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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제작자의 시선으로 본 한국 전자책 시장의 문제점을 담은 '한국 전자출판을 말한다'

by 썬도그 2013.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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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전용 리더기로 책을 읽게 되면서 책 읽는 재미가 더 늘었습니다. 항상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는 7인치 크기에  수백권을 넣고 다닐 수 있는 편리함 때문에 항상 들고 다닙니다.  전자책은 익숙하지 않고 처음에 거부감이 들어서 그렇지 조금의 적응시간만 가지게 되면 금방 익숙해지고 서서히 장점이 피어 오를 것입니다. 


이제는 종이책 보다는 간편한 전자책으로 언제 어디서나 한 손으로 전자책을 읽고 있습니다. 
전자책은 대부분 N스크린을 지원하기 때문에  E-INK방식의 전자책 전용 단말기(리더기)와 함께 아이패드나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에서도 읽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언제 어디서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장점이 많은 전자책이 왜 한국에서는 인기가 없을까요?

왜 한국에서는 전자책을 읽는 사람이 적을까요? 그 책 많이 읽는다는 사람들도 전자책을 주저하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몇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책 넘기는 감성이 없기 때문에 싫다라고 하는 분도 계시고 전자책은 책이 아니다라고 하는 격한 거부감을 내는 분도 봤습니다. 그리고 저와 비슷한 의견인 책 가격이 생각보다 싸지도 않고 무엇보다 볼만한 전자책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불만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제 불만을 더 해보죠. 지난 달이었을 것입니다. 

지난 달에 전자책 한 권을 구입해서 읽고 있는데 서울도서관 사이트에서 전자책을 뒤적거려 봤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똑 같은 책을 서울도서관에서 무료로 제공 하고 있었습니다. 대여기간 2주라는 조건이 있지만 내가 돈 주고 산 전자책이 거기에서는 무료로 제공 하고 있습니다. 전자책이기 때문에 서울시청 앞에 있는 서울도서관을 직접 가지 않아도 됩니다.  물리적인 이동 시간이 없기 때문에 너무나도 간편합니다.

조금 분노 했습니다. 돈 내고 산 나는 바보인가? 하는 생각마져도 들었습니다. 가뜩이나 볼만한 전자책이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인데  지역 도서관에서 전자책 대여 서비스를 해버리면 전자책을 돈 주고 산 구매자들은 황당스럽죠. 물론, 그렇게 따지면 종이책도 문제가 있긴 합니다. 새책을 사지 않고 근처 도서관에서 대여해서 보면 되니까요. 하지만 전자책이 더 화가 나는 것은 종이책은 적어도 슬리퍼를 끌고가던 도서관에 가야하는 번거로움이라도 있지만 전자책은 버튼만 누르면 대여가 됩니다. 이렇게 쉽게 대여를 할 수 있다면 전국의 도서관이란 도서관을 처음에 발품을 팔아서 회원가입한 후에 평생 무료로 전국 도서관에서 무료로 전자책을 대여할 수 있게 되고 이렇게 되면 누가 전자책을 구입해서 보겠습니까?

전자책 매니아가 된 후 이 전자책 시장을 보고 있노라면 갑갑스럽기만 합니다. 그러나 저 보다 더 갑갑해 하는 사람들이 바로 출판사와 유통사입니다.   종이책 수요가 확 떨어지자 지금 공멸의 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만의 사정은 아니고 전세계적인 추세입니다. 그러나 한국인들의 독서량은 미국이나 유럽 일본에 비해서 현저하게 낮습니다. 특히나 책 많이 읽는 사람들이 책을 더 읽지 1년에 책 한 권 읽지 않는 사람들이 수두룩합니다

이렇게 책 판매가 줄어든 것을 서점에서도 바로 느낄 수 있습니다. 책 판매량이 개울물 같이 얉다 보니 조금만 인기를 끌어도 바로 판매량 1위에 첨벙첨벙 올라갑니다. 심지어는 나온지 10년도 더 된 책도 저자가 예능 프로그램에 나왔다는 이유로 바로 그주의 베스트셀러 1위가 되기도 하고, 인기 영화를 소설로 담은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라갑니다. 


이렇게 종이책 판매가 줄어들자 출판사와 대형 유통사들은 전자책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 했습니다. 새로운 시장 창출의 의미도 있지만 거대한 흑선인 아마존이 한국 전자책 시장에 뛰어들면 전자책 시장에서 빅엿을 먹을 수 있다는 공포감에 마지 못해 혹은 소극적 방어책으로 전자책 시장에 뛰어 들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현재 한국 시장에 진출 한다고 선언한 상태고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일본에서의 가시적인 성과에 고무 되어서 한국시장에서 큰 파장을 일으킬지도 모릅니다.  이에 한국의 유명 출판사와 전자책 전문 출판사 및 대형 유통사와 전자책 유통사 관계자들이 모여서 기획 회의를 합니다. 

그 기획 회의를 엮은 책이 바로 '한국 전자출판을 말한다'입니다. 
서두가 길었습니다. 그 만큼 이 전자책에 할 말이 정말 많습니다. 그래서 제 블로그에 몇 차례 전자책 시장의 문제점을 수시로 지적 했습니다. 그러나 그건 소비자 입장에서 보는 전자책 시선일 뿐입니다. 물론, 소비자가 물건을 만드는 사람들의 고충과 뒷 이야기를 알 필요는 없습니다. 결과물에 소비자가 구매를 하는 것이지 제작 과정에 감동을 받아서 지갑을 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한쪽 면만 보게 되면 이 전자책 시장이 왜 이렇게 어수선한지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전자책을 제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이 책을  오도독 전자책 서비스에서 전자책으로 구매해서 읽어 봤습니다

이 책은 회의 내용도 있지만 대부분은  대형 출판사와 유통사의 팀장급 이상 분들이 쓴 컬럼을 묶어 놓았습니다. 따라서, 중복된 내용도 꽤 있긴 하지만 다양한 시선을 들을 수 있어서 좋더군요. 

컬럼을 쓴 분들의 명함을 보면 한즈미디어, 리디북스, 아이이펍, 새움출판사, 교보문고, 북21, 창비, 더난출판사,김영사,길벗출판사, 민음사, 북센,웅진,문학동네 등이 있습니다

북토피아에 대한 트라우마 전자책 시장을 헝크러트리다

2009년부터 부도설이 돌던 북토피아는 1999년 120개의 출판사가 자본금을 출자해서 전자책 유통 전문회사입니다. 
저도 이 북토피아의 전자책을 몇권 PC로 읽어 봤습니다. 그러나 이 북토피아는 2011년 붕괴 되고 맙니다. 이 붕괴는 출판사들에게 큰 충격을 줍니다. 왜냐하면 출판사에 줘야 할 미지급 저작권료가 58억원에 달합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전자책을 공공 도서관에 납품했는지 얼마나 많은 전자책이 판매 되었는지도 투명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북토피아에 올라간 전자책들이 토렌토 같은 P2P 공유 프로그램을 통해서 무제한 복사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많은 출판사들은 음반시장의 붕괴의 공포를 느끼게 되었고 전자책 시장에서 다들 한 발 물러서게 됩니다
이 책의 여러 컬럼들은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지만 서두에는 많은 분들이 북토피아의 붕괴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 만큼 한국 전자책 시장을 몇년은 후퇴 시킨 것이 북토피아의 붕괴입니다. 

이런 공포감에 전자책 시장을 보수적인 시선으로 변했습니다. 그러나 아마존이라는 흑선이 일본을 개항 시키고 한국으로 향하고 있다는 소리에 부리나케 다시 출판사 유통사들이 모여서 협회를 만들고 공동 대응과 그동안의 문제점인 저작도구의 문제와 노하우, 투명한 정산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합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시스템을 갖춘 상태인데요. 이 책에서 담고 있는 한국 전자책 시장의 문제점을 정리해서 소개 하겠습니다. 

유통사, 출판사 관계자들이 본 한국 전자책 시장의 문제점


1. 전자책 가격이 비싸다고 느끼는 소비자

이 문제점은 단 한 명의 관계자만 지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저와 같은 소비자가 인식하는 부분과 좀 괴리감이 있습니다. 이 전자출판 관계자는 무료 콘텐츠의 범람과 불법 다운로드 그리고 국민들의 저작권 인식 결여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물론, 공감가는 지적입니다. 어제도 저는 SKT T스토어에서 하루에 한가지 앱을 무료로 제공하는 앱을 통해서 8천원 짜리 전자앱북을 다운 받았습니다. 물론 공짜입니다. 이렇게 공짜로 책을 1권 다운 받았는데 돈 내고 전자책을 사는 것은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분명 듭니다

하지만 그건 책 안 읽는 사람들의 인식이지 전자책을 즐겨 있는 진성 소비자들에게는 이런 문제 보다는 실제로 전자책이 종이책과 동일한 가격 가끔 전자책이 종이책의 할인 공세와 무료 배달 서비스 등을 따지고 다 읽고 난 후 종이책은 중고서점에 판매할 수 있지만 전자책은 판매할 수 없다는 이유 등등을 따지면 전자책이 결코 종이책 보다 싸지 않은 모습에 당혹감을 느낍니다. 적어도 택배비 정도는 싸야 하지 않을까요?

이런 제가 지적하는 문제는 이 책에서 들을 수 없고 전자책이 비쌀 수 밖에 없는 이유 만을 적고 있습니다. 물론, 그런 전자책 시장 관계자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이 책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제 이야기를 전자책 유통, 출판 관계자들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2. 공공 도서관의 무료 전자책 대여

B2C인 소비자 시장은 어느 정도 북토피아의 악몽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매년 전자책 시장은 성장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이 전자책 시장의 마중물이 되었던 공공 도서관에 납품 되는 B2B시장의 전자책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위에서도 말 했지만 공공도서관이 전자책을 보유하기 시작하면서 전자책 시장이 헝클어지고 있습니다. 전자책은 물리적 거리에 대한 제한이 없기 때문에 할 수만 있다면 각 구청의 공공도서관의 회원이 되거나 교차 대여를 하게 되면 전자책을 구입하지 않고도 쉽게 무료로 전자책을 빌려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이런 공공 도서관의 무분별한 시장 교란 행위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런 행위는 법률 위반이지만 현재는 그냥 넘어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이 지적은 합당하고 거주자에게만 회원 가입을 할 수 있게 하는 등의 강력한 제지와 함께 전자책 대여 권수를 낮추었으면 하네요. 


3.  저작권자에게 지급하는 인세가 종이책과 같아야 한다 

책을 쓰는 작가나 저작권자들이 전자책을 선호하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전자책으로 책을 동시에 혹은 전자책으로만 출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게 현재는 잘 지켜지지 않나 봅니다. 이 문제는 저도 지지 합니다. 제가 전자책이 종이책 보다 싸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종이 값과 택배비가 빠지기 때문에 전자책이 싸야 한다고 하는 것이지 저작권자 인세를 낮추라는 소리가 아닙니다. 그런데 이 부분이 종이책 보다 못한 듯 합니다. 


4. 플랫폼을 확산 시키려는 유통사와 출판사의 시각 차

교보문고의 샘, 알라딘, 예스24 등이 모여서 진행하고 있는 크레마 터치, 크레마 샤인 그리고 아마존의 킨들 
이렇게 전자책은 전자책 자체와 그 문화 보다는 히트 플랫폼을 누가 가장 먼저 빠르게 확신 시키느냐에 전력 투구를 하고 있습니다. 대형 출판 유통사들은 각자의 전자책 단말기를 보급 확산 시키기 위해 많은 마케팅과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유통업체들이 간과 하는 것이 있는데 그건 바로 출판사들의 시선이자 입장입니다. 
유통사들이야 전자책 단말기 확신이 우선시 되어야겠지만 정작 그 확산을 지속하고 유지하려면 출판사들이 꾸준히 새로운 전자책을 내놓고 전자책 시장에 참여 해야 합니다. 그러나 유통사들이 자본력과 영향력이 쎄다보니 유통사들의 입장만 반영되고 있는 것이 전자책 시장입니다.  따라서 유통사와 출판사의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래야 지금 같이 읽을 만한 신간 서적이 종이책 보다 현저하게 적은 문제를 타파할 수 있습니다. 특히 대형 출판사들은 보수적인 시각으로 문제점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5. 전자책 출판 저작도구의 보급과 전자책 제작비 절감과 제작 노하우의 공유 부재

저는 몰랐는데 전자책이 종이책을 띡~~ 하고 타이핑만 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종이책 만들 때 사용하는 DP와 전자책 저작도구의 호환성 문제가 많이 개선 되었지만 여전히 문제가 많고 유통사가 제작하는 책들은 레이 아웃이 깨지거나 조악한 수준이라서 소비자들의 전자책 만족도가 떨어지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또한, 전자책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돈이 종이책을 만드는 돈과 비슷하다고 하네요.
이에 무료로 보급하는 전자책 저작도구가 만들어지고 있어서 전자책 제작비는 줄어 들고 있으나 대형 출판사들이 전자책 제작 노하우를 공유해야 한다고 하는 말들도 이 책에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부분 때문에 전자책이 저와 같은 소비자가 생각하는 저렴한 가격으로 출간 되지 않나 봅니다.


많은 문제점이 있긴 하지만 지난 몇년 간 출판사와 유통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서로 협업하고 양보하면서 많은 진전을 보여준 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이제는 정산 문제나 출판 노하우들이 어느 정도 쌓이고 있고 티핑 포인트를 넘어서면 전자책 보급은 확 늘 수 있다고 전 생각합니다. 전체적으로 이 책은 유통사는 유통사의 입장과 항변과 불만을 담고 있고 출판사는 출판사 나름대로 유통사에 대한 아쉬운 소리를 담고 있습니다.

때문에 두 거대한 바퀴인 유통사와 출판사의 현실과 불만을 들을 수 있는 아주 흥미롭고 유의미한 책이기도 합니다. 
다만, 이 책은 저와 같은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불만에 대한 현실적 인식이 좀 떨어져 보입니다. 이 문제 인식을 조금만 높히고 조금씩 조금씩 함께 손을 잡고 성장 시키면 소비자들의 인식도 크게 개선 될 것입니다.

전자책이 안 팔리니 전자책을 안 만드는 출판사,
읽을 만한 전자책이 많이 없으니 전자책을 외면하는 소비자
시장 선점을 위해서 플랫폼 제작에만 힘을 쏟는 것 같은 유통사
이런 3개의 바퀴가 따로 굴러가지 않고 같은 방향으로 굴러 갈 때 지금 보다 나은 전자책 시장이 될 것입니다. 

전자책은 종이책을 사라지게 하는 대체제가 아닌 보완제로써 다가올 것 입니다. 
중요한 것은 책입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 대부분은 그 그릇에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종이 넘기는 재미가 좋다고 종이책만 고집하는 사람도 있긴 하겠지만 크게 보면 독서는 책을 담은 그릇이 아닌 그 내용을 탐닉하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전자책을 멀리하고 거부하고 기피하는 행동 보다는 하나의 보완제로 시장이 바라보고 소비자가 바라 볼 때 전자책은 미래의 도구가 아닌 하나의 일상제가 될 것입니다. 

전자책 애독자로써 이 책의 이야기는 참으로 흥미로웠고 많은 협의와 협업과 진행 과정을 보고 있노라니 전자책 시장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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