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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유쾌한 칼라파워를 보여주는 서울문화역 최정화 총천연색 전시회 본문

문화의 향기/미술작품

유쾌한 칼라파워를 보여주는 서울문화역 최정화 총천연색 전시회

썬도그 2014. 9. 1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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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서울역은 서울시청과 달리 파괴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은 일제가 만든 것이라면 무조건 부셔 버려야 직성이 풀리는지 거의 다 부셨습니다. 그러나 전 일제 시대에 만든 건물이라고 해도 그 아픈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서라도 근대 문화 유산을 보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같은 시선으로 산다면 전 세계의 그 많은 문화 유산들 중 많은 부분은 파괴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일제를 싫어하면서 친일파 재산 환수법에 전원 반대를 한 새누리당에 담뿍 사랑을 주는 나라? 이걸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여야 할까요?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구 서울역은 파괴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 구 서울역도 파괴하자는 목소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문화재적인 가치도 크고 오르세 미술관처럼 미술관으로 바꾸자는 소리가 있었고 그렇게 되었습니다.

네 구 서울역은 그렇게 서울문화역으로 탈바꿈 했습니다. 서울문화역으로 변신하기 전에 서울국제사진축제를 하는 등 예열을 한 다음 현재는 꽤 대규모의 사진전, 미술전, 공연 등등이 전시되는 거대한 미술관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문화역에서는 9월 4일부터 10월 19일까지 최정화 작가의 개인전인 총,천연색 전시회가 전시되고 있습니다.
서울문화역은 갤러리로 치면 거대한 갤러리입니다. 현대미술관 서울분관보다는 작지만 공공미술관 치고는 꽤 규모가 큽니다. 다만 주변에 관련 문화 시설이 없이 혼자 덩그러이 놓여 있다는 것이 참 아쉽죠. 그래서 관광 코스에는 들어가지 않습니다. 

이 서울문화역에 볼만한 전시회가 있다는 소식을 페이스북으로 듣고 지나가는 길에 잠시 들렸습니다. 입구에는 빨간색, 녹색의 플라스틱 소쿠리가 층층히 쌓여 올려져 있네요. 어~ 이거 2년 전에 경복궁 옆 기무사 터에서 전시회를 할 때 봤던건데?  친근감이 바로 밀려 오네요. 


문화역 서울 284 문패가 있고 그 옆에 '당신도 꽃입니다'라는 전시회 명이 써 있네요. 꽃? 


전시회는 무료 관람입니다.  입구에는 고속도로 경찰관에서 은퇴한 분이 서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런 마네킹 교통경찰이 사고 위험을 유발한다고 사라졌습니다. 또한, 몰라 숨어서 스피드건을 쏘는 분들도 사라졌죠. 



오른쪽 전시장부터 들어가 봤습니다. 폐허가 된 바닥에 고급스런 의자가 있고 그 뒤엔 큰 상들리에가 있습니다. 


바닥에 있는 건축 폐자제는 연출입니다. 


폐허 속에 핀 꽃? 상들리에는 계속 흔들거립니다.  이 작품만 보고 작가가 궁금했습니다. 최정화 작가? 여자분이신가?
검색을 해보니 놀랍게도 남자분입니다. 프로필에는 사진작가라고 나와 있지만 사진도 하고 설치 미술도 하는 등 멀티 플레이어 같습니다. 

재미있게도 사진으로 출발한 예술가들은 평생 사진만 하지만 미술가로 출발한 분들은 사진도 했다가 미술도 했다가 다양하게 사용하는 듯 합니다. 


전시회 팜플렛을 펼쳐 봤더니 온통 꽃입니다. 꽃의 역사라면서 , 꽃의 봄, 꽃의 이빨, 꽃의 구름, 꽃의 하늘, 꽃의 입, 꽃의 좋음, 꽃의 기억 등등등  마지막에는 '당신도 꽃입니다'라고 써 있네요. 꽃꽃꽃 꽃 가득입니다


그런데 이런 꽃으로 시작되는 문장이 작품의 이름이네요. 전시회 온통 꽃으로 시작하는 제목을 단 작품이 가득가득 합니다. 



꽃을 테마로 한 전시회네요. 이 작품은 꽃 놀이입니다. 이 작품은 형형색색의 자석을 쌓아 올려 놓았습니다. 
버려진 자석 같은데 이 자석을 이용해서 다양한 글과 조형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관객이 직접 체험하는 공간인데 자석이 더러워서 만진 후 손을 씻어야 합니다. 옆에 화장실이 있긴 하지만 차라리 1회용 비닐 장갑을 배치해서 비닐 장갑끼고 만지고 버리게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요?




이 전시회는 천연색이라는 자연색과 총천연색이라는 인간이 만든 색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인공의 색과 자연 색의 차이가 뭘까요? 이 말을 설명하기 전에 자연스럽다라는 말을 새겨봐야 할 것입니다. 자연스럽다는 모자르지도 과하지도 않는 색을 필요한 만큼만 쓴다는 말이기도 할 것입니다. 이런 자연색을 우리 인간을 재현을 하는데 항상 모자르거나 또는 색의 과잉을 잉태하고 그 과잉은 부자연스러움을 형성해서 그게 인공이 색인지 단박에 알 수 있습니다. 

저 붉은 페인트를 뒤집어 쓴 의자는 누가 봐도 인공의 색임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최정화 작가는 이런 부자연스러운 색 그러나 너무나 아름다운 색을 이 전시회 전체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색에 취해서 연신 대박 대박을 외치게 되네요. 





특히 색의 과잉이 가득한 공산품 그것도 플라스틱 제품을 보고 있노라면 플라스틱이라는 인공물과 함께 인공의 색을 뒤집어 쓰고 있는 것이 천해 보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이런 색을 마시고 자라서 그런지 참 친근하네요. 


한국의 줄빠따 문화를 재현한 것일까요? 이 작품을 보고 있노라니 최근의 군 사고가 생각나네요. 이유 불문하고 그냥 쳐 맞는 군대. 언제 우리 군대는 철이 들까요? 자연도 폭력적인 먹이 사슬로 이어져 있지만 생존을 위한 폭력이지만 우리 인간은 남을 괴롭히면서 거기서 희열을 느끼는 잔혹한 폭력을 가합니다. 

솔직히 요즘의 군대 폭력이 군대에서만 일어납니까? 직장에서 학교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오죠. 다만 군대는 좀 더 폐쇄적이라서 그런 폭력의 유혹이 더 강하고 일어나도 한국 국방부처럼 쉬쉬하고 숨기기 바쁘죠. 



재미있습니다. 재미는 확실히 보장합니다. 현대 예술이 권위적이고 현학적이고 어려워야 제맛이라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그런 모습을 폄하하거나 깎아 내리고 싶지는 않지만 저 같은 대중은 어려운 예술을 굳이 공부하면서 느끼고 싶지는 않습니다. 

얼마나 바쁜 대중인데요. 또한, 요즘의 경박단소한 세태에서는 어려운 현대예술을 진득하게 볼 여유도 없습니다.
그런데 총천연색 전시회는 쉽습니다. 왜 쉬울까요? 간단합니다. 보세요. 이 수 많은 오브제들과 작품들이 친숙합니다. 아이언맨, 메가맨, 바이오맨, 울트라맨, 트랜스포머의 가면을 쓴 불상들이 종교적인가요? 아닙니다. 친근하고 친숙합니다. 


특히 이런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들을 오브제로 활용해서 대중이 친숙하게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시장에 가면 가장 화려한 인공의 색들이 향연이죠. 오히려 색의 과잉 때문에 현란하고 화려한 색이 천박해 보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다른 장소에서 다른 형태로 만나니 참 아름답게 보이네요






당신도 꽃입니다. 라는 문장도 참 맘에 듭니다. 우리가 서로에게 폭력을 가하고 남을 무시하고 다른 사람을 희롱의 대상, 폭력의 대상, 깔아 뭉개기의 대상, 비교의 대상으로 보는 이유는 상대를 꽃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만 꽃이고 넌 꽃이 아니라는 그런 시선이 폭력의 세상을 만드는 것 아닐까요?

거대한 조화와 꽃과 같은 찬란한 색을 통해서 우리 모두가 꽃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최정화 작가가 보는 세상을 담은 글이 중간 중간 보이는데 이 글들도 참 공감이 됩니다. 
현대 예술이 점점 당신이 보는 것, 당신이 느끼는 것이 아닌 내가 느끼는 것 또는 예술가가 보는 것이 예술이다라고 말하고 있는 듯 합니다. 하지만 예술은 대중영합적인 것은 경계해야겠지만 예술의 영감이나 뿌리는 대중 또는 인간의 깊은 공감대가 우선시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쉬운 오브제가 많은 공감을 일으키죠.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온통 우리가 쉽게 접하는 주변의 일상재들입니다. 

플라스틱 병뚜껑을 가득 모은 공간도 있고요. 그러고보면 인공물질인 플라스틱과 인공의 색은 참 궁합이 좋습니다. 




하챦은 싸구려 일상재들을 모아서 패턴을 만들고 그 패턴 속에서 예술을 캡니다. 발화점은 일상재이지만 결과물은 큰 공감과 감동과 놀라움과 아름다움입니다. 



칼라풀한 모형 총들을 보면서 갖고 싶다고 느껴질 정도네요. 총의 무거움과 폭력성을 발랄하게 덫칠했습니다. 




2층에는 강의실이 있는데 매 주 토,일요일에 2층 세미나실에서 강연과 아티스트 토크가 열립니다. 오후 3시나 7시에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서울문화역 홈페이지 http://www.seoul284.org/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층 창가에서 놀라운 풍경을 봤습니다. 거대한 로봇이 자빠져 자고 있네요. 더 놀라운 것은 저 로봇 일어나려고 합니다. 



설마 발딱 서나? 하지만 다행히(?)도 저렇게 윗몸 일으키기만 합니다. 고무 풍선으로 만든 작품인데 살짝 움직이는 모습이 신기하네요. 그나저나 이 놀라운 전시회를 최정화 작가 혼자 한 것일까요? 솔직히 개인전을 빌려줄 만큼 작품이 대단하고 역량이 대단한 작가인가 하는 의심이 들긴 했습니다. 그러나 그건 쓰잘덱 없는 기우였네요. 

정말 서울문화역에서 많은 전시회를 봤지만 두 엄지 손가락을 올려줄 만큼 큰 재미를 준 전시회입니다. 특히 예술 좋아하는 분들 아니 예술을 잘 모르는 분들이 봐도 즐거운 전시회입니다.



날가 단 핑크 돼지를 끝으로 전시회를 나왔습니다.



서울문화역을 정면으로 보고 오른쪽에는 서울문화역 오픈 스페이스가 있는데  김시하 작가의 '시각정원 - 열대야 프로젝트'가 전시되고 있습니다. 




이 전시회도 같이 관람해 보세요. 요즘 바쁘다보니 이런 좋은 전시회 소개도 못하고 잘 보지도 못했는데 오랜만에 즐거운 예술 관람이었고 꼭 소개하고 싶어서 부리나케 소개를 합니다. 기회 되시면 꼭 보세요. 컬러 파워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전시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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