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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여기선 이래야 하는 보안 여관의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전시회 본문

문화의 향기/미술작품

여기선 이래야 하는 보안 여관의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전시회

썬도그 2014. 7. 30. 08:15

그러니까 한 5~6년 전의 때묻지 않은 소녀 같은 얼굴을 하고 있던 삼청동이 인기 데이트 코스와 출사지로 변질 되면서 돈 냄새가 펄펄 나는 동네가 되었습니다. 돈이 들어오니 편의성은 좋아졌지만 삼청동의 맑은 기운은 거의 다 사라졌습니다 그럼에도 삼청동은 강남 번화가나 종로 도심에서 느낄 수 없는 향기가 살짝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지 않습니다.

그런데 소녀 같은 맑은 얼굴을 하고 있는 동네가 아직 서울에 남아 있습니다. 그곳은 바로 서촌입니다. 서촌은 최근에 방송과 책으로 많이 소개 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자본의 손아귀가 미치지 않아서 풋풋함이 여전히 가득합니다. 특히, 예술가들이 높은 임대료의 삼청동을 피해서 부암동이나 서촌으로 흘러오고 있습니다. 

서촌은 문인들과 예술가들이 예전부터 많이 활동을 했던 곳입니다. 시인 이상이 대표적인 인물이죠. 


이 서촌은 경복궁 서쪽에 있다고 해서 서촌이라고 합니다. 경복궁의 서쪽문인 영추문 건너편에는 1930년대에 세워진 보안여관이 있습니다. 이 보안여관은 일제 강점기 때 많은 문인들이 묵고 교류를 했던 곳입니다.  서정주, 이중섭, 김동리 시인 같은 분들이 묵었던 곳이고 동인지 '시인부락'이 발간 된 곳이기도 하죠. 

이 근대문화유산 건물이 몇년 전에 예술인들의 전시공간으로 탈바꿈 했습니다. 몇번 지나가긴 했어도 들어가본 적은 처음이네요. 현재 박윤주 개인적인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Your action is prohibited)'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제목에 홀려서 들어가 봤습니다
개콘의 유행어인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를 차용한 것으로 봐서 작가분이 상당히 젊으신 분 같네요


보안여관의 이름 자체는 국정원 느낌이 납니다. 보안하면 한국에서는 몽둥이아 고문이 먼저 떠오릅니다. 정보를 다루는 한국 기관들은 자신들이 마치 거대한 벼슬아치처럼 행동하잖아요.  권리만 있고 책임은 없는 국정원, 이런 집단이 생각이 나네요. 그러나 그것과는 큰 연관은 없습니다. 그냥 오래 된 여관이고 청와대와 가까워서 공무원들이 많이 이용했을 뿐입니다



오래된 여관 입구에는 항상 큰 거울이 있는데 이 보안 여관에도 큰 거울이 있네요. 아래에 무슨 글귀가 보입니다



감사, 반성, 겸허, 봉사, 유순의 마음을 담고 있네요. 다른 건 이해하지만 맹목적 유순은 이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유교 문화가 활발했던 7,80년대에 쓴 글 같네요



보안여관은 오래된 건물입니다. 이 공간이 예술가들의 전시 공간으로 바뀌면서 리모델링을 하지 않고 오래된 여관 그대로 노출하고 있습니다. 

1층에는 3,4평도 안 되는 작은 방 하나하나를 예술품 전시장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잠시 입구를 설명하면 입구에는 사진을 이용한 전시품이 있네요



<반 과거>

박윤주 작가 개인전인데 설치 미술과 그림 등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작은 방안에 덩그러히 작품이 놓여 있네요. 

<co-people>


<너는 내게 상처를 줄 수 없다>

전시회 제목은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이지만 전시 설명문에는 여기서 이래야 한다고 지시하고 있습니다. 
이 너는 내게 상처를 줄 수 없다는 손잡이를 레일 방향에 따라 옮기라는 지시문이 있습니다. 이런 인터렉티브한 작품들은 관객 참여를 유도하기에 아주 흥미롭습니다. 


<줄어든 자아의 늘어남>

다만, 작가의 의도가 뭔지 설명을 듣지 않고는 제목과 행동의 상관관계를 알기 쉽지는 않네요. 

보안 여관을 올려다보니 서까래가 그대로 노출 되어 있고 오래된 배선과 배관이 그대로 보입니다. 아주 허름한 그 자체입니다.



2층에도 전시공간이 있습니다. 


<항상적인 비극>

가장 좋았던 작품 중 하나가 항상적인 비극입니다. 선풍기가 회전할 때 마다 실에 달린 옷이 나부낍니다. 흥미롭네요. 이 작가님은 제목이 항상 신기하네요. 항상적인 비극??


<우리는 터무니없이 희망적이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입니다. 여관 창문을 통해 바람이 들어오면 실에 매달린 연필이 춤을 추면서 흑연으로 된 발이 무대 위에 그림을 그립니다. 아주 흥미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입니다. 여전히 제목은 오리무중이고요. 




2층은 벽을 허물어서 안을 들여다 볼 수 있는데 공간이 커서 영상 작품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

<밝은 세상>

설치 미술을 넘어서 이런 유화도 그리시네요. 다양한 활동을 합니다. 요즘은 미술가가 사진도 찍고 조작가가 사진을 찍는 등 한 가지만 해서는 안 되는지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보안 여관, 서촌 사진위주 갤러리 '류가헌' 들리실 때 한 번 들려보세요. 류가헌 가기 전에 있습니다. 흥미로운 전시회 그리고 재미있는 전시공간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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