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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영화 촬영지 따라 가다 만난 서촌 고양이들

by 썬도그 2013.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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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된 모든 것은 지루합니다. 예정되면 그 예정이 확정이 됨과 동시에 미리 그 곳을 예상하기 때문에 내 예상과 현장에서 오는 차이점과 괴리감은 있을지라도 신선함은 아주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예정에도 없던 여행 예정에도 없던 만남이 더 각인됩니다.

서촌을 어슬렁거렸습니다. 배화여고 근처에 다다르자 여기가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촬영장소 임을 깨닫고 그 장소를 찾아 봤습니다. 


사직동 사직공원 바로 옆에는 사직동, 그가게가 있습니다. 여기서 해원과 미국에서 교수를 한다고 했나? 이혼남이었나 이혼을 예정한 유부남이었나 정확하지는 않지만 홍상수 특유의 지식인들의 구역질 나는 위선적인 삶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그래서 맑아요. 위선을 그대로 드러내어서 오히려 깨끗합니다. 



사직단이 있는 사직공원으로 향하는데 뭔가가 있습니다. 대한민국 어머니헌장 기념비네요. 그런데 그 밑에 거뭇한 물체가 있습니다. 


어머! 너 낮잠자니?? 저 포즈 지대로네요



두마리의  길냥이가 어머니헌장 기념비 밑에서 자고 있습니다. 


줌렌즈로 갈아끼고 조금씩 다가가 봤습니다. 얼마나 평화로운 표정인지 근접해서 촬영하고 싶었습니다.


몇 장 찍는데 녀석이 절 쳐다보네요. 셔터도 무음모드로 했는데도 대번에 압니다. 고양이답네요. 발바닥이 아직 살색인 것을 보아하니 새끼인가 봅니다. 


걸렸으니 다시 물러나야죠. 잠 방해하면 안 되니까요



이때 새로운 고양이들의 등장. 



풀쩍 뛰어내리더니 길바닥에서 뒹굽니다. 자기 안방 마냥 행동하네요. 사주 경계 따위 하지 않습니다. 





이 녀석은 겁이 있는지 길로 내려오지는 않습니다. 


어머니헌장비 옆에는 대한민국 어머니의 표본인 신사임당 동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신사임당의 아들 이율곡의 동상이 있습니다. 60.70년대 제국주의 국가에서  많이 세우는 동상 세우기 운동이 있었습니다. 운동은 아니지만 정부의 지침으로 엄청나게 많은 동상들이 전국에 세워졌죠. 남산 둘러보다 보면 동창 엄청 많은데 그때 많이 세워졌습니다.

남한이나 북한이나 동상 참 좋아합니다. 그냥 하나의  껍데기일 뿐인데요. 21세기에도 광화문에는 세종대왕 동상이 덩그러이 있습니다. 죽은 동상 보다는 살아 있는 사람에게 좀 더 신경 쓰는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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