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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몰입도 최강의 영화 그래비티, 관객, 평론계를 모두 사로 잡은 수작

by 썬도그 2013.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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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카메룬'감독이 이 영화는 미쳤다고 하기에 호들갑 내지는 친한 감독에 대한 영혼 없는 칭찬으로 그냥 넘겼습니다. 

그런데 입소문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제가 가장 신뢰하는 영화 평론가 '이동진'님도 10점 만점에 10점을 주는 등 아주 상황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일단 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또 고민에 빠졌습니다. 3D로 봐야 하나? 2D로 봐야 하나? 하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워낙 3D영화에 데인 적이 많아서 주저하게 되네요. 3D 영화를 보고 만족한 영화는 공교롭게도 3D 영화 열풍을 몰고온 '아바타' 말고는 없었습니다. 올해는 3D영화 한 편도 보지 않았고 3D 영화 혐오론자가 되어 버렸습니다.

영화 예매 창구 앞에서 망설였습니다. 페이스북 이웃 분이 꼭 3D로 보라는 말이 맘에 걸렸고 좀 고민을 하다가 속는 셈 치고 3D로 봤습니다.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에 버금가는 엄청난 비쥬얼 쇼크

꼭! 꼭! 3D로 보세요.아니면 아이맥스로 보세요.  이 그래피티는 비쥬얼 폭풍을 안겨 줍니다. 
아바타 이후 최고의 3D영화입니다. 3D 딮스도 강하고 앞 뒤로 움직이는 영상도 꽤 많아서 3D감을 아주 잘 느낄 수 있습니다.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별이 가득한 밤 하늘에 하얀 점이 점점 크게 다가옵니다. 

그 점은 익스플로러호라는 우주 왕복선입니다. 이 우주 왕복선은 고장난 허블 우주 망원경을 수리하기 위해서 허블 망원경을 로봇팔로 잡고 수리를 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헬멧 안에 있는 배우들의 얼굴과 팔 다리 동작만 빼고 모든 것이 CG입니다. 그 아름다고 영롱한 지구의 모습도 CG이고 우주선과 국제 우주 정거장고 소유즈 우주선 등 모든 것이 CG입니다. 

이렇게 모든 것을 CG로 하게 되면 이질감이 느껴지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CG떡칠물을 싫어 합니다. 특히, 300 같은 블루 스크린 앞에서 연기하는 영화류는 아주 혐오스러워 합니다. 
왜냐하면 언캐니 계곡이라는 실제와 허상이 주는 미묘한 차이에서 주는 심각한 이질감 때문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래비티'는 이게 CG인 줄 알지만 그걸 거의 느끼지 않게 합니다. 헬멧에 비친 지구나 외부의 풍경이나 우주복, 우주선과 관성 등 모든 것이 완벽합니다. 

제가 깜짝 놀란 것은 물리 법칙까지 아주 세심하게 묘사를 했다는 것입니다. 초반에 폭발한 위성 잔해로 익스플로러호가 큰 피해를 입고 라이언 박사(산드라 블럭 분)이 우주로 팅겨 나가자 맷 베테랑 조종사(조지 클루니 분)이 제트팩을 메고 다가와서 라이언 박사를 줄에 메고 끌어 당깁니다. 이때 무중력 상태에 있는 라이언 박사를 퉁퉁 거리면서 끌고 오는 모습은 너무나도 현실적입니다. 철저하게 고증을 한 듯 한데요. 이렇게 뛰어난 CG와 디테일은 이 영화에 강력한 몰입감을 가지게 됩니다. 

영화의 비쥬얼은 타이타닉과 아바타와 비슷합니다. 왜냐하면 감독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CG의 기술적 수준이 이 영화 그래비티를 만들 정도로 올라온 상태에서 제작을 시작 하려고 했고 그 기술적 수준이 만족할 만한 수준에 오르자 제작을 시작 합니다. 이는 아바타를 제작하기 위해서 수 십년을 기다리고 직접 3D 카메라를 개발한 '제임스 카메론'과 비슷합니다. 실제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영화 제작 중간에 새로운 기술이 완성되어서 그 기술을 접목 하기도 했다고 하죠. 

이런 뛰어난 비쥬얼은 이 영화에 대한 시각적 이질감을 봉쇄 시켜 버립니다. 
또한, 매끈하고 꼼꼼한 물리 법칙에 대한 묘사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 대한 느낌도 듭니다. 


중력을 잃은 삶에 대한 은유가 명징한 영화 '그래비티'

스토리는 단순 명료합니다. 엔지니어인 라이언 박사가 우주에서 큰 재난을 당하고 그 위기에서 극복하는 과정이 담겨져 있습니다. 자기 옆에 있는 동료의 죽음을 지켜보고 떠나 보낼 수 밖에 없는 감정의 폭풍 속에서도 우주복의 산소가 떨어져 가는 이중 고통을 산드라 블록은 최고의 연기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산드라 블록 역을 원래는 안젤리나 졸리에게 먼저 제안을 했고 이후에 나탈리 포트만에게 제안을 했지만 모두 고사를 했고 산드라 블록이 연기를 맡았는데 졸리도 어울릴 듯 하지만 산드라 블록의 연기 만큼 할지는 모르겠네요. 산드라 블록이 엄청난 연기를 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1인 극입니다. 배우가 2명 밖에 나오지 않고 후반은 블록 혼자 영화를 이끌어 가는데 놀라운 연기로 관객의 집중을 놓지 않는 엄청난 연기를 보여줍니다. 

또한, 조지 클루니도 마지막까지 농담을 던지면서 라이언 박사(산드라 블록)에게 용기와 희망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알려줍니다. 저렇게 유쾌하고 마지막까지 긍정적이고 죽음 앞에서 처연한 사람이 있을까? 할 정도로 조지 클루니의 연기도 블록 못지 않은 연기를 보여줍니다. 


 러시아가 자국의 첩보 위성을 폭발 시키면서 예상치 않게 그 폭발 된 위성 파편들이 다른 위성을 연쇄 폭발을 일으켰고  그 파편 폭풍이 우주왕복선인 익스플로러 호를 파괴 시키자 맷(조지 클루니) 베테랑 조종사의 줄에 이끌려서 국제우주정거장(ISS)로 향합니다. 이때 맷이 라이언 박사의 과거를 묻죠. 

라이언 박사는 4살 난 딸을 어렸을 때 사고로 잃습니다. 딸을 잃은 슬픔으로 인해 그녀의 삶은 지상에서도 우주처럼 무중력 상태로 떠 다녔습니다. 국제우주정거장에 있는 소유즈 우주선 안에서 라이언 박사는 삶을 포기하려고 합니다. 지상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사람도 없고 보고 싶은 사람도 없고 상심과 걱정만 가득한 지구로 돌아가느니 여기서 편안히 잠들고 싶어 하죠. 

이때 라디오에서 아이의 웃음소리와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여옵니다. 그게 지상에서 나오는 라디오 소리인지도 모르고 응답하라고 외치던 라이언 박사는 그 정체를 앓고 눈물을 짓습니다. 가장 영롱한 무중력 상태의 눈물은 관객의 마음을 애잔하게 합니다. 영화는 아주 단순한 줄거리입니다. 외부의 재난에 대한 주인공의 고군분투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줄거리가 이렇게 단순하지만 명징한 은유가 있는데 그건 바로 라이언 박사의 물리적인 상태와 심리적 상태가 동기화 되어 있고 이 때문에 이 영화는 단 하나의 메타포(은유)를 담고 있습니다. 이게 아주 강력합니다. 이 강력한 메시지는 연령과 성별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깊은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이게 또 하나의 매력이죠. 

삶과 몸이 모두 무중력 상태인 라이언 박사. 과연 그는 중력을 찾을 수 있을까요? 결과는 영화관에서 확인해 보세요


 

적재 적소에서 활용되는 롱 테이크와 1인칭 시점. 


한 기자가 묻기를 "우주에서의 촬영은 힘들지 않았나요?"라고 물어 봤습니다. 모두 박장 대소를 했다고 하는데요.
이 영화는 우주에서 촬영한 영화가 아닙니다. 하지만 워낙 뛰어난 CG력에 탐복한 기자가 농을 던진 것이네요

영화는 거의 모든 것을 CG로 처리 했기 때문에 보다 창의적인 카메라 워킹을 할 수 있었습니다. 감독은 이런 장점을 십분 활용합니다. 그래비티는 사고가 나고 우주로 라이언 박사가 튕겨져 나가는 그 초반 20분을 단 한 컷으로 촬영합니다. 즉 롱 테이크 촬영기법을 활용해서 관객이 마치 라이언 박사 옆에서 제트팩을 타고 관람하는 느낌이 들게 합니다. 이 때부터 관객은 영화를 보는 것을 넘어 우주 유영을 체험하게 됩니다. 


영화 곳곳에서 롱 테이크 씬이 많이 활용 되는데요. 
이 롱 테이크는 이 영화에 대한 몰입도를 증폭 시킵니다. 또한, 1인칭 시점도 필요할 때 적시에 배치합니다. 우주 쓰레기 폭풍이 다가 올 때, 카메라는 라이언 박사의 헬멧 안으로 들어가서 외부에 비춰진 우주 쓰레기 폭풍과 함께 라이언 박사의 숨소리와 헤드 업 디스플레이 헬멧에 비친 정보도 함께 보여줍니다.



밀고 당기고 돌리고 감독 알폰소 쿠아론은 관객이 궁금해 하는 것과 궁금하게 하는 카메라 워킹을 아주 현란한 솜씨로 보여줍니다. 때로는 위기를 직접 보여주거나 반대로 일부만 보여주거나 소리로만 외부의 위험을 알리는 등 같은 공포도 증폭 시키고 조율하는데 뛰어난 카메라 워킹을 보여줍니다. 

아직도 외부의 폭발음에 두려워하면서도 침착해야 하는 라이언 박사의 저 상기된 듯 하면서 공포에 가득한 표정이 생각나네요. 



안 보면 후회할 영화 '그래비티'

몇몇 과학적 오류가 있긴 합니다 만 크게 드러나지 않고 알아도 뭐 그냥 넘길 수 있는 티끌 같은 수준입니다. 영화는 평론과 관객 평가 모두 좋습니다. 1만 3천원으로 떠나는 2시간의 우주 여행입니다


미국에서도 대박을 터트리고 있는데 올해 최초로 3주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로튼토마토 사이트에서는 관객, 평론가 점수가 80% 이상입니다. 이 영화를 보고 혹평을 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동일한 반응을 만들어내는 영화도 보기 힘듭니다. 
다만, 영화가 체험에만 집중해서 인지 메시지의 여운은 깊지 않고 영화관을 나오면 바로 다 휘발 됩니다. 하지만 보는 2시간은 손에 힘 들어갈 정도로 집중해서 볼 수 있습니다. 온 가족과 함께 볼 강력히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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