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죽기전에 꼭 보고 먹고 가야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취향의 강요

by 썬도그 2014. 7. 8.
반응형

죽기 전에 봐야 할 영화 100편, 죽기전에 가봐야 할 여행지 50선, 죽기전에 먹어봐야 할 음식 10선, 죽기 전에. 죽기 전에 블라 블라 블라... 이런 수사가 난무한 세상입니다. 


이런 모습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구글링을 해보면 죽기 전에 해야 할 봐야할 가봐야 할 곳이라는 자동 완성 검색어가 나옵니다. Must have, Must have, Must watch... 죽기전에 꼭  해야할 것들이라는 수사를 보면 전 심한 거부 반응이 일어납니다. 왜냐하면 일반적인 인기 취향을 강요하는 듯하기 때문입니다. 



죽기전에 꼭 해야 할 것들 때문에 제 명에 살기 힘들다

죽기전에 꼭 해야 할 것들이 세상에 너무나 많습니다. 그런 수사를 이용한 글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그런 글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전 그런 제목의 글들을 보면 일단 읽지 않습니다. 그리고 읽더라도 그냥 참고만 할 뿐 꼭 가보고 보지 않습니다
세상엔 꼭 가야 할 곳도 꼭 봐야할 영화도 꼭 먹어야 할 음식은 없습니다. 안 먹고 안 보고 죽기 전에 땅을 치고 후회할까요? 그럴 일 없습니다. 

이 죽기전에 해야하는 것들은 일반적으로 인기가 높은 영화나 음식 여행지를 소개할 때 그냥 추천하는 무엇 무엇이라고 하기에는 밋밋하기에  충격,경악이라는 말처럼 그냥 흔하게 쓰는 의미없는 수사입니다. 솔직히 경박스럽죠. 죽기전에 꼭 뭘 해야 할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죽기 전이라는 공포감을 심어주면서 마치 밀린 숙제를 하듯 죽기 전에 다 해치워야 할 것들로 만들어 버립니다.

이런 모습은 '죽기전에 해야하는' 수사말고도 꽤 많습니다. 
20대가 꼭 알아야할 경제상식, 30대가 꼭 알아야할 무엇 무엇, 40대에 읽어야 할 논어, 30대가 가기전에 해야 할 것들 등등 마치 그 더 나이 들기 전에 꼭 해야 할 것들을 숙제 내주듯 소개합니다. 이런 수사에 현혹되고 흔들린다는 것은 당신이 줏대가 없다는 뜻입니다. 자기 주관 없이 남이 던져준 일반적인 객관에 자신의 주관과 취향을 맞추는 행동입니다



남의 취향 말고 나만의 버킷 리스트를 만들어라



죽기전에 해야할 것과 가야할 것과 봐야 할 것은 남의 취향입니다. 물론 인기 있는 남의 취향이죠. 그렇다고 남의 취향이나 인기 취향을 자신의 취향에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나는  A라는 소설가의  소설을 좋아하는데 서점에 가서 베스트셀러 1위라는 이유로 보지도 않는 자기계발서를 살 수는 없습니다. 

자신만의 취향을 제대로 알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여행지, 영화, 음식을 틈틈히 버킷리스트에 적어보세요. 영화 버킷리스트처럼 그 리스트를 정말 죽기 전에 하면 나만의 죽기전에 해야 할 것들을 할 수 있고 그 경험은 남이 정해준 죽기전에 해야 할 것들 보다 더 가치가 있습니다. 

우리는 취향의 강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자신의 취향이 실제 자신의 취향인지 남이 정해준 혹은 사회와 시스템이 정해준 취향인지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취향이 자기가 좋아하는 취향인 줄 알고 있지만 그 취향은 사회가 정해준 취향일 수 있습니다. 

이는 선택의 폭이 없는 자유와 같습니다. 
예를 들어 A라는 카메라를 참 좋아하는데 어느 날 A라는 카메라가 생산 중단하고 사라졌다고 칩시다. 그럼 B,C라는 카메라를 싫지만 사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B라는 카메라를 사서 투덜 거리면 친구가 이렇게 묻죠! 니가 선택한 카메라에 왜 투덜거리니? 니 자유의지로 산건데?

과연 그게 자유일까요?
제한된 선택은 자유가 아닌 또 하나의 억압입니다. 개성 시대라고 하지만 점점 세상에 동기화 되면서 취향도 동기화 되고 있습니다. 마치 세상이 점점 한 가지 제품만 쓰는 기사식당과 같은 곳이 되어가고 있고 한국은 더욱 심합니다. 빠르다는 이유로 중국집 가서 짜장으로 통일하는 모습은 몰 취향의 사회의 증거이기도 합니다.


죽기전에 내 취향이나 제대로 파악하자

죽기전에 해야할 것은 없습니다. 그걸 할 시간에 내 취향인지 남의 취향인지 사회가 만든 취향인지 구분부터 했으면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뭘 싫어하는지 잘 모릅니다. 그냥 남들이 좋다면 나도 좋다고 생각하고 남들이 싫다고 하면 나도 싫어합니다

이러니 내가 재미 없게 본 영화를 제 블로그에 글을 쓰면 넌 왜 재미없게 봤냐며 악플을 답니다. 사람마다 살아온 시대와 경험이 다른데 어떻게 취향이 똑같길 바랍니까? 난 맛있게 먹었는데 다른 사람이 그 음식 맛 없다고 하면 왜 그렇게 화를 낼까요?
취향의 강요가 바로 죽기전에 꼭 해야 할...이라는 수사를 만드는 것은 아닐까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