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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단원고 학생과 시리아 난민촌 학생이 사진으로 만나다. '서울, 자타리를 만나다 사진전' 본문

사진정보/사진전시회

단원고 학생과 시리아 난민촌 학생이 사진으로 만나다. '서울, 자타리를 만나다 사진전'

썬도그 2015. 2. 7. 15:55

사진 한 장에 1억을 호가하는 유명 국내, 국외 사진작가 사진전을 보러 가는 길에 잠시 작은 전시회를 만났습니다. 

참 다행스러운 것은 좋은 사진 갤러리들은 인사동과 삼청동 인근에 다 몰려 있다는 것입니다. 이 갤러리 거리가 만약 강남 빌딩 숲에 있었다면 전 전시회를 일부러 찾아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인사동과 삼청동이라는 높은 건물이 없는 곳이기에 걷는 즐거움과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래서 빌딩 가득한 곳에 있는 강남의 갤러리들은 이빠진 듯 듬성듬성 있어서 일부러 찾아가서 보지는 않습니다. 

인사동은 수많은 갤러리가 있어서 일부러 찾아가는 전시회를 지나서 우연히 보게 되는 전시회를 통해서 색다른 예술 체험을 통해서 내 감성이 좀 더 풍부해지는 선순환이 일어나서 좋습니다. 


인사동 입구 풍문여고 옆에 있는 57 갤러리 카페는 주로 미술전을 많이 하던 곳으로 기억되는데 이곳에서 작은 사진전이 열렸습니다. 시간이 잠시 남아서 잠시 들려봤습니다. 인터넷을 통해서 사진전 내용을 알고 찾은 예정된 방문이었죠



사진전 이름은 <서울, 자타리를 만나다>입니다. 입구를 들어섰습니다.



서울, 자타리를 만나다 사진전은 단원고 학생과 시리아 청소년이 사진을 전시하는 전시회입니다. 
전시 주관은 '세이브더칠드런'입니다. 


이 사진전은 세계적인 사진작가인 '아그네스 몬타나리'의 제안으로 시작 되었습니다. 
서울의 청소년과 시리아 난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자타리 캠프의 청소년의 상처 입은 영혼을 사진이라는 도구로 치유하고자 제안을 했고 이를 세이브드칠드런이 기획을 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아그네스 몬타나리는 여성 작가인데 2012년 8월에 시리아 난민 캠프를 찾아서 지난 2년 동안 사진 교실을 열어서 아이들에게 사진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사진 찍는 즐거움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아그네스 몬타나리는 지난 달 25일 단원고 학생들을 만나서 학생들에게 사진을 가르쳐주고 시리아 난민 캠프 청소년들과 사진으로 교류하자는 제안을 통해서 1주일 동안 단원고 학생들이 찍은 사진을 통해 전시를 했습니다.

단원고 학생들은 이미 작년에 한겨레 신문 '곽윤섭 사진기자'로 부터 사진을 배웠기 때문에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예술을 통한 치유와 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획된 사진전이 바로 '서울, 자타리를 만나다 사진전'입니다.
자타리는 시리아 난민캠프 이름입니다. 두 지역의 공통점은 상처를 가진 청소년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단원고 학생은 잘 아시겠지만 친구를 잃었다는 깊은 상처가 있고 시리아 난민 캠프의 청소년들은 내전으로 인한 파괴와 살육이 자행되는 곳을 떠나서 사는 아픔이 있습니다. 공통점은 두 곳 모두 못난 어른들이 많이 산다는 것입니다. 


사진전은 전경 촬영만 허용하고 있습니다. 사진들은 아마츄어 사진이라서 사진 자체가 주는 조형미나 예술적 가치는 높지 않습니다. 그러나 전시장 사진을 보면서 몇 번이나 울컥 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그 이유는 두 곳의 청소년들이 촬영한 사진 하나 하나가 학생들은 알지 모르겠지만 보는 사람에게는 슬픔이 자박자박하게 차 올랐기 때문입니다.




단원고 학생 11명의 사진에는 가족, 친구에 관한 사진이 많았습니다. 시리아 청소년의 사진에는 난민캠프 주변의 일상의 사진을 많이 담고 있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파라볼라 접시 안테나였습니다. 외부의 시선 중에 측은지심에 대한 시선을 거부하면서 우리도 당당하게 잘 살고 있으니 너무 그런 식으로 보지 말라는 항변 같았습니다.

신발 5컬레를 보여주면서 신도 이렇게 많다는 사진을 보면서 오히려 그런 행동 자체가 자존감이 강한 청소년 시기의 귀여운 반항 같아 보여서 흐뭇하네요. 그 시리아 청소년의 시선이 맞습니다. 측은지심은 그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낮춰보는 것은 악한 마음입니다.  동등한 시선이 중요하죠. 따라서, 깔보는 시선을 보내서는 안됩니다.

단원고 학생들에 대한 시선도 그렇죠. 무조건 안 되었다고 강요된 도움을 줘서는 안 됩니다. 학생들의 의견을 항상 경청하고 학생들의 상태와 의견에 따라서 어른들이 도움을 줬으면 하네요. 주체는 단원고 학생이지 어른이 아닙니다. 우리 어른들은 그 학생들에게 모두 죄인입니다

비둘기, 식물, 동물, 친구, 아이의 사진은 많지만 그 어떤 사진에도 어른이 찍힌 사진은 없었습니다. 그게 의도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그 모습에 이 청소년들이 어른들에 대한 깊은 불신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게 되네요. 뭐 제 자격지심이겠다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렇게 생각해도 할 말이 없습니다. 


벽에는 양 국가 청소년들이 쓴 문장이 있었습니다. 사진을 드러내고 알리고 싶은 내용도 보이고 



사진을 통해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는 내용 등 사진을 통한 치유되어가는 듯한 글들이 많이 보이네요. 




청소년들이라서 그런지 좋은 어른을 만나면 스폰지처럼 흡수력이 아주 빠르네요. 그래서 청소년 주변의 어른들인 교사, 학부모 들이 정직하고 바른 어른이 되어야 합니다. 그게 그들을 옳은 길로 인도하지 몽둥이로 인도하는 것은 학생이 학생이 아닌 개라고 생각하는 발상입니다. 말 안듣는 개는 패면 말을 듣잖아요.




전시회는 지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학생들의 남긴 단어에는 빵, 난방, 종교, 우정, 애완동물, 노는 것, 나라, 풀, 존엄, 식물,여행, 가족 등이 보이네요. 
다행입니다. 희망이라는 거짓말에 가까운 단어가 안보여서요. 희망 장사치들이 세상을 더 혼탁하게 하고 있습니다. 저도 이 청소년들에게 희망이라는 가장 싼 몰핀을 주고 싶지 않습니다. 그건 현실 부정일 뿐입니다.

현재의 상처를 몰핀을 맞지 않고 견디는 것이 진짜 치유가 될 것입니다. 억지로 치유하겠다는 그런 강제적 방식도 전 반대합니다. 오히려 이 청소년 시기에는 어른들의 어떤 말 보다 친구가 해주는 위로가 가장 좋죠



그런 면에서 사진으로 이억만리 떨어진 시리아와 한국의 청소년들이 서로 연결되어서 서로를 알아가는 그 과정이 보기 좋네요. 이 사진전을 보고 1억원을 넘는 사진을 찍는 국내 국외 유명 사진작가의 사진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학생들이 찍은 사진이 저에게는 더 소중한 사진이었고 사진을 통해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유명 사진작가의 사진. 점점 저에게는 그 의미가 희미해지네요. 대신 이런 일상의 사진, 일반인이 찍은 그러나 소중한 메시지와 이야기를 전해주는 사진들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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