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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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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줘.재미는 있지만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스릴러

썬도그 2014. 10. 24. 11:21

'데이빗 핀처'의 필모그래피를 봤습니다. 영화 '세븐'을 보면서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하는 감독을 만났다고 흥분했었는데 세븐(1995년 개봉) 이후에 그 세븐을 뛰어 넘는 영화는 없었네요. 특히, '나를 찾아줘'의 바로 전작인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은 많은 실망을 했습니다. 

분명 스타일리쉬한 감독, 짜임새 있는 연출, 특히 스릴러 영화 쪽을 잘 만드는 감독이긴 하지만 영화 세븐을 뛰어 넘는 영화는 없었네요. 필모그래피를 다시 꼼꼼히 보니 '데이빗 핀처'는 명감독이라고 하기에는 좀 부족한 감독이네요. 그러나 영화를 보기 전에는 '데이빗 핀처=세븐을 만든 감독' 이라는 인식이 강해서 큰 기대를 하고 봤습니다. 여기에 각종 영화 평들이 올해 최고의 스릴러라는 극찬을 했습니다. 이에 더 큰 기대감을 보고 봤습니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큽니다. 실망은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기대치를 다 채우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은 영화가 바로 '나를 찾아줘'입니다.


쇼 윈도우 부부의 참혹함

미리 밝히겠지만 이 '나를 찾아줘'를 가장 재미있게 감상하는 방법은 어떠한 스포도 40자평도 읽지 않고 보는 것입니다. 스포일러를 적지 않겠지만 주인공들의 묘사만 해도 스포가 될 수 있는 강력한 스포일러 폭탄물이기 때문에 의도하지 않는 스포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영화를 보실 예정인 분들은  살며시 뒤로 버튼을 눌러서 나가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안 나가시고 계속 읽으실 분들도 너무 걱정마세요. 최대한 노력해서 스포는 적지 않겠습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닉 던(벤 애플렉 분)이 거리에서 서성입니다. 그러다 여동생과 닉이 운영하는 바(bar)에서 낮 술을 하면서 결혼 5년차인 아내인 에이미 던(로자먼드 바이크 분)의 뒷담화를 합니다. 내용은 뻔합니다. 아내가 너무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죠. 닉의 아내 에이미는 '어메이징 에이미'라는 베스트셀러의 모델입니다. 에이미를 모델 삼아서 에이미의 엄마 아빠가 낸 책이 바로 '어메이징 에이미' 소설 시리즈입니다. 이런 덕망 있는 가정에서 자란 에이미는 하버드 대학을 나온 영특함과 뉴욕 여자 특유의 시니컬함도 가지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교양 있는 상류층 여자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닉은 촌뜨기 같은 모습입니다. 도회적인 에이미를 위해서 시골적인 모습을 버리고 도시남자 또는 세련된 남자로 변신하려고 노력을 했지만 천성이 에이미와 많이 다릅니다. 이런 성격과 삶의 방식의 차이를 결혼 5년째가 되자 구토가 날 지경입니다. 파탄 직전의 부부는 남들 앞에서는 방긋 웃는 쇼윈도우 부부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각자의 위신과 명성을 위해서죠.

그렇게 쌍둥이 여동생에게 아내인 에이미 욕을 한 바탕 한 후 집에 돌아와 보니 아내 에이미가 사라졌습니다. 거실에는 납치범이 납치를 한 듯 거실 유리 테이블이 박살이 나 있습니다. 닉은 바로 경찰에 연락을 하고 경찰은 바로 실종사고 처리를 한 후 공개 수사를 합니다


공개 수사에 돌입하면서 영화는 에이미가 쓴 일기장의 나레이션을 섞어주면서 닉과 에이미의 첫 만남과 결혼 그리고 최근까지의 에이미의 시선으로 본 닉의 모습을 서술합니다. 닉은 장모,장인과 함께 에이미 실종에 대한 공개수사를 위한 인터뷰를 하면서 시민들에게 꼭 찾아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그런데 영화가 진행 될수록 이 닉이 수상합니다. 아내가 결혼 기념일마다 하던 보물찾기 퀴즈를 적은 카드를 경찰 몰래 숨기는 가 하면 닉이 강의하는 대학교 여제자와 바람까지 펴왔습니다. 이런 모습을 닉의 쌍둥이 여동생이 알게 됩니다. 경찰도 이 실종사건의 증거들을 보여주면서 닉이 아내를 살해하고 시체를 은닉했다고 생각을 하고 닉을 윽박지릅니다. 그러나 경찰은 아내의 시체가 없고 범행 도구가 없기에 함부로 구치소에 가두지 못합니다.

닉은 여동생에게 절대로 내가 죽이지 않았다고 항변을 하지만 동생마저도 닉을 의심스러운 눈으로 봅니다. 그럼에도 닉은 아내를 찾기 위한 노력을 위해 자원봉사자들 앞에서 몇몇 실수가 있지만 자신은 떳떳하다면서 함께 에이미를 찾자고 외칩니다. 이때 에이미와 친했던 옆집 임신한 아낙이 소리를 칩니다 

"왜 에이미가 임신 했다는 것을 숨겼어요"
사람들은 일제히 닉을 쳐다 봅니다. 닉은 경찰의 보호를 받으면서 차로 피신하고 그 자리를 모면합니다. 그리고 경찰은 아내가 임신한 사실을 증명하는 병원 서류를 보이면서 닉에게 자백을 유도합니다. 여기까지는 흔한 치정살인극으로 비추어집니다만 영화 중반부터 영화는 큰 반전을 합니다.

영화 '나를 찾아줘'는 반전이 있다는 자체도 스포입니다. 또한 주인공 성격만 묘사해도 스포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다 말하고 싶지만 아직 영화를 안 본 분들을 위해서 적지는 않겠습니다. 제가 싫어하는 영화가 별 내용도 아닌 것 가지고 꽁꽁 숨기면서 호기심만 자극하다가 영화 막판에 숨긴 것을 공개할 때 별것도 아닌 것 가지고 숨겼다고 느끼면 주먹을 꽉 쥐게 됩니다. 

이런 식의 천박한 쾌락은 오히려 불쾌합니다. '나를 찾아줘'는 그런 천박스러운 스포를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 대충 이 영화가 어떻게 흘러가는 것인지를 눈치 깔 수 있습니다. 특히, 영화를 좀 본다 하는 분들은 누가 범인인지 대충 초반에 눈치를 까죠. 왜냐하면 초반에 흘려주는 힌트들이 너무 많습니다. 따라서 후반에 대반전이라면 대반전이 일어나지만 그 반전이 놀랍게 다가오는 분들도 있겠지만 워낙 요즘 반전영화가 많아서 반전이 있겠구나 알고 있다면 누가 반전을 때려야 가장 효과가 있을지를 안다면 어떤 반전인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반전 부분을 철저하게 숨겨야 하기 때문에 영화의 후반부는 묘사를 하는 것을 금하겠지만 그 반전 자체는 좀 촌스럽고 천박스러워 보입니다. 이미 이런 반전은 반전 축에도 끼지 못합니다. 하지만 전반부의 힌트를 놓치거나 영화를 주의 깊게 보는 편이 아닌 분들은 이 후반 반전이 큰 놀라움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 영화를 심하게 혹평을 하지 않는 이유는 누가 범인이고 어떻게 흘러갈지 뻔히 다 보이면서도 흥미로운 요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세상은 가면무도회'

영리한 반전이라면 반전입니다만 그건 영화가 이끄는대로 보는 분들이나 속는 반전이지 영화 처음부터 형사처럼 합리적 의심을 계속 한 분들이라면 반전이 큰 재미를 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 영화가 여러가지로 우리의 삶을 투영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점은 아주 좋습니다.

먼저, 이 부부가 쇼윈도우 부부라는 것입니다. 남들 앞에서는 방실방실 웃는 다정다감한 잉꼬 부부처럼 행세를 하지만 정작 둘은 파탄 직전의 관계에 있습니다. 이렇게 사는 부부들이 꽤 많습니다. 이 얼마나 못할 짓일까요? 원수 같은 인간과 평생을 살아간다니 얼마나 끔직스럽겠습니까? 그럼에도 사는 부부들이 많습니다. 그 이유는 이목와 자신의 위신 때문입니다. 

둘 다 자기애가 강하면 평생 각방을 쓰면서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혼이라는 삶의 오점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 그렇게 사는 것이죠. 영화 '나를 찾아줘'는 쇼윈도우 부부의 삶을 스릴러 형식으로 담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눈여겨 볼 부분은 미디어입니다. 미디어는 그 존재 자체가 천박스러움이 많아서 사실을 파헤치기 보다는 떨어진 사건의 부스러기를 주워서는 다 완성도 안된 직소퍼즐을 보면서 빈 자리를 지들 맘대로 상상해서 부풀려서 껴 맞춥니다. 영화에서 닉은 아내의 실종 인터뷰 자리에서 카메라 기자의 요청으로  아내 사진 앞에서 웃습니다. 

그런데 언론은 처음에는 가만히 있다가 닉이 범인으로 의심되자 아내 사진 앞에서 웃는 닉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소시오패스 같은 시선으로 닉을 묘사합니다. 이런 천박스러운 언론의 행태를 이 영화는 꼬집고 있습니다. 닉과 닉의 변호사는 그런 언론의 힘을 역이용하는데 그 점도 꽤 눈여겨볼만 합니다. 

수 많은 정치인들이 평소에는 멀쩡하다가도 비리에 연루되거나 비자금 조성으로 구치소에 들어갈 때는 휠체어를 탑니다. 다 연출이고 쇼입니다. 그러나 뉴스라는 미디어를 보고 뉴스에서 보여주는 것이 진실인 줄 아는 천박한 우리들이 그런 쇼를 연출하게 합니다. 우리는 오늘도 뉴스에 담긴 세상이 진짜인 줄 알고 살고 있습니다. 그 뉴스가 거짓이라는 의심조차 하지 않기에 뉴스는 진실 보다는 쇼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이는 연예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에서 보여주는 이미지는 다 쇼입니다. 어느 누구보다 언론의 생리를 잘 이용하는 것이 연예인이고 그 연예인을 잘 포장해주는 것이 미디어입니다. 악어와 악어새의 쇼를 보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이 현혹됩니까?

이 영화는 여러 인물을 통해서 세상에 비추어지는 모습과 실제의 삶의 간극이 큰 지를 능숙하게 보여줍니다. 리얼리티쇼라는 또 하나의 시트콤을 보면서 우리는 또 얼마나 흥분합니까? 다만, 이런 소재도 솔직히 식상합니다. 이미 '리틀 빅 히어로' 같은 영화를 통해서 미디어라는 괴물이 얼마나 망측스러운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소재나 스토리는 큰 재미가 있지 않습니다. 다 예측 가능한 선에서 움직입니다. 다만, 영화 후반부는 저도 예상치 못한 흐름으로 바뀝니다. 이 부분은 큰 칭찬을 해주고 싶습니다. 아마 이 영화의 재미는 1시간 30분이 지난 시점부터 나오는 듯 합니다. 


또, 이야기는 안 할 수 없는데 에이미 던을 연기한 '로자먼드 파이크'라는 배우는 처음 봤습니다만 너무나 연기를 잘해서 영화관을 나오자마자 필모를 찾아볼 정도였습니다. 아주 뛰어난 외모는 아니지만 기품있는 외모도 그렇고 연기력도 아주 뛰어난데 한 번에 반해 버린 여배우입니다. 

'나를 찾아줘'는 전체적으로 재미있는 영화이자 볼만한 영화입니다. 따라서 누가 봐도 만족스러움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다른 영화보다는 이야기의 재미를 잘 끌어가긴 하지만 영화를 자주 많이 보는, 특히 스릴러나 반전물을 많이 보는 분들에게는 이 스토리가 지루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후반 30분의 또 다른 반전은 이런 단순함을 날려 버리는 힘이 있습니다.

강력 추천은 못하고 그냥 볼만한 영화라서 후회 없는 영화 정도 될 듯 하네요
개봉 후 1,2달 후에 스포까지 포함해서 좀 더 분석적이고 자세히 적어봐야겠습니다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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