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매니아이다 보니 일반인들보다는 영화 시사회를 많이 다닙니다. 오늘도 영화 시사회에 갔다 왔는데 다행히도 기분을 아주 좋게 만드는 좋은 영화를 만나서 집으로 오는 길이 아주 상쾌했습니다. 지금도 그 기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영화매니아라서 여러 시사회를 많이 참석해 봤습니다. 영화 시사회도 참 종류가 많더군요
영화 개봉 수개월 전에 하는 제작 보고회가 있고 편집이 마무리 안 된 상태에서 하는 기술시사회도 있고 홍보 방향을 어떻게 잡을까 홍보 콘셉을 잡기 위한 블라이딩 시사회도 있습니다. 편집이 다 끝나고 개봉 2주에서 1주 전에 하는 기자시사회와  연예인들을 초대해서 하는 VIP 시사회가 있습니다. 그리고 개봉 막바지에 하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 시사회가 있습니다. 참고로 개봉 전날까지 시사회를 전혀 하지 않는 영화는 영화 망할 것을 수입사나 제작사가 알기 때문에 입소문이 오히려 역효과라서 시사회를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예술 영화가 아닌 대중성 높은 영화 중에 시사회가 없는 영화들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영화 평론가와 영화 기자들의 영화평과 별점이 대중과의 괴리감이 왜 심할까?

잘 아시겠지만 영화 명량은 올해를 넘어 한국 영화 역사상 최고의 관객 동원을 했습니다. 가공할 만한 1,700만 명의 관객이 명량을 감상 했습니다. 한국인 중 3분의 1 이상이 명량을 감상했습니다. 그러나 영화 평론가와 기자들의 평점은 좋지 못했습니다



영화 평론가들의 평점은 10점 만점에 6.2로 좋지 못했습니다. 아니 좋지 못하다고 할 수는 없죠. 네티즌 평점도 아주 높다고 할 수 없으니까요. 그러나 명량 말고도 대중성 높은 많은 영화들이 전문가들인 영화 평론가와 기자들의 평점이 높지 않음에도 흥행 대박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최근 들어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평론가들이 혹평한 영화가 흥행 대박이 나는 경우가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왜 이런 것일까요? 왜 최고의 흥행기록을 하는 영화들이 영화 평론가들의 평점이 낮은 것일까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베스트셀러 책이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없는 이유와 비슷합니다. 많이 팔린 책이라고 꼭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없죠. 마찬가지로 흥행 성적이 좋다고 그 영화가 좋은 영화라고 할 수 없습니다.

영화 평론가와 기자들은 전문가입니다. 그들은 영화꾼들입니다. 1주일에 2편 이상의 영화를 감상하고 영화 리뷰나 영화별점 또는 40자평을 합니다. 이렇게 영화를 매주 2~4편씩 보는 영화 매니아들이 영화를 보는 시선은 1달에 1편 정도 보는 일반인들과 영화를 보는 시선이 다릅니다. 

이게 일반인들의 영화 평점과 영화 매니아이자 영화 보는 것인 직업인 영화 기자나 평론가들의 평점이 다른 가장 큰 이유입니다. 맛은 있지만 건강에 좋지 못한 음식인 정크푸드를 일반인들은 좋아하지만 영화평론가와 기자는 대중성만 있고 영화적 가치가 낮은 영화에 대해 건강하지 못한 음식이라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영화 평론가 또는 기자와 일반인들이 영화를 보는 시선은 분명히 다르다

영화나 사진은 비슷한 면이 많습니다
영화나 사진 모두 대중 오락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예술적 가치를 지닌 매체이기도 합니다. 
쉽게 말하면 대중예술과 순수예술의 차이라고 할까요? 스크린이나 사진이라는 담은 그릇은 동일하지만 목적은 사뭇 다릅니다. 
대중 취향적인 예술은 대중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담뿍 담아서 인기를 끌 목적으로 만듭니다. 그러나 순수예술은 대중성 보다는 영화나 사진의 순수한 가치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데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구에게 보여줄 것이냐는 목적에 따라 지향하는 점이 다르기도 합니다. 이 목적이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는 영화도 있지만 출발 단계부터 영화적인 가치 보다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을 분해하고 분석해서 재조립해서 만드는 한국의 기획 영화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런 조립식 건물 같은 인스턴트 영화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이런 영화들은 영화 평론가들의 평점이 좋을 리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영화들이 흥행에 대박이 납니다. 반대로 영화 평론가들이 극찬한 영화 별 4개 이상 주는 영화들 중 대부분은 개봉관 100개도 채우지 못하거나 예술 영화 전문 상영관에서 전국 10개의 개봉관도 잡지 못하고 관객 동원 20만 명도 채우지 못하고 사라집니다.  

영화 평론가들의 평점은 낮으나 흥행에 성공하는 영화들은 철저하게 대중을 목적으로 둔 기획 영화들이 재미 있는 요소를 분석해서 적재적소에 잘 넣어서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런 모습이 영화 평론가나 영화 매니아들에게 쉽게 발견이 됩니다. 그래서 많은 혹평을 하죠. 그러나 이런 영화들이 심심찮게 흥행 대박을 이루어냅니다.

그 차이는 영화를 보는 사람의 차이에서 기인합니다
일반 대중들은 1년에 영화 10편 이상 보지 않습니다. 주말의 영화가 사라진 요즈음에 주말에 식구들과 근교로 나가거나 그런 만한 여유나 딱히 놀러 갈 곳이 없을 때 우리가 가장 흔하게 찾는 여가의 공간이 영화관입니다. 특히 서울은 집 근처에 개봉 영화관이 거의 다 있기에 휴일에 뒹굴 거리다가 소일거리로 영화나 보러가자고 주섬주섬 옷을 입고 편한 복장으로 영화를 봅니다. 

이런 대중들은 영화에 대한 지식도 얇고 영화를 보기 위한 사전 정보 검색도 거의 하지 않습니다. 영화 예고편을 보고 블로그 리뷰 몇개 읽고 보는 분들이 대부분이죠. 특히, 스포일러 여행이라는 출발 비디오 여행 같은 영화 다이제스트 영화 리뷰를 보고 영화를 선택합니다. 이렇게 영화를 전문가보다 적게 보는 일반인들은 영화에 대한 소양이 적기 때문에 뻔한 스토리와 신파로 무장했다고 평론가들이 비판을 해도 그 신파가 잘 먹혀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인간의 희노애락을 낯간지럽게 묘사해도 공감대가 높을 수 있습니다. 

분명. 영화 평론가들과 기자들의 지적이 합당한 구석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 혹평의 일정 부분은 영화 평론가와 기자라는 전문가들의 시선이 가지는 매니아적인 시선에서 놓치는 부분들도 있습니다.


대중의 시선을 느낄 수 없는 기자 시사회 보다는 일반 시사회를 보는 영화 평론가와 기자가 늘어야 한다. 

한 영화 평론가가 라디오에서 평소에는 기자 시사회와 일반 시사회를 모두 참석 했는데  그 차이점을 말한 적이 있습니다.
기자 시사회에서는 큰 웃음과 눈물이 없었는데 일반 시사회에서는 관객들이 박장대소와 눈물을 목격했다면서 그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더군요

이 이야기가 참 공감이 갔습니다.
영화 패딩턴은 곰이 나오는 영화인데  패딩턴 유머가 이전의 영화들을 그대로 답습하는 유머입니다. 빤한 유머죠.  스플래쉬에서 다룬 언어의 차이와 비지터에서 보여준 문화 쇼크에 관한 유머가 가득하더군요. 저는 두 영화를 모두 봐서 언어의 차이에서 주는 유머는 스플래쉬와 비슷하고 인간의 문화 차이를 다룬 장면은 비지터와 닮았구나 하면서 그냥 작은 웃음으로 넘겼지만 대중들은 박장 대소를 하더군요. 

그 차이를 보면서 이게 대중의 웃음이자 대중의 반응이구나를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저는 주로 일반 시사회를 많이 다니는데 제가 영화 리뷰를 쓸 때는 이런 대중들의 반응을 무척 중요시 여깁니다. 내가 그냥 그렇구나 넘기는 장면에서도 일반인들이 박장대소하고 눈물을 흘리면 그 평균적인 반응까지 리뷰에 적어 넣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대중의 반응이 수많은 대중들의 예상 반응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 시선만 고집하지 않고 그런 대중적인 반응도 적극 반영합니다. 그렇다고 내가 재미 없다고 느낀 영화를 대중의 시선에 맞춰서 평하지는 않고 참고만 합니다. 그래서 대중성은 있지만 영화적 가치는 높지 않다고 리뷰를 씁니다. 이런 대중들의 반응성을 기자들이나 평론가들은 모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기자시사회라는 영화 관람꾼(?)들과 영화를 보기 때문에 대중의 시선을 느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중과 동떨어진 매니아적인 시선의 평을 합니다. 관객 대부분은 영화 매니아들이 아닙니다. 일반인들에게 영화 길라잡이 역할을 하려면 대중의 평가나 반응성도 반영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네 평론가들과 기자들은 그걸 잘 못합니다. 아니 환경이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영화 평론가들이나 기자들은 기자 시사회나 VIP시사회에만 참석하지 말고 일반 시사회 또는 개봉 후에 일반인 친구들이나 식구들과 관람하고 영화 이야기를 나누면서 대중적인 시선을 녹여야 좋은 길라잡이 역할을 할 것입니다.

영화평론가와 영화기자들의 글이 팔리지 않고 있습니다. 영화평론가가 극찬한 영화는 따분하고 지루한 예술영화라고 생각해서 일부러 피하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대중들은 영화평론가의 평점을 그들이 쓴 평론을 읽지도 않습니다. 영화평론가들처럼 전문가의 시선이 대중들의 시선과의 큰 괴리감이 있기 때문이죠. 영화평론가의 시선은 그들을 추종하는 영화매니아들만 소비합니다. 

영화매니아를 위한 영화평론가도 좋지만 대중을 위한 영화평과 평론을 많이 하는 영화평론가가 많아졌으면 합니다. 그러나 이미 많은 영화평론가들이 팔리지 않아서 사라졌습니다. 그 자리에 좀 더 대중적인 시선을 가진 영화기자들이 영화평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런 괴리감은 천편일률적인 고래짝 시스템인 별점과 40자 또는 100자평에 기인합니다. 왜 영화를 1개의 별점으로 평합니까?
몇몇 매체에서 시도하는 대중성 별점, 작품성 별점 2개를 동시에 매겨서 대중성을 측정할 수 있는 지수를 만들면 어느 정도 해결 될 것입니다. 아니면 별점 제도를 없애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죠.  

영화매니아를 위한 영화평을 쓰는 영화전문가들. 우물안 개구리 같은 시선을 가지고 영화 평을 하는 것은 아닐까요?

썬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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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밀 2015.01.20 14: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일년에 100편 가까이 볼 정도로 영화를 좋아해서
    재미없는 영화는 씹는 재미로 보기도 하는데(물론 너무 지겨워서 끊어서 볼때도 있지만)
    대중이든 순수든 가장 중요한 것중에 하나가 흡입력이라구 생각해요.
    개연성이 떨어지구 캐릭터 일관성이 없어도 러닝타임 얼마나 남았는지 생각이 안 나게 만들었다면
    좋은 영화는 아니여도 괜잖은 영화라구 생각하거든요.
    반대로 좋은 영화지만 추천하구 싶지 않은 영화가 쭈우욱 보기 힘들 영화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