다. 예고편에 나온 액션 장면의 거의 대부분이기 때문에 중간  중간 지루합니다.

영화의 주된 내용은 40대 루저 같은 삶을 사는 샘 브래너와 러드로우가 어린 시절 뛰어난 손놀림(?)으로 우주 똥파리로부터 지구를 지켜낸 게임 실력으로 지구를 구한다는 내용이지만 긴장감은 하나도 들지 않습니다. 이는 아이들과 함께 보기 좋은 요소입니다. 특히, 건물 파괴 등의 모든 장면이 픽셀화 되어서 파괴되고 귀여운 게임 캐릭터들이 나오기에 시종일관 액션의 톤은 밝고 경쾌합니다.

다만, 이 영화가 액션 보다는 이혼녀과 주인공의 로맨스가 궁상 맞을 정도로 많다는 데 있습니다. 뭐 흔한 로맨틱 코메디 법칙을 따르고 있다고 하지만 예상에서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되는 스토리는 맥이 풀립니다. 여기에 게임만 하던 찌질이가 지구를 구한다는 설정도 진부하기만 하네요. 전체적으로 스토리도 80년대 스토리라고 할 수 있네요. 

물론, 요즘도 조악한 스토리의 영화들이 계속 나오고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조금이라도 차별성을 두려고 노력들을 하는데 영화 픽셀은 그런 모습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뻔한 스토리로와 개연성 없고 뚝뚝 끊기는 스토리는 외계인이 아무리 귀여눈 게임 캐릭터로 공격을 한다고 해도 지구 멸망을 놓고 한 판 대결을 하는데 큰 긴장감이 없습니다. 


유일하게 웃었던 장면은 테트리스가 뉴욕시청 건물을 한층 씩 무너트리는 장면입니다.
저는 이런 장면을 많이 예상했습니다. 팩맨이 게임 속 배경과 비슷한 뉴욕시내의 바둑판같은 거리에서 자동차를 먹어 치우면서 지나가는 장면을 지나서 테트리스가 건물을 한 층씩 먹어 치우는 모습. 슈퍼마리오가 버섯을 먹고 크기를 키워서 사람들을 픽셀로 만들어서 파괴하는 장면이나 갤러그가 주인공을 납치해서 모선으로 데리고 가는 장면 등등 그 수 많은 80년대 유명 게임 캐틱터들을 이용한 액션 장면을 기대했지만  그런 장면은 거의 없네요

아무래도 저작권 문제 때문인 것 같기도 하지만 좀 더 머리를 썼으면 유명 게임 캐릭터 2,3개로 선택과 집중을 했으면 더 흥미로웠을 것입니다. 


그나마 동킹콩이나 지네 그리고 팩맨과의 대결 장면은 볼만 합니다. 그러나 영상은 아주 잘 재현을 했는데 효과음이나 배경 음은 거의 사용하지 않네요. 아케이드 게임은 캐릭터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고 게임 효과음과 배경 음악이 삼위일체로 합쳐져야 합니다.

영화 픽셀은 게임 효과음까지는 약간 사용하지만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배경 음악은 아예 사용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동킹콩과의 대결 때 점프를 하면 호야 호야! 하는 소리 같은 것이 나지 않습니다. 뭐 이건 약간의 아쉬움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액션이 약하다는 것은 큰 아쉬움이네요. 


아빠들의 호주머니를 털 목적으로 만든 듯한 영화 픽셀

많은 3,40대 아빠들이 아들 손을 잡고 이 영화를 보려고 합니다. 실제로 영화는 아빠들을 위한 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전 아빠들과 요즘 아빠가 다른 점은 요즘 아빠들은 아이들과 연결고리가 있습니다. 바로 게임입니다. 집에 있는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엑스박스 같은 게임기 또는 PC나 모바일 게임으로 아들과 딸과 함께 게임을 합니다. 

세계 공통어는 영어이지만 세대간의 연결 언어는 게임입니다. 
아빠와 아이가 함께 보게 만든 영화가 픽셀입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엄밀하게 말하면 아이들을 위한 영화라기 보다는 아빠를 위한 영화입니다. 아이들이 동킹콩이나 팩맨 그리고 지네 게임을 잘 알지 못합니다. 접해보지도 못했고 접했다고 해도 지금은 그렇게 재미있는 게임은 아닙니다. 동킹콩에 최초로 등장한 장수 캐릭터인  슈퍼마리오라도 나왔으면 아이들도 함께 즐거워하겠지만 오로지 80년대 히트하고 사라진 게임들만 등장합니다. 
여기에 80년대 영상과 음악은 아이들은 거의 모릅니다. 



따라서 아이들과 함께 볼만한 요소인 귀여운 캐릭터와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은 액션 장면은 좋으나 전체적으로는 액션도 약하고 진부한 로맨스와 80년대 추억팔이 등은 아빠들을 위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추억을 제대로 팔지도 못하고 후반으로 갈수록 지루해지는 액션과 스토리는 아쉽기만 하네요

역시 아담 샌들러가 주연으로 나오는 영화는 A급 되기 힘든가 봅니다. 유치한 로맨스 대신에 게임을 인생에 빗댄 요소를 좀 더 가미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전 돈 먹은 오락기계 같은 영화였습니다. 


40자평 : 50원을 넣고 3판을 예상했는데 1판만 제공한 돈 먹은 오락기계 같은 영화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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