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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영상자료원의 필름보관소에서 필름에 대한 궁금한 것들을 보고 듣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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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자료원의 필름보관소에서 필름에 대한 궁금한 것들을 보고 듣다

썬도그 2013. 11. 20. 15:16

상암동에 위치한 영화인들의 아지트인 한국영상자료원은 1년에 한 번 자신들의 작업 공간을 일반인들에게 공개를 합니다. 그 일반인 공개에 참여를 해서 필름과 영화 보존, 복원에 대해서 많이 보고 들었습니다. 소수 인원만 체험할 수 있었는데 이 체험기를 인터넷에 공유합니다. 아주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이전에 쓴 글에 이어서 씁니다.
이번 글은 영상자료원의 핵심 공간인 필름 보관소에 관한 글입니다.


영상자료원은 국내 및 해외 영화의 필름을 보관 복원을 하는 필름 창고입니다. 
지금이야 아카이브라는 개념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예전에는 먹고 살기 바쁘고 영화 필름을 돈만 버는 도구로만 활용하는 모습이 많아서 보관, 보존 개념이 희박했습니다. 그러나 1972년 영화진흥위원회와 영상자료원이 생긴이후 한국 영화들을 수집 보관 하게 되었고 1996년부터는 영화를 제작하면 무조건 필름 1벌을 영상자료원에 의무제출을 하게 법으로 정해져서 지금은 대부분의 한국 영화가 제작과 동시에 이 영상자료원으로 보내지게 됩니다. 물론, 프린트 비용은 영상자료원이 지원합니다. 

필름 보존고는 영상자료원 꼭대기층인 4층에 있습니다.

필름보존소는 총 4개관으로 되어 있고 스틸 사진 보존실도 있습니다. 
일반인에게 보여준 곳은 이곳 중에 필름 보존실 1관이었습니다. 항온, 항습기가 24시간 365일 돌아가는데 전기료가 몇천만 원 단위라고 하더라고요. 1달에 6천만원인가 나온다고 들었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안에 들어가니 거대한 모빌랙이 보이네요. 저 회전 손잡이를 빙빙 돌리면 랙이 움직여서 자료를 꺼낸후에 닫을 수 있습니다. 


필름 캔이 가득하네요. 참고로 영화사에서 보내올 때는 녹이 슬수 있는 양철 필름 캔으로 보내옵니다. 그러면 영상자료원에서는 썩지 않은 플라스틱 캔으로 교체를 합니다. 교체 후에 영화 이름, 흑백/컬러 상영시간과 몇개가 한 세트인지 등등의 자료를 적습니다.


이게 필름 캔인데요. 저는 처음 알았는데 이 5개가 2시간 짜리 영화 1편이라고 하네요. 저는 1통에 1편의 영화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네요. 저 한통에 약 15~20분 가량의 영화 분량만 담기는데 이걸 이어서 큰 영사기에서 돌린다고 하네요. 


지금은 대부분이 디지털 상영 방식인데요. 한 5년 전만 해도 멀티플렉스관에서 한 영화를 시간차별로 상영할 때 보니까 복도에 필름 걸이를 걸어서 1관에서 상영한 영화가 비슷한 시간에 2관에서 상영할 수 있게 했더라고요. 즉 영사기는 각 영화관에 있지만 필름 1개로 여러관을 동시에 상영할 수 있게 했던데 그 모습이 너무 신기했습니다. 

지금이야 디지털이기 때문에 쉽게 이동 복사가 가능합니다



필름 캔 위에는 영화 이름과 다양하 정보가 있는데 4권중에 4번째 필름 캔이라고 써 있네요. 이걸 보고 몇개가 한 세트인지 알 수 있습니다. 궁금한게 저 캔 뚜껑이 바뀔 수가 있고 실제로 몇년 전에 발굴된 현존하는 최고 오래된 영화인 '청춘의 십자로'같은 경우 단성사 극장 아드님이 자료 정리 하다가 최근에 발견했는데 캔 뚜껑에 나운규의 '아리랑'이라고 써있어서 엄청나게 기대를 했지만 아쉽게도 필름 캔에는 아리랑이었지만 필름을 상영해보니 '청춘의 십자로'였습니다


이렇게 뚜껑이 바뀔 수가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필름 상영을 하러 필름이 반출되거나 영사를 하기전에 영사기사는 꼭 필름을 육안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딱 보고 이게 그 영화가 맞는지 확인을 해야 하지 안 하고 그냥 상영했다가는 다른 영화가 상영 될 수 있다고 하네요. 

 



필름은 2중으로 처리 되어 있습니다. 이동을 하거나 옮기다가  필름 캔이 열려서 안에 있던 필름이 쏟아지면 대략! 난감을 넘어 낭패스럽죠. 그렇기 때문에 필름 캔이 열려도 비닐에 한번 더 넣어서 쏟아지지 않게 처리하고 있습니다. 


자료 보관 필름 숫자는 국내외 영화를 합치면 약 1만 개가 넘고 이중 백업을 위해서 성남 국가 기록원에 또 다른 복사본이 보관 중입니다. 이곳에 불이나면 한국 영화 역사가 홀라당 다 날아가기 때문에 이중 백업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필름 영화 제작이 급속하게 줄고 디지털 영화가 주류가 되어서 거의 대부분이 디지털 파일로 보내옵니다
올해 제작한 최후의 필름 제작 영화가 '설국열차'였다고 하네요. 앞으로는 거의 모든 영화가 디지털로 제작 될 것입니다. 제작을 한다고 해도 필름 현상소가 거의 다 문을 닫아서 할 수 없는 것도 있습니다. 

최근에 도착한 마지막 필름 영화는 '베를린'이었습니다. 곧 설국열차도 해외 상영을 마치고 도착할 것 같네요



이렇게 많은 영화들이 보관, 보존이 되고 있는데 보존율이 90%가 넘습니다. 그러나 초창기에는 거의 보관이 되지 않고 있는데 그 이유는 필름이 잘 타는 재질이었기 때문도 있고 보관에 대한 인식 부족과 한국전쟁에 대한 여파도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궁금하고 흥미로운 필름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영화 필름은 기본적으로 사진 필름과 거의 동일합니다.
사진 필름을 연속으로 촬영하면 동영상이 되는 원리이기 때문에 필름만 보면 비슷합니다. 그러나 영화는 사진과 달리 소리가 나오죠. 이는 필름 끝 부분에 음성과 소리가 들어간 사운드 필름이 붙어져 있습니다. 필름 끝 부분에 보면 사운드 필름 부분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상영 가능한 영화 필름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작업을 거칩니다. 



영화 필름이 만들어지기 까지의 과정

위 이미지에 보시면 왼쪽은 오리지널 네가가 있고 다음이 인터 네가, 듀프 네가, 마스터 포지티브, 프린트 순으로 되어 있습니다. 
하나씩 소개를 하겠습니다. 


영화를 필름으로 촬영하면 음영이 뒤바뀐 네거티브 필름으로 담깁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사진의 네가티브 필름처럼 음영이 반전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오리지널 네가티브를 가지고 무한 복제를 하면 어떻게 될까요? 동시에 500개관이 동시에 개봉하는 요즘 시대에 오리지널 네가티브로 500번을 복사질 하면 오리지널 네가티브 원본 필름이 훼손 됩니다. 때문에 이 오리지널 네가티브 원본을 포지티브로 복사를 합니다. 이게 바로 마스터 포지티브입니다. 마스터 포지티브는 음영이 일반 사진처럼 담겨 있는데요. 마스터 포지티브는 다시 듀프 네가티브로 다시 복사를 합니다.  이 듀프 네가티브를 가지고 100벌 200벌 300벌씩 무한 복제를 하고 듀프 네가가 훼손되면 다시 마스터 포지티브에서 다시 듀프 네가티브를 만들고 또 무한 복사를 하면 됩니다

그럼 오리지널 네가티브에서 듀프 네가티브로 바로 만들면 되지 않냐고? 물으시겠죠. 안 됩니다. 필름 복사는 음화에서 양화로 양화에서 음화로만 복사가 가능합니다.  때문에 중간에 마스터 포지티브 필름이 존재하는 이유죠.

듀프 네가티브는 대량 복제를 위한 필름인데 이 듀프 네가티브를 다시 복원을 하는 것을 마스터링 작업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최근에 재개봉하는 영화들이 리마스터링 작업을 통해서 재상영을 되는데 리마스터링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디지털 영사 시스템과 상영 시스템 때문에 디지털화는 작업도 병행을 합니다. 

오리지널 필름을 영상자료원에서 보관하면 참 좋겠지만 오래된 영화들은 영화관에서 수십 수백번 상영된 상태로 영상자료원에 도착을 합니다. 이 필름은 상영 필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상영필름을 복원하게 되면 인터 네가티브 필름이 됩니다
그래서 인터 네가티브는 사운드필름이 붙어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음화인 오리지널 네가티브를 복사해서 양화인 마스터 포지티브를 만들고 다시 마스터 포지티브를 복사해서 대량 복제 가능한 듀프 네가티브를 만들고 듀프 네가티브를 밤새 돌려서 엄청나게 많은 영화 상영 필름을 찍어냅니다. 

이 이미지가 이제 좀 이해가 되시죠. 듀플리케이트 네가티브가 가운데 보이네요. 



사운드 필름도 보여주었습니다. 위와 같이 희멀건 해서 아무것도 안 담겨 있는 것이 사운드필름인데요. 이걸 영상 필름과 합치면 상영이 가능한 필름이 됩니다. 어느 과정에서 이 합치는 작업을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듀프 네가와 사운드 필름을 싱크 맞춰서 대량 생산하는 것 같습니다. 아시면 댓글 좀..



이게 바로 사운드 필름입니다. 오른쪽 2개가 사운드 필름인데요. 이 필름은 소리만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맨 끝에 있는 사운드 필름은 반쪽만 있네요 17.5mm 사운드 필름인데요. 사운드 정보는 정보량이 작기 때문에 한쪽에만 담을 수 있고 필름 아낀다고 저렇게 반 짤라서 쓰기도 했다고 하네요. 그러나 필름 구멍이 양쪽에 딱 맞아야지만 영사기에서 잘 돌아가지 한쪽만 걸리면 영사하기가 힘들죠. 그런 고충이 있다고 하네요. 



이건 필름이 좀 작습니다. 대부분의 영화는 35mm이고 이건 그 반인 16mm로 학생들이나 독립영화에서 많이 사용했습니다. 


이건 반대로 엄청나게 큽니다. 75mm 필름인데요. 그냥 작은 사진 같습니다. 기억납니다. 충무로 대한극장이 75mm 필름 상영을 할 수 있었고 항상 75mm 를 자랑했죠. 지금 생각해도 대한극장 스크린 엄청나게 컸습니다. 지금이야 큰 관이라고 해도 1천명 안 넘지만 당시는 1층에 2층 3층까지 있던 극장도 있었고 스크린도 큰곳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시네마스코프 화면 비율이 나오고 아이맥스 등의 대체제가 생기면서 거의 사라졌습니다. 
참고로 디지털 필름과 35mm 필름 해상도를 비교해보면 35mm 필름 영화가 6~8k 정도 나옵니다. 요즘 영화관에서 보는 디지털 영화는 4k 정도죠. 


이건 8mm입니다. 영화 입문자들이 사용하는 필름인데 영화 '슈퍼 에이트'에서 꼬마들이 이 8mm로 영화 제작 하던 모습이 나옵니다. 



8mm 필름은 이런 영사기로 봐야 하는데요


크기가 아주 작습니다. 영화 '시네마 천국'에서 토토가 엘레나를 촬영한 모습을 보면서 회환에 젖던 모습이 생각나네요


필름은 장기 보관이 가능하지만 필름도 잘못 보관하면 부식이 됩니다. 
산화 과정이 있는데 최대한 산화를 늦추기 위해서 산화제를 넣어서 보관하거나 아니면 다른 필름으로 옮기는 작업을 해줘야 하는데 예산 문제로 이 필름에서 다른 필름으로 옮기는 작업은 못하고 있다고 하네요

영화 시네마천국을 보시면 알프레드가 시칠리아 섬 사람들에게 야외 영사를 해주는 장면이 나옵니다. 영화사상 가장 아름답고 마법같은 장면인데요. 이 영사를 하다가 필름에 불이나서 눈이 멀게 됩니다. 당시는 질산염(나이트레이트)기반의 필름을 사용해서 물에 넣어도 꺼지지 않을 정도로 인화성이 높았습니다.  영화 '바스터즈 : 거친녀석들'에서 보면 주인공이 필름을 꺼내서 불을 붙이는 장면이 나옵니다. 당시 필름은 인화성이 좋아서 불지르는데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1920년대 부터 코닥사는 아세테이트 필름을 개발해서 이 화재에 대한 위험을 줄였습니다. 


트리아세테이트 필름은 불이 나지 않아서 세이프티 필름(안전 필름)이라고 써 있습니다. 저도 이 안전 필름 마크 봤습니다. 흑백 필름 동아리 활동을 하다가 선배가 끝 부분을 보여주면서 불에 잘 타지도 잘 끊어지지도 않는다고 하는 모습이 생각나네요


다음은 필름 복원, 세척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선물로 필름 캔과 영화 필름도 얻었습니다. 어린 토토의 심정이 이었을까요? 한때 영사 기사가 꿈이었던 저에게는 올해 받은 최고의 선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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