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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한 지 한달이 지나가네요. 2013년 12월 19일 개봉 했는데 아직도 상영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면 상영 종료가 되고 IPTV나 다운로드 시장에 나올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고민을 했습니다. 다운로드해서 볼까 했지만 영화는 영화관에서 보는 맛이 최고이기에 과감하게 봤습니다. 

제가 과감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영화평이 너무나도 좋고 본 사람들 모두 강력 추천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거기에 '고레에다 히로카츠' 감독의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츠' 감독 영화는 2004년 작 '아무도 모른다'를 보고 펑펑 운 기억과 2011년 작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을 보고 보름달 같은 미소를 지었던 좋은 기억만 가득합니다. 이 감독은 어른의 탈을 쓴 아이인지 아이들의 심성과 심리를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그의 영화에는 유독 어린 아이들이 많이 나오는데 고레에다 감독과 아이가 출연하면 그 영화는 항상 재미있고 흥미롭습니다.  거기에 감성 코드가 저와 너무 잘 맞습니다. 각박한 도심보다는 한적한 교외나 시골의 매미 울음 소리 같은 깔끔하고 순수한 느낌이 가득한 영화를 너무나 잘 만듭니다. 


6년간 키워온 아이가 내 아이가 아니라고?


지는 것을 너무나도 싫어하는 앞만 보고 달리는 것을 미션으로 아는 1류 직장인인 료타(후쿠야마 마사하루 분)은 아내와 함께 6살의 외동아들 케이타와 함께 행복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대기업에 다니는 아버지를 둔 가정답게(?) 6살 난 유치원생 케이타는 예의 바름 그 자체입니다. 아버지가 퇴근하면 인사를 깎듯하게 하고 잠자리에 들기전에 인사도 하며 아버지의 건강까지 챙치는 정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는 바른 어린 아이의 표본 그 자체입니다. 교과서에서 튀어나온 영희 혹은 철이입니다


이 대기업에 다니는 아빠 료타를 가장으로 둔 가정은 아주 행복해 보입니다. 부족한 것은 전혀 없습니다. 어린 케이타는 엄마 아빠의 말을 너무나도 잘 듣습니다. 사립 유치원에 입학해서도 아주 잘 적응하며 피아노 학원도 꼬박 꼬박 잘 다닙니다. 피아노 치기가 싫으면 치지 말라고 해도 잘 칩니다.  완벽한 가정이고 표준형이자 국가 장려형 가정이 있다면 료타 가정이 그 표준이자 기준입니다. 



그런데 한 통의 전화가 옵니다. 케이타가 태어난 병원에서 걸려온 전화입니다. 
전화를 받고 찾아간 병원에서는 놀라운 이야기를 합니다. 60년대나 있을 법한 간호사의 실수로 아이가 바뀌었다는 소리입니다. 같은 날 다른 집 아이와 료타의 아기가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이 놀라운 말을 듣고 료타 부부는 황망해 합니다. 


낳은 정 vs 기른 정

병원 직원의 실수로 아이가 바뀌었다는 말에 당혹스러워 합니다. 그러나 영화는 끝까지 큰 주먹다짐이나 갈등이나 윽박지름을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그냥 속은 뭉그러져도 앞에서는 내색을 안 합니다. 마치 무슨 아이 바꿈 절차에 따라서 착착착 진행을 합니다. 료타의 친자식인 류세이 부모와 함께 처음 인사를 한 후에 제안을 합니다. 언제 아이들과 함께 만나자고요

그렇게 운명으로 엮인 두 가정은 아이들과 함께 만나게 됩니다. 아이들에게는 철저하게 비밀로 하고 숙려 기간을 가진 후 아이를 바꾸려고 합니다. 보통 이런 일은 6개월 안에 부모 동의 하에 100% 합의 하에 아이 교환(?)을 합니다. 그런데 친자식인 류세이를 6년간 키운 유다이 집안과 료타의 가정이 너무나 상반 됩니다. 

두 가정을 단어로 표현하자면 도시와 시골, 피이노와  게임기, DSLR과 컴팩트 카메라, 로보트장난감과 연과 같습니다. 쉽게 말하면 도시 쥐 vs 시골 쥐입니다. 문화적인 차이와 소득 수준의 차이가 극명합니다. 료타는 대기업 중견사원이지만 유다이 집은 전기용품을 파는 허름한 자영업자입니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초반에는 낳은 정과 기른 정에 대한 갈등으로 그려집니다. 친자식은 아니지만 6년간 기른 정과 피붙이인 낳은 정에 대한 구조의 영화로 담기고 그 갈등이 영화의 핵심 갈등으로 예상됩니다. 만약, 이 영화가 그런 흔한 갈등 혹은 예상 가능한 갈등으로 그려졌다면 지루했을 것입니다. 물론, 그 갈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 낳은 정 기른 정에 대한 이야기도 상당히 많이 나옵니다만 이 영화의 주인공은 아이가 아닌 료타입니다



 아이가 원한 삶은 무엇일까?

두 피해 가정은 아이들을 데리고 만납니다. 급작스럽게 아이 교환을 하기 보다는 숙려 기간을 충분히 가지면서 서서히 서서히 친해지고 자연스럽고 아이들이 상처를 덜 입게 접근을 합니다. 그래서 주말에만 아이를 교환하기로 합니다. 

료타가 친아들이라고 생각해서 키운 케이타와 유다이가 친아들이라고 키운 류세이를 주말마다 서로의 집에서 지내도록 합니다. 그런데 료타는 유다이 집안이 탐탁치 않습니다. 왜냐하면 유다이라는 전기상회를 운영하는 상대적으로 자기보다 못살고 아이에 대한 걱정보다는 병원에서 받는 위자료만 생각하는 수전노 같은 유다이를 보면서 신경질이 납니다. 그래서 변호사 친구에게 친아들인 류세이와 자신이 키운 케이타를 모두 키울 생각까지 합니다. 

그래서 주저하다가 직설적으로 말합니다. 내가 류세이와 케이타를 모두 키우겠다!라는 말을 합니다. 이 말에 유다이는 화가 난 나머지 가볍게 료타에게 손지검을 하고 불쾌해 합니다. 아무리 자신들이 상대적으로 못산다고 하지만 유다이의 집안을 업신 여김을 넘어 불행한 집안이라고 판단을 했기 때문이죠. 이렇게 한 차례의 갈등이 지나고 교통정리가 됩니다. 이런 시선이 무례하긴 하지만 솔직한 시선 같기도 합니다.

저 또한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인 대기업에 다니는 료타 집에서 케이타와 류세이가 함께 사는 것이 더 행복한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제가 요즘 깨닫는 것 중 하나가 가난한 집을 철 없을 때는 측은하게 보거나 불행할 것이라고 봤지만 나이 들어서는 측은심과 불행하다는 편견은 사라지고 행복은 돈이 비례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마찬가지로 가난한 사람들이 무조건 불행하다는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형편대로 삽니다. 형편에 맞게 살면서 그 안에서 행복을 추구합니다. 그러나 료타는 철없는 시선으로 유다이 집안을 넘겨 집어 버리는 행동을 합니다. 


료타의 친아들인 류세이가 숙려 기간 동안 료타의 집에서 지내는데 료타는 항상 바쁜 아버지라서 류세이와 놀아주지 않습니다. 류세이는 시골 아이이기도 하지만 동생 2명과 함께 지낸 아이입니다.항상 북적거리고 연을 날리는 시골 아이의 삶을 살았는데 도회적인 삶이 너무나 지루합니다. 거기에 료타라는 주말마다 만나는 아저씨는 모든 것은 혼자 한다는 방침에 따라서 혼자 지내는 삶이 너무나 짜증납니다. 

반면 료타와 6년 동안 살아온 케이타는 뭐든 고치고 항상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고 동생들이 있는 유다이 아저씨 집에 너무나 잘 적응을 하고 주말마다 가는 유다이 집에 가고 싶어 합니다. 


아래  회색 박스 부분은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보실 분은 박스 부분은 건너 뛰세요. 


아버지는 역할이 아닌 시간이다

유다이는 료타에게 말합니다. 아버지는 역할이 아닌 시간이다. 
료타는 이 말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자신이 살아온 방식 대로 아버지는 돈 많이 벌어오고 아이가 원하는 것을 다해주는 것이 부모라고 생각 합니다. 아버지와 이들은 보듬는 관계가 아닌 기브앤 테이크라는 계산적인 관계로 바라봅니다. 마치 프로그래밍 된 삶을 강요하죠. 피아노 학원을 갔다 온 후 숙제를 하고 자기 전에는 깎듯하게 인사를 하는 바르면서도 로봇과 같은 삶을 강요합니다. 

아니 강요한 것은 아닙니다. 료타와 6년간 살아온 케이타는 그 삶이 진짜 삶일 줄 알고 군소리 없이 살아 왔습니다. 선택할 여지도 없었습니다. 그게 삶인 줄 알았으니까요. 그런데 주말마다 유다이 아저씨(친부) 집에서 동생들과 뛰어놀고 허름하고 좁지만 아버지와 욕탕에서 함께 뛰어 노는 삶을 겪으면서 그게 더 좋다고 느낍니다. 아버지는 시간이다. 아버지는 역할이 아닌 시간으로 증명한다는 말을 합니다. 


대한민국 엄마 아빠가 모두 봤으면 하는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기른 정, 낳은 정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지만 극명한 두 가정의 문화가 어쩌면 이 영화가 진짜로 말하고 싶었던 이야기입니다.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한쪽 가정을 두둔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렇다고 한쪽 가정이 잘못되었다고 말하지도 않습니다. 

두 가정 모두 훌륭하고 아이를 끔찍하게 사랑하는 부모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한 가정은 아이가 좋아하는 삶을 택했고 한 가정은 부모가 원한 삶을 택했습니다. 겉으로 보면 둘 다 아이들은 행복합니다. 또한, 두 가정의 아이들도 모두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행복은 상대적입니다. 다른 행복을 느낀 후 더 좋은 행복을 알고 그 전의 행복이 불행은 아니지만 원치 않은 행복임을 담고 있습니다. 



내 삶을 강요하는 아버지가 아닌, 아이가 원하는 삶이 진짜 아이다운 삶이다

영화관을 나서서 전철을 타고 집에 온 후 이 리뷰를 쓰는 이 순간에도 영화 한 장면 한 장면이 둥둥 떠다닙니다. 망치로 한대 맞은 듯 큰 충격이 계속 남아 있네요. 혹, 내가 아이를 생각한다고 생각하는 행동이 정말 아이를 위한 행동일까? 라는 생각이 가득하네요

어렸을 때 아버지는 저에게 영양갱을 자주 사주셨습니다. 그러면서 항상 말씀 하시던 것이
"이게 정말 맛있어. 어렸을 때 이것 먹고 너무 좋아했지"
영양갱 맛있습니다. 지금도 즐겨 먹지만 전 그것 말고 초코파이가 더 좋았습니다. 가격도 비슷한데 항상 아버지는 영양갱을 사주셨습니다. 나중에 아버지가 영양갱을 좋아할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듣고 자주 먹다 보니 지금은 영양갱을 너무 좋아합니다. 아버지가 좋아했기 때문에 저도 좋습니다. 그래서 나이 들어서는 초코파이 보다는 영양갱을 좋아합니다. 

요즘 아버지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70,80년대 자신들이 즐겨 먹는 군것질과 장난감 혹은 그 당시 자신이 원했던 것들을 아이들에게 사줍니다. 정작 아이들은 다른 것을 원해도 그 의견을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가 어렸을 때 좋아했으면 자식놈(?)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정작 자신이 좋아하는 선물 혹은 어렸을 때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보상심리나 혹은 아이의 눈 높이 보다는 자신의 삶을 표준화 하고 아이에게 강요합니다. 아이는 로봇같이 아버지가 주는 선물을 가르침에 의해서 좋아하고 따릅니다. 아이가 뭘 압니까? 아버지의 삶이 전부이니 그대로 따르죠. 더구나 형제도 없는 가정에서는 더 심합니다.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이런 도회적인 혹은 져본 적이 없는 로봇과 같은 인간미 없는 그러나 멀끔하고 깔끔한 아버지가 인간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깨끗한 물에는 물고기가 살지 못하듯 투명한 삶이 결코 아이들에게 좋은 삶이 아니라는 말을 감독은 관객에게 하고 있습니다. 

물론, 히로카즈 감독이 말하는 전원적인 삶이 정답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삶은 항상 가변적이고 상대적이니까요. 그러나 적어도 자신의 삶을 아이에게 강요하는 삶은 부모에게는 행복일 수 있지만 아이에게는 감옥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합니다. 참 따스한 영화입니다. 영화를 많이 본 분들이라면 이 영화가 어떤 결말로 갈지 중간 부분에서 예상이 가능합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제가 강력 추천하는 이유는 호들갑이나 오버하지 않고 잔잔하게 그리면서도 진짜 아이들에게 좋은 훈윤이란 무엇인지를 낮은 목소리로 크게 꾸짖기 때문입니다. 

훈육에 대한 따끔한 이야기가 가득한 영화이지만 정작 그걸 내 삶에 적용하려면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삶의 나침반이 되어 줄 영화입니다. 


후쿠야마 마사하루에 푹 빠진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1969년생으로 40대 초반의 일본 배우 '후쿠야마 마사하루'를 잊을 수 없습니다.
핸섬한 얼굴에 정말 대기업을 다닐 것 같은 귀티나는 모습은 이 영화에 대한 몰입감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영화를 보고난 후 이리저리 검색을 해보니 일본의 '정우성'이라고 하네요. '기무라 타쿠야'와 함께 일본의 대표적인 가수 출신 배우라고 하는데 유튜브에 보니 그가 부른 노래가 가득 합니다. '용의자 X의 헌신'에서 '갈릴레오'역으로 나와서 그런지 낯에 익었던 배우였습니다.


"아빠가 아빠다울 때 아이가 아기 다울 수 있습니다"
부정에 대한 깊은 이야기가 담긴 영화입니다. 강력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대한민국 부모님들이 모두 봤으면 합니다. 
아빠라는 자리는 돈이 아닌 시간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하는 이 영화를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부모님들의 각성제 같은 영화입니다. 아빠는 아이에게 향하는 눈맞춤과 시간으로 구성되어 있는 존재입니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2013)

Like Father, Like Son 
8.3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후쿠야마 마사하루, 오노 마치코, 마키 요코, 릴리 프랭키, 니노미야 케이타
정보
드라마 | 일본 | 121 분 | 2013-12-19
글쓴이 평점  


썬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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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레드존 2014.01.16 13: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영화정보 알게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 장지 2014.01.16 16: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른 정, 낳은 정, 선택하기 정말 까다롭네요. 답을 할 수 없어서 피하고 싶은 문제입니다.
    영화를 통해 남의 시선으로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아이와 같이 오래 보내야겠습니다.
    좋은 영화, 좋은 평. 감사합니다.^^

  3. 강민석 2014.01.20 04: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달전쯤 개봉작들 검색하다가 우연히 예고편을 보게되었고, 시간이 허락한다면 꼭 보겠노라 다짐했건만..
    살기 바쁘다보니 까맣게 잊고 있었네요..
    극장이 갈 여건이 안되는터라 iptv 업로드되면 다운받아서 꼭 봐야겠네요~
    완전 기대됩니다..

  4. 협궤 2014.01.23 10: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영화 감상했습니다. 많은 깨달음이 있을것 같네요.

  5. 더러운 세상 2014.04.02 13: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본은 참고로 전세계에서 어린이비율이 제일 낮은나라중의 한곳으로 일본보다 어린이비율이 낮은나라로는 홍콩 모나코 카타르 벨로루시 독일정도로 이비율이 고작 13%밖에 안된다네요? 어린이비율이 낮으면 그만큼 힘들다는것을 알게될정도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