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만나고 헤어집니다. 그렇게 만남과 헤어짐은 하나의 마침표가 아닌 쉼표가 됩니다.
그 쉼표에는 인사가 있습니다. 안녕!
안녕! 우리는 누군가를 만났을때나 헤어질 때 안녕!이라는 말을 씁니다. 아주 흥미롭습니다. 안녕으로 시작해서 안녕으로 끝나는 만남과 헤어짐, 그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이 쌓여서 큰 안녕이 되는 것 아닐까요?
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위 사진만 보면 잘 가라고 안녕!이라고 하시는 건지 반가워서 버선발로 나온 안녕!인지 알 수 없습니다. 만남도 헤어짐도 같은 얼굴을 하고 있기 때문이고 이런 같은 얼굴을 하는 이유는 그 만남이 즐겁기 때문입니다.
사진작가 Angelo Merendino는 Goodbye at the Door 라는 사진 시리즈로 부모님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안젤로는 몇년 전 암으로 아내를 떠나 보냈습니다. 아내와 사별한 후 안젤로는 부모님을 자주 뵙기 위해 뉴욕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그리고 1주일에 한 두번 씩 부모님을 뵈러 갔습니다.
안젤로는 부모님들을 만나 뵐때 마다 그 순간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그렇게 큰 의미 없이 부모님을 기록 했습니다.
문 앞에서 만남과 헤어짐을 기록한 후 아버지가 지난 2014년 5월 세상을 떠났습니다.
상실감에 쌓여 있던 안젤로는 이 사진들을 동료들에게 보여줬고 동료들은 이 사진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자기들 부모님들도 이렇게 문 앞에서 손을 흔들면서 배웅을 한다고요.
이게 하나의 문화 코드임을 인지한 안젤로는 이 사진들을 엮어서 하나의 시리즈로 만들고 그 시리즈가 바로 Goodbye at the Door입니다. 지금은 여자친구와 함께 홀로 계시는 어머니를 뵙고 같이 카드 게임을 하면서 어머니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지 않습니다. 항상 옆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요?
그 항상을 카메라로 담아서 세상에 보여주면 사람들은 자극적인 사진보다 길고 오래 사진을 볼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사진에는 내 부모님과의 이야기가 링크 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