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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다양한 사진전을 볼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작년 가을에 본 '서울사진축제'는 사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와 사진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사진에 대한 다양한 시선과 서울의 이야기와 우리의 삶을 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시립미술관' 주최로 2014년 1월 28일부터 3월 23일까지 '사진과 미디어 : 새벽4시' 사진전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사진전은 미술관 속 사진페티스벌의 일환으로 전국 4개의 국공립 미술관(서울시립, 대전시립, 경남도립, 광주시립)에서 릴레이 형식으로 개최하는 사진 전시회 및 워크숍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사진과 미디어 : 새벽 4시


이런 좋은 사진전을 놓칠 수는 없습니다. 지난 주에 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사진과 미디어 : 새벽 4시'전을 보고 왔습니다. 



"기인 동안 잠자고 짧은 동안 누웠던 것이 짧은 동안 잠자고 기인 동안 누웠었던 그이다. 네 시에 누우면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그리고 아홉 시에서 열 시까지 리상 - 나는 리상이라는 한 우스운 사람을 안다. 물론 나는 그에 대하여 한쪽 보려 하는 것이거니와. - 은 그에서 그의 하는 일을 떼어 던지는 것이다. 태양이 양지쪽처럼 내리쪼이는 밤에 비를 퍼붓게 하여 그는 레인코트가 없으면 그것은 어쩌나 하여 방을 나선다." 

이상(1932), “지도의 암실”, 『이상 소설 전집』, 민음사, 2012, p.7. 

새벽 4시라는 제목이 아주 아주 독특합니다. 이 새벽 4시는 이상의 소설 '지도의 암실'이라는 단편 소설의 일부를 차용한 것인데요. 이 '지도의 암실'이라는 소설을 잠시 소개 받았는데 그 내용이 상당히 그로테스크합니다. 

이 전시회에에 참여하는 한국 사진작가들도 이 새벽 4시라는 제목에 크게 반했다고들 하더라고요. 
새벽 4시는 꿈과 현실의 경계선과 같은 시간이자 사진작가들이 작품을 만드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한성필 사진작가는 새벽 4시에 사진 촬영을 한 작품들이 많다면서 새벽 4시라는 현실과 꿈의 경계성을 상징하는 시간에 큰 칭찬을 하네요. 

이 사진전에서 만나 볼 수 있는 한국 사진작가는 강영민, 구상모, 박종근, 박찬민, 백승우, 원서용, 이문호, 이상현, 장태원, 정희승, 조이경, 차지량, 하태범, 한성필입니다. 


사진과 미디어 : 새벽 4시는 서울시립미술관 1층에서만 전시를 하고 입장료는 없는 무료입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그 자체가 크기 때문에 많은 사진들을 차분하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사진작가는 한성필 작가입니다. 한성필 작가의 사진은 몇 년 전부터 관심 있게 봤던 사진작가입니다


한성필 사진작가는 건물을 리모델링하거나 시공할 때 사용하는 가림막에 다양한 각도로 촬영한 건물 사진을 넣어서 관람자가 건물의 정면 사진을 보지만 실제로는 건물의 다른 각도의 모습도 볼 수 있게 했습니다. 아주 신선한 아이디어인데요. 이는 마치 피카소의 입체파 그림과 비슷한 모습입니다. 사진의 정면성을 비틀어 놓은 것이죠. 

한성필 작가는 국내외에서 이런 작품을 소개했는데 프랑스의 한 건물 외벽을 고흐의 그림처럼 비틀린 가림막으로 덮어서 해외에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마치 건물이 녹아내리는 듯한 착시 현상을 느끼게 한 작품도 한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아이디어가 좋은 사진작가입니다. 

이 사진 시리즈는 '피사드 프로젝트'라고 하는데 위 작품을 촬영하는 시간이 새벽4~5시 사이였다고 합니다. 이 새벽의 여명이 밝아오는 밤과 낮의 경계점은 보통 우리는 '매직아워'라고 합니다. 그런데 프랑스에서는 이 시간을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고도 하더라고요. 개와 늑대의 시간이란 산 속에서 무슨 동물을 봤는데 그게 개인지 늑대인지 구분이 안 가는 시간이라서 그렇게 지었다고 하는데 옛날 사람들이 새벽에 산을 올라가다가 저 앞에 개인지 늑대인지 구분이 안 가는 동물을 보면 겁을 먹겠죠. 개라면 다행이고 늑대라면 공포가 엄습해 올 것입니다.

 이 새벽 시간의 모호성은 우리에게 현실과 환상의 경계도 함께 보여줍니다. 가끔 새벽 시간에 나가보면 마치 꿈결 같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도 바로 낮과 밤의 경계라는 양가적인 느낌이 주는 특별함 때문일 것입니다. 



이 전시회는 아주 독특하게도 작품에 대한 설명을 바닥에 이렇게 적어 놓고 있습니다. 



바닥의 설명문을 읽고 있는 관람객들의 모습이 아주 재미있네요. 
위 사진은 원서용 작가의 사진입니다. 원서용 작가는 사진의 2차원 성을 비틀어서 3차원으로 재현했습니다. 큰 하얀 천을 걸어 놓고 사진의 프레임을 상징하는 판을 올려 놓은 후에 그 앞에 3차원의 실제 피사체를 올려 놓고 그걸 2차원의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사진을 사진으로 촬영한 듯한 사진 같지만 실제 사물을 사진으로 촬영한 사진입니다. 

이 사진과 미디어 : 새벽 4시는 이런 식으로 사진의 실제성을 비틀어서 사진으로 환타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사진하면 기록성과 현재를 그대로 박제한 실제성에 주목하지만, 사진도 얼마든지 그림처럼 환타지를 넣을 수 있습니다. 그건 바로 우리의 눈이 아주 간사한 도구이자 쉽게 속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사진도 아주 흥미롭습니다. 벽면에 가득 8개의 사진이 쭉 걸려 있는 이 사진들은 백승우 작가가 벼룩시장에서 산 슬라이드 사진들을 사람들에게 딱 8장 만 골라서 배열하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사람들은 8장의 사진을 골라서 그 사진에 이야기를 심고 캡션을 넣어서 사진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전혀 연관 없는 사진 8장이 모여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드는 모습은 요즘 많이 회자되고 있는 맥락의 중요성을 담고 있습니다. 


사진은 찍고 인화(프린팅)의 2단계가 아닙니다. 사진은 찍고 고르고(셀렉팅) 인화(프린팅)을 하는 3단계를 가지고 있는데 이 셀렉팅의 힘을 이 사진 시리즈 메멘토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사람들이 같은 사진에 다른 캡션을 단 모습은 같은 사진이지만 사람마다 느끼고 보는 시선은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니 작가가 보는 시선과 관객이 보는 시선이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있습니다. 의도를 가지고 작품을 촬영하지만 의도와 다른 해석이 나오는 것은 예술이 가지는 다양성이고 다양성이야말로 예술의 힘입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 사진은 맥락이자 태도이자 시선이자 선택이다>> 글에 따로 소개 했습니다.



사진과 미디어라는 제목이 딱 와 닿는 작품이 있었습니다. 바로 하태범 작가의 'Play War Games'라는 작품입니다. 
외벽 가득히 종이로 만든 건물과 탱크의 잔해들이 보입니다. 



자세히 보면 포탑이 날아간 탱크, 외벽이 부서진 중동 지방의 건물이 보입니다. 이 외벽에 걸려 있는 것은 동영상 작품을 촬영하면서 만든 조형물입니다. 



안에 들어가면 비디오 영상물이 상영되고 있는데 하얀 종이로 된 탱크와 건물들이 실제 총소리와 폭격음이 들리면서 부셔집니다. 하얀 전장터 같은 느낌이 가득합니다. 격렬한 전장의 소음과 풍경은 살벌하지만 하얀색이기 때문에 그냥 게임 같은 느낌도 듭니다. 

하태범 작가는 TV나 유튜브에 올라온 이라크 전쟁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서 실제는 엄청난 고통들이 담겨 있지만 3자의 시선에서는 그냥 하나의 게임과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우리가 흔하게 하는 FPS 게임과 전쟁 영상의 흡사함을 보고서 파괴적인 전쟁이지만 반대로 그걸 즐기는 우리의 이중성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하태범 작가는 조각가이기도 한데요 종이로 이라크 거리를 재현해 놓고 동료들에게 BB탄 총을 주고 쏘라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주저하던 동료들이 작품 촬영을 하기 위해서 종이로 만든 탱크와 건물을 BB탄 총으로 부시면서 쾌감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고통과 쾌락 미디어 속 전쟁과 오락 게임과의 구분에 대한 의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전장터에 있는 미군 병사들은 자신의 전장터를 고프로 같은 헬멧 마운트 카메라로 촬영한 후에 유튜브에 올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전쟁이 점점 서바이벌 게임장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태도는 그걸 TV라는 미디어를 통해서 보는 우리나 현장의 군인이나 크게 다르지 않나 봅니다. 다른 게 있다면 게임은 리셋을 하면 되지만 전쟁은 리셋이 안 됩니다. 죽으면 다시 시작할 수 없는 것이 실제 전쟁입니다.  이 사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 타인의 고통을 소비하는 사진과 미디어의 관계를 비판한 하태범 사진작가>> 에서 소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사진작가는 이상현 작가입니다. 
위 사진은 아주 거대했습니다. 마치 병풍과 같은 큰 크기가 시선을 유혹합니다.  큰 사진이지만 그 속을 안 들여다 볼 수 없을 정도로 옹기종기 많은 사람들이 보입니다. 척 봐도 이 사진은 포토샵으로 콜라쥬한 사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사진에는 수많은 북한 여군, 북한군들이 많이 보입니다. 위 사진은 보호막을 두른 궁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늘에는 미군의 무인 공격기인 드론이 떠 있네요. 이상현 작가는 북한의 사회주의를 사진으로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적나라하게 비판 한 것은 아니고 비판의 강도는 강하지 않습니다.

비판 내용은 이런 것이죠. 사회주의 국가라면서 명품 부채와 군복에 명품을 선호하는 북한 군관동무들의 모습을 한땀 한땀 촬영을 해서 붙여 넣었습니다. 배경은 김홍도가 그린 동양화 바탕인데 그 속에 있는 군인은 북한군들입니다. 소녀시대도 등장하고 한복을 곱게 입은 북한 주민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이런 재기 발랄함만 보면 젊은 사진작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만나 본 이상현 작가는 아주 나이가 많은 분입니다.
이런 유연한 생각과 표현법은 나이를 가리지 않네요. 그러니까 아직도 이런 작품을 계속 만들고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네요. 

이 전시장에 전시 된 작품 말고 다른 작품들도 있는데 역사적인 사건을 바탕으로 북한 여군과 소녀시대의 모습 등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저 사진들의 포즈는 모델에게 부탁을 해서 수 많은 포즈와 의상을 한 모델을 촬영한 후에 하나 하나 붙여 넣었다고 합니다. 왜 북한에 대한 주제를 선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북한의 공산주의의 문제점과 그들의 공포감이 잘 들어나고 있네요. 

전 이 사진을 보면서 북한을 넘어 한국이라는 나라의 전체성도 많이 느껴집니다. 남한과 북한 모두 하나의 병영 국가 같다는 느낌이 많이 들거든요. 획일이 사회의 미덕인 사회가 북한과 남한이기도 하니까요. 같은 옷을 입는 것을 그렇게 싫어하면서도 또 비슷한 명품백을 들고 다니는 모습이나 생각들이 비슷한 것을 자랑스러워하며 다른 생각을 가지면  뭔 이런 또라이가 다 있어라고 구타하는 모습, 소수자들을 혐오스런 모습으로 보는 시선 등등은 남북한이 이미 통일이 되어 있습니다. 

이 사진 말고 신문에 크게 담기는 사진 촬영 과정을 볼 수 있는 사진도 흥미롭습니다. 현직 사진기자가 찍은 사진을 전시하고 있는데 사진 프레임 안에서만 고상한 모습을 하고 있는 모습을 좀 더 큰 화각으로 담아서 실제 촬영장소의 너저분한 모습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신문이나 사진을 보고 와! 멋진 곳이다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장소는 연출 된 장소일 때가 많습니다. 

어차피 사진은 보여주고 싶은 것만 혹은 보여줄 곳만 정리하고 깔끔하게 하면 프레임 밖의 풍경을 관람자는 모르기에 그 사진만 보고 판단하죠. 이게 사진의 맹점이기도 하고 사진이 어떻게 쉽게 진실을 왜곡 시키는지를 보여주는 사진 같아서 꽤 흥미롭게 봤습니다. 

 


꽤 흥미롭고 생각할 이야기들이 많은 사진전입니다. 이번 주말 혹은 시간 나실 때 꼭 들려보세요. 추천하는 사진전입니다. 
사진과 미디어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사진전입니다 


전시명 : 사진과 미디어 새벽 4시
전시기간 : 2014년 1월 28일 ~ 3월 23일
전시장소 : 서울시립미술관
도슨트 시간 : 매일 3시
관람료 : 무료
문의 : 02-2124-8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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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녀석 2014.03.01 13: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간내서 한번 가야겠네용 ^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