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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신뢰도를 구축하던 디스패치. 신뢰도 붕괴로 다시 파파라치가 되다

by 썬도그 2015.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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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들을 우리는 공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공인이라는 용어에는 연예인이 아닌 국가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국가나 공공 단체 또는 사회단체로 등에서 어떤 자격 따위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사람들을 공인이라고 합니다.


정치인, 공무원 이런 사람들이 공인입니다. 이 공인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일반인 보다 높은 도덕성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나 한국의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이 평균 이상의 도덕성을 가지고 있냐?라고 물으면 고개를 끄덕거릴 분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공인이라는 부류에 사전에도 없는 연예인이 공인 취급 받습니다. 특히, 한국은 유난히 연예인을 공인으로 보는 경향이 심하네요. 

뭐 서양에서도 연예인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고 유명해서 얻는 혜택이 많기에 자연스럽게 공인의 높은 도덕성을 요구합니다. 그런데 높은 도덕성을 지나서 연예인의 사생활까지 요구하는 모습도 꽤 많아졌습니다.


연예인의 사생활을 캐는 파파라치들

공인은 사생활도 조심해야 합니다. 따라서 공인은 술자리에서 집에 가는 길에 사진이 찍혀도 뭐라고 할 수 없습니다. 모든 행동 하나 하나가 사회에 큰 영향을 주기에 그런 것을 감수해야 합니다. 대신 공인은 유명세로 인한 편리함을 혜택을 받죠.  연예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연예인 할인이다 연예인이라고 공짜 음식을 먹는 등 다양한 혜택을 받는 대신 사진이 찍힐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식 행사장도 정말 개인 사생활을 즐기는데 카메라 기자들이 죽치고 있으면 여간 짜증스러운 것이 아니겠죠. 연예인의 사생활을 전문적으로 찍는 사람들을 파파라치라고 합니다. 파파라치는 어원처럼 모기 같이 연예인에게 달라 붙어서 피를 쪽쪽 빠는 족속들입니다. 연예인들이 팔로 휘 저으면 날아 갔다가 다시 팔뚝에 붙어서 피를 빨죠. 이런 과도한 사생활 취재에 연예인들은 욕설을 하고 물리적인 힘을 가해서 밀치는 등 짜증을 냅니다.  그럼에도 파파라치들은 개의치 않습니다.

왜냐하면 자신들이 찍은 사진이 비싼 가격에 팔리기 때문입니다. 



어떤 파파라치는 연예인(브리티니 스피어스)이 차에서 나오지 않자 커피를 뿌려서 나오게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파파라치 사진들은 엘로저널리즘을 지향하는 영국의 썬지 같은 곳에서 비싼 가격으로 구입합니다. 비싼 가격으로 구입하는 이유는 대중이 그런 연예인의 사생활 사진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돈이 되는 사진(뉴스)은 따로 있어

돈이 되는 사진 또는 뉴스가 따로 있다고 말합니다. 영화 '나이트크롤러에서 지역 민영방송의 PD는 프리랜서 영상기자인 주인공에게 교통사고 사진이나 화재 영상을 찍어 오는 모습을 보면서 조용히 충고를 합니다. 

"돈이 되는 뉴스는 따로 있어"
"교외 지역의 돈 많은 백인이 사는 주거지에서 일어나는 강도 사건이지"

같은 사건 사고라도 뉴스를 주로 소비하고 영향을 많이 받고 관심이 집중되는 돈 많은 부자들이 강도를 당하는 뉴스를 담아오라고 하죠. 이 말은 같은 뉴스라도 더 대중이 관심을 가지는 뉴스가 있다는 것이고 더 관심이 많은 뉴스는 더 많은 돈을 번다는 소리이기도 합니다. 

연예인에 대한 기사가 그렇습니다. 같은 뉴스라도 연예인들의 열애설 기사나 연예인들의 싸움질이나 연예인에 관련된 연예 뉴스는 공감지수나 조회수가 다른 뉴스에 비해 엄청나게 높습니다. 이는 제가 실제로 경험한 일이기도 합니다. 블로그에 연예인 관련 글을 쓰면 엄청난 조회수를 보입니다. 반면, 사회 비판적인 글이나 그냥 단순 정보성 글은 높지 않습니다. 

이렇게 돈 되는 뉴스는 연예 관련 뉴스입니다. 때문에 연예인을 주제로 한 스포츠 신문이나 연예 가쉽만 다루는 언론사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스포츠서울 출신 기자들이 만든 전문 파파라치 언론. 디스패치

이효리가 결혼 하기 전에 많은 스캔들이 있었습니다. 한 호텔 수영장에서 다른 사람들과 수영을 하는 모습을 몰래 촬영을 한 스포츠서울 사진기자는 이를 대서특필합니다. 그러나 오히려 과도한 연예인 사생활 캐내기라고 여론의 집단 구타를 당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우리는 그 사진을 보고 이효리에 대해서 수근거렸습니다. 이게 바로 우리의 이중성입니다. 욕은 할 지언정 그 사진을 보고 싶어 하는 욕망이죠. 이를 수잔 손택은 '타인의 고통'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타인의 비밀스러운 모습을 보고자 하는 관음의 욕망도 타인의 고통을 이용한 장사 속입니다. 

이 스포츠서울 출신 기자들이 모여서 만든 언론사가 디스패치입니다. 이 디스패치는 전문 파파라치 언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파파라치를 고용하지 않고 프리랜서 파파라치 사진을 구매합니다. 왜냐하면 더러운 행동을 직접 하기에는 부담이 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엘로저널리즘을 지향한다고 해도 직접 연예인 사생활만 캐는 것은 여론의 심대한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프리랜서 기자들이 찍은 사진과 영상을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기도 하고요

그러나 한국은 파파라치 문화가 없습니다. 제가 줌 망원렌즈를 차에 싣고 다니면서 연예인 뒤를 캐고 다녀서 수많은 연예인 사생활 사진을 찍었다고 칩시다. 그걸 사주는 언론사가 거의 없습니다. 일반인들이 직접 스마트폰 등으로 찍은 직캠이나 직찍사(직접 찍은 사진)은 있어도 파파라치 같이 전문 장비를 가지고 찍는 사람은 없습니다. 직찍사는 언론에 파는 것이 아닌 자기 명성을 위해서 사용되고 버려질 뿐이죠.

오히려 연예인 기획사들이 직찍사를 역 이용하거나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 파파라치를 언론사가 하고 있습니다. 전문 파파라치 언론을 지향하는 디스패치는 직접 연예인 사생활을 캐는 언론입니다. 디스패치가 캔 연예인들의 사생활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주로 몰래 데이트를 하는 연예인 커플 사진을 많이 찍죠.  
이제는 하도 찍어서 무슨 기획 연예인들의 연애 사진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람들은 과도한 연예인 사생활 캐기라고 비판을 했었지만 최근 디스패치의 연예인 커플 사진을 넘어 연예인들의 카톡 메시지까지 취재하는 놀라운 취재력으로 사람들에게 더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디스패치가 파파라치 언론을 지향하지만 간판에도 썼듯이 "뉴스는 팩트다"라는 팩트를 강력하게 지향한다는 뉘앙스를 퍼트리면서 파파라치 스타일이지만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는 기치로 대중들에게 점점 신뢰도를 쌓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디스패치가 맞다면 맞는거다"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이태임 예원 사건으로 신뢰도가 깨진 디스패치

이태임 예원 사건은 사실, 별거 아닌 사건이었습니다. 방송 촬영 중에 감정이 격해진 두 연예인의 싸움으로 끝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싸움 사실이 세상에 새어 나갔습니다.  그런데 새어 나가더라도 진실이 새어 나갔어야 합니다. 그런데 디스패치는 진실이 아닌 제주도 해녀의 말만 듣고 기사화 합니다. 

기사를 쓸 때는 크로스체킹이 중요합니다. 1명 이상의 증인을 확보하고 서로의 기억이 맞는지 체크를 해야 하지만 디스패치는 이걸 하지 않았습니다. 1명의 기억에 의존해서 기사화 했고 이태임을 악녀로 만든 기사를 썼습니다. 디스패치의 기사가 터지자 여론은 이태임을 악녀로 몰아갔고 결국 방송에서 하차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이 병맛 같은 사건은 끝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현장 동영상을 인터넷에 뿌렸습니다. 그 동영상에는 이태임이 욕하는 부분도 있지만 예원의 싸가지 없는 행동과 욕설이 등장합니다. 여론은 다시 예원에게 향했습니다. 그리고 디스패치의 기사가 거짓임이 들통이 납니다. "뉴스는 팩트다"라는 디스패치가 거짓 기사를 쓴 것입니다. 물론,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 기사로 디스패치의 신뢰도는 사라졌습니다. 

자신들의 행동 때문에 한 연예인이 매장 당하는 가혹한 결과가 나왔음에도 사과문이라고 하기엔 어설픈 변명만 가득한 글을 올려서 신뢰도 추락을 가속화 했습니다. 디스패치는 다시 파파라치 집단으로 추락했습니다. 그렇다고 디스패치가 좋은 언론사였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다만 파파라치급 언론이지만 신뢰도가 좀 높은 언론사였을 뿐이죠. 

디스패치. 그들의 연예인 사생활 캐기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런 사진을 원하니까요. 우리가 그런 연예인 사생활 캐는 사진에 심대한 비판을 하기 시작하면 디스패치는 그런 연예인 사생활을 찍는 행동을 멈출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일을 일어나지 않을 것 같네요. 점점 우리는 연예인 사생활을 보는 것을 당연시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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