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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월드

쓰던 제품을 고쳐서 쓰기 보다는 새제품을 사게 만드는 계획적 진부화

by 썬도그 2015.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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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부터 넷북의 HDD가 덜덜덜 소음이 심해지고 작동도 느려져서 참다가 근처 고객센터에 갔습니다. 
수리 상담을 받아보니 HDD를 교체해야 한다면서 HDD 500기가 부품비와 공임비 포함해서 15만원이나 하네요. 순간 놀랬습니다. "아니 중고가격으로 넷북이 15만원 정도 되는데 중고제품 하나 사던지 조금 더 보태서 저가 노트북 사는 게 낫지 왜 이리 비싼가요? 그리고 부품 가격이 가격비교검색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HDD가격이 5만원 밖에 안 하는데 무슨 11만원이나 합니까?"라고 따지듯 묻고 그냥 들고 나왔습니다. 

그 가전업체 말로는 부품 보유기간 어쩌고 변명을 하는데 그건 다 변명입니다.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자동차 부품도 아니고 가전부품을 새제품 나오면 부품까지 쌓아 놓고 있나요? 그것도 HDD가 호환이 되면 아무 HDD가 끼면 되고 필요한 수요만큼만 구입해서 수리하면 되죠. 그 가전회사의 그런 해명이 변명일 수 밖에 없는 게 그게 다 수작 같기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구형 가전 제품이나 구형 제품을 고쳐서 쓰기 보다는 새로 사는 것이 개이득(이득)이게 만들어서 중고품을 고쳐서 쓰지 말고 새제품 구매를 유도하는 '계획적 진부화'이기 때문입니다.


중고품을 고쳐 쓰는 것 바보가 되기 보다는 새제품을 사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하는 '계획적 진부화'

마트나 가전 대리점 등에 가면 이상하게 출시 된지 오래된 제품은 시간이 지나면 가격을 낮춰서 파는데 어느 정도까지 낮추다가 더 이상 가격을 낮추지 않다가 단종 시켜버립니다. 그리고 특별히 좋아진 것도 많지 않은 새제품을 전시하며 아주 비싸게 팝니다. 

스마트폰 시장이 대표적이죠. 최신폰은 90만원 초반대에 팔다가 1년이 지나면 60만원까지 구매가격이 낮춰지고 낮춰지다가 1년 또는 2년이 지나면 단종시켜서 시장에서 구입할 수 없게 합니다. 대신 아예 중저가 모델의 신제품을 내놓아서 소비자에게 구형폰 싸게 사지 말고 신제품을 사라고 부축입니다. 

이런 모습을 지적한 책이 <낭비 사회를 넘어서>입니다.
1881년 에디슨이 발명한 전구의 수명은 1,500시간입니다. 그리고 기술 발전을 통해서 1920년대에 나온 제품은 무려 2,500시간이라는 긴 수명을 갖춘 전구가 GE사에서 나옵니다. 문제는 수명이 길다 보니 소비자들이 전구를 잘 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GE사가 낸 꼼수는 일부러 전구 수명을 1,000이하로 낮춘 제품을 만들고 다른 회사에게도 전구 수명을 1,000시간 이하로 낮추다고 담합을 합니다. 여기에 품질 좋은 동독제 전구는 아예 수입되지 못하게 압력을 넣어서 큰 수익을 냅니다. 이외에도 인쇄 매수가 1만 8천장이 넘어가면 자동으로 멈추게 하는 칩을 삽입한 프린터 등등 우리 주변에는 새제품 팔려고 일부러 내구수명을 낮춘 제품들이 꽤 많을 것입니다. 이런 것을 바로 <계획적 진부화>라고 합니다. 


계획적진부화

planned obsolescence , 計劃的陳腐化

새 품종의 판매를 위해 구(舊)품종의 상품을 계획적으로 진부화시키는 기업행동. 내구소비재의 수요는 신규수요와 대체수요로 나눌 수 있는데, 제품의 라이프사이클로 보아 성장기에는 신규수요 개척이 중요하지만 성숙기에 들어가면 신규수요의 신장은 둔화되고 그 대신 대체수요가 판매전략상 중시된다. 이를 위해 신품종 개발, 모델 변경을 단행해 많은 광고비와 판매촉진비를 투하하게 된다. 제품의 진부화는 시간적·기능적·심리적 진부화로 나뉘는데, 좁은 의미의 진부화는 제품의 심리적 진부화를 계획적으로 행함으로써 대체수요의 증가를 꾀하는 기업정책을 가리킨다. 그러나 이것은 소비자에게는 가계 부담을 주고 자원을 낭비한다는 근본적인 경제적 불합리성을 내포하고 있다.

출처 : 다음 백과사전


삼성전자나 LG전자는 세계 최고의 A/S망을 갖춘 회사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TV,냉장고, 모니터, 노트북, 스마트폰을 살때 가장 먼저 이 두 회사를 떠올립니다. 그런데 가격은 싸다고 할 수 없습니다. 에이수스나 에이서 등의 대만제 중저가 노트북에 비하면 아주 비싸죠. 그런데 가격이 비싼만큼 성능이 좋냐?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성능은 뛰어나지 않지만 가격이 좀 비싼 편이 있죠

그 이유는 제품 가격에 A/S비용이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A/S는 절대로 무료가 아닙니다. 제품 가격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 가격이 비싼 편입니다. 특히, 한국같이 공급자가 시장을 지배하는 나라에서는 소비자는 선택의 권한이 많지 않습니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은 이 2개의 회사가 장악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비싸도 이 두 회사의 제품을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최근들어 샤오미나 화웨이라는 중국 브랜드가 들어오고 있지만 이통3사에서 정식 출시 되는 제품은 거의 없고 대부분 자급제폰으로 들여옵니다. 

위에서 설명한 GE사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가격 싸고 성능도 괜찮은 동독제 전구 막아내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스마트폰 단말기 교체 주기는 15.6개월로 세계 1위.이게 소비자만 탓할 일인가?

한국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교체주기는 15,6개월로 세계 1위입니다. 세계 2위가 20개월이니 2위와도 큰 격차가 있죠. 일본은 무려 4년이나 됩니다. 일본 국민은 진득해서 4년이고 한국은 기술추종자들이 많아서 최신폰만 좋아하는 소비자가 넘쳐서 이럴까요?

아닙니다. 이는 시장이 그렇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위에서도 말했 듯 구형 폰을 싸게 구매하려고 하면 단종 시켜서 제품 구입을 막고 대신 비슷한 가격대의 중저가 모델 구입을 유도합니다. 소비자가 선택할 권한이 별로 없습니다. 이통사와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한국 국민들을 가두어 놓고 그 새제품을 사지 않을 수 없게 만들어 놓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내구연한을 1~2년으로 해서 소비자가 쓰다가 열받아서 새폰으로 갈아타게 하는 설계전략도 한 원인일 것입니다.

이건 과소비이자 환경파괴적인 행동입니다.
이러고서 환경 문제 걱정하는 가전업체 행태를 보면 눈꼴시럽죠. 재생용지를 사용한 포장? 다 헛소리입니다. 
구형폰을 구매하던가 스마트폰 수리 비용을 낮추던가해서 쓰던 폰을 더 오래 쓰게 해야죠. 이런 식으로 계획적 진부화 전략으로 소비자에게 새제품을 구매하게 유도하는 방식은 자본이라는 괴물에 먹혀버린 기업의 추한 모습일 뿐입니다. 

이런 계획적 진부화는 다양한 브랜드끼리 피터지는 경쟁을 하면 해결이 됩니다. 이런 맹점을 파고드는 브랜드가 시장 점유율을 올리면 되는데 한국은 한 두 회사가 시장 전체를 지배하는 2,3개 회사가 시장을 장학한 독과점 시장이기 때문에 불가능합니다. 그렇다고 공정위가 일을 제대로 하는 것도 아닙니다. 

여러모로 한국 고객들은 호갱이로 살아갈 운명인가 봅니다. 현명한 소비자라면 자신이 추종하는 브랜드를 좀 꼼꼼히 따져서 합리적인 소비쪽으로 이동해야 시장에 변화가 생길 것입니다. 

물론 가전회사들은 <계획적 진부화>라는  의문을 터무니 없는 소리라고 말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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