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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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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생자 아이들의 빈방을 사진으로 담은 사진전 빈방

썬도그 2015. 4. 12. 14:00

정치는 개판이지만 경제는 꾸준하게 성장해서 세계 10위권 국가가 되었습니다. 80년대만 해도 한국과 일본은 경제적 수준차이가 아주 컸습니다. 일본의 뛰어난 사회 인플라를 보고 내심 부러워했죠.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 일본과 한국의 인플라는 큰 차이는 없어 보입니다.그래서 일본 여행을 가도 일본이나 한국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하죠. 그렇게 우리는 거대한 경제성장을 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외형만 커진 사춘기 소년 소녀 같은 나라였습니다. 몸은 커졌는데 그 몸을 콘트롤 하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영혼의 성장은 80년대에 멈췄습니다. 아니 더 유아기적인 상태로 후진하고 있습니다. 돈이 종교가 된 배금주의가 만연한 사회이자 천민자본주의의 최첨단을 걷고 있는 나라입니다. 

다만, 우리는 그걸 잘 모르고 살았습니다. 세월호 사고가 있기 전까지
세월호 사고를 지켜보면서 우리의 수준이 이 정도였구나라는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관제를 해야 할 관제소의 직원들은 졸고 있었고 해경은 구조를 하지 않고 방관 했습니다. 헬기는 몇 명만 구하고 자기 목숨이 더 소중함을 느끼고 뒤로 물러섰습니다.  선장은 자기 목숨과 선원들의 목숨만 소중히 여기고 먼저 탈출 했습니다. 

가만히 있으라는 선내 방송을 철석같이 믿고 있던 학생과 일반인 그리고 선생님들은 선내 방송만 믿고 가만히 있다가 수장 당했습니다. 대한민국이 침몰했습니다. 그 세월호 사고 이후 달라질 거라는 약간의 희망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1년 우리는 뭘 했나요? 뭐가 달라졌나요? 세월호 사고 이후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일베충들이 유족을 조롱하고 희생자를 조롱했습니다. 해수부 장관과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세월호를 인양해야 하냐고 따져 묻습니다. 

인간들이 아닙니다. 김진태 의원을 뽑은 춘천 시민들이 원망스럽네요. 


그래도 선한 사람들이 악한 사람보다 더 많기에 세상은 굴러가는 것이겠죠. 한국일보와 서울신문이 세월호 인양에 대한 여론 조사를 해보니 세월호 선체 인양 찬성이 77.2%이었고 정부 시행령을 51.4%가 반대 했습니다. 세월호 선체 인양이 아무리 많은 돈을 들이더라도 해야 하는 이유는 자명합니다. 먼저 아직도 실종 상태로 있는 9명의 희생자의 시신 수습과 함께 우리의 추악한 모습을 인양해서 대대손손 후손들에게 선조들의 부끄러움을 알려야 합니다. 그게 교육이고 역사죠. 

좋은 것만 알리는 것이 역사는 아닙니다. 우리의 부끄러운 것을 널리 멀리 알리는 것도 역사이고 교육이고 우리의 반성입니다. 


9명의 실종자 가족들이 실종자 사진을 걸어 놓고 인양 촉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실종자의 사진을 똑바로 보기 힘들었습니다. 우리가 그들에게 뭔 할 말이 있고 떳떳하게 바라볼 수 있겠습니까?  세월호 인양과 진실규명을 위한 국민참여 서명운동을 했습니다.  공교롭게도 20대 여자분들이 참 많이 하네요.  좀 지켜 봤는데 20대 여자분들이 참 많이 하네요. 



세월호 정부시행령 반대 투표를 독려하는 글도 보이네요. 이 정부 시행령은 4.16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정부시형령을 정부는 지휘감독관을 정부파견 공무원 중심으로 90명이 하자는 것이고 유가족들은 민간의원과 조사관 중심으로 120명이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번 세월호는 해경이라는 공무원들의 큰 실책을 해서 사고가 더 커진 것이 있습니다. 1차 책임은 선장 및 선원들에게 있다고 하지만 외부 구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 했으면 이렇게 커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또한, 사고 처리 과정의 미숙함은 저러고도 월급 받고 살 수 있을까?라고 할 정도로 사고 뒤처리가 아마츄어 이하였습니다. 이런 사고 처리 과정에서 무슨 진상 규명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요? 진실 찾다가 자기들 실책이 드러나면 쉬쉬하고 덮기 바쁠텐데요. 따라서 외부의 전문 수사 인력과 조사관이 투입되어야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이 됩니다. 

정부시행령 폐기 수용 국민투표는 http://416act.net/vote 에서도 할 수 있습니다. 



서명운동 후에 받은 노란 리본을 가방에 달았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해야죠. 



서촌으로 갔습니다. 경복궁 서쪽에는 많은 갤러리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제가 자주 가는 곳은 사진위주 갤러리 류가헌입니다.


류가헌은 한옥을 개조한 사진 전시회를 주로 하는 곳입니다. 최근에 2관도 개관을 했네요. 제가 보러 가는 전시회는 세월호 학생들의 빈방을 촬영한 '빈 방' 사진전입니다.




한옥 마당을 들어서면 



왼쪽에 유리문이 있는데 이 안에 2관이 있습니다. 



2관 앞에는 사진 관련 책이 책장에 가득 꼽혀 있는데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사진 좋아하는 분들이 자주 찾는 이유가 있습니다. 




2관은 크지 않은 공간입니다. 그러나 이 공간을 최대한 활영해서 빈 방 사진전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유리 액자에 넣지 않고 프린팅 한 사진 그대로 전시하고 있습니다. 



전 이런 전시 방식이 좋습니다. 구차하게 유리 액자에 넣을 필요 없습니다. 사진이 중요한 것이지 포장지가 중요하는 것은 아니고요. 오히려 유리 액자는 사진 감상하는데 방해만 됩니다. 유리가 반사 재질이라서 거울처럼 외부 이미지를 겹쳐서 보이게 하거든요.  뭐, 이 사진들이 구매하거나 소장하고자 하는 목적이 아니기에 유리 액자를 안 한 것도 있을 것입니다. 



이 빈 방 사진전은 많은 다큐 사진작가들이 참가 했습니다. 노순택, 박김형준, 성남훈, 성동훈, 이규철 작가님 등의 익숙한 이름들이 보이네요. 여기 올라온 이름들이 모두 고맙고 소중합니다. 이런 분들이 사진을 한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사진작가들은 자식을 가슴에 묻은 유가족들과 만나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떠나서 돌아오지 않은 빈 방을 기록했습니다.
총 54명의 아이들을 빈 방을 촬영 했습니다. 영화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에서 어린 시절 사라진 화이의 방을 10년이 지난 후에도 하나도 건드리지 않고 간직하고 있는 부모를 봤는데 아마도 모든 부모들의 심정이 그렇지 않을까요?


이사를 가지 않는다면 이 방은 언제까지나 빈 방으로 남아 있을 듯 합니다. 아이들의 온기는 사라졌어도 체취만큼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아이가 떠난 방은 떠난 상태 그대로입니다. 변한 게 있다면 달력은 2014년이 아닌 2015년 이었겠죠. 전 54명의 방 이외에도 카메라에 담지 못한 아이들의 방도 생각해 봤습니다. 방을 보고 있노라니 그 방의 주인이었던 학생들의 성격이나 취향 등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발랄하고 활달하고 에너지 넘쳐서 항상 밝은 목소리가 가득할 것 같은 아이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어도 같이 가는 친구들이 있기에 항상 쉽게 치료 되는 아이들. 



이제는 별이 되었네요. 1년 동안 변한 게 없는 부끄러운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한 부끄러운 어른은 긴 한 숨을 뒤로하고 나왔습니다. 평일임에도 많은 분들이 소문을 듣고 찾고 있습니다.  우리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잊지 않겠다"라고 했습니다. 그말 잊으면 안 됩니다. 그리고  지겹지도 않냐고 말하는 인간들에게 면전에서 쓴소리를 해야 합니다. 

"당신 자식이 죽어도 그런 소리가 나오냐"고 따져야 합니다. 우리는 괴물이 되지 말아야 합니다. 정말 괴물 같은 어른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 괴물들은 자신들이 괴물인지 모릅니다. 그럴 때마다 넌 괴물이라고 지적하는 쓴소리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그게 세상을 좀 더 맑게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 쓴소리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빈 방 전시회는 갤러리 류가헌에서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안산, 제주, 광화문에서 전시되고 있고 온라인에서도 전시하고 있습니다. 

<전시일정>

안산
기간 : 2015년 4월 2일 – 5월 31일
장소 : 416기억전시관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661-3, 3층)

제주
기간 : 2015년 상설전시
장소 : 기억공간re:born
(제주시 조천읍 선휼리 3982)

서울
기간 : 2015년 4월 7일 – 4월 19일
장소 : 류가헌 전시 2관
(서울시 종로구 통의동 7-10)

광화문 광장
기간 : 2015년 4월 11일 – 4월 19일
장소 : 이순신 동상 뒤편
(세월호를 생각하는 사진가들)

웹전시 
기간 : 2015년 4월 15일 오픈
오마이뉴스 www.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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