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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끝나지 않은 눈물 세월호 삼보일배 행렬을 보다

by 썬도그 2015.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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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를 지켜보면서 정부의 대응 방식은 많은 기시감을 들게 했습니다. 그 기시감이란 바로 1년 전 세월호 사고 대응과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늑장대응은 기본, 책임회피는 옵션인가 봅니다. 어제는 동대문 쇼핑몰 방문한 후 청와대는 서면 브리핑에서 시민들이 대박!!을 외치면서 몰려드는 탓에 근접 경호원이 땀을 흘리며 경호에 애를 먹기도라는 보도 자료를 냈습니다. 

자신의 글에 자기가 추천가고 코멘트 다는 행동은 웃기자고 하는 일인데 자추자콜르 한국 최고 권력 기관인 청와대가 하는 모습은 웃어야 할까요? 울어야 할까요? 세월호 사고를 사건으로 만든 박근혜 정부는 메르스도 같은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메르스 사태도 사태를 지나 사고를 지나 사건으로 만들듯 하네요. 


지난 토요일 종로에 나갈 일이 있었습니다. 전철 안에서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보는데 익히 할고 있던 세월호 삼보일배 행렬이 서울시청 광장을 지나 광화문 광장으로 향한다는 글을 읽었습니다.

페이스북 이웃분은 이 세월호 삼보일배 순례단을 꾸준히 함께 하고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진도 팽목항에서 서울 광화문까지 걸어가는 것도 힘든데 삼보일배를 하다뇨.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배 모형을 끌고 삼배일배를 하는 모습을 꾸준하게 보여주면서 그 일을 믿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지난 2월 진도 팽목항을 출발한 '세월호 삼보일배 순례단'은 111일이란 대장정을 지난 주 토요일에 마쳤습니다.
그리고 그 마지막 행렬을 잠시 볼 수 있었습니다. 



세월호 모형배가 앞장을 서고 




큰 배가 뒤를 따릅니다. 저 배는 세월호로 희생된 희생자들이 가득 타 있을 것입니다. 세월호 삼보일배 행렬은 많은 시민들의 동참으로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노숙을 하고 배를 이끌 사람들이 없어서 사람을 기다리기도 하는 등 순탄하지 않은 행렬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힘들고 고단한 길을 견디고 감내하며 저 하늘에 있는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서 배를 서울로 서울로 이끌었습니다. 



3보 일배는 북소리에 맞춰서 전진을 했습니다. 세월호 삼보일배 행렬을 위해서 지자체 경찰들도 많이 수고를 했습니다. 




북소리에 맞춰서 배는 이동했습니다. 



반면교사. 우리는 반면교사를 잘 모르고 삽니다. 거리에서 노상방뇨를 한 사람을 보면 난 저런 개가 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술 먹고 노상방뇨하는 사람 옆에서 같이 오줌을 싸면서 시원하다라고 서로 얼굴을 보고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세월호 유가족에게 보상금 운운하면서 지겹다면서 그만하라고 합니다. 세상이 온통 돈으로 보는 똥 같은 인간들이죠. 세상을 보는 시선이 오로지 돈 밖에 없습니다. 돈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고 해결하고 돈 만이 보이는 눈. 그런 신자유주의의 홍위병들이 주변에 너무 많네요. 




그런 돈의 노예들에게 이 사람들은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이 사람들이 일당 받고 삼보일배를 합니까?



약속이 있어서 긴 시간 같이 있지 못했지만 이런 이타적인 분들이 있기에 한국이라는 배가 침몰하지 않고 있나 봅니다. 이분들이 바로 한국호의 공기 주머니 같은 분들입니다. 

 

서울시청 앞에서 박원순 때려잡자는 흔한 풍경을 지나 인권위 건물 앞에서 화살표를 봤습니다. 고공농성이라는 글씨가 써 있는데 그 방향을 따라가 보니 


기아차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몽구가 책임져라는 큰 현수막과 함께 대형 전광판 위에 사람이 올라가 있습니다. 
왜 우리는 목숨을 걸고 살아야 할까요? 왜 우리는 이렇게 절박하게 살아야 할까요?

왜 우리는 모든 문제를 개인 문제로 생각하고 살아가야 할까요?
내탓이요 내탓이요가 왜 돌림병처럼 퍼져 있을까요? 모든 것이 내탓이라면 왜 우리는 회사를 비난하고 대통령을 비난하고 제품을 만든 회사를 왜 비난할까요? 내가 입사한 것이 잘못이고 내가 이 나라에 태어난 것이 잘못이고 돈을 주고 그 제품을 산 내가 잘못인데요. 

모든 것이 내 탓이면 이 세상은 평화롭고 불만은 사라질 것입니다. 실제로 불만이 없는 사람들은 항상 현재에 만족하면서 동시에 세월호도 저 비정규직 문제도 관심이 없습니다. 그건 내 탓이 아닌 남의 일이니까요. 그런데 내가 낭떠러지에 매달려서 도와 달라고 외칠 때 그 앞에 있는 사람이 내가 왜 도와줘요? 그건 당신 일이고 당신 책임이예요라고 떠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내 탓만 하다가 이 세상을 떠날까요? 세상은 점점 내 탓만 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남과 연결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과연 그런 세상을 누가 좋아할까요? 내일 말고는 관심이 없는 사람은 정치에도 역사에도 사회에도 관심이 없고 선거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무관심주의자. 내탓주의자들을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이 바로 정치인입니다. 

정치인이 잘못한 일도 내탓으로 여기는 국민들이 많을수록 정치하기 참 편하기 때문입니다. 메르스 걸린 것도 내탓이고. 내가 손을 자주 씻지 않았고 부주의해서 걸린 거라고 생각한다면 메르스는 치료하지 않아도 됩니다. 정부는 그냥 메르스가 퍼지던 말던 신경 끄고 자기 하던 일만 계속 하면 되니까요. 

그런 나라를 원하는 걸까요? 우리는 왜 자신의 일 외에는 이렇게도 관심이 없는 것일까요?
아마도 관심은 있는데 그래서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서 못하는 것일까요? 그건 스스로 살면서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이 세월호 순례단에 참가한 시민같은 이타적인 분들을 친구로 두는 것이 지름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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