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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월드

전 구글 직원이었던 사람이 쓴 페이스북의 쇠퇴이유

by 썬도그 2013.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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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한국에서는 페이스북이 쇠퇴한다는 징조가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 서비스를 즐겨 이용하면서 느낀 것은 이 페이스북도 언젠가는 싸이월드 꼴이 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 이유는 피로도 때문입니다.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세상에 공개하는 것이 기분이 좋기도 하고 위로도 받고 사랑도 받을 수 있지만 스트레스를 받기도 합니다.

악플은 분명 없습니다. 서로 싸움질을 하기도 하지만 심하게 하지 않고 얼굴은 욹그락 붉으락 하지만 글로는 말씀 고맙습니다라고 끝내고 차단하거나 친구를 끊어버리면 되니까요. 굳이 욕을 서로 할 필요가 없이 간단하게 차단하거나 내 타임라인에 나오지 않게 하면 됩니다. 

이렇게 분란이 일어나서 기분이 상하는 일이 늘기도 하지만 더 기분이 상하는 것은 내 글에 대한 반응이 전혀 없고 점점 없을 때도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이런 피로도가 점점 늘면 사람들은 하나 둘 씩 페이스북을 떠날 것이고 이는 수 많은 SNS들이 보여줬던 모습입니다.  만족감은 더 이상 늘지 않고 피로도만 늘다가 만족 보다는 스트레스만 생기면 자연스럽게 페이스북을 떠날 사람들이 많아 질 것입니다. 한 3~4년 뒤에는 또 다른  SNS가 출현 하던지 아니면 예전처럼 끼리끼리 그룹을 지어서 노는 문화가 다시 발달 할 수도 있겠네요. 


전직 구글 직원이자 현재 다른 회사의 CEO로 근무하고 있는 Chrys Bader씨는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페이스북의 쇠퇴 이유를 밝히고 있습니다. 

글 출처 http://takeaswig.com/the-end-of-the-facebook-era

현재 페이스북은 네덜란드에서 사용자가 52% 급감 했고 미국의 10대들 사이에서는 1분기에 비해 3분기에 무료 16%가 감소 했습니다. Bader씨는 페이스북 쇠퇴를 이렇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모든 움직음은 쇠퇴한다

모든 움직임, 활동 등은 쇠퇴한다고 주장하면서

1. 출현
2. 융합
3. 관료화
4. 쇠퇴

라는 단계를 거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1. 출현

2004년 하버드 대학생이었던 쥬커버그는 대학교 기숙사에서 룸메이트들과 함께 만든 것이 페이스북입니다. 영화 '소셜 네트워크'에 이 창업 스토리가 그대로 담겨 있고 윙클보스 형제와의 소송도 그려지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쥬커버그 머리속에서 나왔다기 보다는 기존에 있던 시스템을 쥬커버그가 사업화 시켰다고 봐야 할 듯 하네요.

2005년에는 1천만 달러의 거액을 투자 받으면서 서서히 인기를 끌고 이슈를 만들어 냅니다. 


2. 융합

지금까지 극복할 수 없었던 것을 넘어서 이 움직임은 임계점에 도달하게 됩니다. 
페이스북은 2009년 '마이 스페이스'의 인기를 넘어서기 시작 합니다. 이때 까지만 해도 미국에서는 마이 스페이스가 강자였고 페이스북은 떠오르는 신성이었는데  2009년에 마이 스페이스를 넘어섭니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는 페이스북을 지난 10년을 대표하는 베스트 목록에 페이스북을 선정 합니다.


3. 관료화 

2012년 5월 18일 페이스북은 신규 주식 공개(IPO)를 단행하고 수천 명의 직원을 고용합니다. 이렇게 세상에 공개하는 기업을 관료화에 해당 됩니다. 이 관료화로 접어들면 페이스북은 혁신보다는 일상에 파고든 서비스로 인식하게 되고 성장과 혁신은 정체 됩니다. 


4. 쇠퇴

초기 페이스북은 신대륙처럼 친구들과 자유로운 대화를 할 수 있었지만 시쳇말로 개나 소나 페이스북을 하게 됨으로써 전 세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친구를 맺는 단계에 이르게 됩니다. 이 쇠퇴기는 저도 많이 경험해 봤습니다. 

초기 PC통신 유저들은 강력한 결속력이 있었습니다. 모두가 아닌 일부의 사람들이 선도적으로 쓰는 서비스로 인식해서 선민의식까지 있었고 자정노력도 활발했고 일탈 행위에 대한 강력한 압박을 해서 PC 통신을 교란 시키는 사람에 대한 응징(?)을 했습니다. 그러나 너도 나도 PC통신을 사용하게 되면서 이 강력한 결속력은 희미해지고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나중에는 개판이 되어 버립니다. 그래서 많은 PC통신 유저들이 떠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이는 초기 인터넷 문화와도 비슷합니다. 초기 인터넷에는 악플도 많지 않고 청정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데 초등학생까지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사람들이 들어오자 마치 무슨 욕구의 해방구가 되어서 익명성 뒤에서 악플 다는 인간들이 늘었죠. 

이후, 쓰레기장 같은 느낌이 들면서 사람들은 다시 카페와 같은 폐쇄적인 그룹으로 이동합니다. 



왜 사람들은 페이스북을 떠날까?

Chrys Bader씨는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떠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사람들은 페이스북을 초창기에는 친구들과 지인과 아는 사람끼리 연락하고 이야기하는 공간으로 활용 했습니다. 좀 더 끈적끈적한 관계들이었죠. 그런데 여기에 낯선 사람들 모르는 사람들과 친구를 맺으면서 사적인 이야기 보다는 자신을 꾸미고 왜곡한 이미지 그러나 남들에게 근사하게 보이는 이미지를 생산합니다. 

친구들과 입에 밥풀이 묻은 상태로 수다 떨어도 누가 크게 뭐라고 하지 않는 모습으로 편하게 떠들다가 낯선 사람들이 날 쳐다보는 느낌이 들자 수시로 거울을 꺼내서 자신을 보고 글 하나를 올려도 외부의 시선을 자꾸 의식하게 되어서 진짜 자신의 모습 보다는 내가 보여주고 싶은 내 모습을 계속 올리게 됩니다. 이런 자신과의 괴리감이 있는 이미지를 생산하다보니 피로감이 몰려오게 되고 페이스북은 친구들과의 친목 도구가 아닌 공중 시설물이 되어 버립니다.

그래서 페이스북 이용 초기에 가진 끈적한 인간 관계는 희미해지고 공공장소가 되어버립니다. 또한, 잘못 올린 글 하나가 일파만파 전파 되기도 하는 등 자신의 사적인 기록이 오픈 되는데 오는 스트레스도 받습니다. 이에 10초 후에 사라지는 사진 SNS앱인 스냅챗(Snapchat)같은 서비스가 나오기 시작 합니다. 

또한, 내 페이스북을 들여다보는 직장 상사나 동료, 엄마와 같은 사람들에게 개인 사생활이 노출 되는 것을 꺼려하기 시작합니다. Chrys Bader씨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는데 이를 좀 더 생각해보면 싸이월드와 상당히 비슷하네요

2002년 전후로 싸이월드는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처음에는 애인사진, 아기사진, 자신의 사진등을 엄청나게 올리면서 사람들과 교류를 하더니 언젠가부터는 1촌끼리만 사진을 볼 수 있게 폐쇄를 하더라고요. 사람들이 자신의 오픈 된 사진을 처음에는 자연스럽게 올리다가 외부의 시선을 인식하고 부터는 조심스럽게 1촌 공개로 돌리면서 폐쇄적으로 운영이 되었고 결국은 이 폐쇄성이 싸이월드의 멸망을 부축였습니다.  정보란 서로 공유하고 나눠야 그 영향력이 커지는데 오히려 사람들은 원치 않은 영향력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자 폐쇄적으로 운영하고 결국 그 폐쇄성은 싸이월드의 붕괴를 몰고 옵니다.

요즘 뜨고 있는 네이버의 밴드 같은 서비스도 끼리끼리의 폐쇄적 문화를 흡수하는 서비스잖아요. 잘 모르긴 해도 2014년에는 이런 폐쇄적인 서비스가 뜰 것 같고 실제로 네이트 같은 곳에서도 50명 정도만 서로 연락하고 말할 수 있는 폐쇄적인 SNS 서비스를 내놓기도 하더라고요.

이거 무슨 돌림노래인지 오픈 했다가 폐쇄했다가 오픈 했다가 폐쇄했다가 디지털 시대라서 그런지 중간이 없네요. 



페이스북의 미래는?

페이스북은 예전의 그 혁신성이나 쿨한 면은 다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을 10억 달러에 인수했고 Snapchat을 30억 달러에 인수하려고 했지만 Snapchat은 이 제안을 거절 했습니다.  거절한 이유는 공개 기업이 된 페이스북과 엮이게 되면 자신들의 서비스도 관료화에 접어들까봐서이지요

여기서 관료화가 중요한데요. 한 회사가 시장에 주식을 공개해서 아무나 페이스북을 사고 팔고 하게 되면 사업은 주주 이기주의에 의해서 CEO 같은 우두머리의 지시에 따라서 혁신을 하는 것이 아닌 이익이 우선인 주주들의 이기심에 의해서 움직이게 됩니다. 주주들은 이 회사의 미래 가치나 성장동력에 관심 없습니다. 당장 10원이라도 더 벌라고 채찍질을 하고 말을 안들면 주주회의에서 임원을 갈아 버립니다. 

그래서 최근에 페이스북 광고가 엄청나게 늘어난 이유도 이런 주주 이기주의 때문입니다
페이스북에서는 더 이상 "세계를 연결하자"라는 열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페이스북은 싸이월드와 달리 개방적인 플랫폼이라서 수 많은 웹 사이트나 블로그 등의 다양한 플랫폼에서 좋아요 버튼을 누를 수 있게 제공해서 페이스북을 다른 서비스에서도 만나 볼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전략은 효율적일지는 몰라도 청소년들을 페이스북 사용자로 만들 수 없다면 이런 전략도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Chrys Bader는 소셜 서비스들은 인간처럼 수명이 있고 변덕스러운 여론에 휩쓸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70년대 유행이 80년대 통하지 않고 80년대 유행이 90년대에 통하지 않듯 SNS는 유행에 민감하다고 합니다. 이 말에 공감이 가네요. 마이스페이스가 그렇게 허망하게 사라질지 어떻게 알았습니까? 싸이월드가 단 10년 만에 이렇게 망가질 줄 어떻게 알았습니까?

싸이월드의 붕괴의 가장 큰 원인은 스스로에게 있지만 페이스북이라는 대체제가 나오자 빠르게 쏠린 것도 있습니다.

구글플러스는 미래의 소셜 네트워크가 되기 보다는 한물 간 페이스북 따라하기 밖에 되지 않습니다
작년 유행에 베팅을 한 것입니다. 페이스북의 기세는 멈출 수 없지만 서서히 종말을 맞이하고 있다고 예상됩니다. 
그러나 자신의 생각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야기를 공유하는 새로운 수단은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것이라며 글을 마무리 하고 있습니다.

제가 윤색을 좀 하고 제 생각도 중간 중간 넣었는데요. 
이 글에 대공감은 아니더라도 많은 부분 공감을 합니다. 이 SNS서비스는 블로그와 달리 유행에 너무 민감합니다. 
비슷비슷한 서비스도 너무 많고요. 그래서 악세사리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페이스북이 붕괴하면 또 다른 SNS가 그 침몰하는 페이스북 승객을 태울 것입니다. 어줍잖은 생각이지만 이런 SNS의 군웅할거와 수시붕괴 상태는 SNS라는 서비스 자체의 문제로 보입니다. SNS는 기본적으로 짧은 글을 공유하는 서비스이고 길지 않은 글은 전파력은 좋지만 진중함은 제대로 전달하지 못합니다. 

2013년 키워드를 하나만 선정하라면 전 '맥락'이라는 단어를 선택하고 싶습니다
어느 특정한 단어와 사실 일부분만을 확대 재생산하다보니 사실의 왜곡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전후맥락은 댕강 댕강 다 짤라버리고 자극적인 단어만을 자기 생각에 맞춰서 재조립하는 지경에 이르기까지 했습니다. 이러다보니 진중한 매체라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사람들 또한 SNS를 아주 가볍게 생각하고 가볍게 글을 씁니다. 그러다보니 진지하게 사용하기 보다는 가볍게 츄잉껌 불듯 사용하는데요. 이런 가벼움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은 아닐까 하네요.

저는 이런 시대에 오히려 카페와 같은 거대 커뮤니티가 더 오랜 생명력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오히려 2천년대 초기에 많았던 홈페이지들이 다시 인기를 끌 수 있겠다는 생각마저 드네요. 정보의 편린화가 아닌 정보의 집중화가 오히려 이 경박단소한 시대의 뿌리 깊은 나무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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