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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결정적 순간을 촬영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교감과 현장 느끼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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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순간을 촬영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교감과 현장 느끼기

썬도그 2014. 1. 2. 17:16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모험과 여행을 통해서 잊었던 자신의 꿈을 찾는다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보면 많은 활력을 충전 받을 것입니다. 아주 기분 좋은 영화로 중년들에게 적극 권장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 속 주인공은 사진전문잡지인 <라이프>지의 네거티브 필름 관리자로 나옵니다. 

그래서 사진에 대한 이야기가 주제도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적게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 월터에게 큰 활력을 갖게 하는 원인 제공자는 아니지만 본의 아니게 월터가 큰 모험과 여행을 하게 도와준 사람이 바로 숀이라는 사진작가입니다. 


월터는 가방 하나만 들고 숀을 찾으러 떠납니다. 그리고 숀을 어렵게 만나죠. 그런데 이 숀이라는 다큐 사진작가가 해준 말이 너무나도 인상이 깊습니다. 



"아름다운 것들은 관심을 바라지 않아"


 눈표범은 촬영하기가 아주 까다로운 피사체입니다. 그 이유는 일단 개체수가 적습니다. 또한, 히말라야 산맥 같은 눈 덮인 높은 곳에 살기 때문에 인간이 접근하기 힘듭니다. 거기에 조심성이 많아서 조그만 소리에도 경계를 합니다. 

눈표범을 찍으러 히말라야 산맥에 있는 숀을 찾은 월터에게 숀은 이런 말을 합니다. 
아름다운 것들은 관심을 바라지 않아! 생각해보니 관심을 바라는 행동들은 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대중의 관심을 받기 위해서 노출 심한 의상을 입고 레드 카펫에 오른 모 여배우의 모습이나 야구에는 관심 없고 몸매가 드러난 레깅스를 입고 시구를 한 클라라를 보면 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베충을 인증하기 위해서 호빵 기계에 담배를 넣은 일베 사용자나 젖꽂지 생산업체의 사과까지 유발 시킨 최근의 관심병에 걸린 사람들을 보면 추악함이 가득 묻어 있습니다. 관심을 얻고 싶으면 똥이라도 뒤집어쓰는 행동을 할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숀의 말대로 정말 아름다운 사람들은 관심을 바라지 않습니다. 못나고 내세울 것이 없고 추한 사람들이 관심을 받기 위해서 무리수를 넘어서 일탈 행위를 넘어 위법 행위를 합니다. 



왜! 셔터를 누르지 않으세요?  이 순간을 카메라로 방해하고 싶지 않아

눈표범이 산등성이에 나타났습니다. 그 모습을 발견한 숀은 월터에게 파인더 안을 들여다 보라고 합니다. 파인더 안을 들여다 본 월터의 눈 앞에는 하얀 눈표범이 슬며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월터는 숀에게 묻습니다. 
"안 찍으세요?" 
"어떤 때는 안 찍어. 아름다운 순간이 오면 카메라로 방해하고 싶지 않아. 그저 그 순간 속에 머물고 싶지"

이 대사가 아직도 머리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지난 12월 31일 보식각의 제야의 종 행사를 카메라로 촬영 했습니다. 시민기자로 선정되어서 연신 셔터를 누르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새해 카운트다운을 하는 그 순간에도 맨 눈으로 그 달콤한 순간을 바라본 것이 아닌 파인더 안을 들여다 보고 있었고 사진이 잘 나왔는지 안 나왔는지만 신경 쓰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사진은 잘 찍었지만 내 새해 카운트다운은 하지 못했네요.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예쁜 피사체와 풍광이 지나가거나 여행이나 축제에 가면 맨눈으로 그 현장을 보고 그 냄새와 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사진 찍기에 열중하다 보니 그 순간의 오감을 활짝 열어 놓고 그 현장을 마시는 것이 아닌 오로지 눈만 개방한 상태로 그 아름다운 순간을 맨눈도 아닌 파인더의 제한된 시각으로 즐깁니다. 이러다 보니 여행을 갔다 와도 축제를 봐도 큰 감흥이 없습니다. 

이래서 여행가서 사진을 찍은 것인지 사진 찍기 위해 여행을 간 것인지 헤깔릴때가 많습니다. 
숀은 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 순간의 아름다움을 꼭 카메라로 담을 필요는 없다고 말 합니다. 분명, 먹고 살기 위해서는 촬영해야 합니다만 기회가 또 올 수 있는 피사체라면 피사체와의 충분한 교감을 먼저하고 그 아름다움을 한껏 들이키는 혜안을 살며시 보여줬습니다. 

사진에 정신 팔려서 그 아름다운 순간을 파인더라는 하나의 막 뒤에서 쳐다보기만 했던 제 모습이 부끄러워지더군요. 
좋은 사진은 현장을 충분히 느낀 후에 찍은 사진이 좋은 사진입니다. 왜냐하면 큰 감흥도 없이 찍은 사진을 집에서 봐봐야 그 리와인드 되는 감흥을 최대치로 출력한다고 해도 현장에서 느낀 그 생동감과 감흥을 넘어설 수 없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그 축제를 여행을 사람들을 피사체를 충분히 오감으로 느낀 후에 촬영한 사진을 다시 꺼내보면 그 때의 그 생경스러운 느낌이 찍은 사진이 마중물이 되어서 퍼올려질 것입니다.  

숀펜이 연기한 사진작가. 정말 사진작가의 표준이 있다면 숀펜이 아닐까 할 정도로 잘 어울리네요. 수 많은 사진가들이 카메라 앞에 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진가라면 카메라 앞이 아닌 카메라에 뒤에 서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숀의 말대로  아름다운 것은 관심을 바라지 않기 때문입니다. 


5 Comments
  • 프로필사진 jshani 2014.01.07 14:22 카메라 들고 다니면서 숀 말대로 사진을 찍을 수준에 오를 수 있을까요?
    제 경우엔 불가능 할 거 같습니다.
    아름다운 순간, 나름 샷 찬스에서 `아름다움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셔터를 누르지 않는다...
    대단한 경지입니다. 꼭 배우고 싶지만, 아마 정말 불가능할듯... ㅠㅠ
    영화는 꼭 봐야 겠네요. 앞자리 여 후배도 무척 재밌게 봤다며 추천합니다.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photohistory.tistory.com BlogIcon 썬도그 2014.01.07 14:33 신고 그 경지까지 가는 사진가 세계에서 몇 안 됩니다. 대가 중에 대가만이 가능한 여유죠. 사진 좋아하시면 꼭 보세요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agelast.tistory.com BlogIcon 아젤라스트 2014.01.07 21:48 신고 소중한 순간에 다들 카메라만 들고 있는 경우 정말 많지요. 잘 보고 갑니다.
  • 프로필사진 조언자 2014.02.03 11:40 다좋은데 연예인얘기를 꺼내셔서 추하다고, 지극히 사적인 감정을 드러내시는 순간 글쓴이님도 추함을 드러내는것 같네요... 사진관련 좋은 글들 공감하며 읽다가 문득 저런 대목을 보니 불편하네요... 저도 사견한말씀 드리자면 어떤 대상에 대해서 추하다 어쨌다 맘속으로 편가르는 맘이 그렇게 있으시면, 사진에서도 그런 편견이 고스란히 나타날거고, 님의 사진도 결국 님이 보고싶은것만 보는 편견의 시각에 머물게 되겠군요... 안타깝네요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photohistory.tistory.com BlogIcon 썬도그 2014.02.03 13:12 신고 내가 무슨 논문 쓰는 것도 아니고 뉴스 보도 하는 것도 아닌데 사적인 감정을 개인 블로그에 드러내면 안 된다는 그 시선 자체가 편협스럽습니다. 세상 모든 사진은 자신의 주관으로 촬영을 하고 좋아하는 사진 싫어하는 사진이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부처가 아니고 예수가 아닌데 좋고 싫음이 있는 것은 당연하죠. 사진작가가 무슨 종교인입니까? 그래서 사진에는 항상 사진가의 시선이 녹아져 있습니다.

    그게 조언자님의 말대로라면 편견이죠. 편견의 시각이라는 지적보다는 왜 모든 것에 객관을 강요하는지에 대한 진중한 성찰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세상에 절대적 객관이 어디있습니까? 오히려 자기 주관없이 기계적 중립이 옳다고 믿는 사람들이 이 험한 세상 줏대없이 사는 모습 아닐까요?. 전 조언자님의 그런 기계적인 중립이 행여나 회색분자로 보일까봐 걱정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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