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메라사진/사진전시회

반 고희 그림을 빔프로젝트로 감상할 수 있는 반 고흐 10년의 기록

by 썬도그 2014. 11. 24.
반응형

2014년 10월 18일부터 2015년 2월 8일까지 용산 전쟁기념관에서는 반 고흐 10년의 기록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전쟁기념관에서 전시를 하는 것을 모르고 가까운 거리에 있는 국립박물관에 갔다가 헛탕을 치고 걸어서 전쟁기념관으로 갔습니다. 전쟁기념관에서 전시를 할 줄은 몰랐거든요. 그러나 전쟁기념관에서는 1년 내내 많은 전시를 합니다.



반 고흐 10년의 기록전시회는 겨울 방학 내내 전시를 하는데 타켓층이 방학을 맞은 학생들과 일반인들을 위한 전시회 같습니다. 



대한극장 회원에 한하여 2천 포인트에 초대장 1장을 주는 이벤트를 통해서 반 고흐 10년의 기록전을 관람했습니다
성인 15,000원 학생은 12,000원 아동은 8,000원으로 티켓 가격은 비싸지도 싸지도 않네요


 

이 반 고흐 10년의 기록전은 반 고흐의 미술품을 전시하는 전시는 아닙니다. 반 고흐 그림을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고흐의 그림을 빔 프로젝터를 이용해서 대형 스크린에 전시를 하는 빔 프로젝터 전시회입니다.  



따라서 원본의 아우라를 느낄 수는 없습니다. 
수년 전에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본 고흐의 노란 아이리스 그림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네요. 샛노랗다라는 단어로는 다 담아낼 수 없는 아름다운 색이 있었습니다. 고흐 그림의 매력은 색에 있습니다. 청량감이 느껴지는 색을 아주 잘 다룹니다. 그래서 고흐 그림을 보면 뭔가 막힌 것이 뚫리는 느낌 또는 시원한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이 전시회는 원본 그림을 보는 것이 아닌 그 그림을 스캔한 후에 재가공한 전시회입니다. 
어떻게 보면 원본의 아우라를 느낄 수 없다는 것이 아쉽고 단점이라고 할 수 있고 저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고흐의 그림을 큰 스크린에 보는 느낌은 실로 대단하네요. 

크게 본다는 것이 매력인 전시회입니다. 솔직히 고흐의 그림을 보면 큰 그림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작은 그림입니다. 
작다보니 감동이 그 안에 갇혀 있다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그 그림을 이렇게 크게 확장을 해 놓았습니다. 

마치 집에서 보는 tv의 조막만함을 넘어서 아이맥스로 느끼는 것이라고 할까요?


또 다른 것이 있다면 이 그림들이 그냥 큰 그림으로만 보여지는 것이 아닌 그림 안의 사람들이 움직입니다. 즉 동영상이라는 뜻이죠. 이렇게 그림이 움직이니 생동감이 느껴집니다.

이런 모습은 수년 전에 했던 LG광고와 비슷합니다. 


LG 명화 광고는 너무 과한 느낌이고 이 전시회는 저렇게 과격하게 움직이는 것이 아닌 그림의 형태는 유지하고 그 안에 사람들이 걸어가고 풍차가 돌아가는 등 살짝만 움직입니다. 마치 사진과 동영상이 합쳐진 시네마그래프 같은 느낌입니다. 



전시회 공간은 아주 크지 않습니다. 그러나 곳곳에 큰 빔프로젝터로 공간을 활용하고 있고 한 그림만 보여주는 것이 아닌 슬라이드쇼처럼 여러 그림을 보여줍니다. 물론, 한 그림만 보여주는 것도 있고요. 





가세 박사의 초상화를 이렇게 크게 보는 것이 쉽지 않는데 그림이 크다보니(그림이라고 할 수 없지만) 느낌도 크네요
같은 사진도 크게 인화해서 전시하면 사람들이 오래 쳐다 보듯이 큰 그림으로 보니 제 낮은 기대감은 큰 느낌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런 전시회가 처음은 아닙니다. 이전에도 해외에서도 이런 빔프로젝터를 이용한 명화 전시회가 꽤 있었고 인기가 많았습니다. 



이렇게 360도를 명화로 둘러 싸니 마치 고흐의 그림 속으로 들어간 느낌입니다. 
어떻게 보면 일반인들에게는 이런 조금은 가벼울 수 있지만 그럼에도 느낌은 확 와닿는 이런 전시회가 더 괜찮을 듯 하네요



2,3개의 빔프로젝터를 이용해서 큰 그림으로 보여주는데 불꽃이 펑펑 터지는 모습이 경이롭습니다. 



요즘 빔프로젝터가 많이 싸지고 좋아졌습니다. 또한, 빔프로젝터를 이용한 예술 활동도 많아지고 있죠. MS사 같은 경우는 방 전체를 게임 속 가상 공간으로 만드는 기술을 만들고 있는데 이는 빔프로젝터를 이용한 기술입니다.

방을 스캔한 후 그 스캔한 데이터 위에 빔 프로젝터로 다른 이미지와 색을 입히는 것이죠. 위 고흐의 노란 집도 그런 기술을 이요했습니다. 


방 전체를 고흐의 그림을 입히고 해와 구름과 사람이 흐릅니다. 하나의 작품이 아닌 여러가지 작품을 슬라이드쇼처럼 감상할 수 있습니다. 




2009년에 사리진 고흐의 '마차와 기차가 있는 풍경이라는 작품이 한국에서 발견 되어서 큰 화제가 되었죠. 한 한국인이 고흐 작품인지 검증을 받았고 고흐 작품이 맞다고 하자 무려 3천 5백억원이라는 가격이 제시 되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그림은 마를린 먼로가 한국 위문 공연 때 한 한국인에게 줬고 그분이 최근에 이 그림을 고흐 작품인지 검증을 하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위 그림은 그 그림은 아니고 비슷한 그림입니다. 

그런데 디지털로 재가공하다보니 원본 그림보다 더 쨍한 그림으로 보여지네요. 고흐의 그림은 세월이 흐를수록 탁해지는데 디지털 이미지는 그런 세월의 더께를 쉽게 지워낼 수 있습니다. 







이 공간은 아주 긴 공간인데 공간 전체에 고흐의 그림이 가득해서 고흐의 그림 속을 걷는 느낌입니다.
생각해보면 이런 전시가 오히려 현대인들에게 또는 미술에 큰 관심이 없는 우리들에게 더 어울리지 않을까요? 원본의 아우라가 희미해진 복제 기술의 시대에 사는 우리에게는 그게 원본이 아님을 알면서도 그냥 즐기잖아요. 원본의 오리지널리티가 예전 같이 거대한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그 느낌을 이렇게 쉽게 전달하고 재가공하는 기술이 현대인의 심성을 더 자극하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너무 변형하면 제대로 고흐의 그림의 느낌을 전할 수 없겠지만 이 전시회는 원본을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느낌을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시 관람은 약 1시간 정도면 충분히 감상할 수 있는데 그림들이 계속 변하기 때문에 오래 있을 수록 더 좋습니다. 전시장 밖ㅇ에는 셀럽들이 만든 고흐의 자화상과 의자가 있는데 몇몇 개는 성의가 없네요. 



그나저나 전시를 주최하는 곳과 야구가 무슨 관계가 있나요? 야구 관계자가 꽤 많네요. 야구인들과 고흐? 아나운서야 이 전시회가 MBC가 주관하기에 그렇다고 쳐도 스포츠 선수와 관계자들은 좀 생뚱 맞습니다. 



이런 쿠션에 누워서 고흐 전시회 동영상 감상도 할 수 있습니다. 

아주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꽤 괜찮은 전시회 같기도 하네요. 고흐의 생애를 잘 알고 있고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라는 책을 읽고 간다면 좀 더 다양한 고흐의 그림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고흐의 그림은 그가 죽기 전의 마지막 10년 간의 아를에서 그린 그림일 것입니다. 고흐는 화풍이 참 많이 변했는데 특히 쇠라의 점묘법과 자연주의 화가들의 집단이었던 바르비종파(대표적인 화가가 밀레)의 영향을 받아서 점묘 화법과 자연 풍경을 담은 그림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 10년 간의 아름다움을 크게 볼 수 있는 전시회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