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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추억의 장소, 어린이대공원 꿈마루

by 썬도그 2014.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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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항상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진실은 추억은 모두 아름다운 것은 아닙니다. 우리 인간은 선택적 기억을 합니다. 잊고 싶은 기억은 봉인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또한, 기억하고 싶은 기억만 기억할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기억을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단, 아주 강렬한 기억은 이렇게 삭제도 하고 왜곡해서 기억하기도 합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참혹한 기억 그대로 기억하고 살면 사람 미칩니다. 그래서 기억을 왜곡해서 기억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추억은 항상 아름답습니다. 그 이유는 나쁜 기억은 지워버리거나 나쁜 기억도 좋은 기억으로 바꾸고 좋은 기억은 더 좋게 증폭해서 기억합니다. 이게 바로 무드셀라 증후군입니다. 

그럼에도 유년 시절 추억 중 아름다운 추억이 있습니다. 70년대, 80년대 초까지는 서울에서 갈 곳이 많지 않았습니다. 특히 초등학교 중학생들은 소풍 갈 곳도 마땅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그렇지만 조선의 왕릉이란 왕릉은 다 갔던 것 같습니다. 

왕릉 가면 재미가 정말 없었습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모두가 좋아 했던 곳은 어린이 회관과 어린이 대공원이었습니다.
이 어린이 대공원에 대한 추억이 참 많습니다. 지금은 안 보이지만 거대한 아폴로 달 착륙선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흔적도 없네요. 


벚꽃 찬란한 지난 4월 초에 어린이 대공원에 갔었습니다.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본 건물이 있습니다. 여기가 내 추억 속 그 건물인가? 내 추억 속 건물 중 하나는 태양계 모형이 있고 다양한 과학 자료가 있던 건물이었습니다. 3층짜리 건물인데 과학을 좋아했던 저는 이 건물에서 너무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그 이 건물과 내 기억속 건물이 많이 다르네요. 그런데 위치상으로 보면 여기가 맞지만 보시면 아시겠지만 뼈대만 남았습니다. 


한 생활사진가가 떨어진 목련의 꽃잎을 찍고 있네요


건물에 올라서니 저 멀리 어린이 회관이 보이네요. 지금은 예식장인가 잘은 모르겠는데 행사용 건물로 사용하는 듯 하네요



건물 아래를 내려다보니 목련과 개나리가 보이네요. 올 봄은 봄 꽃이 동시 개봉했습니다. 심지어 5월에 피는 라일낙까지 폈네요



2층에 올라서도 뼈대만 있고 옛 흔적은 전혀 없어서 다른 건물인가 했습니다. 이 복도에 많은 과학 도구들이 있었는데요. 



3층에 올라서니 북카페가 있네요. 


목련이 마치 벚꽃처럼 폈습니다. 무슨 별천지 같습니다





북카페는 오후 5시인가 6시까지만 운영해서 들어가 보지는 못했네요. 집 근처에 있으면 자주 들려보고 싶은데 집에서 1시간 거리에 있으니 자주 오지는 못하겠네요. 지금은 어린이 대공원이 무료 개방 되어서 동북부 지역 주민들의 쉼터가 되고 있습니다. 



하얀색 주자가 녹색 주자에게 바통 터치를 하고 있네요. 



여기서 기억이 또렸해졌습니다. 맞습니다. 이 건물. 이 건물에서 친구와 삼촌과 함께 과학의 향기를 느꼈던 그 건물이 맞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뼈대만 남겨서 리모델링을 했네요. 


1982년 그 봄이 살짝 스치네요. 


1982년의 추억은 2014년에 판올림을 했습니다. 나무와 꽃과 조각은 변하지 않았지만 건물은 녹이 슬고 기억도 추억도 녹이 슬어가네요. 그 시절, 걱정도 책임 질 것도 없던 그 시절이 갑자기 그리워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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