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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에관한글

그래피티를 예술의 경지에 끌어 올린 뱅크시(Banksy)

by 썬도그 2013.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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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많은 벽화들이 늘어서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 아니 가장 처음 유명해진 곳이 통영 동피랑 마을의 벽화입니다. 이 동피랑 마을은 원래 재개발이 예정 된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공공미술인 벽화를 그리면서 동피랑 마을이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마을 중 한 곳이 됩니다. 이후 지금까지도 많은 관광객들이 동피랑 마을이 벽화를 배경 삼아 사진도 찍고 멀리서 여행을 오기도 합니다. 

이후, 2006~7년 경으로 기억되는데 대학로 뒷쪽 마을인 이화마을에 벽화가 그려지기 시작 합니다.  초기에는 큰 인기는 없었지만 알음 알음으로 많이들 찾아 오셨습니다. 이후, 1박 2일에서 이승기가 천사 날개 벽화 앞에서 사진을 찍은 모습이 담기면서 지금까지 엄청난 인파와 출사지로 유명해 졌습니다. 저도 참 많이 찾아 갔었습니다

이후, 전국에 많은 벽화 마을이 생기기 시작했고 이제는 봉사 활동의 일환으로 벽화들이 많이 그려지기 시작 했습니다.


위 이미지는 홍대 거리 미술제 때 그려진 벽화입니다. 홍대 미술학도들이 매년 가을 무렵에 거리 미술제를 개최해서 홍대 인그느이 골목에 벽화를 그립니다. 벽화는 언제 봐도 예쁘죠? 다만, 관리가 잘 되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벽화 마을들이 A/S를 하지 않고 A/S 대신에 다른 그림을 덧 그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벽화가 전국에 넘쳐나다보니 이제는 식상하고 식상하고 이제는 공해 수준이 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벽화들이 담는 이야기나  그림이 재미가 없습니다. 그냥 신기하다 멋지다는 있는데 뭔가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하니 또렷하게 기억에 각인 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 벽화 위에 낙서가 있습니다. 그래피티라고 하는 것입니다. 


벽화 위에 누가 락카로 낙서를 했네요.  잘 몰랐는데 여러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게 그래피티의 일종인 태깅이라고 하네요
태깅은 영역 표시라고 해서 미국의 갱들이 자기 영역이라고 표시하는 것과 비슷 합니다. 그런데 태깅이라고 하기에는 홍대의 몇몇 그래피티들은 혐오스럽기만 합니다. 



위 2개의 그래피티는 그냥 공공기물 파괴인 반달리즘으로 밖에 안 보이네요. 그들에게 뭔가 바라는 것은 오지랖이지만 그럼에도 좀 더 성숙하고 뭔가 유의미함을 남기면 어떨까 합니다. 물론, 멋진 그래피티를 그리고 있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아직 한국에서 그래피티에서 예술을 느끼기에는 많이 미흡하네요. 

아마, 그래피티를 그리는 사람들도 알겠지만 아래에 소개할 그래피티를 예술의 경지에 올린 뱅크시를 좀 닮으면 어떨까 합니다. 


낙서에 메시지를 담은 예술가 뱅크시(Banksy)

위 그래피티는 뱅크시라는 영국인이 그린 낙서그림입니다. 그래피티라고 하기엔 한국의 벽화와 비슷한 수준의 그림입니다
그러나 뭔가 다르죠. 그건 바로 유머가 깃든 그래피티이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것은 한국의 벽화는 낮에 그리지만 뱅크시는 밤에만 작업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그래피티가 불법이고 허락을 받지 않고 그리기 때문입니다. 


뱅크시는 한 번도 얼굴을 언론에 노출 시킨 적이 없습니다. 딱 한 번 인터뷰를 했지만 그가 개인인지 어느 집단인지도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뱅크시의 그래피티는 위와 같이 유머가 가득한 그래피티도 있고 정치 풍자 및 세상에 대한 조롱과 경각심을 느끼게 하는 그래피티가 많습니다


뱅크시는 쥐와 원숭이를 자주 그리는데 쥐는 공격적인 풍자, 원숭이는 농담을 표현할 때 주로 사용 합니다. 
저 쥐 어디서 많이 보지 않았나요?

네 맞습니다. 몇년 전 한국에서 G20를 개최할 때 청사초롱을 든 쥐 벽서를 거리에 붙였다가 경찰에 붙잡혔던 적이 있었죠. 
아마도 뱅크시가 한국에 와서 쥐를 이용한 그래피티를 했다가는 바로 경찰에 체포 당할 것입니다. 물론, 영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도 뱅크시는 저 자체가 불법이기에 붙잡히겠지만 한국 같이 공안 정권에서는 가중처벌이나 괘씸 죄까지 물렸을 것입니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풍자가 허용되는 나라가 아닌 경직과 경박한 나라니까요. 



뱅크시가 다른 그래피티를 그리는 사람들과 다른 이유는 이런 정치적인 풍자와 조롱을 통해서 사회에 메시지를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저 벽화를 보면서 콴타나모 수용소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무고한 이라크인들을 잠시나마 생각하게 하는 힘을 뱅크시는 가지고 있습니다

 


정치적인 메시지와 함께 이런 유머러스함도 가지고 있는 거리 예술가입니다.


제가 이 뱅크시를 예술가라고 한 이유는 뱅크시는 너무나도 유명해서 바스키아처럼 유명인 대접을 받고 있고 '원숭이 기폭장치'같은 그래피티는 경매에서 1억 2~7천만원을 받고 팔리기도 합니다. 

뱅크시의 그래피티는 1억 이상의 돈을 받고 팔리고 있는데 이렇게 잘 팔리는 이유는 그의 작품이 작품성도 있지만 메시지 전달력도 좋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영국에서는 뱅크시 투어라고 해서 뱅크시 작품을 관람하는 투어도 있습니다

뱅크시는 주로 밤에만 작업을 합니다. 왜냐하면 그의 행동이 불법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불법이지만 그가 벽에 그림을 그리면 그 건물은 유명해지고 그 그림으로 인해 그 지역이 유명해지기에 불법 그림을 그리길 바라는 건물주들이 많을 듯 합니다. 

불법이기 때문에 빠르게 그래피티를 완성해야 하는데 그래서 낮에 충분히 모의와 준비를 하고 스텐실로 미리 낙서를 제작한 후에 밤에 스텐실을 올려 놓고 그위에 락커로 뿌리고 후다닥 도망갑니다.

다큐 '선물가게를 지나야 출구'는 이런 뱅크시의 활동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습니다. 본인 얼굴이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운로드 받아서 봐야겠습니다.  반전과 세계화 반대, 신자유주의를 비판하는 뱅크시가 이번에는 낙서가 아닌 기발한 아이디어를 뉴욕에서 선 보였습니다. 



뱅크시는 뉴욕에서 거대한 도살장 차와 예쁜 봉제 인형을 가득 꽂아 놓고 뉴욕 거리를 달리기 시작 했습니다. 저 봉제 인형들은 움직이고 소리도 냅니다


소리는 귀여운 소리로 들릴수도 있지만 정확하게는 비명소리입니다. 뱅크시는 사람들의 육식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서 귀여운 봉제 인형을 꽂아 놓고 안에서 4명의 자원 봉사자가 봉제 인형을 움직이고 소리를 내게 하면서 사람들에게 육식이 얼마나 부당한지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가까이가서 보니 인형들이 공포에 떨고 있는 모습으로도 보여집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걸 잘 모르는지 사진 찍고 귀엽다고 하는 분들도 꽤 있네요. 참으로 기발 합니다. 육식에 대한 반대를 위해서 이런 기발한 발상을 하다니요. 육식에 대한 책을 읽어보니 육식이 주는 불편한 진실이 꽤 많습니다. 먼저 동물들이 요즘은 공산품처럼  다루어지고 있고 태어나서 죽을 때 까지 고통 속에서 살다 죽는다고 하죠. 스트레스를 잔뜩 받고 죽은 동물을 먹은 사람도 공격적인 성향으로 변하는 것도 있을테고 항생제 덩어리인 고기를 먹으면서 건강에도 좋지 않다는 것, 그리고 육식을 하면 할수록 곡물 소비를 사람이 아닌 동물이 하면서 아프리카의 기아는 더 심각해지는 등의 폐해가 많습니다.

저는 육식을 반대하지 않지만 육식을 자랑하는 모습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책을 읽은 이후에 고깃집에서 고기 굽는 인증샷은 찍지를 않게 되네요. 
뱅크시는 예술과 낙서의 경계선을 타고 있는 모습입니다. 저는 이런 사회에 어떤 명징한 메시지를 전해주는 예술가들이 좋습니다. 사진도 사회를 반영하는 사진이 좋고요. 사진과 예술은 시대의 거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같은 예술이라도 사회를 반영하고 비판하고 꾸짖는 예술이 좋습니다. 

그래서 전 뱅크시가 참 좋습니다.


뱅크시 홈페이지 http://www.banksy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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