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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역린, 스릴러인데 스스르 졸리운 연기, 연출 액션 모두 낙제점인 영화

by 썬도그 2014.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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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0일 개봉하는 역린은 개봉 전 부터 화려한 캐스팅에 꽤 흥미를 유발하는 영화였습니다. 
현빈, 정재영, 조정석, 조재현, 한지민, 김성령, 박성웅, 정은채라는 출연 배우 이름만 나열해도 2~3 작품을 찍어도 될 만큼 주연급 배우들이 많이 출연합니다. 여기에 광해, 관상을 잇는 사극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참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고 저도 그런 기대심을 가지고 개봉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남들보다 먼저 볼 기회가 생겨서 역린을 개봉 이전에 먼저 봤습니다


정유역변을 소재로 삼은 영화 '역린'


영화 '역린'은 사도세자의 아들인 정조를 제거하려는 노론 벽파세력의 정조 암살 시도인 정유역변을 소재로 삼은 영화입니다. 
역린의 뜻은 용의 턱밑에 거꾸로 난 비늘을 건드리면 용이 크게 노한다는 뜻으로 임금의 분노를 비유하는 말입니다. 

정조는 노론 벽파 세력에 의해 아버지 사도세자가 죽은 불운한 왕입니다. 뒤주에 갇혀서 죽어간 아버지를 똑똑히 기억하는 정조는 어려서부터 정치에는 관심 없는 척 하며 학문과 무예에만 매진합니다. 실제로 정조는 어려서부터 자객 등에 의해 수차례 죽음을 맞이할 뻔 했습니다. 따라서, 스스로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 정조는 어려서부터 무예를 단련했고 그 결과 조선의 왕 중에서 가중 무예가 뛰어난 왕이였습니다. 특히, 활쏘기는 명사수였다고 하죠

사도세자의 아들인 정조가 왕이 되면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몰고 간 노론 벽파에게는 큰 위기가 올 수 있기 때문에 노력 벽파 세력들과 그들을 후원하는 정조의 할아버지인 영조의 아내이자 정조의 할머니인 정순왕후 김씨가 정조를 제거하려는 정유역변이 일어난 1777년 7월 28일 밤 11시를 전후로 한 24시간을 담은 영화입니다. 

실제 역사적인 사실에 충실히 따른 영화는 아니고 소재만 모티브로 따왔기 때문에 영화 전체를 사실로 믿으면 안 됩니다. 
정유역변 자체는 하나의 해프닝 밖에 안되는 작은 사건이고 개인적 일탈(?)로 비추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 '역린'은 이 정유역변을 크게 확장해서 정조를 제거하려는 거대한 세력과 정조의 진검 승부를 담고 있습니다. 


4개의 플롯이  불협화음을 내는 스릴이 없는 스릴러

영화 '역린'은 정유역변의 24시간을 담은 스릴러 장르의 영화입니다. 보통 이렇게 시간을 정해 놓고 시작하는 영화는 짜임새가 중요합니다. 드라마 쓰리 데이즈가 대통령 암살 사건 후 3일 동안에 일어나는 일을 16부 드라마로 담으려면 짜임새와 디테일이 무척 중요했고 드라마 쓰리 데이즈는 미드에서나 볼 수 있는 뛰어난 구성력과 디테일로 시청자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성긴 모습을 지적하는 시청자 또한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 역린은 이 짜임새가 너무나 허술합니다.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정유역변 몇 시간 전이라는 말로 관객의 긴장감을 쪼는 듯 하지만 영화는 시간이 지날수록 쪼는 맛이 사라집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먼저 영화가 하나의 플롯에 집중해야 하는데 무려 4개의 플롯이 동시에 시작 합니다.

영화의 주요 플롯은 정조를 제거하려는 정조의 할머니인 정순왕후 김씨와 정조의 대결입니다. 이 대결은 폐륜적인 구도라서 처음에는 조금은 역하지만 궁궐 내의 권력 암투를 밀도 있게 다룬다면 아주 흥미로운 플롯입니다. 이 플롯에 좀 더 집중했어야 하는데 영화는 이 구도를 긴 호흡으로 가져가긴 하지만 중간 중간 다른 플롯이 치고 들어 옵니다.


정조를 중심으로 한 암살 세력과의 진검 승부와 정조와 상선(정재영 분)과의 우정이라는 플롯이 돌아가고 
왕을 죽이라는 명령을 받은 살수(자객)인 을수(조정석 분)의 형제애와 을수의 사랑 이야기까지 끼어들게 됩니다. 
물론 을수를 중심으로 한 2개의 플롯은 크게 다루고 있진 않지만 이 4개의 플롯이 동시에 등장하고 그 플롯 각각이 유기적으로 돌아간다는 느낌이 전혀 없고 작위적이고 성긴 이야기 구조에 스릴 보다는 짜증이 밀려 옵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의 왕과의 대결은 이 영화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일까? 서로의 당위가 강하게 부딪혀서 강한 파괴음을 내야 하고 서로의 당위가 강한 상태에서 진검 승부를 해야 눈에 힘이 들어가면서 한 동작 한 동작을 자세히 보는데 이 역린이라는 영화는 마지막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니들은 싸워라 난 어떤 결말이 나오던 관심 없다가 되어 버립니다. 

시나리오도 흥미가 떨어지지만 연출력도 별로 좋지 못하네요. 상영 시간 자체도 2시간이 넘어서 좀 길어 보이는데 이야기까지도 지루하니 더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차라리 과감하게 1,2개의 이야기에 집중했어야 하는데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는 초보 영화 감독의 무리수네요. 물론, 드라마 PD로는 인정을 받았지만 드라마와 달리 영화는 2시간 안에 승부를 봐야 하는 매체인데 영화 매체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져 보입니다. 

이래서 시사회 평들이 아주 안 좋은 영화가 역린입니다. 



멀티캐스팅이 오히려 독이 된 듯한 느낌

현빈과 정재영, 조정석, 한지민, 정은채 김성령, 박성웅 조재현 이 이름만 봐도 주연급 배우가 수두룩하게 포진해 있습니다. 
그래서 제작사는 멀티캐스팅이라고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출연 배우 면면만 보면 아주 화려합니다. 

그러나 티켓파워가 있는 배우는 현빈 정도 밖에 없습니다. 
저는 이 영화가 초반에 흥행한다면 그 이유는 전적으로 현빈 때문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제가 예상한 이상으로 현빈의 팬들이 엄청나게 많네요. 그러나 현빈의 연기가 저에게는 딱히 와닿지가 않네요. 현빈이 연기한 정조는 시종일관 근엄함만 보여줍니다. 중간에 환관 갑수(정재영 분)과의 장난어린 대화가 나오는데 이 장면을 좀 더 길게 담았으면 감정의 진폭이 커질텐데 이 장면 말고는 시종일관 근엄하고 화가 난 얼굴로 나옵니다. 

현빈도 현빈이지만 자객인 을수로 나온 조정석의 캐스팅도 어울리지 않습니다. 조정석의 이미지가 조금은 가볍고 코믹스러운 이미지인데 왕의 목을 따는 어마무시한 자객 역할을 하기에는 미흡해 보입니다. 정재영이야 워낙 연기를 잘하는데 이 영화에서 그냥 소모품 취급 당해서 안타깝기만 하네요. 

그리고 한지민, 시사회 평들을 보면 한지민의 의상(혼자 퓨전 사극 찍음)과 연기력에 대한 지적이 많은데 저는 큰 기대를 하는 배우가 아니라서 그냥 그렇게 봤습니다. 대부분의 주연 배우들의 배역이나 연기가 와닿지 않으니 그냥 주말에 하는 사극 드라마를 보는 것이 더 재미있겠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그나마 조재현과 정은채가 이 주연 배우들이 끌어내지 못하는 울림을 그나마 끄집어냅니다. 
스토리도 별로고 배우들의 미스캐스팅 그리고 연출력도 별로인 별로 별로 별로인 영화가 역린입니다. 



눈에 확 들어오는 액션도 없는 영화 역린

스릴러라서 큰 액션이 있는 영화가 아니라고 해도 어느 정도 새로운 액션을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역린에서 새로운 액션 볼만한 액션은 정조가 호수 건너편에 있는 자신의 감시자를 향해서 애기살을 날리는 장면은 아주 시원 통쾌 하더군요. 낮게 호수 위를 날으는 애기살의 속도감은 아주 좋습니다. 

또한, 클라이막스에서 정조가 쏘는 화살 액션은 꽤 볼만은 합니다. 그러나 다른 액션은 과장된 액션 또는 기사감 느껴지는 액션이 가득해서 별 느낌을 받지 못합니다. 정조가 직접 칼을 들고 을수와 대결하는 장면도 아무리 정조가 무예가 뛰어난 왕이라고 해도 저렇게 칼을 직접 들고 싸우는 행동이 조선시대에 가능한가? 라는 생각만 들게 되네요.

사극에서 왕이 칼을 들고 직접 자객과 대적하는 장면은 처음 본 듯 합니다. 이게 이 역린의 차별성이라고 하기에는 무리한 생각이라고 밖에 느껴지지 않네요. 


너무 혹평만 했나요?
그렇다고 칭찬 해줄 만한 것이 없습니다. 없는 것을 있다고 할 수도 없고 해서 혹평으로만 담아야겠네요. 
물론, 이 리뷰는 제 개인 감상평이기에 이 리뷰가 정답이라고 할 수 없고 다른 리뷰들을 3~4개 정도 챙겨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전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이 영화에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듭니다.

비추천 영화 '역린'입니다.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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