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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철학용어를 어려워 하는 분들을 위한 처방 도서 '철학용어사전'

by 썬도그 2013.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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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메타포는 많아서 좋은데 알레고리의 재기발랄 함은 없고 온통 저급한 레토릭만 난무하고 주인공의 페티시즘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설명을 해서 짜증나! 줄거리도 유물사관도그마에 빠져서는 허우적 거리는 모습으로 어떻게 관객과 상호주관성을 유지할 수 있겠어. 또한, 영화가 유기적이지 못한 것도 흠이지. 

이 영화는 탈구축 밖에 해결 방법이 없어

위 단어들 중에 굵은 글씨를 얼마나 이해하시나요? 보통 이런 용어들은 영화 평론가들이 잘 쓰는 표현이자 먹물(?)들이 잘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지금도 이런 일상에서 별로 쓰지 않지만 있어 보이는(?) 용어를 사용하는 지식층들이 있습니다. 

저도 이런 용어를 가끔 사용하지만 사용하더라도 최대한 풀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런 철학 용어를 쓴 다음 바로 즉.. 으로 시작 되는 설명을 항상 붙여서 풀어 줍니다. 그게 예의입니다. 자신이 안다고 남들이 다 아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고 더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은 상대방을 배려해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 블로그에는 어려운 용어를 쓰지만 그 용어를 몰라도 다음 문장의 설명으로 이해할 수 있게끔 합니다. 
하지만, 모든 설명을 쉬운 용어로 설명하다 보면 글은 길어지고 집중력이 떨어집니다. 

예를 들어 "이 영화는 알레고리가 가득해서 좋아"라고 간단하게 끝날 것을 "이 영화는 속담이나 격언 같이 본뜻흔 숨기고 비유하는 말만으로 숨겨진 뜻을 암시하는 방법이 가득해서 좋아"라고 길게 말해야 합니다. 따라서, 좀 더 전문적인 글이나 깊은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철학 용어를 많이 아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가뜩이나 시간을 쪼개면서 살고 경박단소한 삶이 대세인 요즘에 이런 철학 용어를 올곧하게 이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저는 철학을 좋아하고 철학 책을 자주 읽고 철학사 책도 몇권이 있지만 문제는 읽을 때는 어느 정도 이해가 가긴 합니다만, 휘발성이 아주 강해서 책을 덮으면 거의 다 까먹습니다. 그 이유는 영어처럼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단어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상적이지 않음에도 이런 어려운 철학 용어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보다 어렵고 함축적인 문장들을 읽기 위함입니다. 특히 영화 평론, 문학 평론이나 하다 못해 신문 기사를 읽더라도 이런 용어를 아는 것이 베이컨의 말처럼 힘입니다. 


어려운 철학 용어를 쉽게 풀어서 설명한 '철학용어사전'

헌책방에서 '103인의 현대사상'과 인터넷 서점에서 '세계 철학사'를 샀습니다. 그러나 몇장 넘기다가 말았습니다. 책은 어렵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어려운 용어들이 많이 나오고 철학 개념 잡기가 쉬운 것은 아니긴 하더라고요. 솔직히 읽다고 졸기도 해서 중도 포기 했습니다. 그냥 블로깅 할 때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읽는 백과 사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철학 용어가 어렵기도 어렵지만 다 읽고나서도 개념이 딱 잡히지도 명징한 뭔가가 담기지가 않을 때도 많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철학을 교과서로만 배워서 그런지 딱 와 닿는 것이 없기도 합니다. 철학자가 살던 시대의 용어와 현대에 사는 제가 쓰는 일상어도 다르기도 하죠. 그럴 때 쉽게 현재 사용하는 일상 용어로 적절한 비유를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래서 나온 책이 바로 '철학용어사전'입니다.



회사원 생활을 하다가 철학 책을 쓴. 이색 경력의 저자 '오가와 히토시'

이 책의 저자는 이색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철학책, 아니 철학입문서이라도 철학자가 써야 할 것 같지만 저자는 종합상사에서 회사원 생활을 하다가 시청에서 근무했습니다. 그러다 나이 30살이 넘어서 철학자가 됩니다. 

저자는 어려운 철학 용어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대학교를 법학부에 입학 했다가 회사 생활 후에 철학에 입문하게 됩니다. 이런 경력 때문에 저자는 저와 같은 일반인들이 겪는 철학에 대한 고통(?)을 잘 이해하고 있고 그런 이유로 이 책을 쓰게 됩니다. 

저자는 철학 용어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 번역어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철학 용어 대부분은 메이지 시대의 사상가 니시 아마네(1829~1897)가 만들었고 이 책에 나온 대부분의 철학 용어도 그가 만들었습니다. 이 니시 아마네는 서양철학을 동양에 소개한 분인데요. 우리도 일본 번역체인 철학 용어를 일제 시대에 그대로 흡수 했기 때문에 저자의 이런 지적은 한국에도 유효합니다. 


저자는 철학 용어만큼 인터넷에서도 쉽게 풀어 쓴 설명을 발견하기 어렵다면서 직접 철학 용어를 쉽게 풀어 쓴 이 책 '철학용어사전'을 썼습니다. 쉽게 풀어쓰면 국가대표 축구 선수들이 뻥축구만 하자 직접 필드에 뛰어든 관객의 심정으로 썼네요. 

그렇다고 철학 용어를 보다 이해하기 쉽고 친근한 언어로 다시 설정하기에는 이미 많이 유통되었기에 어려운 용어를 쉽게 설명하고 풀어 쓴 책을 냈네요. 



친근한 만화와 함께 어려운 철학 용어를 쉽게 설명해주는 '철학용어사전'

책은 상단에 철학 용어가 있고 그 밑에 사전처럼 영어 단어와 뜻이 달려 있습니다. 뜻은 150자가 넘지 않는 아주 간력한데요. 이게 참 찰집니다. 물론, 어려운 용어를 150자 안에 담는 다는 것이 쉽지도 때로는 무리수로 보이기도 합니다만 그럼에도 아주 쉽고 편하게 설명하는 모습이 좋네요. 

물론, 이 150자로만 이해하면 올곧하게 이해할 수 없고 확실하고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인터넷 검색과 철학 서적으로 좀 더 깊게 파야 합니다. 실제로 저는 이 용어에 대한 150자의 설명을 듣고 철학 서적을 뒤져보면서 읽으니 쏙쏙 들어오더군요. 그 어려운 개념을 150자로 뼈대를 만든 뒤에 보다 두꺼운 철학 서적으로 보충하면 됩니다. 

150자로 압축한 내용도 어렵다면 그 밑에 저자가 일상 용어로 설명한 설명을 쭉 읽어보면 됩니다. 





철학 용어에 대한 설명은 일상 용어와 쉬운 비유와 간단하게 정리한 개념을 담고 있고 삽화도 함께 소개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이런 메뉴얼을 참 잘 만들어요. 또한, 도식화 하는 재능도 참 좋죠. 


삽화도 있고 도식화한 이미지로 딱 보면 이해가 가게 지원을 풍부하게 하고 있습니다. 오른쪽 하단에는 그 철학 용어를 만든 철학자에 대한 간단한 프로필도 들어가 있습니다. 



어려운 철학 용어 개념을 잡는데 뼈대를 지원해 줄 책 '철학용어사전'


책은 입문 철학, 실용 철학, 외래 용어, 한자 용어, 상식철학, 본격 철학으로 챕터를 구분해서 철학 용어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책은 처음부터 읽어도 되고 사전처럼 아무 곳이나 펴서 읽어도 좋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참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 이런 것도 철학 용어였어? 라는 단어도 보이빈다. 

예를 들어 비판, 반성, 자율/타율, 보편/특수, 한계상황 등은 일상에서 정말 많이 쓰는데도 다 철학 용어더군요. 
특히 한계상황은 '인간이 어쩔 수 없이 넘어서야만 하는 벽을 의미'하는데 이 말은 야스퍼스라는 독일 철학자가 한 말이네요. 

또 이런 것도 있었습니다. 

제가 예전에 이 블로그에 주관이 모여서 객관이 된다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듣는데 한 청취자가 DJ에게 너무 주관적인 것 아닌가요? 라고 타박을 합니다. 또한, 제 블로그에 너무 주관적인 글을 쓴다고 나무라는 댓글러들 참 많습니다.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보고 들을 것을 자기 경험에 비추어서 주관적으로 말하는 것이지 절대 객관이 어딨냐고 대꾸를 했습니다. 아니! 사람마다 얼굴이 다르듯 경험과 배운 것과 환경이 다른데 객관이 어디있나요? 객관은 내 주관과 다른 사람의 주관이 쌓이고 쌓이고 쌓이다보면 보편타당성을 얻고 객관이 되는 것이죠! 

이런 생각이 제 주관인데요. 놀랍게도 이런 생각을 한 철학자가 있네요. 그 철학자는 현상학을 설파한 후설로 자신과 다른 사람의 주관 사이에서 서로 인정할 수 있는 공통적인 성질을 '상호주관성'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제가 주장한 저 주관과 객관에 대한 생각이 한 단어인 '상호주관성'으로 설명이 되네요. 
이게 바로 철학 용어의 힘이군요. 그 어렵게 설명한 내용을 단 한 단어인 '상호주관성'으로 설명이 됩니다. 하지만 이 단어가 일상용어가 아니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다시 풀어서 설명해야겠지만요. 


이 책은 이외에도 유물사관에 대해서도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유물론이니 유물사관이니 변증법이니 참 많이 듣지만 딱히 뭔지 이해가 안 갈 때가 많았는데 이 책을 읽고 개념 확립의 발화가 시작 되었습니다. 


다만, 정말 어려운 책에서도 잘 쓰지 않고 첨 들어 보는 단어도 좀 있긴 합니다.  예를 들어 트리/리좀이나 멀티튜드. 모나드. 테오리아 뒤나미스, 기투, 격률 같은 단어는 거의 듣기 힘든 단어인데요. 이런 단어까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아야 할 철학 용어는 거의 빠짐 없이 챙겨져 있으니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전문가들의 전유물인 철학 용어. 그 용어를 쉬운 일상 용어로 변환해서 알려주는 책이 바로 '철학용어사전'입니다. 
철학 입문서로 읽어도 좋고 철학용어를 담은 사전으로 읽어도 좋습니다. 추천하는 책입니다. 

이 책과 함께 철학을 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는 책은 '소피의 세계'입니다. 소피의 세계는 군대에서 읽었는데 철학에 스토리텔링을 붙인 소설인데요. 제가 추천하지 않아도 많은 분들이 철학 입문서로 추천하고 있는 책입니다. 

소피의 세계와 철학용어사전 이 2권으로 철학을 입문하면 보다 많은 개념과 생각과 어휘력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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