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동은 봄이 가장 좋아요. 활기가 느껴져서요. 가을도 좋긴해요. 가을의 쓸쓸한 정취도 느낄 수 있어요. 그래도 봄이 더 좋습니다. 꽃이 많이 피는 동네라서요.
삼청동은 산, 물, 인심이 맑어서 삼청동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현재의 3개지 맑은 것은 도둑, 모기, 아파트입니다. 먼저 삼청동은 청와대와 이완구라는 맑지 않는 총리가 사는 총리 공관이 있어서 경찰이 많이 깔려 있습니다. 다른 동네보다 단위 면적당 경찰이 많아서 도둑이 많지 않다고 하죠.
지금은 모르겠지만 전두환 정권 때는 모기를 박멸하기 위해서 소독을 엄청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파트가 없습니다. 서울의 상징체인 아파트가 없는 동네가 삼청동입니다. 청와대나 총리공관이 없었다면 이 동네도 아파트가 올라섰을거에요.
삼청동에 봄이 왔습니다. 목련 꽃잎이 떨어지자 마당을 쓸고 계시네요. 삼청동은 이런 한옥 건물이 많습니다. 10년 전 만해도 참 사람 안 다니는 조용한 동네였는데 요즘에는 이색적인 동네로 많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 이색적이란 덜 개발된 모습이 이색적이었는데 점점 개발의 손길이 들락거리면서 점점 변해가고 있습니다.
몇년 전 부터 공사가 늘더니 이제는 모던한 건물이 점점 늘어서네요.
참 웃깁니다. 삼청동은 한옥지구라서 인기가 올라가는 곳인데 서양식 또는 현대식 건물이 점점 늘어가네요.
삼청동은 공원을 하나 품고 있습니다. 근린공원인데 산을 끼고 있는 공원이라서 마음만 먹으면 청와대 뒷산인 북악산을 오를 수 있습니다.
삼청공원은 봄꽃이 참 많이 피는 공원입니다. 개나리 벚꽃 등등이 가득피죠
지금은 이 꽃들이 비가 와서 다 떨어졌겠네요
삼청공원 안에는 숲속 도서관이 있습니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데 다른 동네 도서관과 다르게 커피를 팔고 있습니다. 커피 마시면서 책도 읽을 수 있습니다. 주말에는 사람이 많지만 평일에는 편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중국, 일본, 한국은 벚나무가 참 많습니다. 그래서 봄에도 눈을 볼 수 있는 나라죠. 눈꽃 같은 벚꽃이 가득핍니다. 그런데 최근에 한중일은 벚나무 원산지로 싸우더군요. 참 못난 나라들끼리 별 것도 아닌 것으로 싸워요. 존심만 강한 나라들.
그게 뭐가 그리 중요한건지
아담한 카페 같은 공간인데 안에 들어가면
이렇게 창가에 테이블이 있고 책들이 가득합니다. 읽어 볼만한 책들이 꽤 많은데 집 근처 도서관이 아니라서 아쉬워요. 앞으로 도서관도 이런 식으로 카페 형태로 바뀌었으면 해요. 저렴한 커피 마시면서 책도 읽고 어느 정도 소음도 허용해서 고시원 같은 분위기가 아닌 사람들이 가볍게 말할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해요
삼청동 주변에는 외교관들이 사는 건물도 많고 정부 건물과 대사관도 참 많습니다.
여러모로 참 보기 좋은 동네이고 향기로운 동네입니다.
그러나 점점 자본이 밀고 들어오면서 한적한 동네는 상업주의로 물들고 있습니다.
이런 상업주의를 무조건 반대하지 않습니다. 적당한 상업은 활기를 이끌어내니까요. 문제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속속 입점한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여기서 나간 프랜차이즈 점도 있긴 하지만 속속 생기는 곳이 더 많습니다.
제가 반대하는 것은 그런 데칼코마니 같은 복사 & 붙여넣기 이미지는 삼청동을 탁하고 무미건조하게 합니다.
또한, 소비 지향의 거리가 과도할 정도 늘어선 것도 아쉽네요
유동인구가 많아지니 정미소 또는 쌀가게가
떡볶이 집으로 변하기도 하죠. 이 떡뽂이 집은 그나마 좀 낫긴 합니다. 온통 커피집인데 이런 분식집 하나 있는 것도 나쁘지 않죠.
그러나 이런 이미지들은 이미 가로수길에서 봤던 이미지인데 굳이 삼청동까지 이런 이미지가 들어와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인사동에서 밀려난 예술가들이 임대료가 싸다고 삼청동을 가꿨는데 이제는 자본가들이 돈을 들고 들어와 임대료를 올려서 예술가들을 쫒아 냈습니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 계속 일어날 듯 하네요.
달콤한 향이 나는 삼청동, 그러나 향긋하지는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