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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에관한글

사진은 너무 쉽기 때문에 너무 어려운 사진

by 썬도그 2014.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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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취미 중 최고 인기 취미는 등산입니다. 이번 백두대간 여행을 하면서 느낀 것은 한국은 토할 정도로 산이 많습니다. 전국토의 70%가 산이라는 말을 교과서에서만 배웠는데 직접 차를 타고 다녀보니 그 말이 헛말이 아니였습니다. 전국을 단 4시간 만에 도착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이렇게 빠르게 도착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산을 관통하는 터널을 엄청나게 뚫었기 때문이죠.

이렇게 산이 많으니 많은 사람들이 등산을 즐깁니다. 특히 40대 이상의 나이가 되면 자연스럽게 건강을 위해서 등산을 취미로 두게 됩니다. 마을 버스를 타고 가도 산이 나올 정도로 산이 엄청나게 많죠. 그 다음으로 인기가 있는 취미는 음악감상입니다.

특히 10,20대들은 다양한 음악을 쉽게 취할 수 있어서 음악 감상을 취미로 두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게임 등이 있죠. 
그런데 최근에 엄청나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취미가 사진입니다. 사진을 취미로 둔 사람들이 느는 이유는 낮은 문턱 때문입니다.


디카 시대로 접어들면서 국민 취미가 된 사진

디카가 나오기 전만해도 사진은 국민 취미가 될 수 없었습니다. 카메라도 비싸고 무엇보다 소모품인 필름을 사고 찍은 사진을 현상, 인화 하는데 많은 돈이 필요로 했습니다. 이렇게 돈이 많이 들다 보니 쉽게 접근하기 쉬운 취미는 아니였습니다.

그러나 2천년대 중 후반부터 디카가 대중화 되고 DSLR 가격도 많이 내려가면서 국민 취미가 되었습니다. 디지털 카메라와 스마트폰 카메라로도 사진을 취미로 할 수 있게 되자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취미로 선택 했습니다. 이렇게 진입 문턱이 낮아지니 사진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기 시작 합니다.

문턱이 낮아지다보니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엄청나게 늘게 됩니다. 이 낮은 문턱 덕분에 사진전도 많이 늘었습니다. 해외 유명 사진작가의 사진전은 미술전보다 더 큰 인기를 끌게 되고 예술의 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도 미술전보다 사진전을 더 많이 치룰 정도가 되었습니다. 

실로 사진전성시대죠. SNS도 사진의 인기를 끌어 올리고 있습니다. 글만 올리는 SNS글보다 사진을 첨부한 글이 더 인기가 많습니다. 사진의 인기는 단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쉽다입니다. 아무리 장황하게 쓴 글도 보기 좋은 사진을 올리면 좋아요! 버튼을 더 많이 누릅니다. 

사진은 글 보다 쉽습니다. 이 쉽다는 것 때문에 사진은 큰 인기를 끌게 됩니다. 
이렇게 수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SNS에 올리고 공유하고 사진을 찍어 대니 사진은 쉽게 큰 인기를 끌게 됩니다. 사진 풍요 시대를 넘어서 사진 홍수 시대가 됩니다.


사진 홍수 시대, 남과 다른 사진을 찍기는 너무 힘든 시대가 되다

누구나 사진을 찍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DSLR을 들고 사진을 찍는 분들도 참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이 사진 홍수 시대에 역설적으로 차별성 있고 분별력이 있는 사진을 찍기는 더 힘들어졌습니다. 

사진이 넘치다보니 흔한 사진은 그냥 1초도 안 보고 다음 사진으로 넘어갑니다. 하루에 우리가 보는 사진은 얼마나 될까요? 페이스북을 하는 분이라면 대략 2~300장 이상은 볼 것입니다. 그 사진 중에 기억에 남는 사진이 있습니까? 거의 없습니다. 그냥 신문 넘기듯 좀 보다가 넘길 뿐이죠. 

이러다 보니 남들이 1초 이상 볼 흔하지 않는 사진을 찍기 위해서 우리는 노력합니다. 
남들이 좀 더 오래 볼 수 있는 사진은 뭘까요?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죠. 보기 드문 사진을 찍는 것입니다. 보기 드문 사진을 찍기 위해서 우리는 오지를 여행하고 밤 하늘의 별을 촬영하며 흔하지 않는 곳을 가서 촬영을 하고 소개합니다. 이런 특별한 장소를 카메라에 담은 사진이 좀 더 오래 기억 됩니다. 

그러나 이런 사진도 이제는 너무 많이 봐서 식상합니다. 

또 다른 방법은 같은 사물을 다른 방법으로 보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사진작가들이 잘 쓰는 방법이죠. 흔한, 일상의 풍경을 색다르게 포장해서 선보이면 이게 또 오래 보게 됩니다. 오히려 친숙한 사물인데 색다른 시선과 앵글로 담으면 또 다른 의미가 나오죠.  그러나 이 방법도 사진을 많이 찾아서 보는 사람들에게는 식상한 방법입니다. 그러나 이쪽이 차별성을 줄 확률이 높은 분야입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앵글이 없을 정도로 수 많은 사진가와 사진작가들이 시도를 했습니다. 장노출을 소재로 한 사진작가도 전 세계에 엄청나게 많습니다. 이러다보니 이 마저도 식상해지고 있습니다. 그나마 한국에서는 유형학적인 사진이 많지 않아서 이 분야의 사진이 많지 않아서 시도해 볼만 하지만 이것도 몇년 후에는 포화 상태가 될 것입니다.



사진 시장이 없는 한국에서는 더 힘든 사진

사진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 즉 돈 벌이가 아닌 자신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또는 그냥 자기만족으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사진은 어렵지 않습니다. 잘 찍어도 못 찍어도 부담감도 없죠. 궁극적인 목적이 자기가 보기 위함이자 자기 만족이기 때문에 목찍었다고 친구가 구박해도 삶에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가끔 주변에서 사진 잘 찍었다고 하면 어깨를 으쓱하면서 즐기면 될 뿐입니다. 제가 바로 그런 부류입니다. 사진을 업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사진이 어렵지 않습니다. 가끔 사진 공모전에 사진을 출품해서 아주 가끔 수상을 하지만 그걸로 만족하고 말지 그 수상 실력을 키워서 사진을 직업으로 할 생각은 없습니다.

저 같은 사람에게는 사진은 쉽습니다. 아니! 어려울 것이 없죠. 목적이 사진 공모전도 아닌 내 만족이니까요. 
그러나 이 사진이 어려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사진으로 돈을 벌고 삶을 영위해야 하는 프로들입니다. 

사진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들을 프로라고 하죠. 
프로는 두 부류로 분류합니다. 상업 사진가와 예술 사진작가입니다.  상업 사진가들은 의뢰인이 원하는 사진을 찍어주면 되기에 사진 찍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물론, 의뢰자의 마음에 들게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능력이 필요로 합니다. 그러나 이건 노력을 통해서 성취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예술 사진작가들입니다. 
예술 사진작가들은 사진을 판매해서 다음 작품 활동을 해야 합니다. 뭐 판매하지 않고도 후원을 통해서 다음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지만 이게 쉽지 않습니다. 한국은 사진 시장이 없다고 봐야 할 정도로 사진 시장이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유명한 사진 작가 빼고는 대부분의 사진작가가 판매로 이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이는 차별적인 사진을 담지 못하는 사진작가들 자체의 문제도 있겠지만 깊이 있는 사진문화가 발달하지 못한 것도 있습니다. 사진 중에 판매되는 사진 대부분은 달력사진이라고 하는 풍경사진입니다. 풍경 사진은 예술사진작가가 찍을 수도 있지만 사진 공모전에서 좋아하는 정형화 된 쉽게 말하면 '그림 같다는 멋진 풍경'사진만이 판매되는 실정이죠.

이렇게 사진 문화가 깊지 않다 보니 사진 시장은 달력 사진 시장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나마 시립미술관이나 국립미술관이 구매해주고 있지만 이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사진작가를 후원하는 팬덤 문화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차별성 있는 사진을 찍기도 힘들고 발굴하기도 힘들지만 발군 했다고 해도 그걸 알아주고 후원하는 문화가 없습니다. 이러니 사진으로 밥 벌어 먹기 힘든 것이 현실이죠


카메라 장비로 차별성을 추구하는 아마츄어와 프로들

사진작가가 아니여도 사진집을 내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인도나 유럽, 미국 여행을 갔다 온 후에 자신의 사진을 모아서 사진집이나 여행기를 내는 아마츄어들이 늘어가고 있을 정도로 사진을 매개체로 한 출판물이나 사진전을 하는 분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 만큼, 사진은 문턱이 낮습니다. 

이런 사진집이 나오는 이유는 특별하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시장이나 세상에 캄보디아에 관한 사진집이 없다면 비록 아마츄어지만 캄보디아 사진집을 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유일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제는 그런 일은 일어나기 힘듭니다. 이미 전 세계의 오지를 담은 사진집이 시중에 나와 있고 유럽이나 미국 여행기도 넘치고 넘치고 있습니다. 

이런 사진 촬영 장소의 차별성 또는 소재주의 사진은 이제 끝물입니다. 오히려 등잔 밑이 어둡다고 흔한 장소를 유형학적이고 분석적으로 담은 사진집이 미개척 분야라고 할 수도 있죠. 수 많은 사람들이 오르는 관악산에 대한 사진집이 있고 관악산만 찍는 사진작가가 있습니까? 뭐 이런 분야도 곧 포화 되거나 시장에서 원하지 않기에 자비를 들여서 찍거나 소명의식으로 찍지 않는 한 그런 사진집은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장소의 특별성 말고도 사진의 차별성을 주는 것이 있는데 카메라입니다. 비싼 카메라에 정말 고가의 렌즈를 달고 찍으면 일반 취미 사진가들이 찍기 힘든 앵글과 화질 그리고 표현력을 담을 수 있스빈다. 이게 큰 차별성이 되긴 하죠. 그렇게 고가의 렌즈와 카메라 또는 특수 장비로 촬영한 사진으로도 사진전을 할 수 있고 남과 다른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이런 사진을 보고 우리는 무슨 카메라로 찍었어요? 무슨 렌즈로 찍었어요?라고 물어보죠.

이런 행동은 하이엔드 아마츄어들이 흔하게 취하는 행동입니다. 장비의 특수성으로 차별성 있는 사진을 촬영하면서 남들과 다른 사진을 찍죠. 그러나 이런 차별성은 그 고가의 카메라가 대중화 되거나 보급형 카메라가 그런 표현력을 제공하면 말짱 황이 됩니다. 따라서 한시적인 차별성이죠. 이런 차별성은 아마츄어를 넘어서 프로들도 자주 많이 애용합니다.

프로들이 왜 중형 카메라를 쓰고 사람 키보다 더 큰 대형 프린팅 사진을 전시하는 줄 아세요? 같은 사진도 크게 뽑으면 사람 동공이 더 확대 됩니다. 이는 같은 영화도 일반 영화관에서 보는 것과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보는 것의 차별성을 두기 위함이죠. 최근 사진전들을 보면 대형 인화를 하는 사진작가들이 늘고 있는데 이는 하나의 꼼수로 밖에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런 꼼수가 차별성을 유지한다면 말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것도 하나의 차별성이면 차별성이니까요.



똑같은 목표로만 달리지 말고, 색다른 나만의 목표를 만들어라

같은 목표로만 달리는 Best One이 되려니 사진이 여럽습니다. 모두 같은 목표로 달리니 99%는 실패한 사진을 들고 짜증내하고 단 한 명만이 승자 독식의 룰에서 희열을 느낍니다. 한국 사진 문화가 그렇죠. 한국 사진 문화의 기둥은 사진 공모전인데 이는 Best One을 추구하는 문화잖아요. SLR클럽의 메인, 네이버 오늘의 사진, 이거 다 Best One을 추구하는 사진 세상이잖아요.

이런 Best One말고 나만의 목표를 만들어서 달리는 경쟁자가 없는 Only One의 사진을 해볼 생각은 없으신가요? Only One은 목표점을 생성하기가 힘들지 목표를 만들면 경쟁자도 없기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고 도착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아니 미개척 분야이기에 시행착오가 있을 순 있어도 그 과정이 즐겁습니다. 

나만의 사진은 찾으려고 노력하면 그 분야는 무궁무진합니다.(이것도 해외는 포화상태지만 한국은 시도하지 않은 분야가 많아서 할만하죠) 한국의 사진 문화가 컬러플 한 것이 아닙니다. 몇몇 소재에만 집중하고 있죠. 특히 아마츄어들의 사진전은 흔한 소재로만 점철되어 있습니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탐미적인 것만 추구하는 사진 세계죠. 공모전에서나 좋아하는 사진들 그런 사진들만 찍으러 다니고 그런 사진들만 순위를 매기면서 박수를 치고 회식을 하고 해산을 합니다. 

좀 진부하지 않나요? 색다른 시선, 색다른 사진, 남들이 해보지 않은 사진을 해봤으면 합니다. 감성사진도 처음에나 차별적인 사진이었지 이제는 감성 사진도 홍수 상태입니다. 물론, 말은 쉽지만 현실은 어렵습니다. 저 조차도 말은 그럴싸하게 하지 저 조차도 못하고 있습니다. 주제 넘는 소리를 한 것 같네요. 

사진을 어려워 하는 분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문턱이 낮아서 입문 했는데 사진을 할수록 남과 비슷한 사진만 찍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괴로워합니다. 그때부터 사진이 어려워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좀 더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면 사진은 쉽습니다. 나만의 사진을 찾고 싶다면 카메라를 바꿀 것이 아니라 사진을 보는 시선, 또는 사물을 보는 시선, 세상을 보는 색다른 시선을 갖추는 것이 더 쉽습니다. 그래서 카메라 보다는 세상을 읽고 책을 읽는 것이 색다른 사진을 찍는 지름길이 아닐까 합니다. 

사진은 사람의 시선을 담는 그릇이지 카메라가 생산하는 공산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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