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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다시 살고 싶은 당신에게 권하는 '한 번 더 해피엔딩'

썬도그 2015. 4. 11. 22:14

누구나 우리는 인생을 한 번 더 살아보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이미 지나가서 변경할 수 없는 과거로 돌아가서 현재를 바꾸는 시간여행 영화를 그렇게들 좋아하나 봅니다. 그러나 과거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은 현재 존재하지 않습니다. 존재한다고 해도 과거를 바꿀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 바꿀 수 있다고 해도 그 이후의 미래가 우리가 원하는 대로 흐를까요?

영화 '나비효과'는 과거를 바꾼다고 해도 그 미래가 더 비극으로 변할 수 있다고 경고를 합니다. 
그래서 인생은 한 번이고 이 숙명을 받아들이면서 삽니다. 문제는 이런 숙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왕년에~~ 라는 지청구로 지나가는 사람이나 자신보다 나이 어리거나 을의 위치에 있는 사람 앞에서 잔소리 같은 왕년에 잘나갔던 이야기를 합니다. 


영화 '한 번 더 해피엔딩'의 주인공이 그렇습니다. 왕년에 잘 나가던 영화 시나리오 작가인 키스(휴 그랜트 분)은 '잃어버린 낙원'으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은 인기 작가입니다. 그러나 그후 15년 동안 아내는 감독과 눈이 맞아서 떠나고 아들도 1년 째 연락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독거 노인처럼 혼자 지내는 키스는 이름답지 않게 달콤하지 못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잃어버린 낙원' 이후에 쓴 시나리오는 변변치 않고 시나리오를 부탁하는 요청도 이제 거의 없습니다. 15년 전의 그 영광은 다 사라지고 쓸쓸한 뒷골목을 걷는 독거노인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먹고 살 걱정까지 해야 합니다. 이런 키스에게 솔깃한 제안이 옵니다. 뉴욕 인근의 명문 대학교에서  시나리오 작문 수업 일자리가 들어옵니다. 


어떻게 보면 도피처로의 탈출이라고 할 수 있죠. 전기세도 내지 못하는 키스에게 교수 자리는 피난처였습니다. 자동차도 나오고 집고 제공하고 월급도 나오는 피난처죠. 그런데 이 키스 그 피난처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크지 않고 왕년에 잘 나가는 명성만으로 거들먹거립니다. 게다가 자신이 제자가 될 여학생과 잠자리도 합니다. 첫 수업을 했지만 단 5분 만에 끝내고 한 달 후에 시나리오 제출로 끝맺으려고 합니다. 황당스럽죠. 키스는 그렇게 건성건성 대학교 교수 생활을 하려고 합니다. 



학생들이 제출한 시나리오도 읽지도 않고 평가를 하는 등 모든 것이 엉망입니다. 이때 두 아이의 엄마인 홀리라는 이름을 가긴 유부녀 학생이 키스에게 자신의 시나리오를 봐달라고 합니다. 그러겠다고 했지만 키스는 그 시나리오를 읽지 않습니다. 그러다 홀리에게 걸립니다. 




왕년에 잘나가던 생각만 하고 남은 인생을 허비하는 키스

키스는 인생을 허비하고 있었습니다. 오늘만 대충 살자는 심산인지 왕년에 잘나가던 생각만 하고 학생들 앞에서도 할리우드 스타들과 친분을 과시하는 전형적인 과시형 인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혼남에 혼자 사는 왕년에 잘나가는 시나리오 작가였으나 현재는 퇴물이 된 작가입니다. 

이런 키스를 홀리가 알아봅니다. 우리 주변에는 이런 키스 같은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술만 먹었다 하면 왕년에 잘 나갔ㄷ선 시절 이야기를 술냄새 풍기면서 하는 사람들 참 많죠. 전 그런 사람들을 혐오합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내가 중요한거지 과거의 유령을 붙잡고 울고 있는 꼬라지들이 참 초라해 보입니다. 왕년에 잘 나갔다는 사람들은 반대로 현재는 시궁창 같은 삶을 살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죠. 우리는 현재를 보고 살아야 하며 현재가 중요합니다. 따라서 과거에 잘 나갔던 말던 그건 그거고 현재는 과거보다 더 잘났던 못났던 내 주어진 현재라는 선물을 최선을 다해서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과거에 붙들려서 현재를 포기한 삶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과거에 시선을 맞추고 사는 다른 추억팔이를 좋아하는 사람과 죽이 맞아서 술을 마시러 다니죠. 그렇게 해봐야 자기 몸만 축납니다. 키스가 딱 그런 사람입니다. 이런 키스의 공허한 마음과 외로움을 간파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 사람이 바로 홀리입니다. 홀리는 키스의 문제점을 아주 잘알고 있습니다. 또한, 키스가 주저 앉으려는 마음을 잘 알고 대화를 통해서 키스에게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게 도움을 줍니다. 


 

인생을 다시 쓰는 시종일관 미소 짓게 하는 '한 번 더 해피엔딩'

이 영화 솔직히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아서 큰 기대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휴 그랜트가 나오지만 왕년에나 휴 그랜트이지 이제는 아저씨를 넘어서 노인의 향기가 솔솔 피어납니다. 여전히 매력적인 배우이긴 하지만 이제는 로맨스를 하기에는 좀 버겁죠. 

휴 그랜트른 '세 번의 장례식과 한 번의 결혼식'부터 쭉 봐왔고 서글서글한 눈매가 참 좋았던 배우인데 이제는 로맨틱 코메디 물이 어울리지 않죠. 그래서 전 이 영화가 로맨틱 코메디물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닙니다. 이 영화 로코물이 아닙니다. 휴 그랜트가 연기한 키스라는 과거에서 허우적 거리는 시나리오 작가를 주인공으로 했을 뿐 로맨스를 거의 다 걷어냈습니다.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것이 키스의 시선을 따릅니다. 키스의 변화를 추적해서 아주 담백합니다.

왕년엔 안 그랬는데 나이들고 보니 로코물이 점점 싫어지네요. 솔직히 로맨틱 코메디 영화는 참 지리멸렬합니다. 스토리가 뻔해요. 두 선남선녀가 악연으로 만납니다. 그러다 정이들고 키스 한 번 하고 해피엔딩.  등장하는 배우와 장소와 국적이 다를 뿐 다 거기서 거깁니다. 특이한 영화가 있다면 '내 남자 친구의 결혼식'정도가 기억날 뿐 대부분의 로코물은 지리멸렬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 로맨스를 싹 도려냈네요. 대신 키스라는 퇴물이 되어가는 작가를 주인공으로 배치해서 이 사람이 어떻게 다시 새로운 출발을 하는 지른 잔잔하게 담고 있습니다. 잔잔하다가 중요합니다. 이 영화 이렇다할 큰 에피소드나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있지 않습니다. 아주 평이한 스토리만 있습니다. 그냥 키스의 일상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느낌입니다. 그런데 재미있습니다. 


재미 있는 이유는 먼저 유머가 가득합니다. 미국인들은 참 여유가 많은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여유로운 마음이 아니면 같이 웃을 수 없습니다. 키스는 미 서부 사람이라는 증명이라도 하는 듯 모든 것을 유머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런데 키스가 다니는 대학교는 한국 사회처럼 경직된 것을 기품이라고 생각하는 곳입니다. 그러니 키스의 서부식 조크들이 먹히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 키스라는 인물은 참 재미있게 말을 합니다. 자신의 불행도 어려운 상황에서도 뛰어난 언변을 통해서 상대를 미소 짓게 만듭니다. 이는 시나리오 작가이기 때문에 박학한 머리에서 뛰어난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능력자입니다. 이 영화의 연출 작법은 크게 좋다고 할 수 없습니다. 기교도 없고 그냥 밍밍합니다. 그런데 그 밍밍함을 키스의 언변이 다 녹입니다. 

키스의 대사 하나 하나가 참 재미있는 것이 '한 번 더 해피엔딩'입니다. 

여기에 다른 분들은 크게 공감가지 않지만 제가 참 공감가는 내용이 많은데 그건 바로 시나리오 작가라는 주인공의 직업이 시종일관 절 흡입합니다. 시나리오에 대한 이야기가 영화 가득히 나옵니다. 또한, 영화에 대한 평도 꽤 나옵니다. 시나리오 작법 수업이기 때문에 수업 내용이 살짝 나오는데 그 내용들이 참 귀담아 들을 것들이 많네요.

아무래도 이 영화는 시나리오 작가 출신의 감독 '마크 로렌스'의 영향이 아주 클 듯 하네요. 가장 쓰기 쉬운 글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글이지만 보라색이나 형광색처럼 조금만 잘못 쓰면 촌스러워지는 것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글입니다. 때문에 이 영화는 누군가에게는 참 지루한 영화가 될 수 있지만 영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좀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키스의 달변과 함께 또 하나의 재미는 박자가 틀리자 의자를 집어 던지던 카리스마 갑인 스플래쉬의 'J.K 시몬스'가 딸바보 학과장으로 나오는 점도 아주 재미있습니다. 카리스마는 사라지고 푸근한 아빠 미소를 짓는 시몬스를 볼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키스 교수가 타고 다니는 차가 현대자동차이고 김정은을 거론해서 남북한 모두 영화에서 살짝 나오는 것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요소네요


 

영화 자체는 큰 느낌을 주는 영화는 아닙니다. 또한 강렬한 메시지를 주는 영화도 아닙니다. 다만, 내 현재의 어려움은 혼자 가지고 있을 때는 내가 변하기 힘들지만 내 고민을 누군가에게 털어 놓고 서로 대화를 하다 보면 내 솔직한 모습을 알게 되고 그 솔직함에서 당당함이 나올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일방적 수업이 아닌 산파법과 같은 대화를 통해서 서로의 부족함을 깨닫고 변해가는 모습, 그리고 그 변화가 좀 더 완전체로 향하는 모습이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삶이라고 귀속말로 말해줍니다. 추천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지만 그냥 가볍게 볼만한 영화입니다. 특히, 머리가 복잡한 분들은 이 영화 보면서 머리 속을 좀 비우기 좋습니다. 

자존심 때문에 현재를 성실하게 살지 못하는 분들에게는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별점 : ★

40자 평 : 인생은 다시 시작하는 게 아니라 매일 매일이 시작이다. 현재에 충실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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