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꼭 흑백으로 담을 필요가 없습니다. 컬러로 찍을 수 있는데 컬러는 사진이 아니고 흑백이 사진이라고 우기는 것은 옹고집이죠. 이런 모습은 컬러 사진이 막 도입 되던 시기에 있던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다 디지털 카메라가 나오자 몇몇 사진작가 들은 필름 사진이 진정한 사진이고 디지털 사진은 헛것이라고 말을 했습니다. 이것도 옹고집입니다. 디카로 찍던 필카로 찍던 그건 사진가의 마음이고 하나의 선택이지 어떤 도구가 진짜고 어떤 도구는 가짜라고 하는 것은 자기가 가진 기득권을 옹호하려는 모습으로 비추어질 수 있습니다.
요즘은 포토샵 사진에 대한 논란 아닌 논란들이 있습니다. 포토샵을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쪽과 포토샵은 기본 아닌가? 하는 쪽이 있습니다. 저는 포토샵을 사용하는 것은 뭐라고 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뉴스나 다큐에서 포토샵을 사용해서 사실을 왜곡하는데 사용해서는 절대로 안 되지만 다른 사진 분야에서는 사용해도 괜찮다고 봅니다. 다만, 사진 찍은 사람은 포토샵을 사용했다고 밝히면 되는 것이죠.
풍경사진도 포토샵을 이용해서 보정 정도는 괜찮지만 없던 산을 붙여 넣고 없던 갈매기를 붙여 넣는 보정을 넘은 수정은 사기 행각입니다. 최근 순수 예술 사진에서도 포토샵을 이용한 사진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다큐나 풍경 사진 빼고는 많은 장르에서 포토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사진과 일러스트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도 일러스트보다 사진이 좀 더 강한 자극과 현실 재현력이 높아서 쉽게 물들 것입니다.
L.A에서 활동중인 사진작가 Ryan Schude의 사진은 어린 시절 그렸던 그림 같은 느낌이 듭니다.
지금도 하는지 모르겠지만 한 10명 정도 조를 이루어서 스케치북을 한 장씩 뜯어서 10장을 이어서 큰 캔버스로 만들어서 모두 자기가 맡은 부분을 협동 해서 그리던 그 그림이요. 각자 그린 그 그림을 이어 붙여 보면 난장판 그 자체였습니다. 딱히 주제도 없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그리다 보니 통일성도 없습니다.
전 이 사진들을 보면서 그 그림이 생각나네요. 난장판 같습니다만 자세히 하나씩 이미지를 뜯어보면 다들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스토리가 가득한 사진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런 사진들을 시네마틱 포토그래피라고 하는데 이것도 하나의 장르가 되었는지 이런 스타일의 사진을 만드는 작가가 늘어가고 있습니다. 포토샵을 적극 활용해서 새로운 이야기와 이미지를 만드는 모습입니다. 그렇다고 이 작가가 이런 사진만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사진작가 Ryan Schude는 사진학과를 나온 사진작가는 아닙니다. 대학교에서 경영학과를 전공하고 있었는데 재미로 사진 동아리에 들었습니다. 사진 동아리에서 사진을 배우기 시작 했는데 스포츠 사진을 촬영하면서 사진의 기본을 익혔습니다. 학교에는 사진학과는 없었지만 학보를 만드는 곳에 암실이 있어서 암실을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이 작가는 경영 보다는 사진이 더 재미있고 흥미롭고 적성에 맞아서 대학 졸업 후에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튜트에서 사진을 제대로 배우기 시작 합니다. 그리고 샌디에고에 있는 잡지사에서 3년 동안 근무하면서 광고 사진을 찍기 시작합니다.
광고 사진을 찍으면서 동시에 파인 아트 사진도 촬영도 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재미로 시작한 Ryan Schude는 사진을 스트레스 받으면서 공부하지 않아서인지 사진들이 모두 재미있고 밝습니다. 소재와 스토리는 어두운 것도 있긴 합니다만 전체적으로 가볍게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뭐 주류가 아닌 비 사진학과 출신이라서 순수 예술계에서는 인정을 해주지 않을지는 몰라도 대중에게 쉽게 다가오는 사진이네요. 결과물이 중요한 것이지 그 사진작가의 출신성분이 중요한 것은 아니기에 전 이 사진작가의 작품들이 매끈하게 다가옵니다. 실제로 사진들이 매끈합니다. 포토샵 사진들이 그렇듯이요.
사진작가 홈페이지 http://ryanschu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