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은 4~5년 전 삼청동의 이미지를 간직한 곳입니다. 이 서촌은 한옥 건물과 아름다운 골목이 여전히 많습니다. 삼청동이 자본이 투입되기 시작하면서 그 빛을 잃고 강북의 가로수길이 되어가면서 점점 흥미를 잃어가고 있습니다만 아직까지 서촌은 삼청동의 그 정겁고 고풍스러운 이미지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이 서촌도 지금의 삼청동처럼 변하겠죠. 아니 벌써부터 그 변화는 시작되고 있습니다. 

서촌 여행을 우연찮게 하다가 수성동 계곡에 닿았습니다. 옥인 아파트가 있던 인왕산 자락은 옛 모습으로 복원을 했지만 최근에 비가 안 와서 그런지 계곡은 많이 야위웠습니다. 생각보다 많지 않은 물에 낙담했지만 그래도 계곡이라고 계곡 바람이 땀을 식혀 주네요. 

수성동 계곡에서 내려와서 시원한 곳을 찾다가 티벳 박물관 바로 옆에서 사진전을 발견 했습니다
으응? 이런 곳에 갤러리 그것도 사진전이? 몇 번 지나 갔지만 그냥 참한 건물이다하고 지나쳤는데 이곳에서 사진전을 하네요


갤러리 이름은 서촌재였습니다. 들어갈까말까 고민을 하다가 한 분이 들어가기에 저도 따라서 들어가 봤습니다. 



마당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공간에 아기자기한 소품과 식물들이 눈의 갈증을 해소시켜줍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무슨 가정집 같았습니다. 
갤러리 관장님에게 물어보니 평상시에는 5인 실 규모의 게스트 하우스로 활용하다가 가끔 갤러리로 변신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싱크대가 있었군요



이 작은 방 같은 곳에 수묵화 같은 흑백 사진이 걸려 있었습니다. 사진작가 임채욱의 인왕산 -설왕설래 사진전입니다. 
설왕설래는 혀(舌)설이지만 작가는 언어적 유희를 즐기시려는지 눈(雪)설을 사용해서 눈이 오고 눈이 간 인왕산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1970년 생으로 서울대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졸업한 미술가이지만 최근에는 사진을 주로 찍으시나 봅니다. 미술계에서 사진계로 넘어오는 작가분들이 꽤 많습니다. 강홍구 작가도 그렇고 정연두 작가도 그렇고 지금도 사진으로 유명한 사진작가 중에는 미술학과 출신이 꽤 많습니다. 사진학과 출신의 사진작가와 미술학과 출신의 사진작가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겸재 정선이 주로 그렸던 인왕산 그림과 참 비교가 많이 됩니다. 임채욱 작가는 인왕산의 참 모습은 겨울에 있다면서 바위가 가득한 인왕산 바위위에 눈이 내린 모습을 흑백 사진으로 찍고 이걸 한지 위에 프린팅을 했습니다

관장님 말로는 이 한지위에 프린팅을 하는 것을 특허를 받아서 장영실상을 받았다고 하네요. 그런데 한지 위에 사진을 프린팅하면 뭐가 다른가요?


크지 않은 갤러리에 많은 분들이 찾아 왔습니다. 낯선 곳에서 사진전을 보게 되는 즐거움도 즐거움이지만 동네 주민들의 주산인 인왕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어서 많이들 찾으시나 보네요. 

전문 갤러리가 아니기에 사진은 다양한 위치에서 다양한 크기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장소의 협소함으로 인해 갤러리 크기에 맞게 프린팅을 했다는데 이게 또 사진의 묘미네요. 그림이라면 크기를 조절 할 수도 다양한 버전으로 프린팅을 할 수 없잖아요



작가가 직접 프린팅한 저 부채는 개당 3만원에 판매하고 있고 엽서 크기의 사진 10장은 1만원에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이 작가님 시도 쓰십니다. 아주 잘 쓴 시라고 하긴 힘들지만 다양한 시도가 재미있습니다. 자신감이 무척 좋아 보이고 넘치십니다. 호랑이의 기백이 느껴지기도 하네요


사실 이런 눈내린 산 사진을 찍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닙니다. 눈 사진 찍으려면 체력도 요구하게 되고 인내심도 가져야 합니다. 
보통의 설경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인왕산의 하얀 바위위에 하얀 눈이 내리니 이게 참 멋집니다. 설광이라고 해야 할까요? 눈의 빛이 반짝 거립니다.  이 사진 보고 알았네요 한지에 프린팅을 하니까 저 하얀 하늘이 한지의 불규칙한 잡음 같은 굴곡이 묘한 요철로 보이고 약간의 생동감을 전해 줍니다. 또한 멀리서 보면 수묵화 같은 느낌도 들고요



다 쓰러져 가는 집을 복원해서 게스트 하우스로 사용하다가 갤러리로 사용하는 모습. 작은 공간의 갤러리지만 따스하게 관장님이 맞아주셔서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아는 친구네 집에 놀러 갔다온 느낌이랄까요? 요즘 한옥을 개조한 갤러리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한옥의 재발견이라고 해야 할까요? 생각보다 한옥이 갤러리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갤러리 반대 쪽에는 작은 쪽방도 있었는데 이 방은 담벼락을 그대로 활용 했네요. 페치가도 있습니다. 




겨울에는 이 나무로 몸을 녹이나 본데요. 저런 페치카가 있는 방에서 하룻밤 자면 어떨까 하네요. 뜻하지 않는 곳에서 8월에 눈을 맞은 시원함이 가득 했습니다. 전시회가 8월 25일 까지니 혹 서촌 여행 하실 계획이시면 수성동 계곡과 이 전시회를 꼭 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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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종로구 청운효자동 | 서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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