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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영화 네이든, 공식 있는 수학의 세계에서 공식 없는 삶을 이해해가는 자폐아 이야기

by 썬도그 2015.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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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든은 빛과 패턴을 좋아합니다. 그냥 좋아하는 것이 아닌 특별하게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네이드는 '아스퍼커 증후군'이라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자지고 있습니다. '아스퍼커 증후군'은 감정 변화나 대인관계에 큰 어려움을 가지고 있지만 감각 기능이 뛰어나서 보통의 인간이 느끼지 못하는 것을 느낍니다. 특히 '아스커퍼 증후군'은 영화 '레인맨'의 주인공처럼 기억이나 수학에 대한 뛰어난 능력을 보여줍니다. 네이든은 수학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세상과의 소통을 무척 힘들어합니다. 

사랑하는 아버지를 잃고 수학의 세계로 떠나 버린 네이든

네이든(아사 버터필드 분)은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그 장애 대신 갖게 된 특별한 능력을 추켜 세워주고 왕자님으로 만들어주는 사람이 바로 아빠였습니다. 네이든은 아빠와 함께 있으면 항상 웃을 수 있어서 세상이 두렵지 않습니다. 아빠는 장애가 있는 네이든을 극진하게 보살펴줍니다. 전형적인 아들 바보 아빠. 그런데 이 아빠가 교통사고로 네이든을 남기고 사망합니다.

네이든은 세상과의 접점을 잃어 버렸습니다 엄마가 있지만 엄마의 자리까지 대신했던 아빠의 빈자리를 엄마가 채우지 못합니다. 오히려 엄마와의 관계를 다 단절 시켜버립니다. 그리고 수학의 세계로 떠나 버립니다. 네이든은 아빠를 잃고 거리기하학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수학에서 천재적인 능력을 보여줍니다. 

이에 엄마는 네이든을 상급학교 진학을 시키고 본격적인 수학도의 길을 걷게 합니다. 네이든에게는 헌신적인 엄마지만 네이든은 엄마가 똑똑하지 못하다면서 배척합니다. 네이든을 험프리스(라스 스펠 분)교사가 수학올림피아드 대표로 만들기 위해 개인 교습까지 하면서 후원을 해줍니다. 험프리스는 다발성 경화증을 앓고 있지만 수학올림피아드 영국 대표로 발탁 되었을 만큼 수학에 뛰어난 능력을 가진 교사입니다.  장애가 있는 교사와 제자가 된 두 사람은 주변의 왕따의 시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수학올림피아드 영국대표가 되기 위해 훈련을 계속합니다. 


노력 끝에 네이든은 수학올림피아드 영국대표에 후보에 발탁이 되고 최종 후보 6명을 선정하기 위해서 대만의 수학캠프에 참가합니다. 네이든은 자폐아라서 사람들과의 관계 맺기 및 낯선 환경을 무척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그 힘들고 고통스러운 현실을 이겨내기 위해 주변에 도움을 청하지도 않습니다. 

이는 네이든의 스승인 험프리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장애가 있어서 점점 삶이 붕괴되고 있지만 험프리스는 자신의 고통을 주변에 나누려고 하지 않습니다. 엄마가 대만에 도착하면 전화 한 통 해달라는 소리에도 엄마에게 온 전화조차도 받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럴때마다 엄마는 장애아를 낳은 죄책감 때문에 속으로만 울먹이게 됩니다. 


이런 네이든에게 작은 변화가 생깁니다. 그 변화의 매개체는 수학올림피아드 대만 후보인 장 메이(조양 분)와 파트너가 되면서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됩니다. 장 메이는 네이든의 미트볼을 소수가 아니면 먹지 못하는 모습을 거북스러워 하지 않고 8개의 미트볼에서 1개를 꺼내서 먹어 버립니다. 7이라는 소수가 바로 되어버린 모습에 네이든은 이 소녀에게 호감을 가지게 됩니다. 거북이 같이 항상 관계 맺기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던 네이든이 점점 세상을 향해 한 발씩 내딛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장 메이에게서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낍니다



사랑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감정에 혼란스러워하는 네이든



네이든은 숫자와 패턴을 통해 세상을 이해합니다. 네이든의 언어는 수학입니다. 수학을 좋아하는 이유는 논리 정연하고 항상 답이 있고 증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람과의 관계나 감정에는 정답도 없고 공식도 없습니다. 너무나 가변적인 세상을 네이든은 이해할 수 없었고 그 세계와 단절해 버립니다. 유일한 소통 창구였던 아버지라는 통역가가 사라진 후에는 수학의 성에 사는 외로운 성주가 됩니다. 

그런데 장 메이를 만나면서 사랑이라는 공식이 없는 세계를 만나게 됩니다. 사랑 공식을 인터넷에서 찾긴 했지만 그 공식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네이든은 장 메이와의 관계에서 오는 이해할 수 없는 감정에 혼란스러워 합니다. 그리고 이 수학의 성에 사는 수학 천재는 세상을 향해 걸음마를 걷기 시작합니다. 



밋밋하고 뻔한  스토리 그러나 감동은 단순한 스토리일수록 맑아진다


스토리는 단순합니다. 0과 1만 아는 로봇이 인간만이 가진 복잡미묘한 감정을 이해하는 과정과 네이든의 스토리는 비슷합니다. 인간의 감정을 이해 못하는 자폐아가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스토리 자체로만 보면 뛰어난 스토리라고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단순하고 뻔한 스토리가 아주 강한 힘으로 다가오네요.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저도 모르게 눈물샘이 터지네요.
오컴의 면도날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어떤 현상이나 개념이나 기술을 설명할 때 가장 간단한 설명이 가장 힘이 있고 효율적이고 좀 더 완벽하다는 사고 절약의 원리입니다. 

네이든은 쉽게 풀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항상 수학 문제를 어렵게 푼다고 지도 교사에게 지적을 받습니다. 감독은 그 지도 교사의 말처럼 복잡하지 않은 스토리를 통해서 배우들에게 집중할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그 단순한 스토리는 강렬한 감동을 보여줍니다. 눈물을 흘리면서 그 눈물이 얼마나 투명하고 맑은지 마음까지 한 순간에 정화되는 느낌이 드네요.



'아서 버터필드'의 빼어난 연기에 푹 빠지다

눈에 작은 지구가 들어가 있는 듯한 파란 눈의 '아서 버터필드'는 영화 휴고로 우리에게 익히 잘 알려진 아역 배우입니다
2013년 엔더스 게임에서도 주연으로 발탁 되었는데 영화는 졸작이었지만 유일하게 기억에 남는 배우가 이 '아서 버터필드'였습니다. 

그러나 감히 말하자면 '아서 버터필드'의 최고의 작품은 이 네이든입니다. 휴고나 엔더스 게임에서 느끼지 못한 뛰어난 연기를 이 영화에서 보여줍니다. 실제 자폐라는 장애를 가진 배우가 아닐까 할 정도로 빼어난 감정 연기를 보여줍니다. 영락 없이 키만 껑충한 고등학생의 느낌과 함께 자폐 때문에 친구들을 불편해 하는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최근 기사를 보니 차세대 스파이더맨에 발탁 되었다는 기사가 있지만 그건 루머로 끝이 났네요. 그럼에도 이 '아서 버터필드'는 앞으로 눈여겨볼 만한 배우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배우가 있습니다 엄마 줄리 역을 연기한 샐리 호킨스입니다. 영국 연극배우였던 셀리 호킨스는 패딩턴에서도 엄마로 나왔는데 이 영화에서도 엄마로 나옵니다. 이 영화에서 네이든이라는 엄마를 배척하는 자폐 아들을 위해서 수학까지 공부하는 모성애 가득한 엄마의 모습을 가득 보여줍니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는 세상을 향해 나온 네이든을 꼭 안아주죠. 




세상은 공식으로 풀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세상 그 자체로의 세상을 이해하는 네이든

장 메이와의 사랑의 감정을 이해 못하는 네이든은 세상이 공식과 정답이 있는 세상이 아님을 서서히 알게 됩니다.  행운 따위는 없고 아빠의 죽음에는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던 네이든이 세상을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어쩌면 이 감동의 메시지는 단순할 수 있지만 이 단순함은 맑은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그렇게 다가온 이유는 이 영화가 소재의 진부함을 배우들의 빼어난 연기 그리고 음악과 다채로운 영상 기법으로 잘 포장했기 때문입니다. 

네이든은 기하학적인 빌딩의 패턴과 가지런한 책상과 대칭적인 건물 배치 등 수학을 연상케 하는 영상을 통해서 네이든이 이해하는 세상을 영상으로 보여줍니다. 여기에 아름다운 멜로디와 클래식 음악이 네이든의 감정선을 잘 리드합니다. 
빼어난 연출이 수학보다 좋은 것이 없다던 네이든의 감동적인 변화를 잘 이끌어내는 영화네요

아주 맑은 영화입니다. 그리고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이 네이든은 실존 인물인 다니엘 라이트윙의 삶에서 영감을 받아서 만든 영화라서 실제와 똑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의 삶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영화입니다. 이렇게 보니 두 사람이 참 닮았네요. 캠브리지 대학을 졸업 후 수학을 종교로 삼고 있는 구글에 입사 했다가 현재는 자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하네요. 

아이들과의 대화 단절을 느끼는 부모님들이 봐도 좋은 영화 네이든입니다. 


별점 : ★
40자평 : 정답만 가득한 수학의 성에 살던 왕자가 복잡하고 정답 없는 세상을 보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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