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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위플래쉬. 할리우드판 베토벤 바이러스

by 썬도그 2015.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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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식 야구를 좋아합니다. 이기는 야구가 아닌 지지 않는 야구. 통쾌한 맛은 없지만 승리하는 야구. 지지 않는 야구. 이런 야구를 재미없다고 내친 LG트윈스와 SK와이번스는 그가 떠난 후 지는 야구를 수년 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비판도 많이 받고 있는 것이 김성근식 야구이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너무 가혹한 훈련이 가학적이라는 소리 때문이죠

이에 김성근 감독은 이렇게 말합니다. 

"인간에겐 한계가 없다"
한계는 있습니다. 한계는 있는데 대부분의 인간들은 자신의 한계를 느껴보지 못하고 죽습니다. 일부의 사람들이 자신의 한계를 느껴보고 그 한계를 뛰어 넘어서 또 다른 한계까지 달립니다. 그 한계. 그 한계 돌파가 또 다른 세상과의 조우이자 또 다른 나를 만날 수 있습니다. 김성근 감독은 한계까지 몰아부쳐서 선수들의 숨은 역량, 또는 자신도 모르는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고 새로운 선수가 됩니다. 그래서 SK와이번스에서 김성근 식 조련으로 새로 태어난 선수들이 꽤 많습니다. 만년 하위권이던 팀을 매년 한국시리즈 결승을 가게 한 그 원동력은 바로 김성근이자 김성근식 스파르타 조련입니다. 


할리우드판 베토벤 바이러스. 위플래쉬

"더블 타임 스윙"
눈치를 보던 앤드류(마일스 텔러 분)은 플래처 교수(J.K 시몬스)의 눈치를 보면서 더블 타임 스윙을 칩니다. 그러나 플래처 교수는 어느새 나가버리고 없습니다. 내심 미국 최고의 음악학교의 최고의 교수인 플래처의 새로운 드러머가 되길 바랬지만 그렇게 허망하게 좋은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그렇게 앤드류는 이전처럼 그냥 그런 밴드의 보조 드러머의 생활을 다시 시작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교실 문이 열리면서 플래처 교수가 들어오더니 빅밴드 연주자들에게 폭언을 하면서 날카로운 지시를 합니다. 그리고 앤드류에게 내일 오전에 자신이 지휘를 하고 있는 '스튜디오 밴드'로 오라고 합니다. 

달뜬 마음에 달려간 '스튜디오 밴드'에서 앤드류는 첫날 혹독한 신고식을 치룹니다. 폭언에 가까운 욕설과 의자를 집어던지는 플래처 교수의 훈육 스타일에 크게 놀라면서도 분합니다. 그렇게 눈물을 보이면서 플래처는 분을 삭힙니다. 



이런 폭언을 하면서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을 것 같은 독재자 스타일의 주인공을 우린 알고 있습니다. 바로 베터벤 바이러스의 강마에입니다. 이 영화는 할리우드판 '베토벤 바이러스'같은 느낌을 줍니다. 플래처 교수와 강마에는 스파르타 식 + 폭언을 통해서 쥐어짜내는 스타일의 리더라고 할 수 있죠. 

개인적으로는 이런 폭군 스타일의 강사나 리더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깨닫게 해야지 다그치고 다그쳐서 억지로 해서 한계를 도달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스스로 깨닫지 못하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바로 스파르타식 교육의 한계입니다. 김성근 감독은 스파라트 교육과 동시에 왜 이 훈련을 하는 지에 대한 꼼꼼한 설명을 같이 하는데 플래처 교수나 강마에은 이런 것이 없습니다. 


빅 밴드 사운드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좋은 위플래쉬

스토리의 초반 구성은 진부합니다. 주인공의 한계를 깨닫게 하기 위해서 다그치는 장면이 영화 시작 후 1시간 내내 나옵니다. 스토리에 대한 즐거움은 떨어지지만 빅밴드의 연주 장면에서 나오는 짱짱한 사운드는 귀를 즐겁게 해줍니다. 재즈 밴드의 짜릿짜릿한 사운드는 영화를 시청하는 것이 아닌 청음 한다는 느낌이 날 정도로 음악 사운드가 굉장합니다.

빅 밴드 사운드와 함께 드럼 사운드의 청음을 하다 보면 이게 영화라기 보다는 다큐멘터리라는 느낌이 납니다. 
최근 음악 영화들이 많이 나옵니다. 원스는 달콤한 라떼 같데 같고 비긴 어게인은 소프트 아이스크림 같다면 위플래쉬는 강한 위스키 한 잔을 마시는 듯한 강렬함이 가득한 영화입니다. 
음악 영화 좋아하는 분들 중에 강한 것을 원하시는 분들에게 좋은 영화입니다. 



초반의 진부한 스토리를 지나 후반 강렬한 스토리와 사운드가 휘몰아친다. 

영화는 앤드류의 성장기를 담고 있습니다. 대학을 가지 않고 대신 미국 최고의 음악 학교에 입학한 19살의 앤드류는 플래처 교수가 이끄는 스튜디오 밴드의 수석 드러머가 되자 자만감에 빠지게 되어서 여자 친구에게 퇴짜를 놓습니다. 마치 세상을 다 가진 듯한 앤드류, 그러나 다음 날 다른 드러머가 들어오더니 바로 보조 드러머로 전락합니다. 

플래처는 이렇게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쉽게 사람을 끌어당기지만 내치기도 합니다. 
영화는 플래처 교수가 앤드류의 천재성을 끌어내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드럼 배틀과 영화 마지막의 신들린 드럼 연주씬이 가장 압권입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좀 심심한 영화입니다. 그 이유는 이 영화의 장소성 때문입니다. 시종일관 스튜디오와 교실의 어두운 공간에서만 영화가 촬영되다 보니 무슨 연극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아니 재즈 콘서트장 갔다고 할까요? 음악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이런 콘서트 현장 같은 느낌이 좋을 지 모르지만 여러 장면의 변화, 장소의 변화가 간간히 조미료로 뿌려지면 좋으련만 이게 없습니다. 


유일하게 니콜이라는 아가씨와 데이트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장면도 큰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뭐 러브 스토리를 빼서 더 담백해져서 좋은 것 같기도 합니다만 무채색 느낌이 들어서 영화 중간에 좀 지루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영화 끝나기 30분 남기고 극적인 스토리들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플래처와 앤드류 사이의 거대한 충돌과 함께 파열음이 쏫아지기 시작하는데 이 장면이 명장면입니다. 위플래쉬는 미국 로튼토마토에서 평론가 평점, 일반인 평점이 무척 높은 영화입니다.



평론가와 대중 모두 95% 이상의 높은 지수를 보여주네요. 참고로 로튼토마토는 추천 비추천을 통해서 100% 지수를 보여주는데 무척 신뢰도가 높은 토마토 지수입니다. 

하지만 전 이 영화에 별 3개 반 밖에 줄 수 없었습니다. 마지막의 용광로 같은 장면이나 플래처 교수역을 한 J.K 시몬스의 놀라운 연기는 흠잡을 수 없지만 전체적으로 영화가 화려하지 못하다는 것이 좀 아쉽네요. 정확한 음악처럼 한치의 흐트러짐 없음이 정갈하긴 하지만 다큐 같은 느낌이 나는 것이 조금은 아쉽네요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색다른 음악 영화이고 공감이 많이 가는 영화이자 후반 30분의 폭풍을 목격한다면 후회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중간에 살짝 지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졸립지는 않습니다. 좋은 음악이 귓가를 강타하기 때문입니다.
3월에 개봉 예정인데 봄 바람 불어오는 날 친구들과 함께 귀를 호강 시켜줄 영화입니다.

40자 평 : 천재는 저절로 발견 되어지는 것이 아닌 천재를 알아본 사람이 발굴하는 것이다
별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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