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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젊은 세대들의 정신승리 문제보다 기성세대들의 정신승리가 더 큰 문제

by 썬도그 2014.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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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의 아이돌이라고 하는 허지웅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니 싫어합니다. 허지웅이 싫은 이유는 그의 주장과 논리가 아주 얇기 때문입니다. 어제 허지웅은 JTBC의 '속사정쌀롱'에서 유난히 사건 사고가 많았던 2014년을 돌아보면서 20대가 정신승리 했다고 말했습니다. 


허지웅이 말한 젊은 세대의 정신승리란 그렇게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고통 속에 있으면서도 들고 일어나지 않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허지웅의 말을 얼핏 들으면 맞는 말이고 많은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요즘 젊은 것들 맥아리가 없어! 개인주의를 넘어 이기주의자들이야. 라는 말과 일맥상통합니다.

일견으로는 공감합니다. 그런데 20,30대만 정신승리를 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왜 그들이 그렇게 세상에 순응하면서 사는 지를 들여다 보는 시선은 없습니다. 그냥 우리 때는 화염병 던지면서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했는데 니들은 스펙 쌓기 위해 영어만 판다고 나무랍니다. 고백하자면 저도 그런 시선으로 20대를 봤습니다. 한심하죠. 실제로도 한심한 젊은 사람들 많습니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대학생들이 반값 등록금 공약 지키라고 첫 대규모 시위를 할 때도 대학생들은 반값 등록금을 요구하기 보다는 그냥 놀러 온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 첫 대규모 대학생들의 시위에 이명박 정부는 그 서슬퍼런 백골단(무술 경찰)까지 투입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시위는 평화적으로 끝났고 예상대로 이명박 정부는 반값 등록금 공약은 헛 공약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는 또 한번 반값 등록금을 대선 공약으로 내놓았지만 역시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작년에 반값등록금을 2년 후에 하겠다고 말했지만 놀랍게도 20대 대학생들은 군소리도 짜증도 한 번 내지 않는 놀라운 인내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허지웅의 말처럼 20대들은 정말 정신 승리자들로 보입니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20대들이 힘든 이유는 다 그들 자신들에게 문제가 있다고 말하고 싶은 마음도 많습니다. 

그러나 어른이라면 기성세대라면 그렇게 말하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그 20대들의 삶을 그렇게 파괴 시킨 것은 그들의 부모세대인 40대 이상 기성세대이기 때문입니다.



스펙 전쟁 세대 20대라는 괴물을 만든 것은 기성세대


도서실이나 카페에 가면 온통 20대들이 비슷한 책을 펴 놓고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 비슷한 책이란 영어 책과 공무원 고시 공부 책입니다. 이렇게 20대들이 영어책과 공무원 책을 파는 이유는 스펙 때문입니다. 스펙을 쌓아야 낙타가 바늘 구멍을 뚫기 보다 힘든 취직을 할 수 있으니까요.  지방에 있는 공장이라고 다니라고요? 그러려고 대학 보내셨나요? 20대들도 지방 공장 다니려고 대학 가는 것 아닙니다. 따라서 번듯한(?) 회사 취직하기 위해서 그렇게 죽자 사자 공부를 합니다. 

노력이 부족해서 취직을 못한다고요? 그런 헛소리는 이제 그만 하십시요. 노력이 부족한 게 아니라 취업하고자 하는 젊은이는 많은데 취직할 곳이 적기 때문에 취직하기 힘든 것입니다. 

80년대 같이 매년 8~9%씩 고도 성장을 하던 시기에는 대학 3학년때 까지 시위를 해도 4학년 때 반짝 공부를 해서 졸업만 하면 취직이 쉽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제 외삼촌은 매일 같이 시위를 했어도 대학 4학년 때 조용히 공부만 하다가 대기업에 취직이 되더군요.

그런 세대였습니다. 그런 세대가 386 세대입니다. 


그들의 눈으로 보면 현재의 20,30대들이 맥아리가 없어 보입니다.  개인주의를 넘어서 이기주의자들로 보이죠. 어떻게 밥을 혼 자 먹어? 어떻게 주변에서 곡소리가 나는데도 아무런 관심이 없어.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이 없고 심지어 자기들 등록금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다고 질타를 합니다.

일견 공감은 갑니다. 그러나 그런 이기주의자들로 만든 것은 기성세대들입니다. 말 가리개를 하고 오로지 뛰라고 채찍질 한 것이 20대들의 부모세대들입니다. 정말 묻고 싶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현재 같이 국가 경제 성장률이 2%인 낮은 취직율이 당연시 되는 이 경제 상태를 80년대 386 대학생들에게 붙여주면 어떻게 반응 했을까요? 과연 그때의 그 대학생들 중 몇이나 화염병 들고 민주주의를 외쳤을까요? 모르긴 몰라도 먹고사니즘 때문에 화염병 내려놓고 도서관에서 영어책 펼쳐서 공부했을 대학생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자신들의 경제호황기 시절은 생각안하고 무조건 20대들이 맥아리가 없다. 이기주의자들이라고 몰아 부치는 것은 옳지 못한 행동입니다. 이기주의자로 만든 것은 기성세대들인데요. 지금 20대들 주변 신경 쓸 여력이 없습니다. 옆에 쓰러진 친구 일으켜 세우다가는 자기가 피해를 받는 세상인데요. 친구 때문에 늦게 왔다고 말하면 기성세대들이 참! 마음 따뜻한 청년이구나 하나요?
세상은 결과만 본다면서 탈락시키죠



기성세대들이 진짜 정신승리자들


전 오히려 50대 이상의 기성세대들(40대도 마찬가지지만)이 정신 승리자로 보입니다. 전 학창시절 우리가 기성세대가 되면 대입시험 스트레스도 없고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사는 세상이 될 줄 알았습니다. 촌지 같은 새치기도 하지 않으면서도 건강하게 아이들을 키울 줄 알았습니다.

세상 추잡한 것은 학교에서 다 배웠기 때문에 학교에서 일어나는 온갖 추태는 내가 어른이 되고 기성세대가 될 때 사라질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이 생각은 정말 순진한 생각이었습니다. 현재 학교를 돌아보면 그 80년대의 학교 풍경과 현재는 크게 달라지 않았고 한편으로는 더 악화 된 듯합니다.

초등학생이 보습 학원 등 여러 개의 학원을 다니는 풍경, 이거 누가 만든건가요? 난 아니라고 하지 마세요. 옆집 아이가 학원 3개 이상 다니니까 똑같이 3개 이상 보내는 그 행태들 그게 바로 아이들 전체를 힘들게 만드는 행태입니다. 말로는 잘하죠. 나라 경제가 어떻고 교육이 어떻고 저떻고. 말로는 바른 소리들을 잘 해요. 그러나 정작 그 잣대를 자기 자식으로 향하면 다른 잣대를 대합니다. 

바로 '내새끼리즘'이라는 잣대죠. 다른 아이들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자기 자식에게는 뭐든 다 괜찮다는 헐렁한 잣대를 들이 미는 것이 부모세대이자 기성세대입니다. 한국 사회가 병든 이유는 '내새끼리즘'이라는 소리도 있잖아요. 20대의 이기주의요? 40,50대들의 내새끼리즘이라는 이기주의보다 더할까요?

내 새끼에 하는 반 만큼만 남의 새끼에게 해보세요. 


그리고 이런 폭정을 하는데도 현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분이 과반을 넘는 50,60대 분들을 보면 진정한 정신승리자들이 아닐까요? 20대만 살기 힘든 게 아닙니다. 50,60대도 살기 힘듭니다. 10,20,30대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라고 하죠?. 60대도 병을 제외하면 자살이 주요 사망원인이고 앞으로 더 늘것입니다. 한국의 노인 자살 인구가 꽤 많은 나라입니다.

그러면 현재의 50대 60대도 행복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고통속에 살고 있고 20대 아들 딸들이 취직을 못하자 엄마 아빠인 50대, 60대들이 아파트 경비원과 청소 용역을 하면서 20대를 먹여 살리는 가정도 많습니다. 그런데 보세요. 아무런 행동을 안 합니다. 선거는 잘하죠. 무려 90%가 넘은 선거 투표율을 보여 주니까요. 그런데 가진자에게는 세금을 깎아주고 가난한 사람들과 부자 모두에게 공평한 세금을 걷는 간접세나 담배세는 올리잖아요. 

그럼에도 새누리당을 지지합니다. 이게 바로 정신승리자죠. 부자들을 위한 정책을 하는 정당에 가난한 서민들이 투표를 하는 모습. 이게 바로 진정한 정신승리법 아닐까요? 빨갱이 외치면! 무조건 새누리당에 달라붙는 지남철 같은 세대들. 이 분들이 20대들을 손가락질 하는 것은 자기모순입니다. 또한, 자신들의 과거를 표준의 삶이라고 생각하는 아집도 강한 세대입니다. 

오늘도 못난 다른 집 자식 20대는 욕하면서 취직도 못한 내 20대 자녀를 오냐 오냐 하는 것은 아닌가요?
20대 욕하지 마세요. 아니 하세요. 솔직히 20대도 잘하는 행동 많지 않으니까요. 다만 그 욕의 반을 자신에게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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