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가구 공룡 기업인 이케아(IKEA)가 한국에 올 12월 진출합니다. 이케아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일본 기업인 줄 알았습니다. 이케아는 일본 기업이 아니고 스웨덴 기업입니다. 세계적인 부호인 '잉바르 캄프라드'가 스웨덴 아군나리드에서 설립한 이 기업은 '잉바르 캄프라드'의 이니셜인 I.K와 부모님 농장 엘름타르드의 이니셜 E와 최초 설립지인 스웨덴 아군나드리의 A를 합쳐서 IKEA라고 이름을 짓습니다.
이케아는 세계적인 조립가구업체입니다. 이케아가 진출하는 곳은 큰 성공을 거두면서 그 나라의 가구업체들에게 큰 타격을 주고 있고 한국도 이케아 진출로 인해 가구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을 듯 합니다. 그래서 많은 영세 가구업체들이 시위를 하면서 이케아 진출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이케아를 두렵게 만들었을까요? 그 이유를 적어보겠습니다.
이케아는 광명역 옆에 한국 진출 1호점과 일산에 2호점을 세울 예정입니다. 이케아는 대리점 형태가 아닌 대형 할인창고 매장처럼 큰 매장을 만들어서 사람들이 직접 제품을 체험하고 맘에 들면 조립식 가구(조립식이기에 부피가 작습니다)를 카트에 넣고 자동차에 실어서 집에서 직접 너트와 나사를 돌려서 조립해서 완성하는 제품입니다. 때문에 집 근처에 생길 수는 없고 교외 지역에 주로 생길 듯 합니다.
그래서 1호점도 이제 막 개발의 붐이 불기 시작한 경기도 광명역 근처에 큰 건물을 올리고 있습니다. 제가 이케아에 관심이 가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집 근처에 있기 때문입니다. 마을 버스로 갈 수 있는 거리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모로 참 관심이 많습니다.
이케아는 12월 한국 진출에 앞서서 강남 신사동 가로수길에 팝업 스토어를 세웠습니다. 그 팝업스토어에서 이케아의 매력을 찾아봤습니다.
1. 당신이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싼 가격
이케아의 가장 큰 매력은 싼 가격입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싼 가격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올 정도로 가격이 무척 쌉니다. 이케아 팝업스토어에서는 가격을 공개하지 않고 결정하지도 않아서 한국 판매 가격은 알 수 없었지만 이케아의 전략을 잘 알기에 기존의 한국 가구 가격을 조사한 후 그 가격보다 싸게 내놓을 것이 분명합니다.
다만, 가격은 나라마다 다릅니다. 같은 제품이라도 나라에 따라서 가격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서 홈디포 같은 강력한 경쟁 가구업체가 있는 나라는 가격이 싼 반면 스페인 같이 가구 가격이 전체적으로 비싼 나라는 좀 더 비싸게 팝니다. 한국 가구 가격이 어떤지 모르겠지만 한국 가구가격이 비싸다고 판단되면 좀 더 비싸게 팔 것이고 한국 가구가격이 싸다면 그 보다 싸게 팔 것입니다.
파티클보드를 주로 이용하는 이케아
이케아는 원목가구도 팔긴 합니다만 주력 제품은 파티클보드를 이용한 제품입니다. 파티클보드는 나무를 갈아서 톱밥처럼 만들고 접착제와 혼합하서 열압의 의해 압축해서 만듭니다. 이렇게 나무를 갈아서 압축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와 두께의 재료를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이렇게 제조하면 가격이 무척 싸집니다.
이 파티클보드의 장점은 나사못으로 조립하기 편하고 대량 생산이 용이합니다. 목재 합판인 MDF에 비해서도 더 저렴합니다. 수축과 팽창 및 비틀림도 적습니다. 단점은 무거운 것과 습기에 약해서 물에 젖으면 팽창을 하면서 압축되어 있던 톱밥 같은 것들이 늘어나 결합력을 떨어트려서 강도도 약해집니다. 그래서 파티클보드는 습기가 들어가지 않게 테두리에 튼튼한 필름을 두릅니다.
주로 사용하는 소재가 파티클보드이다 보니 가격이 무척 싼 것이 이케아 제품의 특징입니다. 또한, 가격이 물가가 올랐다고 같이 오르거나 하지 않습니다. 연초에 이케아 카달라그가 만들어지면 카달로그에 있는 가격이 1년 내내 이어집니다. 심지어 가구 재료 가격이 올라서 가격을 올려야 할 경우도 손해를 보더라도 가격을 올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케아 카달로그 보다가 연말에 꽂혀서 제품을 사러가도 카달로그 가격 그대로 살 수 있습니다.
여기에 10개 제품 정도는 미끼 상품으로 상상할 수 없는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을 매장으로 유혹할 것입니다. 만약 이케아 제품 구매한다면 이 10개 정도의 미끼 상품을 노리는 것이 좋습니다.
2. 직접 배송하고 조립하는 DIY제품
이케아 제품은 완제품을 그대로 트럭에 싣고 배송하는 제품이 아닙니다. 모든 제품이 조립입니다. 작은 의자도 직접 조립을 해야 합니다. 조립은 나사와 육각렌츠를 이용합니다. 배달 된 이케아 제품안에는 육각렌츠를 돌릴 수 있는 도구가 들어가 있습니다. 이렇게 직접 배송하고 직접 조립하니 배송비가 빠지고 완제품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가격이 더 쌉니다.
이렇게 조립형태로 한 이유는 창업자인 잉바르 캄프라트가 가구를 완제품 형태로 배송하다 보니 배송하다가 부러지는 가구도 많고 부피도 커서 물류 비용이 크게 증가하자 과감하게 조립형태로 가구를 생산하기 시작 합니다.
위 탁자 밑에 있는 누런 종이박스는 그냥 박스가 아닌 저 제품을 구매하면 저런 누런 박스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 완제품은 매장에서 보고 구매자는 저 직사각형 형태의 박스를 카트에 넣고 집으로 가져와서 조립하면 됩니다.
저렇게 박스 형태로 제공하니 자동차에 쏙 들어갑니다.
만약 완제품 형태로 3발 탁자를 구매했다면 저 다리 때문에 자동차에 넣기도 힘들고 천상 배송요청을 해야 합니다. 그럼 가격이 올라가겠죠. 만약 다리를 분리할 수 있다면 좀 더 편하게 집으로 가져 올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위 이미지 뒤에 있는 4각형 형태의 테이블은 두께는 두껍지만 저 속은 나무로 꽉 찬 것이 아닌 놀랍게도 종이 골판지가 들어가 있습니다. 속을 종이로 채웠죠. 얼마 전에 소치 올림픽에서 미국 선수가 화장실 문이 열리지 않자 주먹으로 문을 부셔서 나온 것이 화재였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놀란 것은 문 속이 골판지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더 놀랬습니다. 골판지를 써도 되나? 하는 말들도 있었고요
직원에게 물어보니 골판지를 써도 내구성이나 충분한 무게를 견딜 수 있기에 괜찮다고 하네요. 합리적인 생각 같기도 합니다. 충분히 무게를 지탱만 하면 속을 골판지를 사용해도 좋죠. 아무튼 이것도 가격 하락의 요인입니다.
이렇게 싼 그러나 튼튼한 소재와 직접 배송 조립하기 때문에 가격이 쌉니다. 그러나 한국 사람들은 직접 배송 조립하기 싫어하는 분들도 분명 있습니다.
아주 쉬운 설명서가 동봉되어 있고 그림만 따라서 조립하면 금방 조립한다고 하지만 조립 하기 힘들어하는 여자분들도 있고 실제로 3일 동안 조립하는 분들도 꽤 있다고 하죠. 그래서 한국에서는 배송과 조립을 담당하는 업체를 선정해서 전문 배송 조립 업체가 요청을 하면 배송 및 조립까지 해줍니다. 물론, 그렇게 되면 가격은 올라가게 되지만 그걸 감안해도 기존의 가구보다는 쌀 것이 확실합니다.
3. 북유럽 스타일의 미니멀한 디자인
이케아 제품의 디자인은 북유럽 스타일의 디자인입니다. 북유럽 스타일의 디자인이란 철저하게 실용을 위주로 한 디자인입니다. 북유럽은 자원이 풍족한 나라들이 아니라서 뭐든 실용성을 우선시 했습니다. 그래서 미니멀한 디자인이 대부분입니다. 질리지 않는 디자인, 실용성 높은 디자인은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요.
이런 미끈한 디자인이 이케아 제품의 매력입니다. 싼 가격에 고급스러워 보이는 디자인이 만나다 보니 어떤 분은 유럽의 고급가구 브랜드라고 인식을 하더군요. 물론, 이케아 디자인이 맘에 안 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이케아 제품은 대를 이어서 물려주는 제품이 아닌 이사갈 때 버리고 좀 질리면 버리고 다른 이케아 제품을 사면 됩니다. 제품의 다양성은 엄청나니까요. 이게 가능한 이유는 싼 가격입니다.
1회용은 아니지만 한 번 쓰고 버리는 가구의 개념이 이케아입니다.
4. 레고 블럭처럼 확장할 수 있는 자유도
많은 부모님들이 관심을 가질 아이들 책상입니다. 긴 파티클 보드로 된 책상판이 있고 다리가 달려 있습니다. 튼튼해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이 제품의 특징은 확장성입니다.
책상은 책상판 따로, 다리 따로, 의자 따로 팝니다. 따라서 집이 좀 더 크다면 책장판을 더 사고 다리를 더 사서 이으면 됩니다. 규격화 된 책상이 아닌 책장판과 다리를 따로 사서 조립하면 됩니다. 책장판도 다양한 크기와 두께가 존재할 듯 하네요.
이케아의 빅히트 상품인 빌리 책장이 없어서 어딨냐고 물었더니 아쉽게도 팝업스토어에는 전시하지 않고 대신 미니어쳐로 보여주네요. 저 책장이 빌리 책장입니다. 빌리 책장도 파티클보드 제품인데(나라에 따라서 원목을 좋아하면 원목 제품도 많이 배치할 예정) 다른 책장과 다르게 저 칸막이의 높이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다른 책장 제조업체도 이런 제품이 있을 지 모르겠지만 전 잘 보지 못했습니다. 옆구리에 보면 구멍이 나 있는데 구멍은 높이를 조절하는 용도입니다.
이는 책장뿐 아니라 선반 등 다른 제품에서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싼 가격 티가 나는 제품도 있다
가격이 싸지만 고급스럽게 보이는 것이 이케아 제품입니다. 그러나 꼼꼼하게 만져보면 싼 제품임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옷장 같은 경우 열어보니 문짝이 덜렁덜렁 거리는 게 영 부실해 보입니다. 한국인들은 두꺼운 두께의 원목 옷장을 좋아 하는데 옷장을 열어보니 합판이 얇아서 덜렁덜렁 거립니다. 정말 말 그대로 좀 쓰다가 망가지면 버리는 제품입니다.
따라서 싼 가격을 한다는 것을 좀 유심히 살펴보면 금방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제품은 무게감도 좋고 실용성도 좋고 디자인도 좋고 가격도 싸서 만족스럽기도 합니다. 워낙 제품의 종류가 많으니 취향에 따라서 구매할 수 있고 직접 체험을 할 수 있는 큰 공간이 있기에 이리저리 살피면서 볼 수 있습니다.
이케아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싼 가격입니다. 이 거부할 수 없는 싼 가격과 스웨덴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체험형 매장이 큰 인기를 끌 듯 하네요. 어떤 기자가 스웨덴 제품이라도 한국에 왔으면 한국에 맞게 사업을 해야 하지 않냐는 소리를 하던데 이케아는 스웨덴 문화를 전파하는 스웨덴 기업임을 적극 활용하는 문화 전도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케아 마크에 스웨덴 국기의 색이 들어가 있죠.
그래서 이케아 매장에서는 미트볼을 팝니다. 미트볼 먹으러 가는 분들도 많다고 하는데요. 기자들도 좀 공부를 하고 기사를 써야 할 듯 합니다. 이케아가 한국 시장에 대한 배려는 한국인들의 가구를 소비하고 좋아하는 제품을 분석해서 그에 맞는 제품을 선보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인들이 원목가구를 무척 좋아하면 원목을 쓴 제품을 좀 더 많이 소개할 것입니다. 그게 한국화지 스웨덴 문화를 버리라고 하는 것은 이케아가 진출하지 말라는 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